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의 문 역할을 하는 '심장 판막'이 좁아지거나 헐거워져서 생기는 심장판막질환은 전 세계적으로 1분에 1명이 이 질환으로 사망할 정도로 위중하다.
심장 판막 질환은 특히 고령층에서 흔하다. 가장 흔하게 나타나는 심장 판막 질환 중 하나인 대동맥판막 협착증의 경우, 전 세계적 80세 이상 인구 10명 중 1명이 대동맥판막 협착증 환자일 정도. 국내에서도 심장 판막 질환이 증가하고 있다.
심장판막질환 원인
대동맥판막 협착증 10년 새 3배
심장에 있는 4개의 판막 중 대동맥판막이 가장 흔하다.
심장에는 4개의 판막(삼첨판막, 폐동맥판막, 승모판막, 대동맥판막)이 있다. 판막은 문과 같이 열리고 닫히기를 반복하면서 혈액이 역류하지 않고 한 방향으로 잘 흐르도록 도와준다. 심장 판막 질환은 판막에 문제가 생겨 원활하게 열리고 닫히지 못하는 상태다. 판막이 잘 열리지 않아 혈액이 원활하게 나가지 못하는 ‘협착증’과 판막이 잘 닫히지 않아 뒤로 새는 ‘역류증’이 대표적이다.
4개의 판막 중에서도 주로 문제가 되는 곳은 심장에서 온몸으로 혈액을 보내는 관문인 ‘대동맥판막’이다. 최근에는 고령화 추세에 따라 대동맥판막 협착증 환자가 늘고 있다. 대동맥판막은 혈액을 온몸으로 강하게 보내는 길목이다 보니 혈압이 높고 칼슘이 침착해 판막이 딱딱하면서 좁아지는 협착증이 잘 발생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대동맥판막 협착증 환자는 2010년 9,650명에서 2020년 2만 8,399명으로 10년 새 3배 이상 급증했다.
심장판막질환 자가진단
숨참·흉통·실신이 있다면 의심해봐야
피로, 붓기, 가슴 통증 등의 증상이 심해진다면 진료받아보아야 한다.
심장 판막 질환의 주요 증상은 숨참, 가슴 통증, 실신이다. 또 자주 피로를 느끼고, 발등과 발목이 붓는 등의 증상도 나타날 수 있다. 무엇보다 노인 중에는 이러한 증상을 단순 노화 현상이라고 생각해 방치하는 경우가 많다. 평소보다 심한 증상을 느낀다면 방치하지 말고 빨리 병원을 찾아 진료받아보는 것이 중요하다.
심장 판막 질환은 특징적으로 ‘심잡음’이 들리기 때문에 전문의에게 청진을 받아본다면 대부분 확인이 가능하다. 심잡음으로 대동맥판막 협착증이 의심되면 심초음파 검사를 해볼 수 있다.
자가진단을 통해서도 자신이 심장판막질환인지 의심해볼 수 있다. 아래 5개의 항목 중 2개 이상 해당된다면 전문의와의 진료가 필요하다.
숨이 가쁘고 잘 쉬어지지 않는다.
가슴에 지끈거리는 통증을 느낀다.
갑자기 쓰러지는 경우가 있다.
자주 피로를 느낀다.
발등과 발목이 퉁퉁 부어오른다.
심장판막질환 치료
약물치료, 스텐트삽입술 등 다양한 치료법 존재
경증 환자는 약물치료로 가능하지만, 중증 환자는 수술적 치료가 필요하다.
대동맥판막 협착증은 경도~중등도 환자의 경우 약물 치료하면서 경과를 지켜본다. 혈압을 낮추는 약물, 숨찬 증세를 완화하기 위한 약물, 심장 기능 악화를 막는 약물, 뇌졸중을 예방하기 위한 약물 등을 사용할 수 있다.
하지만, 심장판막질환 환자는 예후가 나쁜 것으로 잘 알려져 향후 병이 없는 사람의 수명만큼 살지 못할 가능성이 크고, 심부전으로 인한 입원 및 사망률이 높다. 만약 심한 심장판막질환을 방치하게 된다면 심장에서 내보내는 혈액량이 감소해 결국 기능을 잃게 됩니다. 이러한 경우는 교정이 되더라도 심장의 크기와 기능이 회복되지 못하게 됩니다. 또한, 심장판막의 손상된 내피에 바이러스로 인해 감염성 심내막염이 발생하면, 심장 내부의 혈액 찌꺼기나 머리가 전신으로 향해 뇌졸중, 뇌출혈, 비장 또는 신장경색 등이 나타나 주요 기능을 마비시킬 수 있다.
심장판막질환 치료의 기본은 가슴을 열어 문제가 되는 판막을 수선하거나 교체하는 것이지만, 판막을 고정할 때 봉합을 최소화하는 비봉합 판막이나 가슴을 열지 않고 혈관 스텐트로 인공 판막을 삽입하는 TAVI(경피적 대동맥판삽입) 시술 등 최소 침습적인 치료법이 점차 보편화되고 있다. TAVI 시술의 경우 80세 이상 환자는 우선 권고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지난 5월부터 중증 대동맥판막 협착증 환자 중 수술이 불가능한 환자군과 수술 고위험군, 80세 이상의 환자는 95%의 건강보험 급여를 적용받고 있다.
심장판막질환 예방
운동을 통해 평소 혈압관리를 철저히 해야
짜게 먹지 않는 식습관, 규칙적인 운동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심장 판막 질환은 노화와 관련이 있으므로 완벽한 예방이 어려울 수 있다. 다만 판막에 고혈압에 취약하므로 혈압관리를 철저히 해야 한다. 짜게 먹지 않는 식습관, 규칙적인 운동은 기본이다.
이금숙 헬스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