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호이산(調虎離山)
호랑이가 산을 떠나도록 만든다는 뜻으로, 적을 현재의 유리한 상황에서 불리한 상황으로 이끌어낸 뒤 급습을 가하는 계책이다.
調 : 고를 조(言/8)
虎 : 범 호(虍/2)
離 : 떼놓을 이(隹/11)
山 : 뫼 산(山/0)
출전 : 삼십육계(三十六計) 공전계(攻戰計) 第15計 조호이산(調虎離山)
흔히 36계(三十六計)를 손자병법의 내용으로 오인하는 경우가 많은데 삼십육계는 작자미상의 책이다.
제1계 만천과해(瞞天過海)부터 36번째 계략인 주위상(走爲上)으로 끝나는 36계는 만들어진 시기는 분명하지 않지만, 대개 5세기까지의 고사(故事)를 17세기 명나라 말에서 청나라 초기에 수집하여 만들어진 것이라고 전해지고 있다.
그 삼십육계(三十六計)의 제15계가 조호이산(調虎離山)이며 내용은 다음과 같다.
調虎離山;
待天以困之, 用人以誘之, 往蹇來返.
자연조건이 적에게 불리해지는 때를 기다려 재차 겹겹이 포위하거나, 인위적인 허상을 만들어 유혹하는 것이다. 진격하는 것이 무리라고 판단되면 적이 아군을 공격해 오도록 유인한다.
병법의 관점에서 볼 때 여기의 호(虎)는 강적, 산(山)은 강적이 점거하고 있는 유리한 지형이나 조건, 조(調)는 강적을 그들에게 불리한 지역으로 유인하는 것을 뜻한다. 조호이산 계책은 적을 먼저 현재의 유리한 상황에서 끌어내는 것이 관건이다.
조호이산의 뜻을 잘 표현한 관자(管子) 第64篇 형세해(形勢解)의 내용을 보자.
蛟龍, 水蟲之神者也.
乘於水, 則神立; 失於水, 則神廢.
교룡(蛟龍)은 물에서 사는 것들 가운데 신령스럽다. 그러나 물에 있을 때는 신령스럽지만, 일단 물에서 벗어나면 신령스러움도 사라진다.
人主, 天下之有威者也.
得民則威立; 失民則威廢.
사람들의 주인 노릇을 하는 군주는 천하에서 가장 큰 위엄을 갖추고 있다. 그러나 백성들을 얻으면 그러한 위엄을 부릴 수가 있지만, 백성들을 잃으면 위엄도 따라서 없어지고 만다.
蛟龍待得水而後立其神, 人主待得民而後成其威. 故曰; 蛟龍得水, 而神可立也.
교룡은 물에 있어야 신령스럽고, 군주는 백성이 있어야 위엄을 갖출 수가 있다. 고로, 교룡은 물에 있어야 신령스러울 수 있는 것이다.
虎豹, 獸之猛者也, 居深林廣澤之中, 則人畏其威而載之。
호랑이와 표범은 동물 가운데 맹수로서, 깊은 숲과 넓은 늪지에 살며, 사람이 그 위력을 두려워해 존중한다.
人主, 天下之有勢者也.
深居則人畏其勢.
군주는 천하에 큰 위세를 지닌 사람이다. 궐내의 깊은 곳에 거처하면 사람들이 그 위세를 두려워한다.
故虎豹去其幽而近於人, 則人得之而易其威.
만일 호랑이와 표범이 그윽이 깊은 곳을 떠나 사람이 사는 근처에 오면 사람이 잡아 죽이는 까닭에 그 위풍을 볼 길이 없다.
人主去其門而迫於民, 則民輕之而傲其勢.
군주가 대궐을 떠나 백성에게 가까이 다가가면, 백성은 그를 우습게 보는 까닭에 그 위세를 업신여기게 된다.
故曰; 虎豹託幽, 而威可載也.
그래서 호랑이와 표범은 그윽이 깊은 곳에 머물러야 비로소 위엄을 떨칠 수 있다고 하는 것이다.
못된 용은 얕은 물에서 놀다가 새우에게 비웃음을 사며, 타락한 호랑이는 평지에서 놀다가 개새끼에게도 속는다는 속담이 있다.
조호이산(調虎離山)
호랑이를 꾀어 산을 떠나게 한다는 뜻으로, 강한 적은 약화시킨 뒤 공격한다는 말이다.
으르렁거리는 백수의 왕 호랑이도 산 속에서 내려오면 힘을 잃고 약한 인간에게 사로잡힌다. 아무리 뛰어난 능력을 가졌어도 그것을 펼칠 여건이 되지 않으면 '날개 없는 봉황'이 되고 '임자 없는 용마'가 되는 법이다.
날랜데다 힘으로 대적할 수 없는 호랑이를 잡으려면 천하장사라도 맨손으로 잡기보다 계략을 쓰는 것이 좋다. 호랑이를 꾀어(調虎) 자기가 힘을 쓸 수 있는 산을 떠나게 하는(離山) 것이다. 중국의 고대 병법인 '삼십육계(三十六計)' 중에서 15번째 계책이다. 공격 때 전략인 공전계(攻戰計)의 세 번째로 범을 산에서 유인해내어 사로잡는다는 방법이다
병법이라 하면 손자(孫子)나 손빈(孫臏)을 먼저 떠올리지만 작자나 연대는 미상이라도 서른여섯 가지의 계책 중 도망하는 게 최고라는 주위상(走爲上)이 줄행랑이고 삼십육계의 하나라는 것은 대체적으로 알 정도로 친숙하다. 패전계(敗戰計) 중의 하나로 미인계(美人計)와 고육계(苦肉計)도 여기에 들어간다.
지려고 하는 싸움은 없으니 전투를 벌였으면 이겨야 한다. 그런데 상대가 호랑이와 같은 강적이라 계략을 써서 공격해야 한다. 이 계책에 대한 설명은 '자연조건이 적에게 불리해지는 때를 기다려 아군에 유리하도록 유인하는 것이다(待天以困之 用人以誘之 往蹇來連)'고 했다. 바로 호랑이를 산에서 내려오도록 하는 방법이다.
호랑이를 유인하여 산에서 내려오게 한 뒤 사로잡는 병법은 잘 알려져서인지 곳곳에서 응용된다. 춘추시대(春秋時代) 위(衛)나라의 충신 석작(石碏)은 아들 석후(石厚)가 왕의 시해사건에 가담하여 고위직에 오르자 꾀를 썼다.
새 왕과 아들을 이웃 왕에게서 신임을 받아야 한다며 새 왕과 함께 보내 처치하도록 했다. 삼국시대(三國時代) 동오(東吳)의 손책(孫策)이 어린 나이에도 천혜의 요지 여강(廬江)을 차지하게 된 것은 그곳 태수 유훈(劉勛)을 뇌물로 꾀어냈기 때문에 가능했다.
밀림 속의 호랑이는 모두 두려워한다. 들판으로 꾀어내면 약한 인간들도 사로잡을 수 있다. 큰 힘을 가진 호랑이는 산이나 숲이 힘의 원천이다.
관중(管仲)의 가르침을 모은 관자(管子)에 교룡득수(蛟龍得水)란 말이 나오는데 교훈을 준다.
무시무시한 교룡도 물이 있어야 신성하고, 호랑이와 표범도 깊은 골짜기 안에서 힘을 쓸 수 있으니 군주도 백성의 신망을 얻어야 잘 다스릴 수 있다는 이야기다. 무엇을 의미할까. 큰 권력을 가진 세력가일지라도 힘을 받쳐줄 국민들의 지지가 없으면 하루아침에 허수아비가 된다는 것을 명심할 일이다.
▶️ 調(고를 조, 아침 주)는 ❶형성문자로 调(조, 주)는 간자(簡字), 調(조, 주)는 동자(同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말씀 언(言; 말하다)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동시(同時)에 뜻을 나타내는 周(주, 조)로 이루어졌다. 周(주, 조)는 골고루 미치다, 고르는 일의 뜻으로 調(조)는 말이나 음의 균형(均衡)이 잘 잡혀 있다, 조율하다(調律), 음악의 가락의 뜻으로 쓰인다. ❷회의문자로 調자는 '고르다'나 '조절하다'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調자는 言(말씀 언)자와 周(두루 주)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周(두루 주)자는 오밀조밀하게 짜여있는 밭을 그린 것으로 '두루'나 '세밀하다'는 뜻을 갖고 있다. 이렇게 '세밀하다'는 뜻을 가진 周자에 言자를 결합한 調자는 '(말이) 친밀하다'나 '조화롭다'는 뜻으로 만들어졌다. 그러나 지금은 단순히 '고르다'나 '조절하다'는 뜻으로만 쓰이고 있다. 그래서 調(조, 주)는 (1)품격(品格)을 높고 깨끗하게 가지려는 행동(行動) (2)곡조(曲調) (3)조성(調性) 등의 뜻으로 ①고르다 ②조절(調節)하다 ③어울리다 ④길들이다 ⑤꼭 맞다, 적합(適合)하다 ⑥지키다, 보호(保護)하다 ⑦비웃다, 조롱(嘲弄)하다 ⑧속이다, 기만(欺瞞)하다 ⑨뽑히다, 선임(選任)되다 ⑩부르다, 불러내다 ⑪걷다, 징발(徵發)하다 ⑫조사(調査)하다 ⑬옮다, 전근(轉勤)하다 ⑭(곡식을)내다 ⑮(악기로)연주하다 ⑯갖추다, 준비하다 ⑰헤아리다, 살피다 ⑱부드럽다 ⑲구실(온갖 세납을 통틀어 이르던 말) ⑳가락, 음률(音律) ㉑취향(趣向), 운치(韻致) 그리고 ⓐ아침(주) ⓑ무겁다(주)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화할 화(和), 고를 균(均)이다. 용례로는 사물의 내용을 자세히 살펴 봄을 조사(調査), 고르지 못한 것이나 과부족이 있는 것 따위를 알맞게 조절하여 정상 상태가 되게 함을 조정(調整), 사물을 정도에 맞추어서 잘 고르게 함을 조절(調節), 서로 잘 어울림을 조화(調和), 자금이나 물자 등을 대어 줌을 조달(調達), 분쟁의 중간에 서서 화해 시킴을 조정(調停), 두 가지 이상의 것을 한데 섞음을 조합(調合), 조사한 사실을 적은 문서를 조서(調書), 음식의 맛을 고르게 맞춤을 조미(調味), 여러 가지 약을 적절히 조합하여 한 가지 약제를 만듦을 조제(調劑), 말이나 글에서 다른 사람에게 어떤 부분이나 요소나 내용을 분명히 깨달아 알도록 중요하다고 말하거나 여러 번 말하는 것을 강조(强調), 어떤 분위기나 감정 등이 한창 무르익거나 높아짐을 고조(高調), 사물의 사정이나 상태나 경기 등이 좋음을 호조(好調), 아무 탈없이 일이 잘 되어 가는 상태를 순조(順調), 논술하는 말투나 글투를 논조(論調), 힘을 합하여 서로 조화함을 협조(協調), 같은 가락 또는 남의 주장에 자기의 의견을 일치 시킴을 동조(同調), 낮은 가락 또는 활기가 없이 침체함이나 능률이 오르지 아니함을 저조(低調), 그림 등에 나타난 빛깔의 강하고 약함을 색조(色調), 걸음걸이의 속도나 모양으로 동시에 진행되는 여러 가지 일들의 속도나 상태를 보조(步調), 가사나 음악 등의 가락을 곡조(曲調), 바람과 비가 순조롭다는 뜻으로 기후가 순조로워 곡식이 잘 됨 또는 천하가 태평함을 이르는 말을 풍조우순(風調雨順), 때는 다르되 가락은 같다는 뜻으로 시대는 달라도 인간 또는 사물에는 각각 상통함이 있음을 이르는 말을 이세동조(異世同調), 옛 곡조라서 연주되지 않는다는 뜻으로 자기를 알아주는 사람을 만나기 어렵다는 말을 고조불탄(古調不彈), 음양이 서로 조화되지 아니한다는 말을 음양부조(陰陽不調) 등에 쓰인다.
▶️ 虎(범 호)는 ❶상형문자이나 회의문자로 보는 견해도 있다. 갑골문의 호(虎)자는 머리는 위로 향하고 꼬리는 아래로 향하며 몸에는 무늬가 있다. 중국인들은 호랑이의 머리에 왕(王)자가 크게 쓰여 있어서 호랑이가 바로 동물의 왕이라고 생각하였다. ❷상형문자로 虎자는 '호랑이'나 '용맹스럽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호랑이는 예나 지금이나 용맹함을 상징한다. 그러나 고대인들에게 호랑이는 두려움의 대상이자 신비의 영물이었다. 이러한 인식은 문자형성에도 영향을 미치게 되어 虎자가 쓰인 글자 대부분은 '용맹함'이나 '두려움'이 반영되어 있다. 갑골문에 나온 虎자를 보면 호랑이의 몸집과 얼룩무늬가 그대로 표현되어있었다. 그러나 소전에서는 획이 변형되면서 지금의 虎자가 만들어지게 되었다. 참고로 虎자는 폰트에 따라 다리 부분이 儿자나 几자가 혼용되기도 한다. 그래서 虎(호)는 虍(범호 엄)부수로 ①범, 호랑이 ②용맹스럽다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범의 꼬리를 호미(虎尾), 용맹스러운 장수를 호장(虎將), 호랑이와 이리를 호랑(虎狼), 털이 붙은 범의 가죽이라는 호피(虎皮), 범에게 당하는 재앙을 호환(虎患), 범의 위세란 뜻으로 권세 있는 사람의 위력을 호위(虎威), 매우 용맹스러운 병사를 호병(虎兵), 범과 같이 날카로운 눈초리로 사방을 둘러 봄을 호시(虎視), 사나운 범을 맹호(猛虎), 큰 호랑이를 대호(大虎), 엎드려 앉은 범을 복호(伏虎), 다른 산에서 온 호랑이를 객호(客虎), 용맹스럽고 날래다는 비유를 비호(飛虎), 소금처럼 흰 눈으로 만든 호랑이를 염호(鹽虎), 범이 죽으면 가죽을 남긴다는 뜻으로 사람도 죽은 뒤에 이름을 남겨야 한다는 말을 호사유피(虎死留皮), 범이 먹이를 노린다는 뜻으로 기회를 노리며 형세를 살핌을 비유하는 말을 호시탐탐(虎視眈眈), 용이 도사리고 범이 웅크리고 앉았다는 뜻으로 웅장한 산세를 이르는 말을 호거용반(虎踞龍盤), 범과 용이 맞잡고 친다는 뜻으로 영웅끼리 다툼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호척용나(虎擲龍拏), 범에게 고기 달라기라는 속담의 한역으로 어림도 없는 일을 하려고 함을 이르는 말을 호전걸육(虎前乞肉), 구사 일생으로 살아 남은 목숨을 일컫는 말을 호구여생(虎口餘生), 잡았던 범의 꼬리를 놓기가 어렵다는 뜻에서 위험성이 있는 일을 비롯한 바에 그대로 나가기도 어렵고 그만두기도 어려움을 가리키는 말을 호미난방(虎尾難放), 범의 꼬리와 봄에 어는 얼음이라는 뜻으로 매우 위험한 지경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호미춘빙(虎尾春氷), 범의 굴에 들어가야 범의 새끼를 잡는다는 뜻으로 무슨 일이든지 큰 위험을 각오하지 않으면 큰 수확을 얻지 못함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호혈호자(虎穴虎子), 호랑이같이 예리하고 무섭게 사물을 보고 소같이 신중하게 행동한다는 뜻으로 모든 일에 신중을 기함을 이르는 말을 호시우보(虎視牛步), 매우 위험한 참언이라는 뜻으로 남을 궁지에 몰아넣는 고자질이나 헐뜯는 말을 이르는 말을 호구참언(虎口讒言), 용과 호랑이가 서로 싸운다는 뜻으로 비슷한 상대끼리 맹렬히 다투는 것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용양호박(龍攘虎搏) 등에 쓰인다.
▶️ 離(떠날 리/이, 붙을 려/여, 교룡 치)는 형성문자로 离(리)는 동자(同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새 추(隹; 새)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동시에 꾀꼬리란 뜻을 나타내는 글자 离(리)로 이루어졌다. 꾀꼬리, 떨어진다는 뜻으로 쓰이는 것은 剺(리)의 차용(借用)이다. 그래서 離(리, 려, 치)는 ①떠나다 ②떼어놓다, 떨어지다 ③갈라지다 ④흩어지다, 분산하다 ⑤가르다, 분할하다 ⑥늘어놓다 ⑦만나다, 맞부딪다 ⑧잃다, 버리다 ⑨지나다, 겪다 ⑩근심 ⑪성(姓)의 하나 ⑫괘(卦)의 이름 그리고 ⓐ붙다, 달라붙다(려) ㉠교룡(蛟龍: 상상 속 동물)(치) ㉡맹수(猛獸)(치)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나눌 별(別), 상거할 거(距),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합할 합(合)이다. 용례로는 떨어져 나감을 이탈(離脫), 부부가 혼인 관계를 끊는 일을 이혼(離婚), 서로 갈려 떼어짐을 이별(離別), 맡은 바 임무에서 떠남을 이임(離任), 인심이 떠나서 배반함을 이반(離叛), 떨어져 흩어짐을 이산(離散), 비행기 따위가 땅 위를 떠나 떠오름을 이륙(離陸), 물 위에 있다가 물에 떠남을 이수(離水), 두 사람 사이에 하리를 놀아 서로 멀어지게 함을 이간(離間), 직업을 잃거나 직장을 떠남을 이직(離職), 농민이 농사짓는 일을 그만두고 농촌에서 떠남을 이농(離農), 점과 점 사이를 잇는 직선의 길이를 거리(距離), 서로 등지어 떨어짐을 괴리(乖離), 서로 나뉘어서 떨어지거나 떨어지게 함을 분리(分離), 멀리 떨어지게 함을 격리(隔離), 정처 없이 떠도는 것을 유리(流離), 분명하지 못한 모양을 미리(迷離), 이별해서 헤어지기로 마련되어 있음을 정리(定離), 헤어졌다가 모였다가 하는 일을 이합집산(離合集散), 동문의 벗들과 떨어져 외롭게 사는 것을 이군삭거(離群索居), 괴로움에서 벗어나 즐거움을 얻음을 이고득락(離苦得樂), 고기 그물을 쳤는 데 기러기가 걸렸다는 어망홍리(漁網鴻離), 예의가 지나치면 도리어 사이가 멀어짐을 예승즉이(禮勝則離), 교제하는 데 겉으로만 친한 척할 뿐이고 마음은 딴 데 있음을 모합심리(貌合心離), 만나면 언젠가는 헤어지게 되어 있다는 회자정리(會者定離) 등에 쓰인다.
▶️ 山(메 산)은 ❶상형문자로 산의 봉우리가 뾰족뾰족하게 이어지는 모양을 본떴다. 옛 자형(字形)은 火(화; 불)와 닮아 옛 사람은 산과 불이 관계가 깊다고 생각한 듯하다. ❷상형문자로 山자는 ‘뫼’나 ‘산’, ‘무덤’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山자는 육지에 우뚝 솟은 3개의 봉우리를 그린 것으로 ‘산’을 형상화한 상형문자이다. 갑골문에 나온 山자를 보면 가파른 능선이 그려져 있어서 한눈에도 이것이 산을 그린 것임을 알 수 있었다. 그래서 山자가 부수로 쓰일 때는 ‘산의 이름’이나 ‘산의 기세’나 ‘높다’와 같이 ‘산’에서 연상되는 여러 의미로 활용된다. 그래서 山(산)은 (1)둘레의 평평(平平)한 땅보다 우뚝하게 높이 솟아 있는 땅의 부분(部分). 메 (2)산소(山所) (3)사물이 많이 쌓여 겹치거나, 아주 크거나, 매우 많은 것에 비유한 말, 또는 그것 (4)산이나 들에 절로 나는 것을 뜻하는 말 (5)성(姓)의 하나 등의 뜻으로 ①메(산을 예스럽게 이르는 말), 뫼 ②산신(山神: 산신령), 산의 신(神) ③무덤, 분묘(墳墓) ④절, 사찰(寺刹) ⑤임금의 상(象) ⑥산처럼 움직이지 아니하다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큰 산 악(岳),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내 천(川), 강 강(江), 물 하(河), 바다 해(海), 물 수(水)이다. 용례로는 여러 산악이 잇달아 길게 뻗치어 줄기를 이룬 지대를 산맥(山脈), 들이 적고 산이 많은 지대를 산지(山地), 산과 물으로 자연의 산천을 일컫는 말을 산수(山水), 물건이나 일이 산더미처럼 많이 쌓임을 산적(山積), 산과 숲 또는 산에 있는 수풀을 산림(山林), 크고 작은 모든 산을 산악(山岳), 산 꼭대기를 산정(山頂), 산 위에 쌓은 성을 산성(山城), 무덤을 높이어 이르는 말을 산소(山所), 산 속에 있는 절을 산사(山寺), 산과 산 사이로 골짜기가 많은 산으로 된 땅을 산간(山間), 산의 생긴 형세나 모양을 산세(山勢), 산 속에 있는 마을을 산촌(山村), 산에 오름을 등산(登山), 강과 산으로 자연이나 나라의 영토를 강산(江山), 높고 큰 산으로 크고 많음을 가리키는 말을 태산(泰山), 높은 산을 고산(高山), 산에서 내려옴을 하산(下山), 신령스러운 산을 영산(靈山), 연달아 잇닿은 많은 산을 군산(群山), 조상의 무덤이나 조상의 무덤이 있는 곳을 선산(先山), 산에 들어감을 입산(入山), 나무가 무성하여 푸른 산을 청산(靑山), 돌이나 바위가 없이 흙으로만 이루어진 산을 토산(土山), 유용한 광물을 캐어 내는 산을 광산(鑛山), 눈이 쌓인 산을 설산(雪山), 들 가까이에 있는 나지막한 산을 야산(野山), 산을 좋아함을 요산(樂山), 산에서 흐르는 물이 바위를 뚫는다 뜻으로 작은 노력이라도 끈기 있게 계속하면 큰 일을 이룰 수 있음을 산류천석(山溜穿石), 산에서의 싸움과 물에서의 싸움이라는 뜻으로 세상의 온갖 고난을 다 겪어 세상일에 경험이 많음을 산전수전(山戰水戰), 산빛이 곱고 강물이 맑다는 뜻으로 산수가 아름다움을 이르는 말을 산자수명(山紫水明), 산과 바다의 산물을 다 갖추어 아주 잘 차린 진귀한 음식을 산해진미(山海珍味), 경치가 옛 모습 그대로 변하지 않음을 산천의구(山川依舊)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