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 울주군의 첫 군립 의료기관인 울주병원이 다음 달 개원을 앞두고 있다. 지역 주민들이 오랫동안 기다려온 공공의료 기반이 마침내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의료 취약지역 주민들에게 보다 가까운 곳에서 안정적인 진료를 받을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된다는 점에서 반가운 소식이다.
울주군은 전국에서도 면적이 넓은 지역이다. 도심과 농어촌이 공존하는 생활권 특성상 응급환자나 만성질환자가 전문 의료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 장거리 이동을 해야 하는 불편이 적지 않았다. 특히 혈액투석 환자들은 일주일에 여러 차례 병원을 찾아야 하는 만큼 이동 부담이 치료만큼이나 큰 어려움이었다.
울주병원이 개원과 동시에 최신 장비를 갖춘 인공신장실을 운영하는 것은 이러한 지역 의료 공백을 메우는 의미 있는 출발이다. 만성질환자들이 생활권 안에서 지속적인 치료를 받을 수 있게 된다는 점만으로도 주민들의 삶의 질은 크게 향상될 것으로 기대된다.
무엇보다 울주병원의 가치는 단순히 병원 하나가 늘어나는 데 있지 않다. 군립 의료기관은 수익보다 공공성을 우선하는 의료 안전망이다. 민간 의료기관이 접근하기 어려운 지역에서도 필수의료를 제공하고, 의료 사각지대를 줄이는 역할을 해야 한다.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는 울주군의 현실을 고려하면 공공의료의 중요성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다만 병원 건물을 짓는 것만으로 공공의료가 완성되는 것은 아니다. 숙련된 의료진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고,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제공하는 것이 더 큰 과제다. 지방 의료기관들이 전문의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현실을 감안하면 의료진의 근무환경 개선과 장기적인 인력 확보 방안도 함께 마련돼야 한다.
응급실 운영도 서둘러야 할 숙제다. 현재는 MRI 장비 구축 이후 운영할 계획이지만, 군민들이 기대하는 공공병원의 역할에는 응급의료 기능이 빠질 수 없다. 응급환자가 신속하게 치료받을 수 있는 체계를 조기에 갖추는 것이 지역 의료 신뢰를 높이는 길이다.
울주병원은 지역 의료의 종착점이 아니라 출발점이어야 한다. 울산의 상급종합병원과 협력 체계를 강화하고, 예방 중심의 건강관리와 재활, 만성질환 관리까지 아우르는 지역거점 공공병원으로 발전해야 한다. 그래야 군민들이 일상에서 체감하는 의료 복지가 한층 높아질 수 있다.
병원은 건물이 아니라 사람을 살리는 신뢰의 공간이다. 울주병원이 군민들에게 가장 먼저 떠오르는 든든한 의료 안전망으로 자리 잡고, 공공의료의 새로운 모범이 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