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 운동이 끝나자마자 집으로 달려와서 남편과 함께 이웃 S시에 다녀왔더니 오후 3시가 넘었다. 할 수 없이 그룹 PT 수업에 결석하게 되니, 오후 시간에 여유가 생긴다.
정원일을 해야 하지만 너무 피곤해서 푹 쉬려고 했는데 거실 탁자 위의 태블릿이 눈에 띈다.
작년 겨울, 우리 집 장남이 자신이 사용하던 ipad를 남편용으로 세팅해서 준 것이다. 침대에 누워서 휴대폰으로 유튜브를 즐겨보는 남편이 누워서도 볼 수 있게 태블릿 스탠드 거치대까지 주문해서 말이다.
남편은 태블릿을 겨우 며칠 사용하더니 불편한지 다시 휴대전화만 끼고 산다.
'그러면 내가 사용한다'고 하면 '안된다, 내가 사용한다'고 하더니, 구석에서 먼지만 쌓여있다.
그런데 이 ipad가 남편용으로 세팅이 돼서 내가 사용하려고 해도 켜려면 남편 비번이 필요해서 여간 불편한 것이 아니다.
무슨 비번이 그렇게 긴지 외우려면 한참 걸릴 것 같다.
또 내 블로그에 새 글을 올릴 수도 없다.
남편에게 '내가 사용하기 쉽게 설정 좀 변경 해달라'고 하니, '아들이 한 것이라서 나도 잘 모르겠다'며 '다음에 아들이 오면 해달라'고 하란다. 전자제품이나 컴퓨터를 잘 다루는 사람인데 귀찮아서 그런 것 같아서 기분이 좋지 않다.
내가 설정을 바꿔서 사용해 보려고 만지작 거려도 잘 안된다. 퇴근하는 장남에게 전화하니 '인터넷에서 아이패드 공장초기화를 찾아서 초기화를 시키면 된다'고 한다.
'iPad 공장초기화'를 검색해서 설명대로 하니 초기화가 된다.
그런데 문제는 이때부터다.
초기화가 되니 인터넷이나 필요한 앱이 없다.
일단 Apple 비번 만들기를 해야 되는데, 계속 안된다.
저녁 내내 우여곡절 끝에 비번 만들기는 성공했는데, 기본 앱과 필요한 앱을 깔려면 결제계좌를 2개 만들어야 된단다. 또다시 되돌아가기의 반복.....
소식을 들은 며느리가 사진을 보내라고 해서 막히는 부분을 찍어서 보내면, 며느리는 관련 블로그를 찾아서 보내주고, 나는 다시 시도하고를 반복하다가 드디어 성공했다.
인터넷과 여러 가지 필요한 앱도 다운로드했다.
남편용 중고 아이패드를 내 전용으로 세팅하느라 초저녁부터 밤늦게까지 고생했지만 뿌듯하다.
노트북이 있는 방안 책상 위까지 가지 않고, 거실 소파 위에서도 휴대폰보다 큰 글씨, 큰 화면으로 인터넷이나 e book을 보면 더 편할 것 같다.
멀리서 톡으로 밤늦게까지 도와준 우리 예쁜 며느리도 고맙다.
#오늘 아침 과일 샐러드
#평범한 일상
#우여곡절 아이패드 초기화 설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