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민주당 김의겸 의원이 13일 국회 소통관에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부인 김건희씨 논문 표절 및 사업계획서 도용 의혹 관련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MBC 취재진이 윤석열 전 검찰총장 아내 김건희씨의 논문 관련 취재를 하며 경찰을 사칭한 것을 옹호했던 김의겸 열린민주당 의원이 재차 사과문을 올렸다.
한겨레 기자 출신인 김 의원은 14일 페이스북을 통해 “한겨레 후배님들에게 정중하게 사과드린다”며 “남들이 이러쿵저러쿵해도 ‘그러려니’ 했다. 그런데 친정인 한겨레의 후배로부터 질책을 들으니 가슴 한쪽 구석이 와르르 허물어진다”고 했다.
그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MBC 취재진을 고발한 걸 비판하고자 했던 게 제 애초 취지였다. 대선 주자의 첫 행보가 기자들의 입에 재갈을 물리려는 것으로 보였다”며 “그걸 강조하려다 보니 MBC 기자의 잘못을 조금이나마 가볍게 보이고 싶었다. 제 잘못”이라고 했다.
이어 “저는 가볍게 던진 말이라고 생각했는데, 한겨레 후배들의 마음에 이토록 상처를 줄 거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 정말 제 감수성에 문제가 생겼나 보다. 무뎌지고 딱딱해지고 낡아 버렸나 보다”라며 “돌아보고 또 돌아보겠다. 그리고 앞으로는 제 언행으로 말미암아 한겨레 식구들에게 부담을 주는 일이 없도록 삼가고 조심하겠다”고 했다.
김 의원은 “한겨레 독자 여러분들은 오해하지 말아달라”며 “제가 말한 사례는, 제가 경찰서 출입 기자를 하던 20~30년 전 이야기다. 한겨레에서 일할 때 ‘취재윤리를 어겨서라도 기삿거리를 가져오라고 채근하는 선배’는 결코 아니었음을 말씀드린다. 못난 선배 김의겸 꾸~벅”이라고 했다.
앞서 김 의원은 12일 오전 YTN 라디오에 출연해 “(MBC) 기자가 수사권이 없으니까 경찰을 사칭한 것으로 보인다”며 “저희들, 나이가 든 기자 출신들은 사실 굉장히 흔한 일이었다”고 했다. 그는 진행자가 “흔하다는 말씀은… 이것도 일종의 사칭인데요”라고 하자, 김 의원은 “그렇죠. 흔한 일이었다”며 “아마 제 나이 또래에서는 한두 번 안 해본 사람이 없을 것”이라고 했다.
이에 허은아 국민의힘 의원은 “MBC 기자의 경찰 사칭을 논하며 ‘흔한 일이었다’고 자랑스럽게 말하는 김 의원의 발언을 들으니 내로남불이라는 평행우주가 존재하는 것만 같다”며 “이분이 기자 출신이자, 대통령의 입인 청와대 대변인이었다는 것, 그리고 현역 국회의원이라는 사실이 믿어지질 않는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