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년만의 최악 줄폐업…지난달은 53곳 달해 초비상
시공능력 상위 중견사도 법정관리…“중소형 벼랑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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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 시장에서 ‘원도급자’로서 비중이 큰 종합건설사가 올해 상반기에만 250곳 가까이 줄폐업한 것으로 확인됐다. 12년 만의 최고치인 것은 물론, 폐업 규모도 증가세를 타고 있어 위기감이 확산되고 있다.
13일 한국건설산업연구원(건산연)이 건설산업지식정보시스템(KICON)의 폐업 공고 건수 통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1~6월) 접수된 건설업 폐업신고는 1794건에 달한다.
특히 발주자와 원도급자, 하도급자 등으로 나뉘는 건설 시장에서 원도급자에 해당해 규모‧중요성이 모두 큰 종합건설기업만 따져도 248곳이 문을 닫았다.
이는 2011년 상반기의 310건 이래 최대치의 폐업 접수다. 지난해 종합건설업체 폐업 건수는 모두 362건으로 한달 평균 30건 수준이었으나, 올 상반기는 41건으로 지난해보다 월평균 10건씩이나 많은 상황이다.
더욱 우려되는 것은 상반기가 진행될수록 폐업 건수가 증가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1월에는 지난해와 평균과 비슷한 33곳 폐업으로 그쳤지만, 2월에는 38곳, 3월에는 48곳으로 대폭 늘었다. 4월과 5월은 각각 38곳이 폐업했지만, 지난달에는 53곳이 폐업하며 다시 늘었다. 상반기를 넘어선 7월에도 이날까지 이미 20곳이 문을 닫았다.
점점 빨라지는 종합건설업체 줄폐업은 하도급을 맡는 전문건설업체 운영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건산연은 종합건설업체의 폐업 건수가 늘어난 원인으로 부동산 경기 부진과 이로 인한 건설 수요 감소를 원인으로 지목했다.
건산연 관계자는 "폐업 건수가 늘었다는 것은 어쨌든 그만큼 건설업체들의 상황이 좋지 않다는 의미"라며 "부동산 경기가 안좋다 보니 착공 물량이 많이 줄어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올해 '해피트리' 브랜드로 널리 알려진 신일건설이 법정관리에 들어가는 등 중견에 속하는 건설사들도 자금난을 피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 4월에는 시공능력평가 109위에 위치한 중견 건설사 대창기업도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더군다나 부동산 경기 부진이 지속하는 와중 원자재 가격까지 치솟으면서 공사비가 급증해 당분간 신규 수주 확대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 단기간에 폐업이 줄어들긴 어려운 상황이다.
건설업계에서는 중견건설사까지 고난을 겪는 상황에서 중소건설사들의 피해는 더욱 심각하다고 입을 모은다.
중견 건설사들은 지방 아파트 분양과 관급공사가, 중소형 건설사들은 주택업이 주된 소득원인데 최근 들어 수도권으로 쏠리는 수요와 적체된 미분양 물량으로 양쪽 다 악화일로를 걷고 있기 때문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5월 기준으로 전국에 쌓인 미분양 물량은 6만8865호에 달하고, 이중 준공 후에도 분양되지 못해 ‘악성’으로 분류되는 준공 후 미분양도 8892호에 달해 건설사들의 사업을 더욱 어렵게 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대형건설사는 해외사업이나 신사업에 뛰어들 여력이 있지만 주택 밖에 붙잡을 것이 없는 중소형 회사는 벼랑 끝에 몰린 셈”이라며 한숨을 쉬었다
출처 : 중소기업신문(http://www.sm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