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리그야, 놀자!] 시리즈의 사나이-시리즈의 역적
[속보, 스포츠, 프로야구] 2002년 09월 27일 (금) 12:29
결국 6개월을 숨가쁘게 달려온 2002 메이저리그 페넌트레이스가 이번 주에끝난다. 일년에 162경기로 포스트 시즌 진출팀을 가리지만 아직도 안개속인 지구가 있고 또 한국 선수들이 무려 5명이나 메이저리그에 올라온 경사도 겹쳐 있어 이래저래 흥미로운 막판 레이스이다.
그래도 역시 초점은 포스트 시즌에 어느 팀이, 그리고 어느 선수가 활약을 보여 '10월의 사나이'로 탄생하느냐 일 것이다. 흔히 단기전에서는 누군가 ‘미쳐줘야’ 팀이 승리할 수 있다고 말한다. 결국 예상치 못한 선수의 활약 없이 승리가 어렵다는 얘기일 것이다.
메이저리그에서는 역시 투타를 막론하고 기둥 선수들이 팀을 이끌지 못하면 무너지는 예가 더 많은 것 같다. 페넌트레이스에서 펄펄 날다가 포스트 시즌에만 들어가면 고개 숙인 남자가 되는 '간이 작은 사나이'가 있는반면 큰 경기에 더욱 강한 스타도 적지 않다.
'미스터 옥토버'로 잘 알려진 레지 잭슨은 월드 시리즈 타율이 3할5푼7리에 홈런이 무려 10개다. 1977년 월드시리즈에서 기록한 한 경기 3연타석홈런은 지금도 전설로 남아있다.
또 피츠버그의 리더 윌리 스타젤은 79년 4할의 타율에 3개의 홈런으로 시즌 MVP에 챔피언쉽 시리즈, 월드 시리즈까지 MVP 3관왕에 오르기도 했다.
꾸준함을 자랑했던 폴 몰리터는 2번의 월드 시리즈에서 4할1푼8리의 타율에 한 경기 5안타라는 진기록을 세웠다.
반면 월드 시리즈 반지에 대한 열망은 누구 못지않게 강하지만 포스트 시즌서 팀에 전혀 도움을 주지 못한 스타들도 적지 않다.
현역 선수 중 가장 잘 알려진 선수는 역시 배리 본즈이다. 피츠버그 시절부터 지난해까지 5번의 포스트 시즌 타율은 2할에 채 미치지 못한다. 27경기에서 홈런도 달랑 한 개.
휴스턴의 '킬러B'의 선두 주자 제프 배그웰은 1할7푼대 타율에 홈런은 하나도 없다. 휴스턴이 디비전 시리즈조차 통과하지 못하는 주된 이유다. 팀동료 크레이그 비지오는 한술 더 떠 1할3푼에 타점이 하나도 없다.
그래도 이들은 86년 월드 시리즈에서 보스턴 레드삭스의 우승을 눈앞에두고 다리 사이로 공을 빠뜨려 보스턴 팬들의 영원한 미움을 받는 빌 버크너보다 나을지도 모른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애리조나의 김병현은 2년 연속 포스트 시즌을 맞이하게 됐다.
디비전 시리즈와 챔피언십 시리즈에서 방어율 0으로 3세이브를 챙겼지만월드 시리즈는 최악의 주인공이 될 뻔했다. 지난해 김병현이 어린 나이와포스트 시즌 무경험으로 주목을 받았다면 올해는 지난해 월드 시리즈 기억으로 다시 주목을 끌 것이다.
올해 포스트 시즌에도 기대했던 영웅, 기대치 않았던 새로운 영웅과 함께팀 패배를 혼자 잘못인양 비난을 받을 불운의 선수도 분명히 나올 것이다.
큰 물에서 노는 고기는 다르다고 올해는 조금 더 큰 대어로 성장한 김병현과 새로운 영웅, 그리고 패자에게도 아낌 없이 박수를 보낼 명시리즈를 기대해본다.
/송재우 MBC 메이저리그 해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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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09.27 1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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