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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여성시대 (아보카도도)
내가 책을 진짜 좋아하는데 책을 읽다가 내 가치관과 소신으로는 받아들이기 힘든 글들을 몇 번 접하면서
책을 되게 소극적으로 읽게 됐어. 어느 순간부터는 좋아하는 작가님 책들만 읽고 새로운 도전 같은 건 절대 안 하고 말이야..
그래서 늘 나와 가치관이 맞닿아 있는 사람이 재밌게 읽은 책을 읽고 싶다는 생각을 했는데
여시에 올리는 게 그 방법이 될 수 있겠더라고..
전에도 책 추천 글을 올렸었는데 수정도 좀 하고 추가할 건 더 추가해서 콧멍에 올리게 됐어.
내가 추천한 책들을 통해 각자 취향에 맞는 책들을 찾아서 읽게 된다면 그것도 영광일 거고,
내가 읽은 책 목록들 보고 내가 불편한 거 없이 읽을 수 있겠다 싶은 책들 추천해주면 용기내서 읽어 볼게 : )
그럼 시작한다-!!
1. 권여선 작가님
내가 정말 제일 좋아하는 작가님이야. 대학교 때 전공 수업으로 처음 접했는데 그 책이 너무 좋았거든.
'안녕 주정뱅이'라는 책이었는데 단편집이야. 쨌든 그 뒤로 새로 내신 책들은 꼭 읽으려고 노력해.
내가 작가님 책이 왜 좋은가 생각을 좀 해봤거든. 읽어보면 알겠지만 책의 내용이 밝고 통통 튀는 내용은 아니거든.
오히려 좀 가라앉게 하는 느낌을 주는 편이지. 그런데도 난 작가님 책이 늘 묘하게 위로가 됐어.
자기연민 이것까지는 아닌데, 모두가 그렇겠지만 내 멘탈이 약한 탓인지, 정말 일 자체가 감당하기 어려웠던 건지
난 삶을 사는 내내 참 많이 힘들어 했던 거 같아. 그런 일련의 곡절들을 겪으며 나는 습관적으로 자책을 했어.
내가 뭔가를 잘못해서 그런 일이 일어난 거고, 내가 재수가 없는 사람이라 모두 불행하게 만드는 거라고.
그러면서 우울증도 오고 공황장애, 불면증 같은 여러 병도 얻게 되기도 했고.
그 와중에 '안녕 주정뱅이'는 내가 진짜 겁나 땅굴 파고 있을 때 읽은 책이야.
거기서 나오는 모든 인물들이 저마다의 비극을 겪는데 난 그게 묘하게 위로가 됐어.
음... 아마 그게 위로가 됐던 이유는 인간 일반의 비극에 대한 개념을 정립할 수 있게 도와줬기 때문이 아닐까 싶어.
책에서 그려내고 있는 비극들을 잘 살펴보면 잘 짜여진 우연에 의한, 신의 장난 같은 느낌이더라고.
그렇기 때문에 인생을 사는 우리 중 누구나 대상이 될 수 있는 비극이랄까.
그래서 나는 내 비극들 역시 내가 어쩔 수 있는 게 아니었구나 생각하게 됐고 자책감을 내려놓는 데에 조금은 도움이 됐어.
그래서 내용 자체는 되게 다크하고 그런데 위로 받는 느낌이었어, 나는.
뭐랄까. 소설 속 인물들 중 누구도 평안하지 못한데 세상에 평한 삶을 사는 이는 없다는 진리 하에
내 인생 역시 그렇고, 내 주변 모두가 그런 만만찮은 생을 살지만...
그게 또 보편의 운명이기에 서로 손 붙잡아가며 기꺼이 살아낼 용기가 나고
유난히 깜깜하고 막막했던 내 인생의 굴절들도 유별난 것이 아니라고 여기게 됐다 이 정도로 이해하면 될 거 같아
- 안녕 주정뱅이(단편집) ★★★★.5
-아직 멀었다는 말(단편집) ★★★
- 레몬(장편) ★★★★.5
2. 구병모 작가님
환상 문학이라고 해야 하나... 되게 판타지적인 요소가 가미된 소설이라 호불호가 좀 갈리는 작가님이긴 해.
뭐 로봇에 대한 얘기라던가, 아가미를 가진 인간에 대한 얘기 등등 이런 요소들이 가미된 인물로 설정을 하셔.
내가 보통 작가님 따라 작품을 고르는데 그러면 보통 실패가 없거든?
근데.... 구병모 작가님 작품은 어느 건 되게 좋았는데 어떤 건 또 너무 취향이 아닌 기복이 좀 있는 편이었어...
사람마다 취향이 다르니까 어느 책이 좋다고 딱 확정지어 말하기는 어려울 거 같고..
개인적으로 난 아가미랑 한 스푼의 시간은 재밌게 읽었어!! 특히 아가미 내 최애 ㅠㅠ
- 아가미(장편) ★★★★
- 파과(장편) ★★.5
- 버드 스트라이크(장편) ★★★.5
- 한 스푼의 시간(장편) ★★★★
- 위저드 베이커리(장편) ★★★★
3. 김애란 작가님
김애란 작가님은 걍 문장 묘사의 대가야ㅜㅜ 문장들 볼 때마다 깜짝 깜짝 놀라....
어떻게 이런 문장을 쓰지..? 진짜 리얼 개천재가 나타났다 이런 느낌. 근데 좀 내용 어두워.
난 다크한 거 워낙 좋아해서 두 세 번씩 보지만 막 어둡고 무거운 내용 싫어하면 안 좋아할 거 같아.
그 유명한 '너는 자라 겨우 내가 되겠지'라는 문장을 쓴 분인데 그거는 비행운에 나와.
비행운 안에서도 '서른'이라는 단편집..!!
다른 건 몰라도 서른은 꼭 읽어보는 거 추천 ㅠㅠ 진짜 여운 쩔고 띵해지고 그래
- 비행운(단편집) ★★★★.5
- 바깥은 여름(단편집) ★★★.5
- 두근두근 내 인생(장편) ★★★★
- 달려라 아비(장편) ★★★
4. 최진영 작가님
쓰고 보니 나 진짜 비극 처돌이 같은데... 최진영 작가님 책도 좀 어두워..
정체모를 바이러스가 퍼져서 시스템이 다 붕괴된 세상이나 이런 게 배경인 소설도 있어.
아포칼립스 소설이라고 설명은 하더라. 근데 신기한 게 그 와중에도 희망 같은 걸 심어주시거든.
개인적으로 작가는 파국으로 치닫는 현실 속에서도
희망을 얘기하는 사명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그걸 하고 계신 분인 거 같아.
비단 사회뿐만 아니라, 사람 자체에도 그런 느낌!
내가 되는 꿈의 주인공은 자신의 지금 모습을 맘에 들지 않아 하고 왜 고작 이런 모습이 되었을까 자책하지만
결국 거기서부터 다시 자기 자신을 세울 결심을 하거든. 난 최진영 작가님 작품 읽으며 그런 위로를 받는 편-
- 해가 지는 곳으로 ★★★★★
- 구의 증명 ★★★★ (난 재밌게 읽었는데 호불호 굉장히 많이 갈리는 작품이야)
- 내가 되는 꿈 ★★★★.5
5. 최은영 작가님
이 분 책 읽다보면 글을 되게 조심스럽게 쓰시는 분이라는 게 느껴져.
글이나 말로 누군가를 상처내지 않기 위해 굉장히 애쓰시는 분이야.
내가 나중에 쓰는 사람으로 남을 수 있다면 말이야. 이런 모습으로 남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
자신이 하고 싶은 모든 얘기를 하지만 누구도 상처내거나 아프게 하지 않는 글을 쓴다는 게 사실 쉬운 일이 아니잖아?
세상에는 너무 다양한 가치관과 생각들이 존재하니까.
근데도 이 작가님 글은 그게 가능해.. 위에서 글을 읽다가 가치관이랑 소신에서 받아들이기 힘든 작품들 보면서
좀 소극적으로 책 읽게 됐다고 그랬잖아..? 근데 이 작가님 책이라면 정말 맘 놓고 읽어.
어떤 혐오와 차별도 없을 게 완전 믿어지거든
- 쇼코의 미소(단편) ★★★★.5
- 내게 무해한 사람(단편) ★★★★.5
- 밝은 밤(장편) ★★★★★
개인적으로 밝은 밤 진짜 최고라고 생각해... 할머니, 엄마, 손녀 이렇게 셋이 이어지는 세 모녀에 대한 얘기거든
그들의 인생 이야기와 서로의 상처 이런 것들로 결국 사람 사는 이야기를 하는 책인데
나 책 덮고 엉엉 우는 것만 다섯 번이었어.. 자잘하게 우는 건 진짜 셀 수도 없고 ㅠㅠ
6. 정세랑 작가님
리얼 초천재... 이런 사람이 글 안 쓰면 누가 쓰나 싶어....ㅎㅎ
본인이 가지고 있는 문제의식을 소설 속에 되게 잘 녹여내시는 분이야.
하고픈 얘기들을 분명하게 글로 하시는 분이라 좋아해. 상상력도 뛰어나신 분인 거 같고.
개인적으로 정말 완성도 높은 작품은 '시선으로부터'라고 생각해.
정말 작가님이 담아내고 싶은 모든 문제의식과 가치관들을 꾹꾹 눌러담은 정점의 글이랄까.
근데 나는 '덧니가 보고싶어'도 굉장히 좋아해. 가볍게 읽히는데... 맘에 와닿은 문장들이 참 많았거든: )
- 시선으로부터 ★★★★★
- 보건교사 안은영 ★★★.5
- 덧니가 보고싶어 ★★★★
- 피프티 피플 ★★★
7. 김금희 작가님
사람의 다치고 상한 마음을 잘 들여다 보시는 분인 거 같아.
어떤 것들로 사람이 무너지고, 부서지는지 너무 잘 아는 분이야.
그래서 작고 미비한 균열들로 무너진 인물들을 보면서 같이 아파할 수 있고
또 그들이 온통 폐허가 된 곳에서 다시 일어나 터전을 일구는 걸 보면서 위로도 받지.
사람이 어떤 일로 무너지는지, 그리고 또 어떤 계기로 다시 일어날 힘 같은 걸 얻는지에 대한 것들...
살면서 필요한 건 그런 게 아닐까 싶어서 좋아해. 우리 모두는 다양한 굴절들을 겪으며 적잖이 부서지고 무너지기 마련이니까.
문체 자체도 굉장히 가볍게 읽기 좋게 쓰신다고 생각해.
가독성 좋은 편이라 읽는 데에 부담 없을 것 : )
- 너무 한낮의 연애 ★★★.5
- 경애의 마음 ★★★★
- 우리는 페퍼로니에서 왔어 ★★★.5
- 센티멘털도 하루이틀 ★★★★
8. 장류진 작가님
현실에 기반한 얘기로 글을 쓰시는 분이야.
직장인들, 아니 현생 살고 있는 사람이라면 모두가 진짜 대공감하면서 읽을 수 있는 느낌의 책들이라고 하면 이해가 편할까.
직장 생활을 하시다가 전업작가가 되신 분이라 그런지
직장인이 느끼는 현타나 갈등, 괴리감 이런 걸 잘 알고 계신 거 같아.
아무래도 공감되는 부분이 많으니까 책도 술술 넘어가고.
현실의 문제들을 노골적으로 소재를 하면서도 촌스럽지 않기가 쉽지 않은데 능히 그걸 가능하게 하는 분
- 일의 기쁨과 슬픔(단편집) ★★★★.5
- 달까지 가자(장편) ★★★★
9. 손원평 작가님
기본적으로 사람에 대한 믿음이 있으신 분인 것 같아.
사람은 기본적으로 선한 본능을 가지고 있다는 것에 대한 믿음..이라고 해야 하나..
난 사람 고쳐 쓰는 거 아니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비관주의자라 그런지
존경하고 동경하는 마음으로 작가님 작품을 읽어.
내가 그렇듯 우리 모두가 사람으로 인해 망가지고 괴로워지지만 결국 나를 고치고 치유할 수 있는 것도 사람이구나.
이 틈바구니를 벗어날 수 없는 이유는 그것이구나 이런 생각을 하면 내 옆의 사람들을 사랑하지 않을 수 없지.
언젠가 무너진 그들을 내가 일으켜줄 거고 나도 그들이 일으켜줄테니 말이야.
- 아몬드 ★★★★.5
- 프리즘 ★★★.5
- 타인의 집(단편) ★★★
10. 천선란 작가님
sf라는 장르가 내 취향이 아니라는 그 동안의 생각을 완전 부숴주신 분이야...
이 분이 쓴 작가의 말 중에 이런 말이 있어. '동물과 식물이 주류가 되고 인간이 비주류가 되는 지구를 꿈꾼다'는 말...
사실 지금 환경은 너무 인간 위주의 세상이잖아.
인간이 불필요하다고 생각되면 뭐든 없앨 수 있고 인간에게 필요한 존재여야 이 땅에 발 붙이고 살 수 있는...
그런 부분에 대해 많이 생각하고 글을 쓰시는 분이라는 생각이 드는데
그래서 보면서 깨달음+반성+여운 다 느낄 수 있어서 좋더라고.
- 천 개의 파랑 ★★★★★
- 어떤 물질의 사랑 ★★★★.5
- 나인 -> 이번에 나온 신작인데 나도 사놓기만 하고 아직 안 읽었어 ㅠ 읽게 되면 수정해서 올릴게
그 외에도 작품별로는 추천해주고 싶은 게 많은데... 작가님 설명이랑 같이 설명하기에는 이 정도가 다인 거 같다...ㅠㅠ
더 데이터 많이 가져와서 다시 적어볼게...... 일단 오늘은 이걸로 만족해줘 여샤....
여시 덕분에 밝은밤 사러 간다!!
와ㅜ여샤 손원평 작가님 으로 연어왓어 고마워 !!
여시 추천 고마워~~ 오늘 도서관가서 빌려봐여지!!
여샤 구의증명으로 연어왔어! 추천 고마워 한 권씩 꾸준히 읽어볼게
고마워💛
고마워!
아몬드로 연어왔다가 정말 잘 읽고 가! 다 너무 궁금해진다 하나씩 읽어볼게 고마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