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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욱 울산시장이 SK그룹과 S-OIL 본사를 잇달아 방문해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와 샤힌 프로젝트를 비롯한 대규모 투자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지방자치단체장이 기업을 직접 찾아가 투자 확대와 지역 상생을 요청하는 모습은 이제 낯설지 않다. 그만큼 지방정부의 경쟁력은 행정이 아니라 투자 유치 능력으로 평가받는 시대가 됐기 때문이다.
이번 방문의 핵심은 SK그룹이 추진하는 1GW 규모의 AI 데이터센터와 S-OIL의 샤힌 프로젝트다. 두 사업 모두 울산의 미래 산업지도를 바꿀 수 있는 초대형 프로젝트다. AI 데이터센터는 디지털 산업 생태계의 기반이 되고, 샤힌 프로젝트는 석유화학 산업의 고부가가치화를 이끄는 핵심 투자다. 이들 사업이 성공적으로 안착한다면 울산은 제조업 중심 도시를 넘어 AI와 첨단산업이 융합된 미래 산업도시로 도약할 수 있다.
주목할 점은 울산시가 단순히 투자 규모를 늘리는 데 그치지 않고 지역과 함께 성장하는 방안을 제안했다는 것이다. 지역 대학과 연계한 AI 전문인력 양성, 중소기업과 스타트업을 위한 클라우드 자원 지원, 산업 인공지능 창업 생태계 조성 등은 대기업의 투자가 지역 산업 전반으로 확산되도록 하겠다는 구상이다. 이는 단순한 기업 유치를 넘어 산업 생태계를 키우려는 접근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S-OIL에 본사의 울산 이전을 제안하고, 지역기업 참여와 지역인재 우선 채용을 요청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기업의 투자가 지역경제에 미치는 효과는 공장 건설에만 그치지 않는다. 본사 기능과 연구개발, 협력업체, 인재 채용이 함께 이뤄질 때 비로소 지역경제에 지속적인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다.
하지만 기대만큼 과제도 적지 않다. AI 데이터센터는 막대한 전력 공급과 부지 확보가 필수적이며, 샤힌 프로젝트는 시운전과 상업운전 과정에서 안전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대규모 투자는 속도도 중요하지만, 안전과 환경, 주민 수용성을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 투자 유치를 위해 절차를 서두르다 신뢰를 잃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
기업 역시 지역사회에 대한 책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울산에서 사업을 통해 성장한 기업이라면 지역과 함께 발전하려는 의지를 행동으로 보여줄 필요가 있다. 지역기업과의 상생, 지역인재 채용 확대, 사회공헌 활동은 선택이 아니라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투자이기도 하다.
지방정부와 기업의 관계는 더 이상 규제와 지원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이제는 함께 미래를 설계하는 동반자다. 울산시가 기업의 투자 애로를 해결하고 기업은 지역사회와 성장의 과실을 나누는 선순환이 만들어질 때 울산의 경쟁력도 한층 높아질 것이다.
김 시장의 이번 행보는 단순히 기업을 찾아가 요청하는 자리가 아니었다. ‘투자 걸림돌 신속 해소’라는 울산시의 명확한 약속을 통해 기업이 안심하고 울산에 투자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는 의지가 돋보였다. 행정의 역할은 기업의 대규모 프로젝트가 차질 없이 진행되도록 돕는 지원군이 되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이번 방문을 통해 확인된 SK의 데이터센터 구상과 에쓰-오일의 대형 프로젝트가 속도감 있게 추진되어, 울산이 대한민국 제조 산업의 심장을 넘어 미래 신산업의 메카로 우뚝 서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