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아버지 제삿날에 아침 밥상 차리기
김옥춘
오늘은
할아버지 제삿날!
사랑한다는 글자를 크게 오려서 붙이고
아침을 준비했어요.
냄비 밥을 짓고
미역국을 끓이고
콩나물을 무치고
잡채를 볶고
계란으로 야채전을 부치고
고등어를 구웠어요.
그렇게
할아버지 아침 밥상을 차렸어요.
후식으로 커피도 드렸어요.
햇살 가득 드는 베란다에
때맞춰 활짝 핀 장미가
장미정원인 듯 참 예뻤어요.
내 엄마도 못 뵈었다는 할아버지 할머니지만
나를 세상에 있게 한
또 다른 나라고 믿으니
나 살아 있는 동안은
달력에 해마다 동그라미를 그리고
제사상은 못 차려도
커피 한 잔은 올리지 않을까 싶네요.
나 꼬마였을 때는
제삿날이 잔칫날이었어요.
친척 모두 모여 음식을 장만하고
아이들에게 귀한 음식 푸짐하게 먹였죠.
파젯날 아침엔
동네 사람들 다 모셔 아침을 대접했죠.
지금 생각하니
조상님을 위한 날이
자식 잘 먹이고 이웃을 대접하는 날이었어요.
그 고귀한 문화에서 나 멀어졌지만
그 문화에 존경심의 박수를 보냅니다.
내 조상님과
내 엄마 아빠의 젊은 날의 생활 방식을
존경합니다.
내 조상님과
내 엄마 아빠와 이웃들은
매우 훌륭하고 아름다운 사람들이었습니다.
확실하게!
2024.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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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아버지 제삿날에 아침 밥상 차리기 김옥춘 오늘은 할아버지 제삿날! 사랑한다는 글자를 크게 오려서 붙이고 아침을 준비했어요. 냄비
용인 김옥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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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10.23 1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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