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원을 걷다가 대로를 나오니 몇년을 다녔던 미용실이 보인다 생각 없이 들어갔다 어머나~ 오랫만에 오셨네요 뭐하시게요 퍼머 ? 커트 하시게요? 눈에 익은 실장의 호들갑에 에코백을 던져주고 의자에 앉은 나 낯 선 여자가 그안에 있다 늘 느끼는 거지만 미용실 거울은 너무 정직하다 생얼에 긴장감 잃은 윤곽 거무레한 잡티 컷트를 한지 꽤 오래 된 머리 끝이 갈라져 푸석 하다 화장을 하고 나올껄~ 많이 자르실 꺼예요? 아니요 끝 만 정리해 주세요 끝만 ‥ 미용실 문을 열 때는 귀 밑 2센티 레옹의 마틸타 머릴 해야지 했다 표시 나게 싹뚝 잘르고 싶었다 당췌 걸리적 거리고 삼푸 하면 오래 말려야 하고 얼굴에 달라붙는 얇은머리칼이 싫었다 그러나 여늬때 처럼 나는 또 ‥ 끝 만 정리해 주세요 ㅜㅜ 바꾸는것도 두렵고 자신이 없다 예전엔 그냥 머리끈 하나로 찔끈 묶어도 밉지가 않았다 피부도 손톱도 머리결도 이제 가을볕을 닮아간다 바랜듯 메말라가는 ‥ 머리를 자를 동안 벌 서는 아이처럼 눈을 꼭 감고 있었다 확인 하고 싶지 않은 두려움에 드라이어 소리가 나고 윤기 나는 에센스가 발리는 느낌에 실눈을 떠 봤더니 가지런 해지고 정돈된 여인이 살풋 웃는다 나는 아직도 변화가 두렵다 상한 머리칼을 과감하게 자르지도 못해 그냥 ‥ 끝 만 정리 해 주세요 끝 만 ‥ 나는 늘 여지를 둔다 싹둑 거두지 못하는 추억의 편린들 그래서 늘 심신이 고단 하다 상흔을 남기면 건강한 모발이 또 데미지를 입는데 ‥ 알면서도 나는 상처를 어루만지며 미용실 문을 나선다 하늘이 높다 바람이 훅 몰려오더니 잘려나간 머리카락 몇가닥이 스카프에 붙어서 조롱한다 까미유 너 바보 ‥ 겨우 요 맨큼~~ 너무 변하면 당신이 날 몰라 볼까봐‥
카페 게시글
삶의 이야기
머리 자른 날
까미유
추천 2
조회 425
17.09.13 23:16
댓글 47
북마크
번역하기
공유하기
기능 더보기
다음검색
첫댓글 그냥 눈물이 나요...ㅠ
저두요 ‥ ㅠㅠ
삭제된 댓글 입니다.
용기 주셔서 감사해요
눈치 채셨나봐요 앓는 소리 ‥
잘 지내시죠~
비슷 한가 봅니다. ㅋ
네‥ 쟤 머리 할려고 했는데
얼굴한테 민망 해서요 ㅜㅜ
뽀글뽀글 머리가 어울릴거 가터여~ㅎ
정물님 어릴 때
@까미유 분위기는 됐구 머리만 뽁으면 되것어여~
삭제된 댓글 입니다.
마음은 자꾸만 더 젊어지고
몸은 삭아지고 늙어지고
엄청난 불균형을 어이 하나요
천형이라 생각하고 같이 가기로 ‥
삭제된 댓글 입니다.
원판 불변도 거울은 가려내고
사진기는 찝어 냅디다
변해가는 모습을 ‥
얼굴을 드리대면 뽀삽처리로
비춰지는 그런 거울 하나 갖고 싶어요
미지님이 프레젠트 하세요
옛날엔
실연의 아픔을
머리 변화시키는걸로 달랬는데
깜여사는
왜 거울속에서 울고 있남유?
여름이 도망가서?
가을이 너무 이뽀서?
미안해하지 말아요
사랑이 곁에 머물잖아요
항상 그대곁에 머무는 사랑
이 가을엔
더
알차게 가져봐요
쌩긋
호수님이 자꾸만 좋아져요
제 곁에 머무는 사랑중에
호수님 사랑도 이 ~~만큼
코스모스 보러 오세요
나폴거리는 원피스 입으시고
화보 한번 찍으셔야죠
귀여븐 애로 호수님!
이렇게 정갈하고 감칠맛나게 글을 쓰는 여인의 모습은 어떨까...^^
근데요 저는 이발소도 미장원도 남성전문 미용소도 무지 많이 바꿔봤는데 아직도 내가 원하는 머리로 못잘라뫘어요 한번도..
아무리 설명을 해도 그렇게 잘라주질 못해요
그래서 요즘은 아하~ 내 머리통과 머리칼이 그렇게 잘리게 생기질 않은거라 결론내고 그냥 예~ 전같이요~ 하고 말지요..ㅎㅎ
혹시 어려운 문자를 써서
모르는거 아녀요?
아프론
쉽게 쉽게요
ㅍㅎㅎ
@하늘호수 문자 쓸게 뭐있어요 호수님ㅎㅎ
전체적으로 조금만 치구요
옆과 뒤의 밑은 깨끗하게 기계로 밀구요
옆은 절대 치켜올리지 마세요
이렇게 말하거든요~ㅎ
근데 자르고 나면 아니예요 ㅋ
저는 요리를 못해서 감칠 맛 난다는 표현이
생경 스럽습니다 만 읽기 편하셨다면 다행 입니다 헤어스타일은 두상 하고도 관계가 있지만
요즘 드는 생각은 머리숱이 좌우를 하지 않나
제 생각 입니다
머리를 다듬고 나면 한결 맘이 정돈 되지요
@작은여유 그럼
전문 이용사가 못되니
갈아치워요
암튼
머리는 소중하니까
@하늘호수 소중하지요...ㅎ
@까미유 머리숱...그런가요
그럴 수도 있겠네요~ㅎ
남자들은 대부분 긴 머리를 좋아하는데,
그래서 "둘 다섯"의 "긴 머리 소녀" 를 남자들은 애창하죠.
맘 설레던 그때 그 시절이 그립습니다.
코스모스 소풍날
호스트가 되실 홑샘님
"긴머리 소녀"를 애창 하셨으면
"눈이 큰 아이"는요?
그날을 위해 이스리양 과는
당분간 절교 하시고 열시미 씻고
마사지도 하고 그러세여 ㅎ
에이, 핑게~
당신이 몰라보긴 뭘 몰라봐요.
제목만 보고
까미유님의 변신을 기대했었잖아욧.
어떤 스턀도 다 이뻐요.
핑게 아녀요
까미유의 당신을 그대는 모르잖아요
그 당신은 제 머리칼 하나 빠진것도
다 알아챈단 말이예요
알지도 못하면서‥
그런 당신도 없으면서‥ (궁시렁)
월차나 써욧!!!!!
감동이 울렁울렁~
참, 글을 잘 쓰십니다
저는
단골 이발소에 가면
눈을 감고 앉았다 자르고 나면
그냥 나오는데..ㅎ
칭찬 맞죠?
저 지금 춤 추고 싶어요
고래 처럼요 ~ ㅎ
그동네 하늘도 여기 처럼 이쁜가요?
삭제된 댓글 입니다.
제가요 6학년이 익숙해지면
패티김 할므니 처럼 숏커트 할려고
벼르고 있어요 ㅎ
수정님은 업스타일의 여인~
전 아주 솟커트를 해부렸습니다
이 가을에 찾아올 남정네도 없고 찾구 싶지도 않구 겨울지나고 다시 쪼메 길러볼까하고 생각은 해봅니다만 솟컷트도 이뿌다하는 아즘들이 많아서 ㅎㅎ
머리 짧게 하시는 분
성격 또한 아쌀 하고 시원 하더군요
머리 긴 여자들이 게을러요 저 처럼‥
육아 하면서 쏫컷트 해보곤
못 해본 거 같아요
미용실 자주 안가도 되는 묶는머리
마지막 문장이 저에겐 왜 처연하게 느껴지는지 모르겠네요.
이번 가을엔 쓸쓸하지 않게 따뜻하시길....
그렇케 느꼈나요
촉이 남다르신가 봅니다
기쁜 가을날 되세요^^
스산한 가을날에 까뮈처제님 머리 자른 날 모습은....
어머나 놀래라
딩동댕입니다 얼굴도 초큼~
자락님은 천리안을 가지신듯
묶으니 딱 저 스타일 입니다 ㅎ
까미유님 외출 나가셨나 봅니다.
사랑방에 손님들이 많으신데
주인님 신발이 안 보여요.
핑크바니 인사나누러 다녀 갑니다.
예쁜날 보내시구요.
에구 차도 한잔 못 드리공~
제가 요즘 밖이 궁금 해서
현관문이 닳아요 ㅎ
바니님 글 잘 읽고 있어요
적석사 꼭 가 볼께예요
@까미유 그러세요.
꼭 가보세요.
경내 경치가 참 좋아요.
참고로 위에 사진은 제가 이닙니다.ㅎ 적석사 신도 분이시지요.ㅎ
그럴 땐, 안나수이 손거울로 비춰 보세요, 까만 색깔로 ~~
공주 거울요?
너 말고 다른 사람 ~
그럴까봐 공주거울 못 봐요 ㅎ
일상이 걸작이다...^^
칭찬인지 조크인지
헷갈리는 걸작 댓글 ~
어떻게 하든 까미유님은
항상 예쁘실 거예요.
거울 보기 싫고
사진 찍기 싫고 ㅎㅎㅎ
가을을 닮아 청아한 까미유님^^
이뿐지 미운지
곰본지 째본지
한번 보고 인증 하시라니깐
진짜 궁금 해요 제라니~~~임
우리 통 할꺼 같거든요~
@까미유
사진으로 본 까미유님은
서구적인 마스크에
도회적인 분위기가 느껴지더군요.
저는 콩밭메는 아지매~
말을 하는 것보다
듣는걸 좋아하는 조용한 여자랍니다.
제가 까미유님을 좋아하는 이유는
예쁘기 때문ㅎㅎㅎ
여자가 봐도 이쁜 여자 까미유님^^
여자의 변신은 무죄라 하잔아요.
상쾌한 마음으로 기분좋게 저질렀어도 좋았을 걸 그랬어요..
커피 향날 것같은 낙엽내음을 품은 가을바람이 코끝을 간지럽히고 있잔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