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1.14(화)
새벽 5시에 알람 소리에 눈을 떴다. 오늘은 동유럽 여행을 시작하는 날이다. 나는 전날 밤에 유럽에 가게 된다는 생각에 마치 다음날 소풍을 가는 어린이처럼 잠이 쉽게 오지 않았다 나는 2012년에 터키 여행을 한 적이 있었다.
터키는 보스포로스 해협을 경계로 97%가 아시아에 속해 있고 3%만 유럽에 속해 있는 나라이다. 터키는 보스포로스 해협을 경계로 유럽과 아시아가 나뉘어진다. 터키 사람들은 아시아에 속하고 싶기 보다는 유럽에 속하고 싶어 하는 것 같다.
아내가 새벽에 주먹밥을 쌌다. 나는 주먹밥으로 요기를 한 후 아내와 버스에 타고 인천 국제 공항으로 출발했다. 인솔자님과 만나는 시간이 오전 9시여서 아침 7시차를 탔다. 공항에서 아내와 같은 학교에 근무하는 선생님들과 인사를 했다.
이번 동유럽 여행은 체코, 헝가리, 오스트리아, 독일 이렇게 네 나라를 가는데 아내를 포함해서 같은 학교에 근무하는 여선생님 네 명이 같이 여행을 간다. 나이는 44세, 32세, 32세, 25세이다. 나는 요즘 인기리에 방영되고 있는 <꽃보다 누나>의 이승기처럼 홍일점이다. 내가 아내에게 “이번 여행의 컨셉은 꽃보다 누나가 아니라 꽃보다 여동생이네.”라고 하니까 아내가 까르르 웃었다.
공항 수속을 마치고 비행기에 탑승하기 전에 나는 여자 네 명과 같이 다녔다. 역시 여자들이었다. 모두 화장품과 향수에 관심이 많았다. 나는 지금까지 46년을 살아 오면서 피부에 스킨 로션도 별로 바른 적이 없었다. 서서 기다리다 보니 다리도 아프고 조금 지루해지기 시작했다. 화장품 쇼핑이 끝나고 시간이 남아서 5명이 음료수 가게에서 음료수를 마셨다. 음료수 값 지불은 단연히 내가 했다. 꽃보다 여인들과 가는데 이 정도는 기본이 아니겠는가?
드디어 비행기에 탑승했다. 오후 1시에 비행기가 하늘을 날았다. 탑승한지 얼마 안 되어 점심 식사가 제공되었다. 스튜디어스가 “Europeam meal or Korean meal?”이라고 물었다. 출발하는 비행기는 체코 비행기이다. 나는 8일동안 한국 음식을 별로 먹어보지 못할 것 같아서 한국 음식을 택했다. 나는 “Korean meal”이라고 대답했다.
인천 국제 공항에서 체코까지는 12시간이 걸린다. 나는 보지 못한 한국 영화 <미스터고>,<주먹이 운다>, <고령화 가족>그리고 몇편의 다큐 영화를 시청했다. 석식은 유럽식으로 택했다. 석식을 먹고 한국 시간으로 새벽 1시에 체코에 도착했는데, 체코는 오후 5시이다.
체코는 한국보다 시차가 8시간이 느리다. 1시에 출발해서 한국 시간으로 새벽 1시에 체코에 도착했는데 시차 때문에 오후 5시인 것이다. 영어에 time difference와 jet lag가 있다. time difference는 말 그대로 시간의 차이를 말하고 jet lag는 시차로 인한 피로를 말한다. 우리는 체코 공항에서 수속을 마치고 우리는 관광 버스를 탔다.
인솔자님이 우리에게 “여러분은 상위 5%에 들어가십니다.”라고 말했다. 유럽 여행을 하려면 돈과 시간이 다 맞아야 한다는 것이다. 관광학적으로 말하면 시간은 외적 요인이고 돈은 경제적 요인 즉 내적 요인이다. 돈이 있어도 시간이 없으면 안 되고 시간이 있어도 돈이 없으면 안 된다는 것이다.
차는 우리를 중식당으로 데리고 갔다. 한국 시간으로 새벽 2시이다. 한국으로 말하면 야참을 먹는 것이다. 우리는 체코의 맥주를 곁들여 식사를 했다. 체코는 맥주로 유명한 나라라고 한다. 체코는 1인당 맥주 소비량이 최대인 나라이다. 우리는 식사를 마치고 동유럽 최고의 낭만 도시인 체코의 수도 프라하의 야경을 감상했다. 성 모양의 건물들이 많은 것이 꼭 마법의 성과 같았다. 검 건물들은 밤에 화장을 하는 것 같았다.
프라하의 야경을 본 후 다리를 건너서 걷는데 잠이 쏟아졌다. 아침에 일찍 일어났고 비행기에서 잠을 안 잤고 한국 시간으로 새벽 4시쯤이니까 잠이 쏟아지는 것은 당연했다. 나는 호텔에 도착하자마자 몸이 녹초가 되어 샤워를 한 후 바로 꿈나라로 갔다.
2014. 1.15(수)
새벽 2시경에 저절로 눈이 떠졌다. 한국 시간으로 오전 10시이다. 모닝콜 시간은 오전 6시이다. 한국으로 말하면 점심 시간을 훌쩍 넘긴 시간이 이곳에서의 기상 시간이다. 이번 여행의 참가자는 모두 32명이고 여자가 25명이고 남자가 7명이다. 학교 선생님팀, 학술 테마 기행을 온 중앙대 대학원생팀과 교직원, 대학생 남매, 가족 두 팀등이다.
아내는 동료 선생님과 룸메이트가 되었고 나는 중앙대 교직원과 룸메이트가 되었다. 나는 새벽 4시경에 깬 룸메이트와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다 보니까 벌써 시간이 6시가 되었다. 나는 씻고 아침을 먹으러 갔다.
서양식 아침 식사는 크게 두 가지로 구분된다. 컨티넨탈 브렉퍼스트(Continental Breakfast)와 아메리칸 브렉퍼스트(American Breakfast)이다. 컨티넨털 브렉퍼스트는 점심 시간까지의 허기를 달래는 정도의 가벼운 메뉴로 커피, 우유, 주스 등의 음료에 빵과 잼, 버터 등이 전부이다.
이에 반해 아메리칸 브렉퍼스트는 과일 주스를 시작으로 시리얼과 빵을 밥처럼 먹고 다시 커피나 우유, 홍차를 마신다. 그리고 다양한 달걀 요리와 함께 햄, 베이컨, 소시지를 곁들여 부족한 단백질을 보충해 준다.
아침은 말로만 듣던 컨티넨털 브렉퍼스트였다. 간단한 빵과 우유, 삶은 달걀 그리고 햄 그게 전부였다. 많은 한국인 관광객들은 너도 나도 할 것 없이 컵라면을 들고 컵라면에 물을 받는데 갑작스럽게 너무 많은 분들이 커피 포트의 물을 눌러서 따뜻한 물이 나올 때까지 한참을 기다려야 했다.
우리는 아침을 먹고 어제 저녁에 야경을 감상한 프라하의 성에 갔다. 현지 가이드님이 나오셔서 우리에게 설명을 하셨다. 이곳에서 영화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가 촬영되었다고 한다. 원래는 이 영화를 비엔나에서 찍으려고 했는데 비엔나에서는 건물들이 150년밖에 나오지 않아서 이곳 체코에서 영화를 찍었다고 한다. 카메라를 갖다 대면 300년의 역사가 나오는 곳은 이곳 체코밖에 없다고 한다.
이곳에서 모차르트가 술을 마시고 골목을 배회하는 장면이 촬영되었다고 한다. 또한 가이드님은 프라하의 성 왼쪽 동상 계단 아래가 한국에서 인기리에 방영되었던 드라마 <프라하의 연인>에서 김주혁이 전도연의 신발끈을 묶어주는 곳이었다고 했다. 나는 아내의 신발끈을 묶어주는 장면을 찍으며 <프라하의 짝퉁들>을 연출했다.
프라하성은 예전부터 귀족들의 마을로 이용되었고 구시가지는 평민들의 마을로 이용되었다고 한다. 프라하의 성의 일부는 대통령 관저로 이용되고 있다고 한다. 우리는 프라하의 성을 관람한 후 성비투스 성당을 관람했다. 이 성당은 완성 시기가 달라서 오른쪽 맨 끝부터 왼쪽까지 색이 다르다.
이 성당의 건물은 검은 색이 많은데, 그 이유는 건물의 재료가 사암이기 때문이라고 한다. 사암은 철 성분이 있어서 비바람을 만나면 검어진다고 한다. 우리는 성당을 관람한 후 중부 유럽 최초의 석조 다리인 까를교에 갔다. 까를교는 거리 음악가들의 선율과 프라하의 낭만을 마음껏 느낄 수 있는 곳이라고 한다.
유럽은 기침을 안 하는 문화라고 한다. 유럽인들은 엄청나게 많은 사람이 죽은 일면 흑사병이라고 불리워지는 페스트가 기침으로 옮겨 왔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유럽에서 기침을 하면 다 도망간다.
우리는 프라하를 관람한 후 점심으로 체코 전통 요리인 스비치코바를 먹었다. 스비치코바는 달콤한 소스에 삶은 소고기와 체코식 찐빵을 찍어 먹는 요리이다. 가이드님은 인생에 두 번 먹을 만한 음식은 아니라고 하셨다. 가이드님은 스비치코바를 많이 먹으면 오른 팔에는 돼지털, 왼 팔에는 닭털, 가슴에서는 감자싹이 나온다고 유머를 하셨다.
동유럽은 위치적으로 중부 유럽에 속해 있는데 이곳은 독일 문화권이다. 이곳은 음식 문화에 있어서는 지옥이다. 우리는 식사를 마치고 헝가리로 향했다. 우리는 프라하에서 1시에 출발해서 세시 반에 휴게소에 들러 30분을 쉬고 4시에 출발해서 6시경에 잠시 쉬었다.
우리는 유료 화장실에 도착했다. 0.5 유로 우리 돈 750원이다. 유료 화장실도 가보고 좋은 경험이었다. 유럽의 화장실들이 유료인 이유는 유럽 사람들은 질병이 기침이나 감염에서 유래한다고 생각한다. 그들은 화장실도 감염의 장소라고 생각한다. 그것이 유료 화장실의 시초가 되었다. 우스갯 소리로 서양의 화장실은 사립 학교이다. 왜냐하면 사립 학교는 학교마다 등록금이 약간씩 다른 것처럼 서양의 유료 화장실도 화장실마다 금액이 다르다.
우리는 드디어 헝가리에 도착했다. 체코 프라하에서부터 헝가리까지는 530km이다. 우리는 체코에서 헝가리까지 무려 7시간을 간 것이다. 유럽은 해가 일찍 진다. 나는 유럽 여행은 이동이 많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래서 읽을 책을 한국에서 가져왔다. 그런데 해가 일찍 지기 때문에 책을 제대로 읽을 수가 없었다.
우리는 저녁을 먹고 헝가리 두너강에서 유람선을 타고 저녁 야경을 감상했다. 두너강은 독일어로는 도나우강이라고 한다. 나는 유람선에 탑승하여 샴페인을 주문한 후 위층으로 올라가서 도나우강 야경을 감상했다. 정말 야경이 아름다웠다. 건물들이 마치 황금색 드레스를 입은 것 같았다. 웨이터가 샴페인을 위층으로 가져 왔다. 샴페인을 마시면서 야경을 감상하는 그 느낌은 말로 표현할 수 없었다. 왜냐하면 경험한 사람만이 그 느낌을 아니까.
위층에서 도나우강을 끼고 도는 야경의 모습은 그야말로 환상이었다. 정말 헝가리 도나우강 야경이 세계적이라는 말이 실감나는 것 같았다. 밤에는 도시 전체가 화장을 한다더니 그런 것 같다. 우리는 유람선을 타고 야경을 감상한 후 호텔로 돌아오자 샤워 후 잠에 빠져 들었다.
To be continued
첫댓글 ㅎㅎ 사진이 없어도 장면이 연상되는 꼼꼼한 설명에 폭 빠져 읽습니다^*^ 부럽당 상위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