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05 | 日月(일월)이 언제련고 九月九日(구월구일) 오날이라 | 지금은 어느 때인고 구월구일 오늘이라. |
| 광활임 이젹선은 요산에 놉히 뇌고 | 왕한림 이적선*은 ‘부용산’에 높이 쉬고 * 중국 당나라의 시인 왕유와 이백 |
| 죠션에 김학사난 재덕산에 올나구나 | 조선의 김학사*는 ‘재덕산’에 올랐구나. * 지은이 자신 |
| 백쥬향화 압헤 노코 남향을 상상하니 | 맑은 술에 꽃을 두고 남쪽을 떠올리니 |
| 북병산 단풍경은 김학사에 차지옵고 | ‘북병산’의 단풍경치 김학사 차지인데 |
| 310 | 이화에 황국화난 쥬인이 업셔구나 | 이하의 황국화*는 주인이 없었구나. * 도연명의 시구 [채국동리하 유연견남산(採菊東籬下 悠然見南山 ; 동쪽 울타리 밑에서 국화를 꺾어 유연히 남산을 바라보노라)] |
| 파리한 늘근 안해 슐 들고 슬푸던가 | 파리한 늙은 아내 술을 들고 슬프던가. |
| 츄월이 낫갓흐니 조운에 회포로다 | 가을 달이 낮 같으니 조자룡의 회포로다. |
| 칠보산 반한 놈이 소무굴 보려하고 | ‘칠보산’ 반한 놈이 소무굴*이 보려하고 * 소무가 흉노의 포로가 되었을 때 유배 갔던 곳 |
| 八十里(팔십리) 경성땅에 구경차로 길을 떠나 | 팔십 리 ‘경성’ 땅에 구경차로 길을 떠나 |
| 315 | 창연이 드러가니 북해상에 대택 즁에 한가하고 외로와라 | 깊은 숲에 들어가니 북해의 큰 연못*에 한가하고 외로워라. * 큰 못(바이칼호) 가운데 |
| 츙광은 가업난대 갈고지 슬푸도다 | 가을빛은 끝없는데 갈대꽃은 슬프도다. |
| 창파난 만만하여 푸른 물결은 넓고 멀어 회색으로 이어졌고 | 파도는 부드럽고 푸른 물결은 넓고 멀어 회색으로 이어졌고 |
| 해색을 연하엿고 낙엽은 분분하여 쳥공에 나랏고나 | 바다 경치가 연하고 낙엽은 분분하여 푸른 하늘로 날리는데 |
| 忠臣(충신)에 높은 자최 어대 가셔 차자 보랴 | 충신의 높은 자취 어디 가서 찾아보리. |
| 320 | 어와 거록할사 소즁낭 거록할사 | 어와 거룩하네. 소중량* 거룩하네. *소무 |
| 나도 또한 일을망졍 쥬상임 멀이 떠나 | 나 또한 같은 신세 임금님 곁 멀리 떠나 |
| 절역에 몸을 떤저 회포도 슬푸더니 | 낯선 곳에 몸을 던져 회포도 슬프더니 |
| 오날날 이우희난 졍셩이 곡하고나 | 오늘날 이 섬 위에 정성은 같았구나. |
| 낙일에 칼을 집고 후리쳐 도라셔니 | 해지는데 칼을 잡고 휘두르고 돌아서니 |
| 325 | 병산에 풍셜 즁에 촉도갓흔 길이로다 | ‘병산’의 눈보라는 촉도 같은 길이로다. |
| 과문관 도라셔니 음침하고 고이하다 | 저승 같은 길에 서니 음침하고 괴이하다. |
| 삼쳑을 드러셔니 일신이 송구하다 | ‘삼척’을 들어서니 이 몸이 송구하다. |
| 노방에 일부토난 王昭君(왕소군)에 청총인가 | 노방에 일부토*는 왕소군의 무덤인가. *한 줌 흙, 무덤 |
| 쳐량한 어린 혼이 백양이 슬푸도다 | 처량한 어린 혼이 흰 들판에 슬프구나. |
| 330 | 츄풍에 한을 먹고 홍첩을 울여구나 | 가을바람 차가워서 붉은 잎을 울리는 듯 |
| 쟁쟁한 화패 소리 월야에 우난니라 | 쟁쟁한 환패* 소리 달밤에 우는 듯 * 관리들의 관복에 늘어뜨려 차던 옥 |
| 슐 한 잔 갓뜻 부어 반혼을 외로 하고 | 술 한 잔 가득 부어 꽃다운 혼* 위로하고 * 왕소군의 꽃다운 혼 |
| 유졍을 드려 가니 明川邑(명천읍)이 十里(십리)로다 | ‘유정’으로 들어가니 ‘명천읍’이 십 리로세. |
| 탄막에 드러가셔 경방자 달나떠니 | 숯막에 들렀더니 하인이 달려와서 |
| 335 | 무산기별 왓든고 방환기별 나렸도다 | 무슨 기별 왔다는데 석방 기별 내렸구나. |
| 쳔은이 망극하여 눈물이 망망하다 | 임금 은혜 망극하여 눈물이 흘러내려 |
| 문젹을 손에 쥐고 남향하여 백배하니 | 문서를 손에 쥐고 남쪽으로 절을 하니 |
| 동행에 거동 보소 치하하고 거룩하다 | 함께 간 이 거동보소. 축하인사 거룩하다. |
| 식젼에 말을 달려 쥬인을 차자가니 | 식전에 말을 달려 주인을 찾아가니 |
| 340 | 만실이 경사로다 광경이 그지업다 | 모든 이의 경사로다 광경이 끝이 없네. |
| 죄명이 업셔시니 평인이 되얏구나 | 죄를 면하였으니 죄 없는 이 되었구나. |
| 쳔운을 덥허스고 양계를 다시 보니 | 임금의 은혜입어 이 세상을 다시 보니 |
| 삼천리 고향 땅이 지척이 안이런가 | 삼천리 고향 땅도 지척이 아니런가. |
| 횡장을 재촉할새 군산월이 대령하라 | 재촉하여 짐 꾸리니 군산월이 찾아온다. |
| 345 | 션언한 거동으로 우스면셔 치하하니 | 선연한 거동으로 웃으면서 축하하네. |
| 나으리 해배하니 작히작히 감축할가 | “나으리 유배 풀려 정말정말 감축하오.” |
| 칠보산 우리 인연 츙몽이 아득하다 | ‘칠보산’ 우리 인연 춘몽처럼 아득하다. |
| 이 날에 너를 보니 그것도 군은인가 | 여기에서 너를 본 일 그것도 임금 은혜 |
| 그렷다 만난 졍이 맛나고도 향기롭다 | 그리움에 만난 정이 맛나고도 향기롭다. |
| 350 | 本官(본관)에 거동 보소 삼형 육갑 거나리고 | 본관의 거동 보소 삼현육각* 거느리고 * 피리가 둘, 대금, 해금, 장구, 북이 각각 하나씩 편성되는 풍류 |
| 이 고졀 나오면서 치하하고 손 잡으며 | 이곳을 나오면서 축하하고 손잡으며 |
| 김교린가 김학산가 셩군에 은덕인가 | “김교리인가, 김학사인가, 성군의 은혜인가, |
| 나도 이리 감츅거든 임자야 오작할가 | 나도 이리 기쁘거든 임자야 오죽할까. |
| 홍문교리 졍든 사람 일심쳔케 하라 | 홍문관 교리 정든 사람에게 전하라 하기에 |
| 355 | 조금으로 제안하고 그 길노 나왓고라 | 즉시 죄명 없애고 그 길로 나왔노라.” |
| 이러셔 생각하니 감사하기 그지업다 | 이렇게 생각하니 감사하기 끝이 없다. |
| 군산월을 다시 보니 새 사람 되얏구나 | 군산월을 다시 보니 새 사람 되었구나. |
| 형극 즁에 쎡긴 난초 옥분에 옴겨구나 | 아픔으로 썩은 난초 옥화분에 옮겼구나. |
| 지애에 야광쥬가 방불군자 만나구나 | 먼지속의 야광주*가 박물군자* 만났구나. * 어두운 데서 빛을 내는 구슬. * 온갖 사물에 정통한 사람. |
| 360 | 신풍에 뭇친 칼이 뉘를 보고 나왓든냐 | 매운바람 묻힌 칼이 뉘를 보고 나왔더냐. |
| 꽃다운 어린 자질 임자를 만나구나 | 꽃다운 어린 자질 임자를 만났구나. |
| 굼병화촉 깁흔 밤의 광풍제월 썩 발근 날 | 금연화촉* 깊은 밤에 광풍제월* 닭 밝은 날 * 금으로 수놓은 병풍과 꽃다운 촛불(혼인한 남녀의 첫날밤) * 비 갠 뒤에 부는 맑은 바람과 달 |
| 글 지으면 화답하고 슐 가지면 도븨하니 | 글 지으며 화답하고 술 생기면 술 나누니 |
| 졍분도 깁건이와 호사도 그지업다 | 정분도 깊거니와 호사도 끝이 없다. |
| 365 | 시월에 말을 타고 고향을 차자 가니 | 시월에 말을 타고 고향을 찾아 가니 |
| 본관에 셩덕 보소 남복 짓고 종 보내여 | 본관의 성덕 보소 옷을 주고 종 보내며 |
| 二百兩(이백양) 횡지 내여 저 하나 따라쥬며 | 이백 냥 노자 주고 군산월을 따르게 하여 |
| 임행에 하난 말이 메시고 잘 가그라 | 떠나는데 하는 말이 “뫼시고 잘 가거라. |
| 나으리 음영시에 네게야 내외할가 | 나으리 서울 가도 너를 멀리할까. |
| 370 | 千里江上 大道上(대도상)에 金學士(김학사) 꼿치 되어 | 천리강산 큰 길에서 김학사 꽃이 되어 |
| 비위를 마초면서 죠케 죠케 잘 가그라 | 비위를 맞추면서 좋게좋게 잘 가거라.” |
| 승교를 압셔우고 풍유남자 뒤딸으니 | 가마를 앞세우고 풍류 남자 뒤 따르니 |
| 오든 길 넙고넙어 귀흥이 그지 없다 | 왔던 길이 넓고 넓어 돌아가는데 흥이 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