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돌아왔다 (回春)
兮空
天符經 말씀에
일시무시일 (一始無始一) 일종무종일 (一終無終一)
봄이 ‘온다’ ‘간다’ ‘시작’ 등 계절이나 시간의 좌표가
단순한 일차원 일직선이 아니라
봄이 ‘돌아온다’ ‘돌아왔다’ 등 계절이나 시간의 좌표를
피보나치 소라형처럼 구르는 다차원 곡선으로 인지했음은
兮空의 현대물리학적 우주관의 핵심에 부합하니
만년전 우리 한민족 선조님들의 지혜에
다시 한번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아무튼
한겨울 혹한과 눈을 통체로 버티어온 매화가 드디어
잎파라기를 키우기 전 고운 꽃을 피우고 향기를
내뿜으면 봄이 돌아온다 그야말로 회춘(回春)이다
매화가 피면 봄이 ‘시작됐구나’가 아닌
비슬산 능선 아래 쇠풀 초원에는 이미
작년에 왔던 봄이 올해도 또 돌아온다
비슬산 아래 비둘산 계곡 머리체에 자리한 유가사 암자
주변에는 채 녹지않은 겨울눈 하얀색 바탕 무늬 위에
청색 홍색 검붉은 색상의 무늬들이 무리로 솟아오른다
옛 사랑을 다시 찾아 새 꿈에 깃던 화가의 화폭 위처럼
봄안개 자욱한 산능선을 꽃무리 무늬로 장식한다
사랑채 앞 돌담에 기대어 왕성하게 자란 30년차 동백이
빨갛게 꽃잎을 열어 노란 꽃술을 살그머니 내보이면
그때 마을 앞 냇물 건너 앞산 기슭 둘레 풀섶을 휘저어
쑥부쟁이 달래 냉이 봄나물 파릇파릇 돋아나는 새싹들을
주섬주섬 서리해서 된장에 주물럭 보리밥이랑 점심참 떼우고
서둘러 비둘산 벼룻길 따라 유가사 암자로 연중 포행길에 오른다
80년 지기 청송이 출가한지 어언 70년, 유가사 암자를 이루고
주저앉은지도 60년, 녹차농사 시작한지 50년, 녹차밭 사이사이
골골 마다 심어 정성껏 가꾸워온 백매화 청매화 홍매화 나무들은
나이가 30여년 이상 이고, 그것들 중 나의 으뜸 매화 나의 매화는
암자 뜰악에서 오롯이 혼자 자라온 검붉은 흑매화! 사랑의 화신!
이렇게 정확히 때 마추어 청송 스님 내 벗님을 찾아 드는 이유는
자연에 헛된게 하나도 없다, 자연 보다 더 위대한 스승은 없다,
자연 앞에 겸허해라, 깨달음에는 끝이 없다 (一終無終一), 둥둥둥
70년 묵은 당연한 또 그 소리 한번 더 듣고 싶어서가 아니고!
매화꽃 봉우리가 만개해서 그 그윽한 향기가 다 바람타고
야반도주하기 전에 조심스럽게 차(茶) 바구니에 따모아 두었다가,
가마솥 끓는 수증기에다 살짝 찜질하여 매화향기를 꼭꼭 가두고
한나절 햇살에 말리고나면 오들오들 매화차 끓이기에 딱 좋은
매화방울이 되어, 청송의 손길에 우러나는 한잔의 매화차! 아~
올해 한해를 더 살아 버틸만한 회춘(回春)의 명약이어라~
하루밤 절간 온돌에 전신을 지지고, 설중매화차(雪中梅花茶) 한잔
더 얻어 마시고 비둘산 유가사를 뒤로하고 하산하는 바지가랑이에
펄럭펄럭 회춘의 바람이 일렁이고,
뒷짐지고 함박웃음으로 얼굴이 부어오른 청송 부처님 그리고
눈꼬리로 이별 미소짖는 저 검붉은 흑매화! 구순 인생길에
이 보다 더 고매한 인연 어디에 또 있을꼬?
회춘하고 하산하는 발걸음이 휭휭 가볍다!
兮空의 詩와 인공지능 아바타의 畵釋 (G240225385)
*[참조사항] 꼭 읽어 주시기 바랍니다. [人性 과 人工] [詩性 과 그림]
https://cafe.daum.net/kb39cyber/Qrcx/3974
UNiiSS
첫댓글 정성이 가득한 훌륭하고 아름답고 소중한 멋진 작품 감명 깊게 잘 감상하고 갑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