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함양 간 신설 고속도로의 울주군 구간 설계노선 변경 문제가 논란을 빚고 있다. 변경노선이 초정밀 공단을 관통하도록 돼 있어 입주 기업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울산시는 울주군 삼남면 가천리 일대를 통과하는 울산~함양 간 신설 고속도로 노선을 당초 설계보다 언양 방면으로 1㎞가량 옮기기 위해 도로공사와 협의 중이라고 18일 밝혔다. 당초 노선은 삼남면 가천리 SDI와 정밀 전기전자 부품업체들이 입주한 하이테크밸리 사이를 지나도록 설계됐다. 하지만 실시설계에서는 하이테크밸리를 관통하는 고가도로 노선으로 변경이 추진되고 있다. 기본노선이 택지지구와 인접하고 경부고속도로와 교차하는 분기점이 통도사IC와 1㎞밖에 떨어져 있지 않아 사고 위험이 높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하이테크밸리 입주업체들은 울주군의회에 탄원서를 제출하는 등 노선변경 저지에 나섰다. 하이테크밸리 내 13개 입주업체들은 노선변경으로 높이 20m의 고가 고속도로가 하이테크밸리 위를 지나면 소음 진동 미세먼지 등으로 정밀기계 가동과 공정에 막대한 피해가 우려된다고 주장했다.
특히 이들 업체는"하이테크밸리에 투자를 준비하던 기업체들이 투자시기를 늦추거나 축소하고 있는 등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며 "산업도시 울산시가 되레 기업 활동을 막는 꼴"이라고 지적했다. 입주업체 대표 김모(56) 씨는 "고속으로 달리는 차량들이 내뿜는 소음과 진동으로 초정밀 부품 생산공정에 악영향을 줘 불량품이 양산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역 주민들은 특정업체에 특혜를 주기 위한 노선 변경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당초 기본 노선안은 160만 ㎡ 규모의 골프장 예정부지 한 가운데를 지나도록 계획돼 있었다. 골프장 추진 업체는 지난해 10월 27홀 규모의 회원제 골프장 건설허가 신청을 울산시에 냈다가 한 달여 만에 취하한 상태다.
또 삼남면 강당마을과 성천마을 주민들은 마을 농경지가 고속도로 부지에 편입될 경우 보상금이 적어 대체 농경지조차 구할 수 없다며 노선변경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한편 도로공사는 울산~함양 144.8㎞ 구간에 왕복 4차로의 고속도로를 건설하기 위한 실시설계를 내년 말 마무리하고 2013년 초 공사에 착수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