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혹적인 꽃향기 속에서(392) - 평강식물원 외, 설강바람꽃 외

[악수]

매혹적인 꽃향기 속에서(392) - 평강식물원 외, 설강바람꽃 외

1. 설강바람꽃

2023년 4월 6일(목) 비, 평강수목원

가도 후회, 가지 않아도 후회다. 그렇다면 가서 후회하는 편이 낫다. 평강식물원은 행정구역으로는 포천에 있지만

강원도 철원에 가까운 북쪽이라 봄이 더디게 온다. 더구나 비가 내린다. 식물원 매표소 직원도 아직 볼만한 꽃이 피

지 않았다며 우리의 방문을 의아해 한다. 방문객은 나와 아내 우리뿐이다. 단 한 송이라도 못 보던 꽃을 볼 수 있다

면 여기에 온 보람이 있겠다. 풀꽃들은 빗속에서 잔뜩 웅크리고 있다. 그 모습 또한 기이하다.

지난번에 이어 조국의 『조국의 법고전 산책』(2022)에서 몇 구절 골랐다. 체사레 베카리아(Cesare Beccaria,

1738~1794)의 『범죄와 형벌(Dei delitti e delle pene)』(1764)에 나오는 구절이다.

2. 설강바람꽃

3. 미선나무

* 어두컴컴한 서재에서 고독한 연구를 통해, 결실을 거두기까지 오랜 시간이 소요될 진리의 씨앗을 처음에 뿌린

용기 있는 철학자―그에게 인류는 커다란 감사의 빚을 지고 있다.

주) 베카리아가 『범죄와 형벌』의 서론에 남긴 루소를 위한 헌사

4. 황산앵초

5. 남산제비꽃

6. 얼레지

* 형벌의 잔혹성과 형사절차의 난맥상을 연구하고 그와 싸워 온 인간은 거의 없었다. (…) 몇 세기에 걸쳐 누적되어

온 잘못을 일반적인 원리에 비추어 폭로하고 뿌리를 뽑고자 한 시도는 거의 없었다. 또한 불변의 진리만이 지닐 수

있는 힘을 통해, 가장 냉혈적인 잔혹함을 오랫동안 공공연하게 실행해온 권력의 제약 없는 횡포를 견제하고자 하는

시도도 거의 없었다. (…) 불멸의 법률가 몽테스키외도 이 문제를 대충 건드리고 말았다. (…) 나는 이 위인의 빛나

는 발자취를 따를 의무를 지고 있다. 하지만 내 글을 읽을 사려 깊은 독자라면 그의 토대로부터 내가 나아가는 바를

식별해낼 것이다.

7. 고비

* 잔인한 무관심과 풍요한 나태에 희생된 약자들의 신음소리, 증거도 없이 혹은 정체불명의 범죄를 처벌한답시고

쓸모없고 지나친 잔혹함으로 배가된 야만적인 고문들, 비천한 사람들을 가장 괴롭히는 수단, 다시 말해 불확실성이

란 수단으로 인해 한층 악화된 수감시설의 공포감.

10. 고비

11. 목련

12. 앵두나무

* 압제자가 내 주장을 접한다면 그건 내게 두려워해야 할 일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압제자는 독서의 취향을 갖고

있지 않기에 내가 걱정할 일은 별로 없을 것이다.

* 인류의 권리와 불굴의 진리를 옹호함으로써, 폭정과 무지에 희생되어온 불행한 자들 중 단 한 명이라도 죽음의

불안과 고통으로부터 구제해낼 수 있다면, 온 인류가 경멸하더라도 환희에 넘친 그 무고한 자의 감사의 눈물은 내게

충분한 위로가 될 것이다.

13. 앵두나무

14. 카라

15. 히어리

* 법은 자유로운 인간들 사이의 계약이며 그래야 마땅하다. 그러나 법이 소수 인간의 욕망의 도구가 아닌 경우는

거의 없었다.

* 가장 현명한 법이란 사회의 이익을 자연스럽게 분배하는 종류의 법이다. 이러한 법은 특권적인 소수의 손에 권력

과 행복을 집중시키고, 그 밖의 대다수 인간들을 무력하고 비참하게 만드는 힘에 저항한다. (…) 최대다수에 의해

공유된 최대의 행복―법은 바로 이 목적에 비추어 평가되어야 한다.

* 권리는 최대다수에게 최대이익을 안겨 주는 권력 내지 힘인 것이다. (…) 정의는 물리적 대상이나 실재하는 존재

가 아니다. 그것은 사람들이 사물에 대해 생각하는 방식의 하나이며, 만인의 행복에 무한한 영향을 미치는 방식을

말할 뿐이다.

16. 깽깽이풀

2023년 4월 7일(금) 맑음, 푸른수목원

서울 구로구 항동에 있는 푸른수목원은 작년 이때쯤 가서 별스런 재미를 보지 못했지만 이번에는 또 어떨까 하고

간다. 할미꽃 외에는 특별히 눈길을 끌만한 게 없다.

17. 황산앵초

19. 뜰보리수

* 범죄의 유일 타당한 척도는 사회에 끼친 해악이다.

* 나는 다만 자연법 및 사회계약을 위반한 범죄(crime)에 대하여 말하는 것이며, 종교적 죄악(sin)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종교적 죄악은 신이 벌하는 영역이다.

20. 키오노독사 루킬리아(Chionodoxa luciliae)

* 수많은 사소하고 무해한 행위를 금지하는 것은 후속적인 범죄를 예방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범죄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 범죄에 대한 형벌은 오직 법률을 통해서만 가능하다.

* 국민 각자는 법률에 위배되지 않는 행위라면 무엇이든 할 수 있으며, 자신의 행위에 뒤따르는 법적 효과 이외에

다른 불이익을 염려할 필요가 없다. (…) 이 신성한 신조가 없이는 합법적인 사회는 존재할 수 없다.

22. 할미꽃

* 재판관이 법률에 규정된 한도를 넘어선 형벌을 과할 경우 그 형벌은 부정한 것이다. 왜냐하면 그러한 형벌은 미리

정해진 정당한 형벌에다 새로운 형벌을 덧붙여 과한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어떤 재판관도 공공복리를 열망하거

나 공공복리를 우려한답시고 범죄를 저지른 시민들에 대해 법률로 이미 정해진 형벌보다 더한 처벌을 해서는 안 된다.

* 법의 해석을 불가피하게 만드는 법의 불명확성 역시 명백히 또 다른 해석이다. 법조문이 보통 사람들이 이해할 수

없는 언어나 사어(死語)로 작성된다면. 이는 죄악이다. 그럴 경우 보통 사람들은 자신들의 신체 ․ 생명 ․ 자유가

어떻게 될지를 스스로 예측할 수 없게 되고, 그 때문에 그들은 법조문을 다루는 몇몇 사람들의 처분에 맡겨지게

된다. 이러한 종류의 법언어는 공적이고 일반적인 문서를 사적이고 특수한 문서로 바꾸어버린다.

* 범죄를 억제할 수 있는 장애물의 크기는 그 범죄가 공익에 반하는 정도에 비례하여, 그리고 범죄로 이끄는 유혹에

비례하여 설정되어야 할 것이다. 요컨대 형벌은 범죄에 비례해야 하는 것이다.

* 잔혹한 형벌이 공공복리나 범죄예방의 목적에 직접적으로 저촉되지 않는다고 여겨지는 경우라 할지라도, 그것이

별 쓸모없음을 증명할 수 있기만 하다면, 그 경우에 잔혹한 형벌을 과해서는 안 된다. 필요 이상의 잔혹한 형벌은

박애의 덕에 비추어 비난받아야 할 뿐 아니라 정의에도 반하고 사회계약의 본질과도 상반되는 것이다.

타베부이아 크리산타(Tabebuia chrysantha)

능소화과. 열대 아메리카 원산으로 6m 높이로 자란다. 가지 끝에 종 모양의 노란색 꽃이 모여 피며, 베네수엘라의

국화이다. 꽃이 아름다워 관상수로 이용한다.

27. 백정화

* 형벌이 잔혹해질수록 범죄자는 그 처벌을 피하기 위해 위험을 무릅쓰게 된다. 잔혹한 형벌 그 자체가 범죄자를

더욱 대담하게 만든다. 형벌을 통해 그가 받을 해악이 너무나 크기 때문에, 그가 한 범행에 대한 처벌을 피하려는

일념에서 여러 후속범죄를 저지지를 수 있다.

* 형벌이 잔혹해질수록, 그에 비례하여 인간의 마음은 완강하고 무감각하게 된다. (…P 수레바퀴에 높이 매달아

죽이는 거형(車衡)이 아무리 잔혹한 형이더라도 한 세기 이상 시행된 이후에는 이전에 감옥형이 만들어낸 것 이상

의 공포감을 안겨줄 수 없게 된다.

30. 너도단풍나무

31. 왕벚꽃

[아부라백작(오호진)]

꽃들이 비를 맞으니 다들 다소곳해지네요.
구경 잘 했습니다.

[악수]

평강은 날 좋을 때 다시 가보아야겠습니다.
근처 산정호수도 보고.^^

[킬문]

괴산에 미선나무 군락지가 있지요...

[악수]

괴산이 미선나무 원조라고 알고 있습니다.
요새는 공원마다 식물원마다 흔합니다.
평강식물원의 위 미선나무는 열매가 특히 예뻐서 찍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