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몇가지 연금을 갖고 있다.
그중 하나는 'DC형 상품'인데 최근에 '리밸런싱'을 단행했다.
100% 다 전환한 건 아니다.
그렇게 하고 싶어도 국가에서 정한 세칙이 있기 때문에 최대 7 : 3까지만 가능하다.
그래서 70%만 ETF를 중심으로 '리밸런싱'했고, 나머지 30%는 종래대로 진행하고 있다.
우리들의 노후를 위해 매우 중요하게 쓰여질 자금이다.
함부로 선택할 수 없고, 깊은 사유와 신중한 판단없이 결정할 순 없다.
당연지사다.
미국, 유럽 등 기존 G7 국가들의 경우를 살펴보자.
그들 국가의 성인들의 대부분의 자산은 금융상품인데 반해 한국과 일본은 유달리 부동산 비중이 절대적이다.
정말 특이한 현상이다.
특히 한국이 더욱 그렇다.
다주택자는 종부세 때문에 앞으로는 더욱 큰 '곡소리'가 들릴 것이다.
급변하는 4차산업혁명 시대.
월가를 종횡하며 세계를 호령하는 'FANG 기업들'의 눈부신 성장을 보자.
'유니콘'은 그야말로 귀여운 베이비에 불과했다.
'데카콘'도 이미 즐비하고 '헥토콘'도 급증하는 상황이다.
실로 입이 떡 벌어진다.
최근에 뉴욕증시에 상장한 '쿠팡'을 보라.
단숨에 한국 최초로 '헥토콘'이 되었잖은가?
절대로 우연이 아니다.
'FANG기업'이 휩쓸지 못한, 그중에서도 더욱이 '아마존'과 '알리바바'의 존재가치가 거의 없는 유일한 나라가 '한국'이다.
이런 땅에 이커머스 '디지털 플랫폼'을 성공시킨 그 '이노베이션'의 열정과 승부수를 월가가 높게 산 것뿐이다.
과거처럼 성실하게 직장생활하여 급여 받고, 차곡차곡 적금 넣는 시대가 아니다.
제로금리 시대다.
그리고 이미 우리가 원튼 원치않든, 기술혁신의 블랙홀 속으로 빨려 들어가고 있는 작금의 현실을 직시해야만 한다.
개인도 계속 학습하면서 자신의 앞길과 노후준비를 스스로 예비할 수밖에 없는 '빅뱅의 시대'다.
내 아우는 '푸르덴셜'에서 일하고 있다.
수많은 고객들의 자금관리를 맡아서 관리해 주고 조언해 주는 금융전문가 중 한 명이다.
그래서 나도 지난 13년 동안 매월 꽤 큰 금액을 그 회사에 넣었다.
동생의 권유도 있었지만 'Ethics'를 사훈으로 삼고 있는 그 회사를 아주 오래 전부터 신뢰했으니까.
나는 성격상 '일희일비'하는 스타일이 아니다.
거의 13년이 되어서야 뚜껑을 열었다.
그리고 면밀하게 결과표를 분석해 보았다.
왜 금년 초에 뚜껑을 열었을까?
그것은 내가 가입한 연금상품의 납부기간이 15년납이었고, 5년 거치 20년차부터 연금을 수령하는 구조였기에 납부 마지막 구간이 되었으므로 심층검증을 한 번 해보고 싶었던 거였다.
결론부터 얘기하지면, 비슷한 기간 동안 내가 직접 투자하고 관리했던 결과보다 수익이 3분의 1에 불과했다.
어느 정도 예상은 했었지만 그래도 약간의 허탈감이 들었던 건 사실이었다.
물론, 열매가 있었기 때문에 크게 실망하진 않았다.
금융회사에 적을 두고 있는 '펀드매니저들'의 속성을 옛날부터 너무 잘 알고 있었으니까.
나는 자녀들과 가끔씩 '치맥파티'를 하거나 '커피미팅'을 한다.
시간을 내서 여행이나 트레킹도 가끔씩 하는 편이다.
청년들이 모두 장성했고, 각자의 직장에서 이제는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으므로 경제적인 테마에 대해서도 깊고 진솔한 대화를 나누곤 한다.
가끔씩 청년들에게 얘기한다.
금융기관의 '펀드매니저'나 금융 '어드바이저'에게 전적으로 자신의 투자를 맡기지 말고 직접 관리하라고.
그들에겐 다만 가끔씩 조언을 구하면 그만이라고.
그러면서 각자의 책임하에 자신의 소신과 진중함을 믿고 최소 30-40년 앞을 내다보고 투자하라고 일렀다.
투자의 기술이나 현란한 분석과 언변이 중요한 건 아니다.
세상의 도도한 흐름에 대한 인문학적 접근과 냉철한 판단이 중요할 뿐이다.
이것을 '통찰'이라고 한다.
그리고 결단이 섰으면 자신만의 뚜렸한 소신과 바윗돌 같은 무변의 진중함으로 과감하게 항해하라고 했다.
쉽게 지치지 말고 최소 30년을 묵묵하게 정진할 수 있는 철학과 뚝심이 필요하다고 했다.
투자만이 아니라 그게 바로 인생이라고 했다.
실행하고 안하고는 각자의 몫이다.
아무리 부모자식간이라도 삶을 대신 살아 줄 수는 없다.
인생은 그래서 매순간 진중하고 엄숙한 것이다.
돈만 있다고 누후가 행복해 지는 건 아니다.
영적으로, 지적으로, 사회적으로(social network), 경제적으로, 경험과 추억면에서, 신체적으로(건강), 학습과 나눔의 측면까지 두루두루 '밸런스'가 맞아야 한다.
말이 쉽지 어느 하나라도 만만한 영역이 있겠는가?
그래서 매일 기도하고, 사유하며 낮은 자세로 열정을 쏟아야 한다고 믿는다.
글을 맺자.
DC형 상품의 '리밸런싱'에 대해 쓰다보니 여기까지 왔다.
앞으로 20년.
우리는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세상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나는 가끔씩 생각해 본다.
손주들을 보러가거나 어느 멋진 곳으로 여행을 떠날 때 음성인식으로 목적지만 얘기하면 된다.
UAM 속에서 나는 커피를 마시며 손주들과 영상소통을 하거나 여행지를 디지털북으로 공부하면서 이동할 것이다.
아직은 좀 더 있어야 가능한 얘기겠지만 아무튼 '디지털과 ESG'의 메가 트렌드가 세상을 강력하게 견인하고 있는 건 사실이다.
돈이나 네트웤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도 건강을 잘 챙겨야 할 것 같다.
그래야 노후의 삶이 행복할 수 있을 테니까.
어제 '일론 머스크'의 다큐를 보면서 꿈꾸는 소수가 세상을 혁신한다는 평소의 생각에 또 하나의 큰 기둥을 심은 듯했다.
미래는 준비하는 자의 것이다.
진리다.
일요일 늦은 오후.
잠시 후에 퇴근해야겠다.
모두 평안한 저녁시간 보내시길.
살며 사랑하며 배우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