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시편 묵상
2024년 9월 5일 목요일 (연중 22주간)
제일권
제 41 편
(지휘자를 따라 부르는 다윗의 노래)
1 복되어라, 딱하고 가난한 사람 알아주는 이여, 불행한 날에 야훼께서 그를 구해 주시리라.
2 그를 지켜주시고 생명을 주시고 땅 위에서 복을 주시며 원수들에게 먹히지 않게 하시리라.
3 병상에서 그를 붙들어주시리니 자리를 떨쳐 일어나게 되리라.
4 내가 드릴 말씀은 이 한마디, "야훼여, 나를 불쌍히 여기소서. 나를 고쳐주소서. 당신께 죄를 지었사옵니다."
5 원수들은 나를 보고 "저자가 언제 죽어서 그 이름이 없어질꼬?" 하며
6 찾아와서는 속에도 없는 소리를 하고 험담할 꼬투리를 찾아 나가는 길로 떠들어댑니다.
7 모두들 내가 미워서 입을 모아 수군대며 나의 불행을 궁리하여 나를 해칠 양으로
8 "죽을 살이 뻗쳤구나. 병들어 영영 일어나지 못하리라." 합니다.
9 흉허물없이 사귀던 친구마저, 내 빵을 먹던 벗들마저 우쭐대며 뒷발질을 합니다.
10 야훼여, 나를 불쌍히 여기소서, 일으켜주소서. 나 저들에게 앙갚음하리이다.
11 원수들이 내 앞에서 큰소리치지 못하게 되면 내가 당신의 눈 밖에 나지 않은 줄을 알리이다.
12 나를 몸 성하게 붙들어주시고 당신을 길이 모시게 하소서.
13 이스라엘의 하느님이신 야훼여, 찬미받으소서. 처음도 끝도 없이 영원히. 아멘,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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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편은 시편 제1권의 마지막으로 분류됩니다. 시편 41편을 마지막으로 총 다섯권으로 구성된 시편의 앞부분이 마무리됩니다. 41편은 개인 탄원 시편에 속하며, 중심 부분(4-11절)은 탄원, 끝부분은(12-13)은 찬양과 서원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41편은 참으로 복된 사람은 가련한 이들을 돌보아 주는 사람임을 천명합니다. 시인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주변의 아픈 이들과 아픈 이들을 멸시하거나 멀리하지 말라고 훈계합니다. 건강하다고 자만하다가도 언제든지 병이 들 수 있고, 아픔을 겪을 수 있습니다. 육신의 질병은 우리에게 고통을 주기도 하지만 더 힘든 것은 고독과 절망의 상실감이 크다는 데 있습니다.
더욱이 기도를 바치는 데도 좀처럼 사라지지 낫지 않는 현실에 깊은 자괴감이 들기도 하고요.
복 있는 사람은 이럴 때 아픈 이들에게 관심과 용기를 주는 사람이라는 말입니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은 법, 자신은 영원히 아프지 않을 것처럼 생각하여, 육신이 불편한 이들을 귀찮게 여기고 멸시하곤 합니다.
시편을 묵상하며 늘 드는 생각이지만, 구약에서는 자신의 병은 하느님께 죄를 지은 벌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자신의 죄를 늘 성찰하며 돌아보는 일이 반복됩니다. 질병으로 고생하는 시인도 가까운 친구들이 자신을 귀찮아하고 멸시하는 태도로 인해 괴로워합니다. 육신의 고통만큼 힘겨운 것이 관계의 단절인 셈입니다.
우리가 묵상할 것은 포기하지 않고 끈질기게 기도하는 시인의 태도입니다. 하느님께 자신을 불쌍히 여겨 달라고 기도합니다. (4절)
예수님은 오늘의 시편 구절(9절)을 요한복음에서 인용하십니다. (13:18) 함께 빵을 먹는 가족 같은 사람(예수님을 제자들을 친구라고 불렀죠)이 당신을 배반하리라는 말씀입니다.
배신과 절망 그리고 고독과 고통을 온몸으로 겪으신 예수님은 그보다 더한 십자가에서의 조롱과 모욕도 견디셨습니다. 그리고 하느님께 기도하기를 멈추지 않으셨고, 하느님의 이름을 부르며 돌아가셨습니다.
그 사실이 크든 작든 여러 질병에 있고, 마음의 상실을 겪는 우리에게 오늘 시편이 그리고 예수님의 말씀과 행동이 위로가 되기를 소망해 봅니다.
첫댓글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