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4.
학교가 끝나고 아로하네 회사로 가던 길이였다. 택시타고 갈까 하다가, 혼자 사탕을 먹으며 천천히 걸어가던 길이였는데 아
빠한테 전화가 왔다. 예전에는 적어도 한달에 한두 번씩 꼭 회사로 놀러가고 했었는데 어떻게 된 게 요즘엔 코빼기도 안 보
이냐고 서운하다 하길래 오랜만에 찾아 온 회사. 출출하다고 해서 간단하게 먹기 좋은 초밥까지 사들고 왔더니 오라고 할땐
언제고 나 혼자 쇼파 위에 덩그라니 앉혀둔 채 일에만 집중하고 있는 얄미운 아빠다.
툴툴거리면서 일이 빨리 끝나기만을 바라며 테이블 위에 풀어 놓은 초밥을 하나 둘 혼자 집어 먹다가 약 30분 만에 벌떡 일
어나 책상 앞으로 걸어갔다. 연애 한다고 일도 제대로 안 하고, 지금 밀린 결제 한꺼번에 하느라 진땀 빼는 거 아니냐고 놀
려대자 그런 거 아니라면서 열심히 펜을 굴리는 아빠. 뭐.. 조금 마음에 안들긴 하지만, 그래도 일하느라 바쁜 걸 어쩌겠냐
고 스스로를 위로하며 초밥 하나를 집어서 아빠 입 속으로 넣어줬다.
내가 주는 초밥을 받아먹으며 기분 좋게 웃더니, 역시 우리 딸 밖에 없다고 말해주는 아빠 옆에서 계속 초밥을 먹여주며 묵
묵히 일하는 모습을 지켜봤다. 오늘 같은 날 할아버지가 회사에 계셨음 회장실부터 들렸을 텐데, 외부에 나가계신다니 아무
래도 할아버진 집에서나 봐야될 듯 했다.
"아빠. 언니 보고싶지 않아?"
딸이 혼자 심심해해도 눈길 한 번 제대로 안 주고 일만하던 사람이, 여자친구 얘기가 나오자 보고있던 서류에서 잠시 눈을
떼고 나를 바라본다. 어찌나 배신감이 들던지 어이가 없다는 듯이 눈을 가늘게 뜨고 쳐다봤지만 바보처럼 웃어버리는 철부
지 아빠의 얼굴을 보고 결국엔 그냥 덩달아 웃어버리고 말았다. 진짜, 나이만 먹었지 아직 애 같다니깐.
"언니가 그렇게 좋아?"
"응."
"그럼 결혼을 하지 왜 안 해? 이제 언니도 결혼할 때 됐잖아."
"결혼은 뭐 혼자 하나?"
"뭐야. 언니가 아빠랑 결혼하기 싫데????"
"그런 거 아니야~"
"그럼?"
대답 없는 아빠를 보고 금새 표정이 어두워진 나. 혹시 언니네 집에서 반대하냐는 조심스런 내 질문에, 아니란 말도 못하고
그냥 아무말 없이 살짝 웃어주는 아빠 때문에 눈물이 나올 것만 같았다. 분명 서른여섯이면 아직 늦은 나이도 아니고 뭐 하
나 빠지는게 없는 우리 아빠가 언니네 집에서 결혼을 반대 당할 이유는 딱 한가지 이유 밖에 없었다. 바로 나... 아직 젊고
능력있는 우리 아빠한테 나란 존재는 혹이나 마찬가지였다.
초혼인 언니와는 달리, 우리 아빤 이미 한 번의 이혼 경력도 있고 나라는 애물단지도 있었다. 결국엔 내가 걸림돌인가 하는
생각에 죄인이라도 된 것마냥 아빠한테 미안해졌다. 이런 생각 때문에 내가 우울해하자 다 자기가 부족해서 그런거지 내 탓
이 아니라며 나를 위로해주고 안아주는 아빠와, 오랜만에 그동안 못했던 이야기들을 나누며 시간을 보냈다. 덕분에 오늘 일
찍 끝날 것 같다던 아빠는 결국 야근을 하게 되었다.
6시가 다 되서야 회사를 나서며 오늘 늦게까지 일 해야 하는 아로하를 위해 내가 먹고 싶었던 치킨을 사들고 아로하네 회사
로 향했다. 지금쯤 비서를 퇴근시키고 혼자 남아서 우리 아빠처럼 열심히 일하고 있을 아로하를 상상하며 문을 열었는데 책
상 앞에 앉아서 핸드폰을 만지작거리고 있다가 나를 보고 살짝 놀라는 아로하.
"어...?? 뭐야. 방금 문자 보냈는데 민망하게 바로 오네."
"문자??"
"응. 보고 싶은데 안 오길래."
때마침 주머니 속에서 핸드폰이 지잉- 하고 울렸지만, 문자를 확인하려던 내 손에서 얼른 핸드폰을 빼앗아 자기 주머니 속
으로 쏙 넣어버리는 아로하. 내가 사온 치킨을 보고 배고팠었는데 잘 됐다며 맛있게 먹어주는 아로하다. 오늘은 바빠서 점
심도 못먹고 일했다는 말에 새삼 상무이사라는 그의 어깨가 무거워 보였다. 남들은 부모 잘 만나서 어린 나이에 이사도 하
고 좋겠다고 말할지도 모르지만, 사람들이 그렇게 말하기에 더 열심히 할 수 밖에 없는 아로하가 가끔은 안쓰러워 보일 때
도 있었다. 오늘처럼 밥도 못먹고 일 하면서, 하기 싫지 않냐고 물으면 '전혀' 라고 말 하는 아로하를 볼 때. 언제나 일할
때 만큼은 정말이지 불평 불만 없고, 어른스럽기만 한 사람이였다.
내 옆에서 다 먹은 치킨을 정리하며 손이 부딪히자 웃으며 내 볼에 뽀뽀하는 아로하.
"오빠가 할께~"
"아니야, 내가 할께 오빤 쉬고 있어! 별로 치울 것도 없는데 뭐."
"별로 치울 것도 없으니까 오빠가 할께요 아가씨."
"아... 나 예쁜 짓 한 번 하고 업어달라고 하려고 했는데, 안 되겠네~"
벌써 아로하 손에 다 치워져가는 쓰레기들을 바라보며 실망스러운 듯이 얘기했다. 평소 같았으면 그냥 업어달라고 했겠지만
그냥 귀여운척 한 번 해보려고 평소답지 않게 최대한 불쌍한 표정을 지으며 돌려 말했다. 그랬더니 역시나 분주하게 움직이
던 손을 멈추어 나를 바라보고는 정말 못말린다는 듯이 웃어버리는 아로하.
"진짜 귀여워 죽겠네."
"그치, 귀여워 죽겠지?? 그러니까 나 업어줘!!"
"싫은데~"
"뭐? 싫다고??"
"응, 오빠 힘들어. 피곤해."
내 말이라면 뭐든 다 들어주던 아로하가 이렇게 딱 잘라 싫다고 말하는 건 처음있는 일이였기에 정말 말 그대로 입을 쩍 벌
리고 충격에 휩쌓인 얼굴로 바라봤다. 놀리려고 하는 말인지 진심으로 하는 말인지 실실 웃으며 쇼파에 등을 기대고 앉아서
한참동안 나를 바라보더니, 한 팔로 내 목을 끌어 안으며 내 어깨에 얼굴을 묻고 나긋나긋한 목소리로 얘기한다.
"예쁜 짓 한 번 해봐."
"예쁜 짓...?"
"응, 예쁜 짓~ 마음에 들면 업어줄께."
"치..."
결국엔 해줄거면서 괜히 튕기는 아로하가 얄미워 볼멘소리를 하다가 볼에 쪽- 뽀뽀해주니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고, 입술에
쪽- 뽀뽀해주니 너무 약하다고 더 찐하게 해달라는 뻔뻔한 아로하.
"너무 약해.. 더 찐하게."
"오빠. 여기 회사야."
"알아~"
"아는 사람이 이래?"
"뭐 어때, 하고 싶으면 하는 거지."
말은 저렇게 하면서 눈빛은 새삼스럽게 왜 그러냐는 눈빛이였다. 하긴, 내가 언제부터 그런 거 신경썼다고. 연애 초부터 괜
히 민망해하면서도 할 건 다 했던 나였는데. 피식 웃으면서 내 입술을 깊게 빨아들이는 아로하. 여운을 남기는 짧은 입맞춤
에 눈을 눈리깔고 입술만 바라보고 있다가 천천히 목에 팔을 두르고 아로하가 원하던데로 키스를 해주고 있는데, 지금쯤 아
무 인기척도 없어야할 회사 복도에서 갑자기 또각또각 구두굽 소리가 들리더니 곧 문이 열리고.
"어머. 내가 방해한 거야? 이럴 줄 알았으면 노크라도 하고 들어올 걸.."
또 무슨 볼일이 있어서 온 건지, 문고리를 잡고 어정쩡하게 문 앞에 서서 얘기하는 채서린. 아무생각 없이 안으로 들어오려
다가 우리가 키스하는 걸 보고 꽤 놀란 듯 어색하게 서있었다. 처음부터 그랬지만, 언젠가부터는 나도 모르게 더 경계를 하
고 있는 채서린. 라희 엄마가 채서린이라는 증거는 없지만 왠지 그럴 수도 있을 거란 생각에 솔직히 신경이 쓰이는 게 사실
이다. 라희 엄마가 누구든지간에 신경쓰지 말자 했지만, 그래도 자꾸만 신경이 쓰이는 건 나도 어쩔 수 없는 일인 듯..
"지애씨 오랜만이에요~"
"네..."
웃으면서 인사하는 채서린과 달리, 나는 기죽은 사람처럼 작은 목소리로 짧게 대답하며 고개를 숙였다. 예전에는 둘이 같이
있는 거 보면 기분이 나빠서 조금 쌀쌀맞게 대했다면, 이제는 왠지 자신이 없어서.... 채서린 앞에서 자꾸만 내가 작아지는
것 같은 느낌에 도저히 당당해질 수가 없었다. 원래 사람들 앞에서 기죽는 성격이 아닌데도 이상하게 채서린 앞에서는 그랬
다. 채서린이 라희 엄마일 거라는 의심을 한 순간부터 나는 작아졌다.
아로하한테 떨어져 앉아서 우울한 얼굴로 고개를 비스듬히 숙이자 그런 나를 힐끗 바라보고는 다시 가까이 앉는 아로하. 무
언가 전해주러 왔는지 손에 서류 봉투를 들고있는 채서린에게 잠깐 기다리라는 양해도 구하지 않고 나를 품에 안더니, 가까
이에서도 들릴듯 말듯 작은 목소리로 귓가에 사랑한다고 속삭여주고, 양손으로 내 볼을 감싼 후 입술에 뽀뽀해주는데, 안심
하라는 듯한 그의 행동에 피식 웃음이 새어 나왔지만 마음은 씁쓸했다.
"시간이 벌써 이렇게 된 줄 몰랐네. 미안하다."
"됐어~ 사과는 내가 해야 될 것 같은데 뭐. 여기, 니가 말했던 자료들 다 정리해서 넣어놨어. 보고 연락해."
"응, 바쁠텐데 신경써줘서 고맙다."
"알면 밥 한 번 사~ 나 이거 때문에 요즘 잠도 제대로 못 잤어."
지금 도대체 둘이 무슨 말을 하는 걸까. 아로하가 뭔가 부탁한 거 같은데, 그것 때문에 잠도 제대로 못 잤다는 채서린의 말
에 미안한 표정을 지으며 웃어보이는 아로하. 조만간 만나자는 약속을 하고 온지 5분도 안 되서 금방 가버린 채서린과 건네
받은 서류봉투를 책상 위에 올려두고 내 앞으로 오더니 무릎을 굽히고 앉아서 나를 올려다 보며 머리를 헝클여주는 아로하.
"왜 아직도 그런 표정으로 앉아있어?"
"....."
"진짜 바보가 따로 없네. 서린이... 니가 생각하는 그런 거 아니야. 전혀 신경 안 써도 돼."
"신경 안써."
"거짓말. 저 여자 엄청 신경쓰인다고 얼굴에 써있는데?"
내가 표정관리를 좀 못하긴 하지... 좋으면 좋은대로, 싫으면 싫은대로, 그대로 다 드러나는 얼굴이니까. 그래서 난 거짓말
도 잘 못한다. 어차피 표정에서 다 티가 나기 때문에, 거짓말을 해도 바로 다 걸리는 스타일이다. 이번에도 역시 말은 신경
안쓰인다고 했지만 다 뻔한 거짓말이였으므로, 표정관리를 못하는 내 탓이 큰 걸 알면서도 내 마음을 너무 훤히 들여다보고
있는 아로하가 살짝 얄미웠다. 미간을 좁히며 잔뜩 불만스러운 얼굴로 바라보다가, 내가 어떤 행동을 해도 너무 사랑스럽게
바라봐주는 아로하의 눈빛에 금방 마음이 풀리면서 잔잔한 감동이 밀려왔다.
"앞으론 다른 여자 앞에서 고개 숙이지마."
"응..."
꼭 말이나 행동으로 감동주지 않아도, 이젠 눈빛 하나로 내게 감동을 전해주는 아로하. 굳이 사랑한다고 말하지 않아도, 행
동으로 보여주지 않아도, 날 바라보는 눈에서부터 그 마음이 너무 잘 전해져 마음이 따뜻해지고 포근해지는 느낌.
"업어줄까?"
"응, 업어줘~"
싱긋 웃으며 돌아서 내 앞에 등을 보이고, 내가 몸을 기대면 가볍게 업고 일어나 창가쪽으로 다가가는 아로하. 시원하게 뻥
뚫린 창가 앞에 서서 어두워진 밖을 내다보며 10분 정도 이야기를 나누다가, 아로하는 다시 책상 앞에 앉아서 일을 하고 난
쇼파에 누워서 MP3를 들으며 시간을 떼웠다. 그리고 밤 9시쯤, 일이 어느정도 마무리가 됐는지 자켓을 한쪽 팔에 걸치고 내
앞으로 다가온다.
내 머리를 쓸어넘기며 이제 가자고 말하는 아로하의 목에 팔을 두르면, 한 팔로 내 몸을 감싸고 천천히 일으켜 세워주는 아
로하. 쇼파에서 일어나 가방을 메고, 아로하의 한쪽팔에 매달려 주차장으로 향했다. 그리고 똥강아지랑 놀아주기 위해 바로
집으로 가지 않고 아로하네 집으로 왔다. 요즘엔 잠깐씩이라도 들려서 매일 놀아주는데, 헤어질 시간만 되면 많이 아쉬워하
며 눈물까지 글썽거리는 똥강아지.
"엄마아~~"
집 안으로 들어서니, 아민이 옆에 딱 붙어서서 우유를 마시고 있던 똥강아지가 나를 보고 한달음에 달려온다. 내 옆에 서있
던 아로하는 '아빠' 가 아니라 '엄마' 라고 말하며 달려오는 똥강아지를 보고 허무한듯 웃어버린다. 단 며칠만에 완전히 내
편이 되서 나만 찾는 똥강아지를 보며 아로하는 내심 서운한 기색을 보였다. 가끔은 우리 사이를 질투도 하며 침대 위에 누
워서 우리가 노는 모습을 빤히 지켜보기도 했다.
빠르게 달려와 안기는 똥강아지를 안아들고서 삼촌이랑 재밌게 놀고 있었냐며 볼에 쪽 뽀뽀해주면, 눈이 휘어지게 웃으면서
고개를 끄떡거리며 똑같이 내 볼에 뽀뽀해주는 똥강아지. 정말 너무 예뻐 죽겠다.
"엄마. 아-"
아로하가 씻으러 들어간 사이 침대 위에 마주보고 앉아서 아이스크림을 퍼먹던 중 여전히 어설프게 숟가락을 잡고서 아이스
크림 한스푼을 떠, 나 먹으라고 내 앞에 내밀어주는 똥강아지. 정말 행동 하나 하나가 너무 사랑스럽고 예뻐서 계속 안아주
고 싶은 아이다. 똥강아지가 퍼주는 아이스크림을 받아 먹으며 손으로 양볼을 감싸고 살짝 흔들어주면, 기분이 좋은지 꺄르
르 웃다가 내 무릎 위에 누워 휴식을 취하는 똥강아지.
배가 부른지 볼록 튀어나온 배 위에 손을 얹고 한쪽 손으로 눈을 비비는 똥강아지를 바라보고 있는데 어느새 샤워를 마치고
나온 아로하가 침대에 걸터 앉으며 뽀송뽀송해진 얼굴을 코앞까지 들이댄다. 물기가 뚝뚝 떨어질만큼 젖은 머리카락 덕분에
얼굴 위로 물방울이 떨어졌는지 한쪽 눈을 찡그리며 손등으로 물기을 닦는 똥강아지와 귀엽게 애교를 부리며 머리를 말려달
라고 얘기하는 아로하.
내가 웃으며 수건을 받아들자 아이처럼 가만히 내 앞에 고개를 내밀고서 어서 해달라는듯이 얌전히 기다리고 있는 아로하의
머리를 조심스럽게 잘 말려주었다. 자꾸만 물방울이 튀는지 쉴새없이 손을 움직이며 얼굴을 닦아대던 똥강아지가 갑자기 벌
떡 일어나서 나와 같이 아로하의 머리를 말려주었고, 그렇게 셋이서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침대에서 뒹굴며 장난을 치다가
12시가 넘어 똥강아지가 잠들고나서야 아로하의 배웅을 받으며 집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다음날....
"아가씨, 가서 잘 하고 오세요."
"내가 가서 잘할께 뭐 있어... 그냥 시간만 떼우다 올 거야."
"그러세요. 가서 얼굴 찡그리지 말고, 그냥 맘 편하게 있다 오세요."
"응..."
오늘은 한성그룹 창립기념회 파티가 있는 날이다. 한성의 임원들과 초대 받은 타 그룹의 간부급들만 참석할 수 있는 자리.
등 떠밀리듯이 거의 매년 왔었는데도 아직 적응이 안 되고 별로 달갑지 않다. 출발할 땐 아빠와 같이 출발 했지만, 지금은
나 혼자 떨어져서 오기 싫은 자리였다는 걸 티라도 내듯이 아무 표정 없는 얼굴로 벽 모퉁이에 기대서 가식적인 얼굴로 웃
고 있는 사람들을 이리저리 훓어 보다가 지루한 시간을 달래려고 귀에 이어폰을 꽂았다.
여기 나처럼 오기 싫은 자리에 억지로 와있는 사람이 한 둘이 아닐텐데도 다들 즐겁다는 듯이 너무 축하한다는 듯이 자신을
포장하며 좋은 이미지를 심는데 여념이 없었다. 1년 365일 중에, 유일하게 아빠랑 사이가 안 좋은 날이 바로 오늘. 차 안에
서 제발 잘하라고 부탁까지 했는데 난 대답하지 않고 말 한마디 없이 여기까지 왔다.
"지애씨. 여기서 혼자 뭐해요?"
한참 MP3로 노래를 듣고 있을 때였다. 갑자기 내 앞에 나타난 채서린의 출연에 당황한 나. 이어폰을 꽂고 있어서 나한테 뭐
하고 한 건지 잘 듣진 못했지만 대충 입모양을 보니 혼자 뭐하고 있냐고 하는 것 같았다. 아... 그러고 보니 채서린도 한성
에 다닌다고 했었지? 근데 뭐야. 임원이 아니면 참석 못하는 자리인 걸로 알고 있는데, 내가 여태 잘못 알고 있었나? 잘 이
해 안 가는 상황에 어리둥절해 하며 그냥 바라만 보고 있는데, 때마침 이쪽으로 오는 우리 아빠한테 아주 잘 아는 사이인듯
반갑게 웃으며 인사하는 채서린.
"진작에 찾아뵙고 인사드리려고 했는데, 핑계지만 시간이 없었어요. 죄송해요."
"서린이 마음이야 내가 잘 아는데 뭐. 일은 할만해?"
"아니요, 힘들어 죽겠어요! 파리에 있을 때 보다 더 힘든 거 있죠."
"해외 근무가 더 편하다는 사람은 또 처음보네. 그래도 이제 적응해야지."
"그래야죠~"
둘이 아는 사이라는 사실도 충분히 놀랄만한 일이였는데, 내가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너무 친해보이는 두 사람의 모습에 말
그대로 완전히 벙쪄서 바라보고 있으면.
"마침 여기 다 있었네. 오랜만이구나."
내가 싫어하는... 자격미달의 할아버지가 이쪽으로 다가오며 내게 먼저 인사를 건넸고, 전혀 인사할 생각이 없었던 나는 그
저 눈살을 찌푸리는 게 전부였지만, 나랑 비교 될 만큼 서글서글하게 웃으며 그를 바라보는 채서린의 눈에서 불안함을 느꼈
다. 알 수 없는 감정에 휩쌓이며 괜히 심장이 떨리고 뭔가 기분 나쁜 느낌. 일개 직원이라는 사람이 자신이 다니고 있는 회
사의 회장님을 바라보는 눈빛이 절대 아니였다. 그리고, 내 눈 앞에서 벌어진 믿을 수 없는 상황에 완전히 멍해진 나.
"할아버지~"
윤회장을, 회장님이 아닌 할아버지라 부르며 살갑게 팔짱 끼는 채서린이의 모습에 너무 놀라서 정말 아무 말도 할 수가 없
었다. 충격받은 내 심장은 미친듯이 쿵쾅쿵쾅 뛰기 시작했고, 멍해진 눈동자는 눈에 띌 만큼 심각하게 흔들리고 있었다.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아 저 오늘도 출근해야 되는데 ㅠㅠ 이따 일 끝나고는 바쁠 것 같아서 [갈데가 너무 많아요 ㅠㅠ]
지금 죽어라 써서 올려요 자야되는데 지금 뭐하는 짓인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쓴 거 확인도 못해보고 그냥 올립니다. 오타있어도 이해해주시고 매끄럽지 않아도 이해부탁드려요.
얼른 자야되서 수정작업할 시간이 없음.. ㅋㅋㅋ 여러분 주말 잘 보내세요 ♡
첫댓글 뭐예요뭐!!뭐뭐!! 채서린이 정체를 밝혀라!! 똥강아지 라희랑 로하랑 지애 사이가 너무 좋아서 흐뭇해하며 혼자 웃어가며 보고있다가 서린이 등장으로 인해서 또다시 한번 망치로 머리얻어맞은 느낌으로 멍때리고 있다가 읽었어요ㅠㅠㅠㅠㅠ서린이랑 설마 가족으로 지애랑 이어진거 아니죠? 그렇죠?ㅠㅠㅠ그럼안되지요, 안되구 말구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니다 안될것도 없네뭐ㅠㅠㅠㅠㅠㅠ하하, 어쨌든 이번것도 재밌게 읽었어요!! 정말정말 기대되는데ㅠㅠㅠㅠ지애 기억돌아올때가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다음편도 열심히 기다리며 기대잔뜩하고 있을게요~ㅋㅋㅋㅋ
똥강아지랑 지애랑 로하랑 정말 사이 많이 좋아졌죠? ㅋㅋㅋ 저도 흐뭇하답니다 ㅋㅋㅋ 근데 마지막에 서린이가 ㅠㅠ 설마가 사람잡는다잖아요 ㅋㅋ 서린이랑 지애랑 친척이랍니다 ㅠㅠ ㅋㅋㅋㅋ 다음편도 기대해주세요 감사합니다 ㅋㅋㅋ
뭐야!! 서린이.. 흠흠.. 이상해!!!!!!!!!!!!!!! 뭐징뭐지!! 궁금해 ㅠㅠ 휴ㅡㅡ 서린이가 싫다.... 흠흠.. 똥깡아지 겁내 귀엽네 ㅋㅋ 이제 지애한테 엄마라고 잘부르고!! ㅋㅋㅋ 후훗!! 역시 좋당아!!!ㅋㅋ
서린이도 윤회장 손녀도 지애도 손녀. 둘이 친척관계에요 ㅋㅋㅋ 아, 서린이 미워하지말아주세요 ㅠㅠ ㅋㅋ 똥강아지 귀엽죠? ㅋㅋㅋ
서린이 뭐져............................ 자격미달 할아버지 손녀인가보네영 ㅋㅋ저 퇴원해서 학교 나온지 2틀째예요 ㅋㅋ 정컴시간이여서 또 소설보러왔지요 ㅋㅋㅋ
맞아요 손녀 ㅋㅋㅋㅋ 아아, 저 지금 감기때문에 완전 죽을맛이에요 역시 사람은 건강이 최고인듯 ㅠㅠ 너무 감사해요 ㅋㅋㅋ
뭐야뭐야이건뭐!!왜할아버지라고부르는거?? 진짜손녀인가,, 진짜서린이의정체가궁금하다궁금해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먼가밝혀지면또있는것같고 근데라희랑지애랑사이가많이좋아졌나봐요 아무렇지않게엄마라고부르는거보면 근데이번편에는태양이가안나왔따는거ㅠㅠ 뭐대신로하랑지애가나왔으니까별상관은없지만ㅋㅋㅋㅋㅋㅋㅋㅋ근데왠지,,곧지애기억이돌아올것같다는ㅠㅠ
서린이의 정체는 이미 밝혀졌는데요~ ㅋㅋ 손녀 맞아요 ㅠㅠ 원래는 제일 먼저 밝혀질 것 같던 서린이의 정체가 너무 늦게 맑혀졌네요 이런 ㅋㅋㅋㅋ 하지만 아직 밝혀지지 않은 것이 더 남아있으니 끝까지 기대해주세요 ㅋㅋ 태양이... 보고싶으신가요?? ㅋㅋㅋㅋㅋ 감사합니당 ㅋㅋㅋ
재밌어요 ~
ㅋㅋ 항상 재밌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럼 서린이가 지애 친척언닌거에요?????????????
네 ㅠ 그렇답니다 ㅠㅠ 드디어 밝혀진 채서린의 정체가 바로 이거죠 ㅋㅋㅋ
헉 대박 대박대박 대바악!! 완전 반전의 반전의 반전이얏ㅋㅋㅋㅋㅋ
아직 더 남았어요 기대하셔도 좋아요 ㅋㅋㅋㅋㅋㅋ 아직 지애가 기억상실증에 걸린 이유, 밝혀지지 않은 거 아시죠? ㅋㅋ 끝까지 지켜봐주세용 감사합니다 ㅋㅋㅋ
다음편 너무 기대되요 ㅠ
ㅋㅋㅋ 감사합니다~~ 담편도 기대해주세요
삭제된 댓글 입니다.
채서린 때문인가요 ㅋㅋㅋ 다음편도 기대해주세요 감사합니당~~
엄마이런 . . . . .이런반전이서린이가지애친척이엿다니우와 . . . . . .. 우와 . . . . .. . . . . 로하랑라희랑지애셋이같이노는모습보니깐너무뿌듯하고제가더기분이좋아요 ! 다읖면기대되요기대할께요 !
ㅋㅋㅋㅋ 이번 반전도 마음에 드셨나요? ㅋㅋ 라희랑 지애랑 많이 친해진 것 같아서 보기 좋죠? 저도 쓰면서 뿌듯했답니다. ㅋㅋㅋ 다음편도 기대해주세요 감사합니당. ㅋㅋㅋ
헐..서린이가 지애 친척;;;;; 완전깜놀ㅋㅋ 벌써 라희는 지애랑 친해졌군용ㅋㅋ역시 모성애인듯?흐흐 ㅎㅎ 읽는내내 흐뭇햇어용ㅋㅋ담편두 완전기대할게요옹ㅎㅎ
넵 ㅋㅋㅋ 라희가 둘 사이에 중요한 인물인데도 많이 안 나온 것 같아서 요즘엔 좀 많이 등장 시키려고 하고 있답니다. ㅋㅋㅋ 다음편도 기대해주세용 ㅋ 감사합니다 ㅋㅋㅋ
정말 흥미진진해요 ㅠ 앞으로 얘기가 어떻게 흘러갈지 너무 궁금해요~ 다음편도 기대하겠습니다 ㅋㅋ
흥미진진하다니 감사합니다 ㅠ 앞으로도 기대 부탁드려요 ㅋㅋㅋ
헐~~~ 과연 무슨 사이일까요~~??
지애랑 서린이 친척관계랍니다. ㅋㅋㅋ 다음편도 기대해주세요 감사합니당. ㅋㅋㅋ
ㅋㅋㅋ 재밌어요!!! 지애랑 서린이가 친척관계라니.....
넵 친척이에요 ㅋㅋㅋ 재밌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ㅋㅋㅋ
에 - 이건 뭔가요 ~
ㅋㅋㅋㅋ 드디어 밝혀지는 채서린의 청제죠 ㅠㅠ ㅋㅋㅋ
벌써12시...오늘은 이만보고 내일다시와야겠어요
ㅋㅋㅋㅋ 네 감사합니다 좋은 꿈 꾸세요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