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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르메니아와 아제르바이잔, 평화 조약 체결과 관계 정상화 노력 진전
◦ 아르메니아와 아제르바이잔, 양자 공동 성명 발표
- 2023년 12월 7일 아르메니아 총리실과 아제르바이잔 대통령실은 공동 성명(joint statement)을 내고 양국이 포로 교환과 외교적 협력 등에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공동 성명에 따르면 양국은 2020년 이후 각각 억류하였던 아제르바이잔 군인 2명과 아르메니아 군인 32명을 교환할 예정이다. 또한 양국은 아제르바이잔의 국제연합 기후변화 기본 협약(UNFCCC, UN Framework Convention on Climate Change) 제29회 당사국 총회(COP29) 개최와 아르메니아의 UNFCCC COP 사무국 내 동유럽 그룹(Eastern European group) 소속 회원 후보 자격 획득을 지원하기로 하였다. 한편 동년 12월 10일 아제르바이잔 수도 바쿠(Baku)가 2024년 COP29 개최지로 확정되었다.
- 본 공동 성명은 양국이 오랜 기간 갈망하던 지역 내 평화를 이루기 위한 역사적 기회가 도래하였다는 공유된 인식 아래, 아르메니아와 아제르바이잔이 상호 주권과 영토적 통합성을 존중하며, 이를 바탕으로 양국 관계 정상화와 평화 조약 체결을 위한 실무적인 이행 단계에 합의하였음을 강조하였다.
- 유라시아 전문 매체 유라시아넷(Eurasianet)은 본 공동 성명과 이에 따른 양국 간 포로 교환이 지난 2020년 제2차 나고르노-카라바흐(Nagorno-Karabakh) 전쟁 이후 미국, 유럽연합(EU), 튀르키예 등의 중재자 없이 양국이 직접 도출해 낸 첫 번째 합의안이라는 점에 큰 의의를 부여하였다. 샤를 미셸(Charles Michel) EU 정상회의 상임의장 겸 유럽 이사회(European Commission) 의장은 본 공동 성명이 아르메니아-아제르바이잔 양국 관계에 큰 전기를 마련하였다고 환영하였으며, 매튜 밀러(Matthew Miller) 미 국무부 대변인 또한 평화 조약과 관계 정상화를 위한 중요한 신뢰 구축 조치라고 높이 평가하였다. 마리아 자하로바(Maria Zakharova)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은 양측의 합의를 환영한다는 논평을 내놓았다.
◦ 아르메니아와 아제르바이잔, 공동 성명 이후 후속 조치 논의
- 2023년 12월 13일 아라라트 미르조얀(Ararat Mirzoyan) 아르메니아 외무장관은 에스토니아 외무장관과 공동 기자회견을 통해 지난 7일의 공동 성명이 단순한 신뢰 구축 과정이 아닌 최종 목표인 평화 조약 체결로 향하는 과정이며, 그 이행을 위해 아르메니아와 아제르바이잔이 양국 접경에서 각자의 군대를 후방으로 철수시키는 등의 후속 조치가 논의되고 있음을 밝혔다. 또한 미르조얀 외무장관은 아제르바이잔 측의 조속한 협상 테이블 복귀를 촉구하였다.
- 한편, 2023년 12월 19일 로이터(Reuters)는 아르메니아와 국경 획정 문제가 평화 협상에지장을 주지 않을 것이라는 히크메트 하지예프(Hikmet Hajiyev) 아제르바이잔 대통령 외교 자문 겸 대통령실 외교 수석의 발언을 전했다. 하지예프 수석은 아제르바이잔이 현재 완전한 주권과 영토적 통합성을 달성한 이상 다른 군사적인 목표 또는 갈등 요소를 가지고 있지 않으며, 따라서 아르메니아 측과 협상을 통한 평화 달성에 매우 근접하였다고 평가하였다. 아르메니아와 아제르바이잔은 2023년 9월 이후 새로운 국경 구획을 위한 협상을 이어오고 있으며, 가장 최근에는 동년 11월 30일 샤힌 무스타파예프(Shahin Mustafayev) 아제르바이잔 부총리와 므헤르 그리고리안(Mher Grigoryan) 아르메니아 부총리가 이끄는 사절단이 양국 접경에서 제5차 국경획정위원회 회담을 진행한 바 있다.
☐ 아르메니아와 아제르바이잔, 나고르노-카라바흐 종전 후 평화 협상 장기간 교착
◦ 아르메니아 아제르바이잔, 평화 협상 장기간 교착 상태에 머물러
- 아르메니아와 아제르바이잔은 2023년 9월 말 아제르바이잔군의 나고르노-카라바흐 침공과 무력 병합 이후 평화 협상 재개의 필요성을 본격적으로 언급하였다. 2023년 10월 26일 니콜 파쉬니안(Nikol Pashinyan) 아르메니아 총리는 조지아 수도 트빌리시(Tbilisi)에서 열린 국제경제포럼 참석 중 가진 기자회견을 통해 자국 정부가 아제르바이잔 측과 평화 협상 및 관계 정상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같은 포럼에서 알리 아사도프(Ali Asadov) 아제르바이잔 국무총리 또한 2020년부터 아르메니아와 평화 협상과 교통로 복원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언급하였다. 동년 10월 8일 조지아를 방문한 일함 알리예프(Ilham Aliyev) 아제르바이잔 대통령은 자국 정부가 아르메니아 측과 평화 협상에 나설 준비가 되어 있으며, 조지아를 협상을 위한 중립 지대로 언급하였다.
- 그러나, 아제르바이잔 정부는 EU, 프랑스, 그리고 미국의 ‘반(反)아제르바이잔 편향성’을 이유로 이들이 중재하는 아르메니아와 평화 협상을 거부해 왔다. 일찍이 알리예프 대통령은 튀르키예를 초대해 달라는 본인의 요구를 독일과 프랑스 측이 거절하자 2023년 10월 5일 스페인 그라나다(Granada)에서 개최 예정이었던 EU, 독일, 프랑스, 아르메니아, 아제르바이잔 간 5자 회담 참석을 거부하였다. 동년 10월 25일 미르조얀 장관은 EU의 중재로 10월 말 예정되었던 아르메니아-아제르바이잔 양국 정상회담이 아제르바이잔 측의 거부로 무산되었다고 밝혔다. 이후 동년 11월 16일 아제르바이잔 외무부는 자국의 무력 사용을 비난한 제임스 오브라이언(James O’Brien) 미 국무부 유럽 및 유라시아 담당 차관의 ‘편향되고 일방주의적인’ 발언을 문제 삼아 20일 미국 워싱턴에서 개최될 예정이었던 양자 간 평화 협상을 거부하였다.
- 서방의 중재를 통한 평화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진 가운데, 2023년 11월 29일 아제르바이잔 의회는 전날(28일) 알렌 시모니안(Alen Simonyan) 아르메니아 국회의장의 발언이 아르메니아가 나고르노-카라바흐를 지난 30년간 불법 점령하고 아제르바이잔인에 대한 ‘인종 청소’을 자행한 역사적 사실을 왜곡한다고 강도 높게 비난하였다. 시모니안 의장은 나고르노-카라바흐 내 ‘아르메니아의 역사적 영토’에서 주민들이 추방된 문제를 고려하지 않은 평화 협상의 진전에 회의적인 태도를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 아르메니아와 아제르바이잔, 우군 확보를 위한 외교활동 전개
- 평화 협상이 교착 상태에 머물러 있는 동안 아르메니아와 아제르바이잔은 각자 국제사회에서 자국 편을 확보하기 위한 외교활동을 전개하였다. 아르메니아는 나고르노-카라바흐 분쟁 중재에 소극적이었던 러시아와 거리를 둔 채 미국, 프랑스 등 서방과 외교 및 군사 협력을 강화하였다. 아르메니아군은 2023년 9월 수도 예레반(Yerevan) 인근에서 유럽사령부(European Command) 소속 미군과 합동 훈련인 ‘이글 파트너 2023(Eagle Partner 2023)’을 진행하였으며, 동년 11월에는 양국 군 최고위급 간 회동이 성사되기도 하였다. 또한 아르메니아는 동년 10월 프랑스와 예레반에서 양국 국방장관 회담을 통해 프랑스산 무기 구매에 합의하였다. 파쉬니안 총리는 동년 11월 9일 파리를 방문, 에마뉘엘 마크롱(Emmanuel Macron) 프랑스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지고 양국 간 협력관계 강화와 함께 평화 협상 과정에서 자국을 지지해 줄 것을 호소하였다.
- 아제르바이잔은 전통적 우방인 튀르키예와 외교적, 군사적 협력을 강화하는 한편, 여러 주변국에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나고르노-카라바흐 병합 직후인 2023년 10월 23일부터 3일간 아제르바이잔은 튀르키예와 수도 바쿠 및 월경지 나흐츠반(Naxçıvan) 내에서 합동 군사 훈련을 진행하였다. 또한 동년 11월 27일 자키르 하사노프(Zakir Hasanov) 아제르바이잔 국방 장관은 바쿠를 방문한 야샤르 귈레르(Yaşar Güler) 튀르키예 국방장관, 주안셰르 부르출라제(Juansher Burchuladze) 조지아 국방장관과 3자 회동을 진행, 3국 간 군사 안보 협력 의지를 확인하였다. 한편, 동년 11월 4일 제이훈 바이라모프(Jeyhun Bayramov) 아제르바이잔 외무장관은 바쿠를 방문한 아날레나 베어보크(Annalena Baerbock) 독일 외무장관과 회담, 나고르노-카라바흐 병합의 정당성을 주장하고 현재 이 지역에서 자국 주도의 재건 사업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음을 알렸다.
< 감수 : 이평래 한국외국어대학교 교수 >
* 참고자료
Reuters, Azerbaijan says border issues shouldn't get in way of peace deal with Armenia, 2023. 12. 19.
Armenpress, Armenia, Azerbaijan discuss withdrawal of troops from border, 2023. 12. 13.
Eurasianet, Armenia, Azerbaijan issue landmark joint statement, 2023. 12. 08.
Al Jazeera, Armenia, Azerbaijan agree to take steps towards normalisation, 2023. 12. 08.
Eurasianet, Azerbaijan, Armenia hold border meeting amid stagnant peace talks, 2023. 12. 01.
Azertac, MFA: Azerbaijan and Armenia to work out the draft Regulation of the State Commission on delimitation, 2023. 11. 30.
News. Az, Azerbaijan’s Milli Majlis slams Armenian parliament speaker’s groundless statement, 2023. 11. 29.
Civil.ge, Azerbaijan-Georgia-Turkey Trilateral Defense Ministerial, 2023. 11. 28.
News, Am, Alen Simonyan: Impossible for Armenians to return to Karabakh's Stepanakert or Shushi at least in near term, 2023. 11. 28.
France 24, Azerbaijan rejects Armenia peace talks in US over Washington's 'biased remarks'. 2023. 11. 16.
Armenpress, Prime Minister of Armenia, President of France meet in Paris, 2023. 11. 09.
AA, Top Azerbaijani, German diplomats meet in Baku amid regional visit, 2023. 11. 05.
Al Jazeera, Armenian PM hopes for peace deal with Azerbaijan ‘in the coming months’, 2023. 10. 26.
Radio Free Europe/Radio Liberty, Azerbaijan Hosts Military Drills With Turkey Near Armenia As Foreign Ministers Meet In Tehran, 2023. 10. 23.
Associated Press, Azerbaijan’s leader says his country is ready to hold peace treaty talks with Armenia, 2023. 10. 09.
The Guardian, Azerbaijan’s president snubs EU-hosted talks on Nagorno-Karabakh, 2023. 10. 04.
[관련 정보]
1. 아제르바이잔 외교부, 미국이 중재한 아르메니아와의 평화 협상 참여 거부 발표 (2023. 11. 20)
2. EU 외교부 장관들, 아르메니아 국경관찰단 파견 기간 연장 승인 (2023. 11. 15)
3. 아르메니아 총리, 프랑스 파리에서 프랑스 대통령과 회담 (2023. 11. 13)
4. 아르메니아 총리, 수개월 내 아제르바이잔과 평화 협상 체결 기대 (2023. 10.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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