오늘은 쉰다
이번달 스케줄은 공교롭게도 주일을 모두 해외에서 보내게 되었다
성탄 전야 미사를 본당에서 드리고 싶었는데 ...
어찌 하겠는가! 일이 일이니...
오랜만에 일산 호수공원에 가서 운동하고(한 바퀴 돌고), 차에 기름 넣고,
세차도 할 겸, 난 집을 나섰다.
기온은 차가웠지만 바람이 없고 햇살이 들어 운동하기엔 좋았다.
어르신들이 대부분이고, 여자들이 많았다.
애들 학교 보내고 남편 출근하고,
열심히 몸 관리 한다.
운동하는 사람들 보니, 여자들의 평균수명이 긴 것은
어쩜 당연한 일이 아닐 수 없다는 생각도 든다^^.
한 바퀴 도니, 어느 정도 땀이 났고, 하루 운동량을 마쳤다는 생각에
주유소로 향했다.
거의 엥코(빈통)가 되어가는 기름통에서 밥 달라고 연신 ‘연료통시그널’을 띄우고 있다.
기름을 가득 넣고, 세차를 위해 이동했다.
주유소에서 하는 자동세차는 간편하고 빨라서
바쁘다는 현대인에게는
참으로 좋은 것 같다.
나도 먼지가 쌓일 때마도 주로 오늘과 같은 방법으로 세차를 하곤 한다.
차가 깨끗해지면 그나마 비싼 기름 값도 조금은(?) 위안이 된다.
자동세차를 마치고 마지막 손길로 물기를 닦아주는 두 분이 있었는데
오늘은 한 분밖에 보이질 않는다.
‘혼자 왔다갔다 닦느라 고생하신다 하는 생각이 들었다’.
순간 나는 천 원짜리 한 장이 보였고, 이것을 드릴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너무 액수가 그래서 망설여졌다.
외국을 많이 드나드는 나도 아직도 팁(tip)에 대해서 자연스럽지 않다.
고마움을 표시하는 게, 돈으로 어찌 계산해야 하는지를 잘 모르겠다.
액수가 적지 않을까! 혹은 너무 ‘오버’하는 것은 아닐까!
이것저것 생각하다 보면 ....
지금도,
열심히 차를 닦고 있는 아저씨를 보면서 나는 또다시 반복적인 갈등을 하고 있다.
허나, 고맙게(?)도 내 눈에 주유소 자판기가 보였다.
구실이 생겼다.
닦는 것이 끝났을 때
난 문을 열고
천원을 드리면서 이렇게 얘기 했다.
“커피 한 잔 하세요“
아저씨는 고맙습니다 하며 받으신다.
그리고 잠깐 기다리라고 하시더니, 다시 한 번 더 닦는다.
그리고 '다 되었다'는 신호와 함께
운전석의 나를 향해 90 도인사를 하는 것이 아닌가!
난 순간 콧날이 시큰하고 눈물이 나려 했다.
천 원 한 장에 이렇게 고마움을 표시 하다니..
천 원 한 장에...
그분은 오히려 내게 천 원 한 장의 가치를 가르쳐 주셨고,
천 원 한 장에, 내게 뜨거운 ‘감동의 카타르시스’를 보답 해 주셨다.
행복이 따로 있나 ^^ ?
첫댓글 행복이 따로 있나...
그 분의 사랑을 실천하는 곳에는 늘 행복이 ...
오잉 뉘신가 했네요! 닉네임이 바뀌었네요...감히, 사랑을 실천 했다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좋은 마음으로 ..그리고 기쁜 마음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지요...그 순간에...
차 한잔 하세요!
권유하는 시몬이나 그 아저씨의 모습이 제 마음에 오버랩되네요.
마음의 차 한잔 대접받은듯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