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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히 이유가 없는데 꿀꿀이가 느물느물 나를 휘감고 도는 형국입니다. 한 달 가까이
가을 채집을 하다가 지난주는 고향 담양에 내려가 추억의 습격을 받고 태풍 속에서
7시간씩 이틀간 강행군을 했습니다. 예정대로라면 오늘 추월 산을 찍고 소쇄원,
내장산으로 올라가야 하지만 모든 일정을 취소하고서 ‘안성 팜 랜드‘에 다녀왔습니다.
꿩대신 닭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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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꿈을 잘 안 꾸는데 어머니께서 돌아가시는 꿈을 꾸었어요. 그것도 어머니의
임종부분만을 지켜보는 꿈을 말입니다. 혹시 부고라도 받게 될까봐 불안, 불안
하면서 식구들에게 전화도 못 걸겠더라고요. 예주가 무미과 시험(9.25.wed)을 잘 봤는지
모르겠네요. 역시 물어볼 수가 없어서 학원으로 가볼까 하다가 또 참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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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고 보면 인생은 기다림인 것 같아요. 황 대권의 책‘민들레는 장미를 부러워하지
않는다.‘에서 ’선은 기다림 속에서 자란다고‘ 하질 않습니까? 우리 나이가 되면 자식이
제일 무섭습니다. 그래서 안달도 나고, 닥 달도 하지만 이제 자식마저 내려놓았어요.
내려놓으면 이렇게 편한데 그동안 왜 못 내려놓았을까요? 제발, 사랑이라고 하지 마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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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6세대에 이어 586(50대,80학번, 60년대 생)세대가 다시 주목받고 있습니다.
민주화세대로 일컫는 586세대가 현대사에 미친 긍정적인 영향은 상당합니다. 암흑했던
군사정권시절 자신들의 삶과 생명을 던지며 온몸으로 저항을 했어요. 6.10민주항쟁은
‘넥타이부대’가 전 통에게 최후의 일격을 가해 독재를 마감 친 사건입니다. 그럼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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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구하고 우리가 짚고 넘어가지 않을 수 없는 것은 이것이 민주주의 가치에 충실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성찰하고 인정해야 할 것입니다. 집단주의 사고 속에서 정치적,
사회적 모순을 학습 받아서 그랬는지 민주주의 가치의 핵심인 ‘개인의 다른 생각’은
허용되기 힘들었어요. 데모만 하더라도 반독재에 대한 항거 수단으로 국민들의 은밀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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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지를 받았습니다. 이런 지지가 있었기에 우리는 열심히 투쟁할 수 있었고, 투쟁
과정에서 모든 행위가 합리화 될 수 있었지요. 심지어 제도를 무시한 행위마저도 당연
시 되기도 했습니다. 당시의 제도라는 것은 독재유지의 도구이자 수단으로 여겨졌고,
실제 그런 측면이 강했기 때문입니다. 또 한편으로는 거대한 몬스터에 저항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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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니 세상을 선과 악의 이분법으로 바라보았던 측면도 있었어요. 이 과정에서 민주화는
어느 정도 진전이 있었지만, 586 마음속에는 제도를 무시하는 경향이 남아있습니다.
그래서 제도에 대한 이성적 신뢰를 우리 사회에 뿌리박게 하지는 못했다는 말입니다.
어쩌면 민주화의 흉내만 내고 내실을 다지지 못한 것이지요. 기독교 신앙에서는 내면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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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꾸지 않는 모든 인간은 '죄'인이고, 죄인들은 자기 합리화와 변명으로 일관하는
특징이 있습니다. 법무부, 교육부, 외교부, 국방부, 검찰, 경찰 단 한 곳도 투명한 곳을
보지 못했습니다. 진보가 보수되는 것은 시간문제이고 이런 사고 속에서 다양성을 받아
들이기는 힘들 것입니다. 스스로에게는 관대하고 남에게는 율법의 잣대를 들이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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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트 집단에 가장 분노하는 세대가 1987년 민주화 이후에 태어난 Z세대들(2030)입니다.
우리가 아는 것처럼 민주주의의 핵심 가치는 ‘공정성’입니다. 제발 공정하게 좀 하시라.
사설이 길었습니다. ‘팜 랜드’는 생각보다 히스토리가 오래되었습니다. 1970년이면
50년이 된 셈이네요. 안성이 박통시절만 해도 해택을 많이 받았더라고요. 지금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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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성 죽산 같은데 가면 육 영수 여사 추모관도 있고, 가게 이름이 ‘새마을 운동‘이 있는
것을 보았습니다. 제가 본 농, 축협 중에 안성이 가장 부자라는 생각이 듭니다. 팜 랜드만
하더라도 직원이 몇 백 명인지 모르겠고 팜 랜드 주변 농협 연구소, 유통사업부, 개발부
공도 뒷길 땅이 다 농협소유입니다. 인구20만도 안 되는 이곳에 아파트를 계속 짓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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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를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요? 입장료 12,000원을 주고 들어갔어요. 어제 팜 랜드에
일하러 왔다가 볼게 뭐가 있을까 했는데 막상 들어가 보니 30만평부지에 농장을 만들어
놓았더라고요. 애들 놀이터는 패스하고 오른 쪽 외각부터 트래킹을 시작했어요. 커피숍
앞에 연못이 있었어요. 방부 목다리에서 금붕어를 보았고요, ‘미련한 양들’은 초등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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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 봤을 까요? 이솝우화에 나온 걸까요? 외길에서 서로 안 비켜주다가 둘 다 물에
빠졌다나 봐요. 양보하란 말인가? 수준하고는. 어쨌거나 현 정국과 놀랄만큼 흡사합니다.
아프리카 돼지 열병 때문에 난리라고 하던데 언제 사람들이 이렇게나 몽땅 들어왔는지
모르겠어요. 몽환적인 꽃이 있어서 조화인가 하고 가봤더니 ‘뮬리‘라고 합디다. 황금 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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핑크 두 가지인데 스프레이를 뿌려 놓은 것 같이 보였어요, 저 여인은 작가인가?
셀프 사진 찍는 폼이 제법 전문가 같네요. 코키아도 있었어요. 저것은 갈대 열매라고
해야 하나? 상당히 퀄리티가 있어 보입니다. 제가 오리를 구경할 나이는 아니지만 갑자기
‘백조의 호수’물갈퀴 스토리가 생각이 나서 한 컷 찍었어요. 코스모스 길로 가려고 길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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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는데 오른 쪽에 노랑이 군락이 보입니다. 뭐래? 유채꽃인가? 오는 길에 확인하기로 하고
가던 길을 갑니다. 팔로우 미! 서부영화 ‘목장의 결투‘ 세트장인가 했는데 타조가 성큼성큼
저를 마중 나왔어요, 타조를 이렇게 근접 거리에서 보는 타조는 처음입니다. 이정도 크기니까
타조를 타기도 하는 모양이지요? 청승떨기 싫어서 ‘나 홀로 나무‘ 패스, 김래원, 이해숙 나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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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사랑의 원자탄 ’해바라기‘도 패스, 와, 이것은 뭐다냐? 코스모스가 아닙니까? 세상천지에
이런 게 많은 코스모스를 어디서 볼 수 있답니까? 여의도광장 전체에 레드 카펫을 깔아 놓은
것 같네요. 코스모스 만으로 12,000원 값이 충분합니다. 기분이 마구, 마구 좋아지고 있습니다.
오늘 등산일정을 잡은 분들에게 광고합니다. 팜 랜드에 꽃길 트래킹을 하시라. 산책이상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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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네핏(benefit)이 있을 것입니다. 저는 셀프 봉 없이도 ‘꽃보다 남자‘가 가능합니다.
근데 왜 이렇게 더운 것이여? 지금 9월 말인데 체감온도는 8월 날씨입니다. 얼굴 탈까봐
마스크를 쓰면 숨이 차고 벗으면 얼굴이 그을리고. 어쩌라고? 벗다가 쓰다가 찍다가 난리
브루스를 치면서 코스모스를 엔조이했고 다음은 아까 점찍어둔 노랑이 군락으로 고고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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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까이 가보니 유채꽃이 아니라 ‘황화’라는 꽃입니다. 그냥 노랑이 외국 코스모스정도로
넘어갑니다. 팜 랜드는 사진 포인트가 여기저기 많았어요. ‘남자의 품격’ ‘각시 탈’ ‘구가의
서‘ 장 동건, 김 하늘, 주연, 이 승기정도를 알고 있는 제가 드라마 광이 아닙니까?
예정에도 없는 셀-카를 과하게 찍게 되더라고요. 보는 것은 코스모스군락이 판타스틱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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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상 사진은 노랑이 배경(황화)이 잘나오는 것 같습니다. 위치를 가늠해보려고 계속 전체
풍경을 재보았어요, 레드페스-워치타워-팜-랜드 뒤쪽으로 공도 땅 5/1이 모두 농협 땅
같습니다. 더 이상 사업을 확장할 필요도 없습니다. 악성 채권만 슬슬 신경 쓰면서 대대손손
잘 먹고 잘사시라. 10k트래킹 하는데1시간 30분을 썼어요. 아침에 볼일을 못 봤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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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호가 왔습니다. 제가 밖에서 큰일을 못 보는데 말입니다. 2주차장 앞까지 차들이 꽉
찼습니다. W. C에 들어갔는데 비대가 아닙니다. 당연히 물티슈도 없습니다. 이제 어떡하지요?
2019.9.28.sat.악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