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夏苑 葉信] ⑧
박경리 선생의 묘소 앞에서
김 문 홍
(박경리 선생 묘소 ; 사진 김문홍)
지난 주말에 계몽아동문학회 회원들과 더불어 통영 문학기행에 나섰다. 박경리 기념관 위에 있는 묘소에 들렸다. 봉분 하나와 상석 이외에는 일체의 장식이 없이 소박하다. 묘소 입구의 바위에는 “문학을 하는 사람들은 상업적인 사고를 버려야 합니다. 진정한 문학은 결코 상업이 될 수 없습니다......”라는 고인의 글「마지막 산문」중 한 부분이 새겨져 있었다. 문인들은 가난하니 결코 부의금을 받지 말라고 했다는 고 박완서 선생님과 박경리 선생님의 얼굴이 겹쳐서 어른어른 떠오르며 준엄하게 문학정신을 일깨워 주었다.
서점의 아동문학 코너를 가끔 일별할 때가 있다. 듣도 보도 못한 이름인데도 버젓이 아동문학인의 명패를 달고 상업주의 저서들을 쏟아내고 있다. 더러 낯익은 이름들도 그 속에 끼어 상업주의 아동문학을 형성하고 있다. 너는 그동안 무엇을 했기에 이 대열에도 끼지 못했느냐고 핀잔을 주면 할 말이 없다. 아동문학을 하는 사람들은 우리 아이들의 이름을 팔아 상업주의 문학을 해서는 안 될 것이다. 돈 몇 푼의 유혹에 넘어가 깨춤을 추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될 것이다. 모든 사람이 다 가더라도 그 길이 옳지 않으면 가지 않아야 한다. (2012. 4.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