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시편 묵상
2024년 9월 3일 화요일 (연중 22주간)
제일권
제 39 편
(성가대 지휘자 여두둔의 지휘를 따라 부르는 다윗의 노래)
1 '혀를 함부로 놀려 죄를 짓지 아니하리라. 악한 자 내 앞에 있는 한 나의 입에 재갈을 물리리라' 마음먹었습니다.
2 입을 다물고 벙어리 되어 가만히 있으려니 아픔만 더욱 쓰라립니다.
3 마음속에 불이 타오르고 생각할수록 불길이 솟아 나와 감히 혀를 놀립니다.
4 "야훼여, 알려주소서. 며칠이나 더 살아야 이 목숨이 멈추리이까? 내 목숨 얼마나 덧없는 것인지 알고 싶사옵니다.
5 아옵니다. 나의 세월을 한 뼘 길이로 만드셨고, 내 목숨, 당신 앞에서 아무것도 아님을. 머리를 들어봤자 사람은 모두 한낱 입김에 지나지 않는 것임을. (셀라)
6 걸어다닌다지만, 실상은 그림자, 재물을 쌓아도 그것은 한낱 입김에 지나지 않으며 그 차지할 자 누구일지 모르는 것을."
7 그러니, 나의 주여, 이제 무엇을 바라고 살리이까? 당신 외에 또 누구를 믿으리이까?
8 내 모든 죄를 벗겨주셔서 미욱한 자들에게 욕을 당하지 않게 하소서.
9 당신께서 하시는 일이오니 입을 다물고 잠자코 있으리이다.
10 채찍을 나에게서 거두어주소서. 더 때리시면 이 목숨은 끊어집니다.
11 잘못을 들어 당신께서 사람을 벌하실 때면 아름답던 몸이 좀먹은 옷처럼 삭아 떨어집니다. 사람이란 한낱 입김에 지나지 않사옵니다. (셀라)
12 야훼여, 나의 기도를 들어주소서. 살려달라 호소하는 이 소리에 귀를 기울이소서. 울부짖는 소리 못 들은 체 마소서. 조상들처럼 나 또한 당신 집에 길손이며, 식객입니다.
13 나에게서 눈길을 돌려주소서. 떠나가서 아주 없어지기 전에 한숨 돌릴까 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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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편을 천천히 읽어 보면, 참회, 기도, 인생의 무상함과 인간의 연약함 등이 떠오릅니다. 인생을 살며 인간이 얼마나 약하고 여린 존재인지를 그대로 담고 있습니다.
시인은 인생의 허무함과 덧없음을 마지막 때에 이르러 뼈저리게 실감합니다. 늘 그렇듯 고통 가운데 있는 것은 주님께 죄를 지었기 때문이라도 생각하고, 다시 회복시켜 주시기를 간청하며 기도합니다.
앞선 38편에서처럼 모든 질병과 고통이 자신이 지은 죄 때문이라고 생각하며 깊이 참회합니다. 38편에서는 하느님께서 내리신 벌에 대한 생각이 강하다면, 39편은 인생의 무상함을 더 강조하는 듯합니다. 이른 아침에 묵상하면서 숙연해지는 느낌입니다.
시편에서는 이렇게 인생의 덧없음을 한탄하며 부르는 회한의 노래가 곳곳에 있습니다. 삶의 이력 가운데 거창하든 소박하든 고난과 고통은 반드시 겪는 것이기에, 시인의 노래처럼 우리가 무엇을 쥐고 살고 있는지 돌아보게 하는 시편입니다.
오늘 시인은 그 허무함을 이겨 나가려 합니다. 모든 삶의 희망을 주님께 두려고 합니다. 그는 자신은 하느님의 돌보심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사람임을 고백합니다. 하느님만이 자신을 돌보아 주실 수 있다고 믿으며, 고난과 아픔 가운데서도 기도의 끈을 놓지 않으려 애씁니다.
우리 삶 가운데 무엇에 기쁨을 느끼고 감사하고 만족하며 살아야 하는지 생각하게 하는 시편입니다. 허무함과 인생의 무상함 가운데서도 우리가 희망을 둘 곳은 주님이라는 사실을 다시 상기시켜 줍니다. 하느님의 자비로우심을 구합니다.
첫댓글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