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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서리 내리고
오름
어디쯤이였을까
은발의 억새는 바람이 전해 준 세상 이야기 흔들어 털어내고 지우려고 얼마나 몸춤을 추던지
새털처럼 저 바다를 가벼이 건널 수만 있다면...
노을이 지는 언덕에서
황혼빛이 스러질 때마다 가슴속에 통증은 여전하다 이제 적은 나이도 아니지 하루를 접는 마음이 고개숙여 목례라고 하고 싶어지는 걸 나도 언젠가 깜깜한 어둠속 검은나무처럼 우두커니 서 있을 테니...
사려니 숲길
숲길 이름도 참 이뿌죠... 사려니 (신성한 )숲길입니다 중산간 지대(550 미터) 화산석위에 맨처음 생명의 뿌리는 정말 사려니하다 그냥 걷기만 한데서야 찬찬히 살펴보니 겨울 채비가 한창이네
천남성(天南星) 열매는 장희빈의 사약의 주범이다는데 요염한 자태가 범상치 않다 영락 먹으면 남쪽 하늘에 별이 된단다
동거문이 오름
그 품이 듬직하다 오름에 올라 보면 다시 오름을 향하고 오르고 내리고 꽃향유 가시엉겅퀴 물매화 꿀풀 내가 잠시 잊고 있던 꽃들과 조우하며 바람을 탄다 산굼부리 바람은 자는 듯 하다가 벌떡 일어나 여행자의 마음을 흔들고 억새를 흔들어 댄다 아무려면 어떠랴 여행중인데...
야지에서...
고 사진장인 김영갑님께서 제주를 지독하게 사랑한 까닭을 알겠습니다 춥고 배고픈 사람이 카메라를 메고 제주의 야지를 돌아 댕기며 굶주림을 잊고 영혼의 샷터를 누를 때마다 마음의 부자가 되셨을 것을....
자연의 선물에 감사하며 마음이 비좁아 다 담을 수 없었던 넘치는 감동 나도 욕심껏 눌러 댄 풍경들...
아름다운 이어도 산하 문명의 이름으로 훼손되지 않기를 망나니 칼자루 같은 (선생님 말씀) 저 풍력발전기 거대 선풍기 철탑들 전보선대... 좀더 풍경을 거스르지 않는 방법은 없을까....
용눈이 오름에서...
해 잡아라!! 후딱!! 꼴깍 넘어 가려는 해를 붙들어 주신 발빠른 찍사의 외침 잠깐! 외마디로 단숨에 올라 본 능선 찍사들의 셧터 소리가 경쾌하다
해를 놓아주고 땅거미 내린 용눈이 오름을 오른다 어느 지점에서 눈을 돌려보면 편안하다 달려가 안겨보면 포근하게 안아 줄 것 같은 황홀과 평화와 안식... 이 모든 것을 허용한 이 저녁을 잊지 못할 것 같다
늦깍이 그림 공부를 하면서 선 점 면... 사뭇 오해된 폭들이 녹아 내리며 경계의 자유를 닫힘 속에 열림을 오름에게 배워간다
제주 올레길은 번호로 통한다 올레 9번 그길... 박수기정( 쪽박으로 물을 떠 먹을 수 있는 샘물이 있는 높은 절벽)이 펼쳐지고 조붓한 길을 따라 산길을 오른다
오르막을 오르려닌 숨이 턱까지 차 오르는 듯하나
곧 펼쳐질 풍경들에 홀 딱 반하게 된다 바닷가 멀리 작은 섬들이 보이고 송림숲과 배추밭 거기에 보노스 해먹까지 ... 지기님들과 도란 도란 이야기를 나누며 걷는 이길이 올레길 내내 이어진다니...
하지만 우리가 올레길로 내려오는 커다란 공장이 떡 버티고 있으니 아..여기는 여딘가! 속세였다...
올레10 길...
화순 해수욕장을 지나서 퇴적암지대 그리고 사구언덕 모래밭을 걷는 일이 쉽지 않은 일지만 눈요기 할 것이 많아서 행복했던 길... 1.4 키로는 멀고도 가까운길... 참 아름답다고.. 몇번이고 칭찬해 주고 싶은 길... 언젠가 다시오면 모슬포 항 까지 10구간 끝까지 걸어봐야징^^
설록다원에서...
녹차향기 그윽한 다원에서 공짜로 차 한잔을 얻어 마시고 영혼의 샤워를 한듯이 나는 여왕보다 행복하였네^^
여행의 마무리 억세게 억새도 많던 새별 오름에 올라 석별의 정을 나누며 증명사진도 찍고 우리들의 늦가을 제주 여행을 잊지 말자고....
정월대보름 억새에 불을 놓는 억세 불놀이를 상상하며 내 여행의 마침표를 찍는다
무심재님들과 함께 한 시간 더불어 행복하고 즐거웠답니다 님들 사랑합니다...
여행 보너스 대한민국 최초 세게자연유산에 등록된 거문오름 흙과 돌이 유난히 검어 음산한 기운을 띠는데서 유래된 검은 오름 신령스럽다는 뜻이 내포되었단다
탐방객들을 예약제로 받고 있었고 숨소리도 발소리도 크게 내면 자연이 훼손 된다고...
자연대한 고마움을 일깨웠던 오름이다 화산석위에 얹혀 사는 나무들 뿌리를 심드렁하게 내 놓고 생존에 몰두하는 식물들을 보며 사는 법... 인간에게만 있는 권리가 아니다...
새비나무의 보라빛 열매는 어느보석보다 아름다웠고 솜털처럼 부드러운 잎새가 이채롭다
해운님의 옆지기 덕분에 하룻밤 잠자리와 거문오름 동행하신 러브마임도연 ... 늦가을 나는 겁나게 즐거웠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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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갈길을 정하지 않고 자유자재로 흐르는 억새바람의
여유와 한가로움이 물씬 풍기는 제주의 올레길^^
산등성이는 등성이대로 산기슭은 기슭대로....
이름모를 야생화의 소요와 어우러진 서정적인 늦가을의 정취가
마른 억새바람을 타고 찌리리 전해 옵니다.
좋은시간 그리고님의 기억속에 충분히 새겨졌겠지요^^
엉겅퀴꽃이 지금피나요??
이제는 사진 솜씨도 완전 프롭니다요! 님 따라 다니면 먹을것도 볼것도 이야깃꺼리도 무진장 많을텐데 너무도 아쉽습니다!....
제주의 바람이 여기까지 불어오네요 마음에 쉼표하나 찍고 저도 길따라 다녀올게요 남해의 바다로 달려갑니다 행복한쉼표!!!
제주도의 만추를 이국적인 컷에 실어다주어 보는 사람 오감이 행복합니다....
행여 흔적 보이면 부를까 싶어 꼭꾹 숨어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