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영만과 함께 타는 요트 캠핑을 우연히 읽었다. 저자는 친구들과 함께 40피트의 집단가출호를 타고 서해안, 남해안, 동해안의 3천키로를 두루 돌았다. 23마력엔진이 있지만 주로 돛을 사용해서 비용도 작게 들었다. 캠핑준비가 강우량과 기온으로 충분하지만 요팅은 여기에 추가하여 기상청 인터넷 홈피를 통한 기압배치도를 통한 바람의 방향과 크기는 물론이고 수온과 파고까지 점검해야한다. 풍랑주의보는 10분평균풍속이 초당14미터이상인 상태가 3시간이상 지속되거나 파고3미터이상인 경우 발효과고 초속21미터/파고5미터의 경우 풍랑경보로 격상된다. 16
저자는 백두대간종주를 마치고 2007년부터 한강에서 요팅을 시작했다. 그리고 2009년에 15년된 중고 요트를 사서 향해에 나서게 된다. 일본에서 수년간 정박되있었기에 향해장비도 없었고 수리도 많이 해야 했다. 1차향해는 141키로로 화성 전곡항에서 출항하여 옹진 굴업도, 선갑도, 풍도를 거처 전곡으로 돌아오는 여정이었다. 8가구가 거주하는 굴업도에 저녁에 도착하여 민박에서 식사를 하고 백사장에 침낭을 폈다. 나도 흑해연안에서 노숙을 시도했다 바다모기로 포기한 적이 있었는데 그도 모기공격에 고생한 흔적이 그림에 보여 반가웠다. 38
다음날은 무인도인 선갑도에 앵커를 내리고 놀래미를 낚았다. 지나가던 어선이 아귀와 갑오징어를 줘서 식사재료가 더 풍성해졌다. 하지만 식객의 주인공이 직접 끓이는 매운탕은 사약과 같은 맛이었는데 쓸개를 빼지않았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그는 요리사에서 영구제명되는 신세가 되었다. 56 2차향해는 전곡항에서 태안군 격렬비열도, 외도, 보령군 오천항까지 265키로다. 3개의 섬으로 이루어진 격렬비열도는 최동단의 독도와는 정반대인 최서단의 섬이다. 59
안개로 시계가 40피트이내일 정도였고 항로를 두번 횡단해야 해서 위험한 기상조건이다. 4시출항을 한시간 늦추자 해가 뜨면서 시계가 좋아졌지만 이번에는 바람이 3노트에 불과해서 가까운 거리임에도 불구하고 12시간이나 걸렸다. 상륙가능한 곳은 동섬과 서섬, 그리고 북섬중 등대가 있는 북섬이고 선착장이 없어 수심이 15미터인 곳에 닻을 내리고 고무보트로 도착하여 야영했다. 열두시간동안 화장실을 두세번을 가게되는데 요트화장실을 이용하려면 우선 해수유입과 유출 두개의 밸브를 열고 용변후 물내림모드로 변경하여 펌핑으로 배출하고 물끌어들임모드로 다시 물을 보충한후 두개의 밸브를 닫아야 한다. 69
막간을 이용하여 구조훈련을 해수욕겸 즐겁게 했지만 나중에 알고보니 상어출몰지역이기도 했다. 쿠로시오 난류가 올라오면서 고등어와 오징어 등이 서해로 북상했고 이를 따라 백상아리 등이 을왕리까지 출현한 것이다. 74 3차향해는 오천항에서 출항하여 군산 어청도, 12동파도, 부안 상왕동도, 목포 삼학마리나로 귀항하는 299키로였다. 어청도에서는 선상음악회가 이장님의 권유로 지역음악회가 되었고 해군부사관의 신기에 가까운 횟감준비로 눈과 입이 호사를 누렸다.
12동파도는 방파제가 없어 주민들이 북서풍이 부는 10월부터 4월까지 겨울에는 군산에서 보낸다. 양식장도 없어 잡은 고기는 어창에 넣어두고 격포에 가서 판다. 처음으로 야간향해를 통해 목포로 향했고 그 밤에 남주의 62번째 선상생일파티를 하고 오후2시에 귀항했다. 97 4차향해는 목포에서 출항하려 신안 대흑산도, 우이도를 거쳐 목포로 귀항하는 279키로였다. 섬이 많은 목포인근은 조류가 거세서 물때가 풍향보다 중요하다. 항로는 직선인 서쪽은 수심이 낮아 남쪽의 울돌목을 지나 진도를 돌아가야 한다. 물때를 맞춰 새벽 3시에 출항했다.
밀물때에는 남해의 바닷물이 전남 해남과 진도사이의 길이 1.5키로 최소폭 300미터인 명량해협을 초속5미터(시속18키로, 10노트)지나 서해로 몰려가고 썰물때는 반대로 남해로 조류방향이 바뀌어 암초에 부딪혀 나는 소리가 바다가 우는듯하다고 하여 울돌목이라고도 불린다. 요트뒤에는 착륙용 고무보트를 끌고 다니는데 작은배로 당연 움직임이 심하고 멀미기운이 있으면 오히려 그곳에 가서 게워내고 돌아오곤 한다. 우이도로 가는 길에서는 끄심바리로 삼치를 많이 잡아 부식을 해결하고 남은 고기는 배를 갈라 소금을 뿌려 이물에 걸어 말렸다.
섬에 도착해서 조심스럽게 접근했지만 흘수 3미터인 요트는 간조수심 1미터에 불과한 곳에 좌초했고 다행히 모래바닥이어서 파손은 되지않았다. 덕분에 프로펠러와 음파탐지기의 따개비를 긁어내기도 했다. 새벽 3시에 만조가 되자 누웠던 배는 다시 둥실 떴다. 112 5차향해는 목포에서 출항하여 제주 도두항, 서귀포 화순항, 마라도를 거쳐 화순항으로 돌아오는 304키로였다. 도두항은 5초마다 백등이 깜박이는 등대가 있는데 집어등과 자동차 등의 빛으로 찾을 수없어 GPS에 의존하여 입항해야 했다.
최남단 마라도에는 파도가 거칠어 입항이 어려웠고 고무보트로 식객배달과 짜장면포장주문을 위해 다녀왔다. 인구 100여명의 이 섬은 바티칸보다 작아 식객을 배달한 마라분교생은 2명이었다. 가파도가 제주도와의 사이에 있고 이어도가 더 남쪽에 있지만 파도칠때만 보이는 암초다. 137 6차항해는 화순항에서 출발하여 범섬, 성산 신양항, 여수 거문도, 소호요트경기장에 이르는 265키로다. 바다에서는 날씨의 변화가 눈에 보여 신기하다. 비오는 곳과 맑은 곳의 경계가 뚜렷했다.
거문도까지 80키로구간에서 다시 방어가 잡혔다. 남서해의 9월경에는 삼치가 주로 잡혔지만 제주해역에서는 방어와 가다랭이가 흔하다. 7차항해는 소호요트경기장에서 소리도, 그리고 남해 물건항까지 127키로였다. 소리도는 절경과 함께 삶는 멸치냄새가 별미다. 바닷물에 웃소금을 더 넣어 펄펄 끓였기에 기막힌 냄새와는 달리 너무 짜다. 삶은 물은 간장을 담았다고 하니 그럴만 하다. 국수를 넣어먹으면 좋을 듯하다. 풍랑예비특보가 새벽에 주의보로 바뀐다는 해경상황실과의 교신내용을 무시한 댓가는 컷다. 새벽에 닻이 빠져 바람에 밀여 선착장으로 접근하고 있었고 결국 좌초되었기 때문이다. 154
안수정등의 불교설화와 같이 칠흑같은 밤, 파고는 높고 바람은 센데 의지할 닻은 뽑혀있고 배는 암벽에 충돌하려한다. 결국 목숨을 걸고 두 대원이 고무보트에 뛰어내려 로프로 배와 바지를 연결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파도로 배가 잠시 자유로워지는 순간을 활용하여 엔진으로 좌초상태를 벗어났다. 163 아점은 닭죽이다. 토종닭 다섯마리를 사고 닭을 뼈째다져 마늘과 참기름으로 볶아 물을 넣고 한소금 끓인후 쌀을 넣었다. 175
8차항해는 바다가 잠잠해진이후 물건항을 출발하여 통영 욕지도, 거제 지세포, 이수도, 진해 해양레포츠스쿨로의 150키로다. 스피네커를 펼친 러닝으로 선속이 9노트에 달했지만 잠시 방심하는 사이에 큰 파도를 넘으면서 돛이 모래시계처럼 꼬였다. 선수에 달려가 꼬이는 것을 중지시키고 돛에 가해지는 풍압을 낮춘후 선체를 돌려 해결했다. 꼬임이 오래 지속되면 찢어지거나 전복될 수있기에 신속한 조치는 중요하다. 181 겨울의 비박도 그리 춥지않다. 숨쉬기위해 침낭사이로 내놓은 코가 시린 것만 제외하면.
9차항해는 진해에서 부산 수영만, 울산 방어진, 일산해수욕장, 포항 양포항에이르는 204키로다. 지피에스가 고장나서 나침반과 해도, 그리고 노트북용 지피에스로 향해해야 했다. 다행히 순풍이 불어줘서 2시간일찍 도착했다. 211 10차항해는 양포항에서 영덕 강구항, 축산항, 울진 후포항에 이르는 143키로였다. 강구항으로 갈 때는 바람이 거의 없었지만 너울이 컷다. 파장속도가 저기압보다 빠른 경우이므로 저기압이 다가 올 것이라는 것을 알려주는 셈이다.
동해에는 1.5마일까지 정치망이 깔려있어 2.5마일까지 직진했다. 북쪽으로 선회하니 역풍이어서 지그재그로 향해했는데 80해리를 12시간이 걸리며 바람고 파도가 진행방향의 반대로 거세지시 시작하여 안전벨트로 고정해야 했다. 결국 줄이 끊겨 조종능력이 상실되었다. 범선에서는 줄을 당기고 늦추는 것이 조종의 99%이기 때문이다. 바다가 거칠여 줄교체도 불가해서 결국 피항하기로 했다. 수심이 깊은 동해는 남해나 서해와는 파도의 차원이 다르다. 226
11차항해는 후포항에서 삼척 장호항, 옥계 금진항, 속초 청초호마리나, 삼척항에 걸치는 365키로다. 순풍이었지만 8마일밖으로 나가니 파고가 높다. 파속과 선속을 최대한 맞췄지만 가끔씩 피칭이 발생하는데 이때는 붐이 스윙되어 요트사고의 가장 빈번한 부상이 발생한다. 모두 헬멧을 쓰고 자세를 바짝 낮추고있었기에 다친 사람은 없었지만 주 돛이 금속로프에 걸리며 찢어졌다. 그냥두면 더 커지기에 돚을 회수했다. 242 12차항해는 울릉도 사동항, 저동항, 독도를 거처 삼척항으로 돌아오는 503키로다.
기상예보의 풍속은 적당한 초속 13미터였다. 그런데 해안항해가 아니어서 삼척-울릉도 150키로와 울릉도-독도 90키로는 기상악화에 대한 도피처가 없다. 특히 독도는 방파제가 없어 최악의 경우 180키로에 이르는 울릉도로의 복귀거리가 필요하다. 262 1년간 파도를 뚫고 3천키로를 달려왔지만 독도접안은 독도경비대에게 불허되었다. 섬을 반시계방향으로 돌아 삼척까지 울릉도 남측 10마일을 경유하여 241키로를 3시간씩 2교대하여 항해하고 삼척에 도착하여 일주성공을 자축하는 삼페인을 터트렸다.
http://www.yes24.com/Product/Goods/8957787
저자의 글 내가 캠핑을 고집하는 이유
집단가출호의 항해 경로; 요트 일주를 위한 도움말
준비 무동력 요트 타고 우리 섬 캠핑을 떠나다
1차 항해 141km; 감춰두고 싶은 환상의 섬 굴업도 vs;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무인도 선갑도
2차 항해 265km; 동쪽 끝에는 독도, 서쪽 끝에는 격렬비열도 vs; 쫄깃한 참돔 맛이 기가 막힌 외도
3차 항해 299km; 거울처럼 맑은 물빛 어청도 vs; 12개 무인도의 유쾌한 동맹 십이동파도
4차 항해 279km; 명량대첩의 현장 울둘목vs; 조수간만의 차이가 상상을 초월하는 우이도
5차 항해 304km; 에메랄드 빛 바다로 둘러싸인 화순항 vs; 대한민국 최남단 마라도
6차 항해 265km; 천상의 비경을 숨기고 있는 거문도 vs; 용감한 바다 사나이 허영만의 고향 여수
7차 항해 127km; 남도 제일의 요트경기장 여수 소호요트장 vs; 국가대표급 낚시꾼의 숨겨둔 섬 소리도
8차 항해 150km; 아름답고 신비로운 트레킹의 천국 욕지도 vs; 학을 닮은 섬 이수도
9차 항해 204km; 국내 최대 규모의 요트마리나 부산 수영만 vs; GPS가 없어도 바람이 이끌어주는 일산항
10차 항해 143km; 바다는 폭군이다 양포항 vs; 영덕대게의 참맛을 보려면 강구항
11차 항해 365km; 비박의 짜릿함을 꿈꾼다면 장호항vs; 갯배 타고 건너는 아바이마을의 청초호
12차 항해 503km; 쉽게 허락되지 않는 섬 독도
글을 마치며 눈부시게 아름다운 3,057k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