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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내 입술에, 목에, 쇄골에... 차례로 입을 맞추며 다시 날 긴장하게 만드는 아로하.
"하아..."
몸이 점점 뜨거워지고, 나도 모르게 새어 나온 야릇한 소리에 흠칫 놀라 당황하고 있으면 다시 입술에 입맞추면서 괜찮다고
말해주는 아로하. 손길 하나하나 행동 하나하나, 나를 많이 배려해주고 있다는 걸 느낄 수 있게끔 모든 것이 다 조심스러웠
다. 키스할 때 느끼던 설레임이랑은 정말 비교도 안 될 만큼, 가슴이 너무 두근거리고 박찬 느낌. 그냥 손끝만 스쳐도 온몸
이 찌릿하고 떨리는 느낌. 너무 달콤해서 쉽게 뿌리칠 수도 없는 그런 느낌이였다.
그런데도 자꾸만 너무 창피하다는 생각에 다시 내 티셔츠 안으로 들어 온 아로하의 손을 잡아버린 내 손. 정말 웃기게도 눈
에 보일 만큼 심각하게 덜덜 떨리고 있었다. 아로하도 느꼈는지 잠시 멈칫하며 내 손을 보더니, 놀란 얼굴로 미안하다고 말
하며 나를 꽉 안아주는 아로하.
"미안해... 미안해 지애야. 안 할 테니까 겁 먹지마. 오빠가 잘못했어.. 왜 이렇게 떨어?"
나를 감싸안고, 아직도 떨리고 있는 내 손을 만져주며 계속 미안하다고 말하는 아로하. 잠깐 마주친 아로하의 눈은 나한테
정말 무슨 큰 죄라도 지은 사람처럼 너무 미안해서 어쩔 줄 몰라하며 내 손 만큼이나 떨리고 있었다. 난 무서워서 그런 것
도 아니고, 겁 먹어서 그런 것도 아닌데... 싫어서 그런 건 더 더욱 아닌데, 너무 미안해 하는 아로하를 보니까 오히려 내
가 더 미안했다. 그나저나 이 손 진짜 왜 이렇게 떨리는 거야. 왜 이렇게 진정이 안 돼?
"오빠... 나 괜찮아. 정말 괜찮아."
아직도 살짝 떨리고 있는 손으로 살며시 볼을 쓰다듬으며 괜찮다고 말해주자, 떨리고 있던 아로하의 눈도 조금씩 평정을 되
찾아갔다. 방금 전 나한테 계속 미안하다고 말하며 나를 진정시키려 했던 것처럼 이번엔 내가 아로하의 눈을 바라보며 완전
히 안심할 때까지 계속 괜찮다고 말해주었다. 정말 많이 놀랬었는지, 그대로 내 위에 몸을 기대고 누워서 안도의 한숨을 쉬
는 아로하.
정말 세상에 이만큼 나를 아껴주는 사람이 또 있을까?? 항상 내 편에서 나를 먼저 생각해주는 마음이 넓은 사람. 시간이 지
나면 지날 수록, 오래 만나면 만날 수록, 더 행복하다고 느끼게 해주는 사람. 내 위에 아이처럼 기대고 있는 아로하의 등을
안고 한 손으로 머리를 쓰다듬어주면, 잠시 내 품에 말 없이 안겨있다가 다시 조용히 내 이름을 부르는 아로하.
"지애야...."
"응?"
"오빠 너 만나면서, 한 번도 진심 아니였던 적 없어."
"바보. 나도 알아~ 내가 모를까봐?"
"응, 너 몰라..."
내가 모른다고...? 장난이 섞인 말투가 아니라 진지하게 내가 모른다고 말하는 아로하의 말투에, 더 이상 할말을 찾지 못하
고 내가 모르는게 뭘까 잠시 생각에 빠져있던 사이.
"....사랑해......"
내 심장을 멎게 만드는 갑작스런 고백에 아로하의 머리를 쓰다듬어주던 손의 움직임도 멈추었고, 감히 눈도 깜빡할 수 없을
정도로 모든 신경이 굳은 채 그저 멍하니 있었다. 숨 쉬는 것도 까먹고 있던 나에게.
"사랑해.... 진심이야."
"...."
"니가 부담스럽다고 해도 이제 어쩔 수 없어. 내 마음... 더는 숨길 자신이 없어."
내 어깨에 묻고 있던 고개를 들고 내 눈을 마주보는 아로하. 말 뿐만이 아니라, 그의 눈도 내게 진심이라고 말하고 있었다.
내 눈을 바라보며 진지하게 자신의 마음을 고백하는 아로하의 얼굴이 점점 흐려진다. 내가 먼저 좋아했다는 이유로 내가 더
많이 좋아하고 있다고 느꼈고, 다른 사람을 많이 사랑했었다는 이유로 그 마음까지 거짓으로 여겼던 내가 정말 어리석고 한
심했었다는 생각에, 고마운 감정보다는 미안한 감정이 더 먼저 앞섰다.
지금 생각해보면 이게 첫 번째 고백이 아니였는데.. 아로하의 진심이 담긴 고백을 내가 멋대로 무시해버린 것이였다.
"한 시도 떨어져 있기 싫어. 일 할 때도 니가 계속 내 옆에 있었으면 좋겠어. 나 아닌 다른 사람이 널 갖고 싶어할까봐
너무 불안하고, 다른 사람한테 니 마음 뺏길까봐.... 너무 무서워."
"오빠....?"
"아무한테도 뺏기기 싫어... 정말."
이렇게 빨리 뛰다가는 정말 터져버릴 것 같았던 내 심장이... 방금 전까지만 해도 너무 행복해서 울어도 좋다던 내 심장이,
이제는 너무 아프다고 말하고 있다. 너무 벅차게 뛰던 내 심장이 갑자기 죽어버린 것처럼 저 아래로 곤두박질 쳐졌다. 내가
한 짓이 있어서 그런지, 너무 아프게 들려오는 아로하의 말.
내가 평소에 잘했었다면 아로하가 이렇게 불안해 하진 않을 텐데, 갑자기 내가 보고 싶어서 홍콩에서 달려왔을 때부터 뭔가
이상하다고 느꼈어야 했는데 너무 늦게 알아버렸다. 혹시 내가 뭐 또 잘못한게 있나 아무리 생각해봐도 떠오르는 건 김태양
과 있었던 일들 밖에 없어서, 절대 모를 거라고 생각하면서도 조마조마하며 내가 더 불안한 마음이 드는 건, 아무래도 지은
죄가 있어서일 것이다. 이제와 너무 미안해서 눈도 똑바로 쳐다볼 수가 없었다. 조금만 더 일찍 정신을 차렸더라면 이런 행
복한 순간에 이렇게 마음 아프게 눈물짓는 일따위 없었을 텐데... 정말 나는 이것 밖에 안 되는 사람이구나.
"흑... 미안해...."
양옆으로 주르륵 쏟아지는 눈물. 양손으로 얼굴을 가리고 계속 미안하단 말만 반복하면서 하염없이 울기만 했다. 뭐가 미안
하다는 건지 이미 알고 있는 듯, 갑자기 울면서 미안하다고 하면 이유를 묻는게 정상인데 이유도 묻지 않고 그냥 무조건 괜
찮다고 말하며 계속 나를 달래주기만 하는 아로하. 그럴수록 점점 더 확실하게 느껴지는 아로하의 행동에.. 정말 알고 있구
나 하는 생각에, 미치도록 가슴이 답답해져 왔다.
내가 미안하다고 하는 이유와, 아로하가 괜찮다고 하는 이유가 같은 것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내가 한 잘못에 자기 마음이
무너지는 것도 모르고 나를 위해 무조건 괜찮다고만 하는 정말 바보 같은 사람. 난 아로하 품에 안겨 밤새 울기만 했고, 아
로하는 그런 내 곁에서 밤새 우는 날 달래주었다. 그리고 아침에 일어났을 때 정말 다시 홍콩으로 간 건지, 내가 자고 있어
서 일부러 안 깨웠다며 일어나서 전화하라는 쪽지 한장만 남겨두고 사라진 아로하.
아무래도 나 울다 잠들어서 그런가 한쪽 눈에 쌍커풀이 거의 풀릴만큼 심각하게 부어있었다. 잠시 거울에 비치는 내 모습에
경악을 하며 눈을 비비고 있는 사이 먼저 걸려온 전화.
"오빠....!!"
-지금 일어난 거야? 목소리 완전 잠겼어.
"응. 나 왜 안 깨우고 그냥 갔어? 나 때문에 잠 한숨도 못 잤지? 미안해..."
-어제 그 말 질리도록 들어서 이제 듣기 싫어 꼴통. 다른 말 해줘.
"바보... 보고 싶어. 빨리 와~"
-오빠 지금 여기 도착한지 두 시간도 안 됐는데...?
"그래도!!"
-그래~ 오늘 일 잘 마무리 되면 바로 갈테니까 조금만 기다려.
"잘 안 되면??"
-그럼 또 며칠 걸릴지도 몰라.
"헐... 그런 게 어딨어. 때려쳐!!"
-정말??
"아니, 잘 하고 와... 대신 빨리 와야 돼?
가볍게 웃으면서 알겠다고 말한 후, 이제 점심 시간이니까 밥 챙겨먹으라며 전화를 끊은 아로하. 다시 침대에 누워서 배 위
에 손을 얹고 멀뚱멀뚱- 천장을 바라보고 있으니, 어제 내 귓가에 사랑한다고 속삭이던 그 목소리가 떠올라 또 얼굴이 금방
달아올랐다. 두 눈이 팅팅 붓도록 밤새 울었던 일 따위 금방 잊어버리고, 발그레진 볼을 손으로 어루만지며 혼자 행복에 젖
어있는데 똑똑 문을 드드리며 내 방으로 들어오는 하실장 언니.
"어머, 아가씨. 눈이 왜 그래요?? 울었어요???"
응... 바보 같은 놈 하나가 나 울렸어. 너무 착해빠져서 사람 더 미안하게 만들고 가슴까지 울렸어.
"아니~"
"근데 눈이 왜 이래요? 이게 뭐야.. 예쁜 얼굴 다 망가졌네."
"괜찮아! 붓기 금방 빠져~"
내 곁으로 다가와 침대에 걸터 앉은 하실장 언니의 허리를 팔로 감싸고 등에 얼굴을 비볐다. 항상 날 사랑스럽게 봐주는 하
실장 언니가 이번에도 역시 날 사랑스럽게 바라보며 몸을 돌리고 앉아 내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고 난 하실장 언니의 무릎을
베고 누워 다시 눈을 감았다.
"아가씨. 배 안 고파요? 아침도 안 먹고, 우리 점심 먹으러 가요."
"좀 이따 먹을래 아직 배 안 고파... 언니, 아빠는?"
"사장님도 지금 주무세요~"
"아직도? 웬일이야?? 늦잠을 다 자고. 내가 가서 깨울까??"
"그럴래요?"
"응, 십분만 있다가 같이 내려가."
아무리 과음을 해도 절대 늦잠 자는 법이 없는 사람이, 오늘은 정말 웬일이지? 어제.... 둘이 키스만 한 게 아닌가 본데!!
그래도 언니는 멀쩡하잖아. 왜 혼자 비실거려?? 남자가. 무릎에 얼굴을 더 콕 박고 들키기 않게 몰래 웃었다. 일단 모른척
하자. 그리고.... 한 번 떠보자!!
"언니! 근데 언니는 왜 결혼 안 해?? 혹시 우리 집에 들어올 때 아빠가 결혼도 하지 말라고 계약이라도 걸어놨어??"
말도 안 되는 내 말에 풋- 웃어버리는 하실장 언니.
"아니에요 그런 거~"
"근데 왜 안 해? 남자친구 없어?? 내가 한 명 소개시켜줄까!?"
"아가씨가요??"
"응, 오빠 친구들 중에 괜찮은 사람 한 명 있거든!!"
"그럼 연한데요??"
"뭐 어때! 요즘은 연상 연하 커플이 대세잖아. 소개팅 할래??"
"아니요~"
"왜!!!"
"사실 저 남자친구 있어요."
"....정말??"
조금씩 벌렁거리기 시작하는 내 콧구멍.
"뭐 하는 사람인데?? 언니랑 동갑이야?? 잘 생겼어?? 착해??"
"음... 나이 차이는 많이 나는데, 아직 철이 없어요."
"헐..... 그래?"
"근데 또 너무 멋있고, 착하고, 마음이 너무 따뜻해서 다른 사람은 눈에 안 들어와요."
"철 없는 사람이 뭐가 좋다구."
"그러게요~ 다른 땐 정말 멋있는데, 이상하게 내 앞에서만 철이 없네? 투정도 많고.. 근데 그게 너무 귀여운 거 있죠."
"아... 언닌 철 없는 남자를 좋아하는구나....."
"그래도 실속 없는 사람은 아니니까. 콩깍지가 제대로 씌였죠 뭐."
"얼마나 사겼는데? 오래 됐어??"
"네~"
"근데 왜 결혼 안 해?"
'탁-'
뭐야 이건 또. 어제부터 분위기 깨는덴 선수인 사람. 또 중요한 순간에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리고, 내 방으로 들어오는 아
빠. 아직 모습이 보이진 않았지만, 우리 아빠가 틀림 없었다. 동시에 문쪽을 바라본 우리. 아빠가 모습을 보이면 또 일어나
서 사장님이라는 호칭을 쓰며 잘 주무셨냐는 둥 사무적인 말투로 대할게 뻔했다. 귀찮게 뭐하러 일어나...
몸을 들썩이는 하실장 언니의 허리를 꽉- 감싸안고 일어나지 말라는 신호를 보내며 다시 문쪽을 바라보면, 일어나자마자 바
로 내 방으로 오는 건지 살짝 흐트러진 잠옷차림에 머리카락 한가닥 뻗쳐주신 매우 내추럴한 모습으로 한쪽 눈을 비비며 걸
어오다가, 내 방에 있는 하실장 언니를 보고 괜히 움찔거리는 우리 아빠.
"아빠. 머리 뻗쳤어!!"
내 말에 당황한 듯 빠르게 머리를 정리하더니 어색하게 눈알을 굴리며 헛기침까지 해대는 우리 아빠다. 눈이 마주치자 그냥
고개만 숙여 가볍게 인사하는 하실장 언니와, 그냥 쌩 고개를 돌려버리는 이상한 아빠. 쭈뼛쭈뼛 내 옆에 다가와 하실장 언
니 무릎을 베고 누워있는 날 떼어놓으려 하길래 안 떨어지려고 더 꽉 끌어안자 아예 등 뒤에 있는 내 팔까지 풀러가며 결국
떼어놓고 마는 우리 아빠.
덕분에 방금, 내 앞에서 졸지에 아빠한테 안긴 꼴이 되어서는 놀란 듯 눈을 크게 뜨고 얼어있던 하실장 언니의 표정까지 난
놓치지 않았다. 뭐야... 아침부터 안고 싶어서 지금 쇼한 거야?? 안달이 나셨고만 안달이 나셨어!!! 그놈의 헛기침은 왜 자
꾸 하는 건지 내 방에 들어와서 여태 말 한마디 없이 계속 헛기침만 해대던 우리 아빠는 괜히 얼굴까지 붉히면서 어색한 짓
만 골라서 해댔다. 이렇게 티가 나는데... 내가 왜 그동안 눈치를 못챘지???
"식사 바로 준비 할까요?"
"응.... 아니! 그냥 오랜만에 나가서 먹는게 좋겠어."
"네, 그럼."
"언니!!"
"네?"
"언니도 준비해. 같이 가자~"
"저는..."
"아빠. 언니도 같이 가도 되지??"
내 말에 바로 '응' 이라고는 못하고, 잠시 머뭇거리다 소심하게 살짝 고개를 끄떡거리는 우리 아빠. 하는 짓 참... 귀엽다.
하실장 언니가 나가기 전, 다음에 남자친구 얘기 또 해달라고 했더니 귀를 쫑긋 세우고 있다가 문이 닫히는 소리가 들리자
마자 또 우물쭈물 어색하게 굴며 내게 묻는 아빠.
"하실장.... 남자친구 있대?"
"응. 아빠 몰랐어??"
"그걸 아빠가 어떻게 알아."
"그런가? 언니 남자친구 있대~"
"그래...?? 어떻데??"
"아빠가 그게 왜 궁금해??"
"아니, 우리 하실장이 혹시 이상한 놈이라도 만날까봐...!!"
"우리 하실장?"
"내, 내가 언제!!!"
"내가 잘못 들었나보지 뭐. 궁금해?"
"아니야... 안 궁금해."
안 궁금하긴 개뿔!! 자기 여자친구가 자길 어떻게 말 했나 아주 궁금해 죽겠다는 표정인데, 아무 관심 없는 척 해봤자 그럴
수록 더 티만 난다는 거 우리 아빤 전혀 모르는 눈치다.
"나이가 많데. 아주 늙었다는 거지."
눈썹이 조금 꼼틀거리고.
"나이는 많은데, 철이 없대. 완전 별로지?"
눈 밑에 미세하게 경련이 일어나고.
"오래 사겼는데, 이제 질린다나??"
장난으로 한 내 말에 갑자기 눈이 멍해지고, 상처 받은 듯 씁쓸하게 웃는 우리 아빠를 보니 내 마음까지 너무 아팠다. 그냥
아무 생각없이 한 장난인데... 솔직히 놀랬다. 어떻게 눈빛이 바로 저렇게 슬프게 변해버리지...??
"뻥이야! 그런 말 안 했어. 그냥 너무 멋있어서 다른 사람은 눈에 안 들어온대."
"..."
"자기 앞에서만 투정부리는 것도 다 너무 귀엽대! 언니 말로는 콩깍지라는데... 내가 봐도 그런 것 같애."
너무 순진해서, 딸이 장난치는 것도 곧이곧대로 믿어버리는 우리 바보 아빠. 이제 조금 안심이 되는지 한결 표정이 밝아진
우리 아빠를 꽉 끌어 안고, 이번엔 아빠한테 물었다.
"아빠.... 아빤 여자친구 많이 사랑해?"
"응..."
"그럼 이제 내 눈치 보지 말고 편하게 만나. 난 아빠 편이야."
"고마워 우리 딸."
"하실장 언니한테 잘 해주라구!!"
"어???"
"바보~ 둘이 어제 내 방에서 무슨 짓 했는지 나 다 알아!! 언니가 방에가서 키스 해줬어?"
"하...하...."
"키스만 했어????"
"하하... 하하하하하....!!"
내가 알거라고는 생각도 못했는지 어색하게 큰 소리로 웃어가며 상황을 피하려고 하는 우리 아빠. 그 눈엔 놀라움과 당혹스
러움이 가득했다. 하실장 언니 생각만 해도 기분이 좋은 걸까? 아님, 나한테 들켜서 이래?? 왜 이렇게 심장이 빨리 뛰어...
아빠 가슴팍에 얼굴을 묻고 더 꽉 끌어안은 채 미소짓고 있다가 고개를 들어 순진한 우리 아빠 볼에 쪽 뽀뽀해주고 오늘 점
심은 둘이 나가서 먹고 오라고 말한 후 난 다시 이불 속으로 들어갔다.
"근데.... 둘이 결혼하면 엄마가 너무 어리다."
이불을 목까지 끌어올리고 누워서 저렇게 얘기하니 또 내가 결혼은 반대하는 줄 알고 실망하고 있다가 큭큭 웃으면서 '그래
도 괜찮아' 라고 얘기해주자 자신의 이마를 쓸어내리며 내 이마에 뽀뽀해주고 웃으면서 고맙다고 말한 후 밖으로 나가는 우
리 아빠.
근데 정말 언니랑 아빠랑 결혼하면, 언니가 우리 엄마가 되는 건가?? 너무 좋은데, 정말이지 너무 좋은데.... 아무리 친 모
녀 관계는 아니더라도, 딸이랑 엄마랑 고작 10살차이. 학년으로 따지면 9살 차이 밖에 안 난다. 게다가 사위랑은 딱 2살 차
이!! 정말 웃음 밖에 안 나오는 관계도에 한참동안 실없이 웃기만 했다. 그러다 문득 둘이 애라도 갖으면 어떻게 되는 건가
하는 생각에 잠시 머리를 굴렸고, 똥강아지가 지보다 어린 동생한테 이모나 삼촌이라고 부르게 생겼으니 족보 참 볼만 하겠
다는 생각에 벌써부터 머리가 지끈거렸다. 근데 아무렴 어때?? 서로 좋으면 그만이지.
"홍아, 빨리 왔네?"
"응!!"
생각난 김에, 오랜만에 똥강아지 얼굴이나 보려고 대충 세수만 하고 아로하 집에 놀러온 나. 아민이한테 간다고 미리 전화
했더니 밥 해준다고 하길래 부랴부랴 달려왔다. 똥강아지를 품에 안고, 문 앞까지 나와서 나를 반겨주는 아민이. 아로하가
날 엄마라고 인식시켜놔서 그런가 예전처럼 냉대하지는 않았지만, 여전히 나만 보면 부끄러운 듯 삼촌한테 안겨서 몸을 베
베 꼬며 나를 바라보는 똥강아지 눈엔 설레임과 기대가 가득했다. 내가 손을 흔들며 안녕이라고 하자 고개를 움찔거리면서
수줍게 웃는 똥강아지.
"라희야. 아빠 어디 갔어??"
"아빠...??"
아무래도 모르는 듯, 고개를 갸우뚱거리며 아민이를 바라보는 똥강아지. 그럼 아민이가 똥강아지의 볼을 살짝 꼬집어주며.
"아빠 일하러 갔어요~ 해야지."
"아빠... 일 하러 가써요. 쩌기 멀리."
갑자기 검지 손가락 하나 치켜 세우고 하늘을 가리키며 말 하는 똥강아지. 어디로 간지만 모를 뿐이지 비행기 타고 멀리 갔
다는 건 아나보다. 햇살이 눈부신지 눈살을 찌푸리는 그 표정마저 너무 귀여워서 정말 깨물어주고 싶은 심정.
"아, 귀여워!! 언니가... 아니 엄마가 안아줄까??"
"으응."
응이라고 했어 방금!! 싫어가 아니고, 응이라고 했어 방금!!! 너무 감격스러워서 얼른 똥강아지를 안아들고 예쁘다는 칭찬
을 아끼지 않으며 계속 볼에 뽀뽀해주니 자신의 어깨에 볼을 닦아대는 똥강아지와, 그런 우리의 모습을 뿌듯하게 바라보는
아민이였다. 똥강아지를 안고 집 안으로 들어가니 식탁에 미리 밥을 차려놓은 아민이. 이 집도 형제는 셋이나 되지만 아줌
마랑 아저씨 그리고 아로하는 늘 일 때문에 바쁘고, 류는 노느라 바쁘고, 집을 지키고 있는 건 항상 아민이 뿐이다.
오늘도 주말인데 혼자 있는 똥강아지 때문에 나가지 못한 듯, 평일엔 봐주는 사람이 있다고 들었는데... 그러고 보면 똥강
아지도 많이 외롭겠구나.... 갑자기 너무 안쓰럽단 생각에 내 품에 안겨있는 똥강아지를 더 꽉 끌어안고 식탁 앞에 앉았다.
옆에 앉히라는 아민이 말에도 불구하고, 내 무릎 위에 앉혀서 밥을 먹여주고 있는 나. 맨날 누군가 날 챙겨주는 거에만 익
숙했는데, 이렇게 챙겨주는 것도 나쁘지 않은 것 같다. 그게 내가 아끼는 사람들이라면 더 더욱.
"무울."
입 안에 음식물을 가득 담고, 냠냠거리며 물을 찾는 똥강아지. 김에 싸줬더니 입 주변에 김가루를 잔뜩 묻히고서 참 복스럽
게 잘도 먹는다. 컵에 물을 따라주자 자기 얼굴만한 컵을 양손으로 잡고 고개를 뒤로 젖히며 끝이 보일 때까지 다 마셔버리
고는 손등으로 입가를 스윽- 닦더니, 이번엔 스스로 싸먹을 생각인지 김을 하나 가져다가 자기 앞에 올려놓는 똥강아지. 빨
리 먹어버리겠다는 듯이 아주 빠르게 움직이고 있었다. 그런데 어설프게 숟가락질을 하며 밥을 퍼다가 김 위에 올리고는 주
물럭 주물럭 돌돌 말아 자신이 먹는게 아니라, 내 앞으로 불쑥 내미는 감동의 똥강아지였다.
"라희야..... 이거 엄마 주는 거야??"
아직 엄마라는 말이 익숙하지 않지만 익숙해져야만 하는 우리 사이. 감격스러운 얼굴로 묻자, 응이라고 말하며 고개를 세차
게 끄떡거리는 똥강아지 때문에 눈물이 다 나올 뻔 했다. 나를 정말 엄마로 인정해주는 건가..?? 밥 먹는새 내가 많이 편해
졌는지 이제 제법 말도 잘 하고 나를 보며 많이 웃어주는 똥강아지.
아민이는 이런적 처음이라고 놀라워하면서도 질투가 나는 듯, 밥 먹는 내내 우리를 보며 눈을 흘겼다. 똥강아지한테 삼촌도
하나 싸주라고 하니, 줄 것처럼 열심히 싸서 또 약올리듯 내게 건네는 똥강아지를 보며. 맨날 돌봐준 건 자긴데 2살 짜리가
배신을 했다면서 울분을 토하며 밥 먹던 아민이. 그래도 끝내 보기 좋다면서 웃어주던 착한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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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아직 컴퓨터 못고쳤어요 ㅠㅠ 제가 갑자기 이번주 월요일부터 일을 시작하는 바람에
둘 다 일하다보니 맡길 시간이 없어서. 오늘 남편이 들고 갔는데 이미 문 닫았다고 하더라구요.
내일 아침에 다시 가본다는데 언제쯤 고칠 수 있을지 ㅠ
이거 주말에 친정에서 미리 써놨던거 메일에 저장해놨다가 지금 회사에서 잠깐 올려요. ㅋ
근데 다음편은 아직 써놓질 못했네요 ㅠㅠ 컴퓨터 고치는대로 다시 돌아오겠습니다. 죄송해요 ㅠ
[이제 회사생활이랑 같이 해서 자주 못올지도 몰라요 ㅠㅠ]
첫댓글 얼른 컴퓨터 고치시길 바랄께요ㅎ 라희 너무 귀여운거 같아요>_<
넵 얼른 고쳐서 돌아올께요 라희 귀엽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ㅋㅋㅋ
아니되오ㅠㅠㅠㅠ
ㅋㅋㅋㅋ 조금만 기다려주세요 ㅠㅠ
괜찮아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언제든지 기다릴테니까 천천히 하세요 천천히~ㅋㅋㅋㅋㅋㅋ작가님소설 기다리는 저희만 잊으시지 않으면 되는거예요!ㅋㅋㅋㅋ난 처음에 라희의 동생이 생기는줄알았는데...........하하하;;; 하여튼 제가 생각하는게 좀.......어쨌든 라희랑 지애랑사이가 좋아서 다행이예요, 그래야 지애의 기억이 돌아와도 잘 지낼것 아이예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오늘도 재밌게 읽었습니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
넵 절대 잊지 않을께요 ㅠㅠ 기다려주신다니 너무 감사해요 ㅠㅠ 라희 동생 ㅋㅋㅋ 언젠가 생기겠죠? 소설이 끝나고 나서라도 ㅋㅋㅋ 재밌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조금만 기다려주세요 ㅋㅋㅋㅋ
안되요~~ 빨리 컴터 고쳤으면,,ㅋㅋㅋ
넵 ㅋㅋ 컴터 빨리 고쳐서 돌아오겠습니다 ㅠ
오자마자 소설이있네요 재밌어요 ~ 로하가 또갔네여ㅠㅠ
넵 로하가 또 갔어요 ㅠ 그래도 바로 다음편에 다시 등장시키겠씁니다 ㅋㅋㅋ
언능컴퓨터고치시길바래요ㅋㅋㅋㅋㅋㅋㅋㅋ근데라희귀엽다!!
ㅋㅋㅋ 라의 귀엽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얼른 고쳐서 돌아올께요 ㅋㅋㅋ
강아지 너무 귀엽네^^ 컴터 빨리 고쳐 오시길 바래요..
ㅋㅋㅋㅋ 라희 귀엽죠? ㅋㅋㅋㅋ 넵 감사합니다 조금만 기다려주세요 ㅠㅠ
ㅋㅋ 똥강아지가 마음을 열었나봐요옹!! ㅋㅋ 아흐 귀여워 ㅋㅋㅋㅋ 무울~~ ㅋ ㅋㅋㅋㅋ
넵 라희가 마음을 열었죠? ㅋㅋㅋ 무울~~ ㅋㅋㅋ 귀엽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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ㅋㅋㅋㅋ 로하 좋으신가요 ㅋㅋ 저도 ㅠㅠㅠ 아 감사합니당 ㅋㅋㅋ
ㅜㅜ 자주 못오셔도 연중만 아니라면 괜찮아요!!! ㅜㅜ 역시 엄마는 엄만가보네용ㅎㅎ 똥강아지랑 지애 많이 친해져서 정말 다행이에용ㅎㅎ 로하 완전 쵝오쵝오+ㅁ+ 너무 머싯어요ㅠㅠ저런남자 어디 없나..ㅠㅠ 담편두 완전기대할게요^0^ㅎㅎ 업쪽주세용ㅎㅎ
연중은 절대 없어요 ㅠㅠ 제가 자주 못오더라도 끝까지 마무리 하도록 할께요 ㅋㅋㅋ 항상 재밌게 봐주셔서 넘 감사합니다 다음편도 기대해주세요~~
똥강아지 귀여워요 ㅋㅋㅋ 앞 주가 시험 3일보고 소풍하루갔다가 다음날 모의고사 보고 그다음날 봉사하러가고 ㅠㅠ 계속바빠서 컴퓨터를 하지못해서 오늘 다봤어요 ~ 재밋어요 ! ㅋㅋ 작가님 컴퓨터 빨리고치시고 계속 재미있게 연재해주세요ㅋㅋㅋ
엄머 ㅋㅋㅋ 일주일이 엄청 바쁘셨네요 ㅋㅋㅋㅋ 넵 감사합니다 금방 돌아올께요 ㅠㅠ ㅋㅋ
똥강아지~~엄마야~~지애야~니가 엄마란다...후~~~
ㅋㅋㅋ 친딸인거 알면 지애가 더 놀랄듯 ㅠㅠ 감사합니당 ㅋㅋ
후한이 두렵긴 하지만~ 지애 기억이 쬐금 돌아왔음 조케땅~~
ㅋㅋㅋㅋ 지애 ㅋㅋㅋ 슬프더라도 기억하는게 낫겠죠? 나중을 위해서 ㅠ 모두를 위해서 ㅠㅠ
ㅋㅋㅋㅋ아 똥강아지 완전 귀여워요 ㅋㅋㅋㅋ 드디어 아빠 들켯군요 ㅋㅋㅋ 완전 깜놀했겟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런! ㅋㅋㅋ
ㅋㅋㅋ 똥강아지 귀엽죠? ㅋㅋㅋ 아빠랑 하실장이랑 사귀는 거 ㅋㅋ 은근 잘어울리지 않나요? ㅋㅋㅋㅋ
똥강아지 귀여워요 ㅋㅋㅋㅋㅋ
ㅋㅋㅋㅋ 똥강아지 귀엽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ㅋㅋㅋㅋ
똥강아지 귀여워요 ㅋㅋㅋㅋㅋ
아진짜..아민이랑 똥강아지 캐귀여움ㅜㅜ라희이뻐죽겟다
ㅋㅋㅋㅋ 둘 다 귀엽죠? ㅋㅋㅋ 감사합니다 ㅋㅋㅋ
라희 너무 귀엽다 ㅋㅋㅋ 이제 지애한테 마음을 열었나봐요
ㅋㅋㅋ 넵 맞아요 ㅋㅋ 라희 귀엽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아 라희 머누 귀여워 ㅋㅋㅋㅋㅋ
ㅋㅋㅋ 라희 귀엽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ㅋㅋ
아 귀여웡 ..
귀엽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당 ㅋㅋㅋ
지애,라희 빨리 더 친해지길 바래 ~
ㅋㅋㅋ 금방 친해질 수 있을 거에요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