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 트리
포티에
1870년의 파리 포위전
장밋빛의 귀여운
꼬마는 눈을 감고
여느 해나 이렇다.
가족끼리 축하하는 이 나무
선물을 잔뜩 매달고서
반짝반짝 빛나는 촛불 같다.
크리스마스 트리에
꼬마 소년아, 꼬마 소년아
크리스마스 트리에
하늘의 별을 매단 것은 누구일까?
아아! 옛날은 좋았었지.
금년 이보는 전쟁이라서
나무는 길가의 흰 떡갈나무
헛간은 불에 타버릭 만다.
눈이 내리고, 피가 흐르고
꼬마에겐 빵조차 없다.
크리스마스 트리에
새까만 새가 떼 지어 날고 있다.
크리스마스 트리에
하늘의 별을 누가 매달아 주랴?
푸르른 나무에 걸리던
아름다운 그림도 이제는 없다.
쓸 만한 도구도 이제는 없다.
묘지와도 같은 이 추위.
쓰러지는 의용병
그 위에 눈은 내려 쌓인다.
크리스마스 트리에
포탄의 꽃이 피고, 폭탄의 열매가 맺힌다.
크리스마스 트리에
하늘의 별을 누가 매달아 주랴?
그 색종이로 만든 장식물도
레이스 장식도 어디 갔는가
은방울 장난감도 없어졌구나
불행이 자꾸만 다가와서
이라든가 상처의 고름이
가난한 사람들을 괴롭힌다.
크리스마스 트리에
곤궁의 누더기만이 매달려 있다.
크리스마스 트리에
하늘의 별을 누가 매달아 주랴?
로렌과 알자스의
아름답소 대담한 두 자매가
우리의 문을 지켜 주었다.
나무여, 네 가지를 꺾어
톱으로 켜서 판자를 만들어
그것으로 관을 만들 것이다.
크리스마스 트리에
살결 하얀 두 자매가 매달렸구나.
크리스마스 트리에
하늘의 별을 누가 매달아 주랴?
아아, 조국이여 너야말로
네 그 씩씩한 혼이야말로
도시를 지키며 견디고 있다.
마침내 언젠가 전체 유럽의
우정을 가로막는 국경이
없어질 날이 찾아오리라.
크리스마스 트리에
눈발도 고드름도 모두 빛으로 빛나
크리스마스 트리에
평화가 하늘의 별을 매달아 주리라!
[작가소개]
포디에(Pottier) - 1816~1887년. 프랑스의 시인으로 《인터내셔널가》를
작사했다. 원래 의류 디자이너였던 그는 군에 입대하여 1871년 파리 코뮌
에도 적극적 참여를 하였고 영국으로 망명을 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