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대곡리 천전리 일원 반구천 암각화가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 목록에 등재된 지 1년이 됐다. 지난 2010년 당시 문화재청이 직권으로 세계유산 잠정 목록에 이름을 올린 지 15년 만에 등재됐고 또 1년이 흘렀다. 그동안 울산시는 이 세계적 유산을 위해 무엇을 어떻게 했는지 곰곰이 생각해 볼 때가 됐다. 선사인들의 삶이 수천 년 동안 한 곳에 누적, 새겨진 곳은 전 세계에서 이곳이 유일하다.
유네스코에 등재된 `반구천의 암각화`는 지리적으로 인접한 두 개의 바위그림 유산을 하나로 묶은 것이다. 그중 선사시대 해양 수렵 문화의 일면을 보여 주는 대곡리 반구대 암각화에는 혹등고래, 귀신고래 등 다양한 고래와 작살을 맞은 모습, 새끼를 업은 어미 고래 등이 자세히 묘사돼 있다. 그곳엔 또 호랑이, 멧돼지 등 육상동물과 울타리 안에 갇힌 동물도 그려져 있다. 동물을 가둬 길렀다는 것은 일정한 장소에 정착해 살던 농경시대의 단면을 입증하는 것이다. 따라서 반구대 암각화는 단순히 어느 한 시대에만 조각된 것이 아니라 수천 년에 걸쳐 반복적으로 새겨진 인류의 문화유산이란 사실을 증명한다.
울산시가 반구천의 암각화를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 시키기 위해 오랜 기간 그렇게 노력했던 이유는 명확하다. 도시 위상을 높이고 그를 통해 많은 내ㆍ외국인들이 이곳을 찾도록 하기 위해서다. 동시에 발생하는 관광 활성화 효과도 기대했을 것이다. 굴뚝 도시로 통하던 곳에서 국제정원박람회를 열고 박람회 방문객들이 자연스레 반구천 암각화 현장에 몰리도록 구상했을지도 모른다. 이러면 도시의 면모를 단번에 문화도시로 바꿀 수 있는 게 사실이다.
동시에 울산시는 새로운 부담을 지게 됐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가 주는 실질적인 혜택은 사실상 거의 없다. 대부분 상징적이다. 세계인들에게 그 문화적 가치를 공인하고 유산을 소개하는 정도다. 유네스코가 울산에 직접 지원하는 직접 효과는 전혀 없다. 울산시가 세계 문화도시 반열에 오르게 측면 지원했을 뿐이다. 결국 내외국인 유치는 울산시의 몫이다. 반구천 일원을 세계에 내놓으려면 그에 버금가는 기반이 필요하다. 주차장, 도로 확충, 전시관 개설 등 필수적인 요소들이 한둘이 아니다. 그에는 모두 재원이 필요하다. 반구천 암각화 유네스코 등재는 울산시에 또 하나의 과제를 던졌다. 시간이 갈수록 짐은 더 무거워진다. 울산시의 정권이 바뀌었어도 짐의 무게는 변치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