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라 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 놀란다” 라는 말이 있다. 어떤 사건에 대해 심각한 물리적/정신적 피해를 입었다면, 다시 한 번 그 사건 또는 그 사건과 비슷한 상황이 발생하는 것을 두려워하는 것을 말한다. 혼자 있을 때 큰 사고를 당할뻔 했던 경험이 있다면, 이후에는 사고가 발생하지 않더라도 혼자 있는 상황 자체가 불안해지는 이치이다. 큰 개에게 물린 경험이 있다면 작은 강아지를 보고도 두려움을 느낄 수도 있다.
PTSD/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뜻
심각한 사고나 자연재해를 겪은 후, PTSD 증상이 나타나는 사례가 많다.
이러한 증상을 정신건강의학적으로는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로 분류한다. PTSD(Post traumatic stress disorder)라고도 한다. 최근에는 “나 PTSD 올 것 같아” 라며 농담조로 얘기하는 유행어도 있을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사용하고 있는 단어이기도 하다. 그러나 실제로 그 뜻을 생각해보면 그리 쉽게 농담조로 여길만한 증상은 아니다.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는 전쟁/고문/자연재해/심각한 사고 등과 같은 큰 사건을 겪고 난 후, 그 사건에 대한 공포심을 갖거나 고통을 느끼고, 그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과도한 에너지를 소비하는 질환이다. 이로 인해 정상적인 사회 생활이 불가하거나 개인의 안위를 침해받기도 한다.
PTSD/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증상
PTSD 증상의 발현이나 그 정도는 사람에 따라 모두 다르다.
PTSD,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의 주된 증상은 충격을 받은 사건, 또는 이와 유사한 상황에서 회피하는 성향을 드러내는 것이다. 쉽게 말해, 뜨거운 물에 데인 경험이 있다면 뜨거운 물을 두려워하고 차가운 물을 사용하거나 운전 중 좁은 골목에서 사고가 났다면 멀더라도 일부러 큰 길로 돌아가는 것이다.
증상의 정도는 사람에 따라 모두 다르다. 똑같은 사건/사고를 겪었어도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사람이 있는 반면, 심각한 PTSD에 시달리는 경우도 있다. 사건 직후 바로 증상이 나타나기도 하지만, 1달에서 1년 후, 뒤늦게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해당 사건에 두려움과 공포를 느끼지 않더라도 기본 성향이 공격적으로 변하거나, 충동조절 장애, 우울증, 약물 남용 등의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집중력과 기억력이 저하되는 등의 인지 기능에 문제가 발생하기도 한다.
PTSD/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치료 방법
전문의 상담 이후, 개인에 맞는 치료 계획을 세울 수 있어야 한다.
PTSD,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증상이 있다고 판단된다면, 또는 개인이 증상을 자각하지 못하더라도 특정한 사건을 겪고 난 후 심리적 불편함을 느낀다면 해당 질환을 의심해볼 수 있다. 치료를 위해서는 우선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의 진찰과 면담이 필요하다. 기존 병력부터 최근에 심리적으로 충격을 준 사건이 있는지, 평소 생활 습관 등의 질의응답을 통해 진단을 내린다.
심한 충격을 받은 환자에게 가장 효과적인 치료 방법은 정서적인 안정감을 제공하는 것이다. 그리고 원인이 되는 사건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도록 용기를 북돋아줘야 한다. PTSD 증상 자체가 심리적인 불안감에서 기인하는 것이기 때문에, 그 불안함의 근본적인 원인을 이겨낼 수 있도록 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전문의의 처방에 따라 약물치료 요법이 실시될 수 있다. 약물치료를 통해 PTSD뿐만 아니라 우울증 및 기타 불안장애 등의 증상까지 함께 호전되는 효과를 기대해볼 수 있다.
정신치료 요법도 병행한다. 정신역동적 치료, 행동치료, 인지치료, 최면요법 등이 있으며, 환자마다 상태가 모두 다르기 때문에 전문의의 진단 후 치료 계획 및 방법이 결정된다.
PTSD/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극복하려면?
PTSD 증상을 극복하기 위한 개인과 주변의 노력이 필요하다.
환자 본인이 해당 증상을 자각했다면 가급적 빠른 시일 내에 전문의 상담을 받는 것이 좋다. 어떤 질환이든지 환자가 섣불리 자가진단하여 증상을 방치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환자 스스로가 심각한 정도가 아니라고 판단하거나, 정신건강의학과 치료가 부담스럽게 느껴져서 아예 병원을 찾지 않는 경우도 있다.
실제로 PTSD 환자 중 치료를 받지 않은 30% 정도는 저절로 회복되고 40% 정도는 증상이 완화되는 경향을 보인다. 기존에 우울증이나 그 외 불안증세를 겪지 않았거나 심리적으로 안정을 줄 수 있는 가족, 친구 등이 있다면 환자의 상당수가 치료를 받지 않더라도 자연적으로 극복해내곤 한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도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가 극복되지 않고 지속되거나 증상이 악화된다면 즉시 전문의 상담을 받도록 권유한다. 질환을 예방할 수 있는 특별한 방법이나 식이요법, 생활 가이드는 딱히 없다. 증상이 나타났을 때 얼마나 심리적 안정감을 가질 수 있는지가 극복의 관건이다.
참고: 서울대학교병원 의학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