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화들의 밥상
박라연
봄꽃가지에서
그렁거리던 눈부신 청색 꽃잎들이
가을까지 오래된 생각처럼 골똘하다.
저 목숨은 山수국이 피운 허화,
향낭이 없어
자연사될 수 없다
이쯤이면 가짜도 진짜도 한 몸이라서
아플 텐데 山수국 저 가시나
꽃의 시간들을 죄다 줘버린
당찬 가시나
잘 익은 향을 따서 저보다 아픈
구멍들을 채워주는 일에 그저 배부른
수국 저 가시나
보이는 눈부심 보다 안 보이는 향기에
한세상을 온전히 부처시키다니!
문득 세상의 허화들은
무슨 죄로 가짜 생존의 시간 속
으로 끌려 나왔을까 구구절절 누구를
빛내주려고 왔을까 1%쯤 모자라서 쓸쓸한
生들을 대신 완성해주려고?덩달아
골똘해져서는 가짜의 고통을 목졸라준다
(내일은 잘린 내 목에서 수국이 피어날 것이다)
카페 게시글
추천시, 산문
허화들의 밥상/ 박라연
함종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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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23
25.05.20 10:55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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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좋은 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