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천옹(信天翁)
보들레르
흔히 뱃사공들은 장난삼아서
크나큰 바다의 새, 신천옹을 잡으나
깊은 바다에 미끄러져 가는 배를 뒤쫓는
이 새는 나그네의 한가로운 벗이라.
갑판 위에 한번 몸이 놓여지면
이 창공의 왕은 서투르고 수줍어
가엾게도 그 크고 하얀 날개를
마치도 옆구리에 노처럼 질질 끈다.
날개 돋친 이 길손, 얼마나 어색하고 기죽었는가!
멋지던 모습 어디 가고, 이리 우습고 초라한가!
어떤 이는 파이프로 그 부리를 지지고
어떤 이는 절름절름 날지 못하는 병신을 흉내낸다.
시인 또한 이 구름의 왕자와 비슷한 존재.
폭풍 속을 넘나들고 포수를 비웃지만
땅 위에 추방되는 놀리는 함성 속에
그 크나큰 날개는 오히려 걸음을 막고 만다.
[작가소개]
보들레르(Baudelaire) - 1821~1867년. 프랑스의 시인이고 현대
문명에 가까이 접근한 시인이었다. 그는 낭만주의의 부자연스러운
꾸밈을 거부하고, 내성적인 시 속에서 종교적 믿음 없이 신을 추구
하는 탐구자로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현대 세계의 인간 조건에 호
소하였고 주제 선택의 제약을 거부하고 상징의 시적 힘을 강력히
주장한 시인이었다. 그의 작품으로는 《악의 꽃》등이 있다.
첫댓글 흔히 뱃사공들은 장난삼아서
크나큰 바다의 새, 신천옹을 잡으나
깊은 바다에 미끄러져 가는 배를 뒤쫓는
이 새는 나그네의 한가로운 벗이라.
나의 벗이 지금 웃음이고 공부라고 전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