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개가 낀 거였어..
길을 걸어가고 있는데
눈에 안개입자들이 들어오는 거야
색색으로 물든 구슬같았어..꼭..
내 주위를 춤추며 맴돌고
고놈들 참 귀엽다고 생각하는 순간...
그 순간이였어..
바람이 불고 천둥이 우르르쾅쾅!!!
머리가 어지러워...땅이 흔들리니까..
내 눈에서는 눈물이 주르륵..
무서워..무서워..눈을 감아버렸지..
그런데 갈수록 숨이 가빠오는거야..
겁났어...심호흡을 하고..심호흡을 해도 그대로..그대로..
겁났어...두려웠어..다시 한번 심호흡을 하고..심호흡을 하고
..또..또..한번 더..
눈을 살며시 떴지..
어떻게 됐는 줄 알아?
64162800개의 물방울이 내 몸에 달라붙어 날 조이고 있는거야..
내가 떼어내려 하니까..단단해지면서..더 세게..조여오는데..
아무 생각도 할 수가 없었어..
어떻게 해야 하지?
생각해 내야 하는데..
어떻게 하지?
어떻게 하지?
어떻게 해야 하지?
그래..지금껏 그렇게 난 살아왔나보다..20년의 세월동안..
갈수록 조여오는 무게로 숨막혀 하고..
막힌 귀와 눈으로 환각과 환청을 들을 수 밖에 없는...
너무나 여려 조금만 건들면 쏟아져버리고..
조그만 흠집에도 곪아버린 상처를 안고 힘들어 했나 보다.
난 세상의 짠맛을 걸러내기엔 너무 여린 존재였구나..
그래서 난..너의 내민손을 잡을 여력이 없었나보다..
하지만..살자
이제는 진정으로 살아보자..
진실을 보고, 진실을 듣고, 진실을 생각하자..
진정으로 나와 대면하자
그래..이제..나 자신이..
순수결정체가 되도록
최고로 농도를 높이자..
작은채로 걸러내고..걸려내고..걸러내고..걸러내서,
허영, 욕심, 자만, 게으름, 속단을 모두 버리고..
진실된 생각으로
진실된 감성으로
진정한 나로 내 안을 채우자...
터질듯한 긴장감이 팽배하도록..
내 내면이 순수함으로 영글어지도록..
진정한 나를 최대한 녹여놓자..
나를 단련하고 채찍질하자..
그래서 과거를.. 세상을..너를.. 받아들일수 있도록..
41692800...10694880..178248..7427..7426......
아직 많이 남았다..
아픈 기억들은 여전히 날 괴롭히겠지..
하지만........
아픈기억이 스며든 자리,자리마다..
햇살이 비칠테고..
난 그 자리로 세상과 화해의 악수를 청하고
또한 너를 다시 사랑해야 겠다..
나...
정말 작은생명이였군..
자연의 섭리를 따르는..
이제보니 아픈상처는 버리는게 아니라..수용하는 거였어..
모든 기억이 내안에 스며들어 내 안을 채우면..
세상과, 너와, 진정한 나와 대화라는 걸 한번 시작해 봐야겠다..
물고기도 나무도 알고 있던 이 진리를...왜..난..이제야 알게 된걸까?
난 아마 정말 바보였나 보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