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태영건설 워크아웃 사태
현재 건설 및 금융업 논란의 중심인
태영건설 PF발 워크아웃 사태의 관심과
심각성을 인지하시는 분들이 많아 정리하자면.......
PF 사업구도
이를 정확하게 이해하기 위해선 대략적이나마 PF사업 구도에 대한 이해가 필요합니다.
실제 PF 사업은 여러 형태의 종류로 진행하지만 핵심만 간단하게 말씀드려 보겠습니다.
PF 사업은 크게 세 가지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첫째, 시행사
둘째, 시공사
셋째, 금융기관
시행사 : 사업전체의 큰 판을 짜는 사업의 주체 – 최종 분양대금으로 수익
시공사(건설사) : 시행사로부터 사업을 수주해서 건설을 진행 – 수주금액으로 수익
금융기관 : 시행사에게 돈을 대여 – 이자수익
예를 들어 100% 분양이 되었을 때 받을 수 있는
분양대금 규모가 8천억 원 규모의 사업을 서울 어딘가에서 진행한다고 가정해 봅시다.
공사금액을 포함한 해당 프로젝트에 소요되는 금액(비용)은 약 5천억이라고 가정한다면
시행사는 자기돈(에쿼티) 500억 정도로 사업을 일으킵니다.
그럼 사업이 성공한다고 가정했을 때
해당 프로젝트로 나오는 수익은 (8천억-5천억) 3천억입니다.
그럼 도대체 어떻게 시행사는 500억으로
5000억짜리 비용이 드는 사업을 시작할 수 있을까요?
이때 증권사, 캐피털, 저축은행 등과 같은 금융기관이 나타납니다.
이런 금융기관들은 해당 프로젝트의 사업성을 보고 대출여부를 판단합니다.
의외겠지만 지난 3년간 이런 금융기관들은 완전히 을중의 을이었어요
왜냐? 프로젝트에 돈만 빌려주면 대부분 사업지가 분양에 성공했고
돈만 빌려주면 상환은 당연한 거였으니까
다들 시행사에게 돈 빌려주려고 돈 싸 들고 줄 서있었거든요
이렇게 해서 이자로 막대한 성과를 낸 PF담당자들은 성과급 파티를 즐겼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무리 을이여도 금융기관들이 바보들도 아니고
사업성 하나만 보고 저렇게 큰돈을 빌려줬을까요? 그건 아닙니다.
시행사들이 사업에 문제가 생겨 상환을 못하게 되면 최소한의 보험은 들어놔야겠죠.
이때 건설사가 등장합니다.
시행사들은 건설사 들과 비교하면 매우 규모가 작습니다.
아무리 업계 순위권 안에 들어가도 같은 규모의 PF가 자칫 삐끗하면
그냥 개박살 나는 거라고 보시면 됩니다.
반면에 우리가 아는 대형건설사는 자본과 신용등급면에서 상당히 규모가 있죠
이래서 금융기관들은 시행사에게 돈을 빌려주는 대신
너네 사업이 혹시라도 삐끗하면 돈 받을 구멍은 있어야 되니
건설사한테 보증을 서 달라고 요구하는 것입니다.
이 보증이 현 태영건설이 워크아웃에 들어가게 된 원인입니다.
위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시행비용이 5천억이면
그 금액의 대부분은 토지매입비 혹은 공사비용이겠죠?
즉 시행사는 건설사에게 우리가 너네 일감 줄 테니 보증 좀 서 달라고 요청합니다.
만약 5천억 중 공사대금이 2천 억정도면 이건 건설사의 매출로 직결됩니다.
그러니 건설사도 해당프로젝트를 판단해 보고
이게 딱 될 것 같으면 수주조건으로 시행사대신 보증을 서주게 됩니다.
즉 미분양으로 인해 시행사가 고꾸라지면 해당 채무는 건설사가 지급해야 되는 상황이 생깁니다.
우리가 뉴스에서 보는 PF발 건설사 위기는
대부분이 이러한 보증 (신용공여, 채무인수)으로 생긴다고 보시면 됩니다.
정부의 멱살캐리
태영건설의 부도를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태영건설은 약 3조 원 규모의 PF우발부채
즉, 시행사에게 보증을 서준 금액 때문에 결국 워크아웃까지 이르게 되었습니다.
지방 및 수도권 사업장에서 대규모 미분양이 발생하면서
시행사가 분양 대금(입주자들의 중도금 및 잔금)으로
금융기관의 돈을 상환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했습니다.
이를 태영건설이 갚아야 하는데 PF대출 특성상
그 만기가 매우 짧고 금리는 상당히 높습니다.
이렇기 때문에 태영건설은 흑자임에도 불구하고
유동성 문제로 워크아웃을 신청하였습니다.
왜 부제가 정부의 멱살캐리인지 궁금하신 분들이 계실 겁니다.
기업의 도산 즉 부도는 크게 3가지 형태로 이루어집니다.
1. 자율협약 : 채권자(금융기관)와 채무자(보증을 선 건설사)가 상호합의 하에 만기를 늘려주고
금액을 일정 부분 탕감해 주면서 기업의 도산을 막고, 채무변제를 성실히 이행해 나가는 구조
2. 워크아웃 : 자율협약과 유사하지만 모든 채권자와 채무자의 합의와 달리,
채권자의 일정비율(약 80퍼센트)만 합의한다면 만기연장과 일정 부분 탕감해 주는 제도
3. 법정관리 : 그냥 부도라고 이해하면 됨.
그럼 왜 이 세 가지 형태 중에 워크아웃을 신청한 것이 정부의 멱살캐리인지 궁금하실 겁니다.
위에 설명한 거와 같이 워크아웃은 조금 문제가 있는 부분입니다.
내가 돈을 빌려주고 나는 원금을 다 상환받고 싶은데
같이 빌려준 놈들 80퍼센트 정도만 합의한다면
나도 강제로 채무자를 바 줘야 하는 조금 이상한 법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현행법상 워크아웃은 불법이라고 이해하시면 쉽습니다.
그럼에도 태영이 워크아웃을 신청한 건 향후 법 개정을 통해
금융당국과 태영건설이 이미 합의를 봤다고 이해하셔도 무방합니다.
그럼 또 이런 궁금증이 생기실겁니다.
그럼 나머지 80퍼센트가 동의 안 하면 그만 아니야?
그렇지만 여기서도 정부가 개입됩니다.
태영건설이 보증해야 하는 금액 중 상당 부분의 채권이 국책 은행인 산업은행입니다.
즉, 시중은행과 달리 산업은행은 국책은행이므로 정부의 결정을 따라가는 수밖에 없습니다.
또한 나머지 금융 사기업들 역시 정부의 압박을 무시하고 워크아웃을 반대하기엔 불가능한 상황입니다.
결론을 말하자면 정부가 사실상 태영건설을 살려준 겁니다.
이 부분은 상당히 논쟁이 있을 것 같지고 씁쓸하지만 우리나라의 현실입니다.
태영건설로 인한 향후 부동산 전망입니다.
1. 건설사 줄도산
정부가 태영건설을 살려준 이유가 있을 겁니다. 바로 말씀드려 볼게요.
태영건설의 회사채는 A등급입니다.
이게 왜 중요하냐면 지금 얘기가 나오고 있는 건설사들 줄도산과
향후 경기 침체와 맞물려있기 때문이에요.
건설사들에게 PF 자금을 빌려줄 때 은행과 같은
예금수취기관들은 예금으로 PF대출을 해줄 여력이 됩니다.
그러나 금융기관의 한 축인 증권사들은 고객예금을 받지 않기 때문에
건설사의 신용등급과 PF의 사업성을 바탕으로 ABCP를 발행합니다.
즉 시장에 태영건설 신용등급으로 자금을 당겨오는 겁니다.
그리고 분양대금으로 저 회사채를 상환하는 구조입니다.
근데 A등급의 건설사가 부도가 난다면 어떻게 될까요?
그 밑에 신용등급을 가진 채권들의 자금이탈을 막을 수가 없는 구조가 됩니다.
PF 유동화증권(간략하게 회사채)은 만기가 매우 짧습니다.
즉 짧게 단타로 돈을 빌려서 건물 짓고 중도금 들어오면 갚고
그다음에 또 발행하고 이런 식으로 이루어지는데
동등급 혹은 그 밑에 등급의 건설사들이 PF유동화증권을
발행하게 되면 이제 시장에서 살사람들이 없을 겁니다.
그럼 우짜냐?? 말도 안 되게 높은 금리로 회사채를 발행할 수밖에 없습니다.
여기서 이자 감당이 안되면 지금 시장의 우려처럼 줄도산으로 갈 수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2. 국내부동산 영향
상당히 많은 분들이 태영건설 부도로 인해
국내 부동산 거품이 빠지는 거 아니냐라고 기대반 걱정반 우려하십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그 순서가 뒤 바뀌었다고 보시면 됩니다.
즉, 태영건설 부도로 인해 국내 부동산 경기침체가 아닌
국내 부동산경기 침체가 시작되었기 때문에
태영건설이 워크아웃을 신청할 수밖에 없었던 겁니다.
이게 무서운 점은 사이클처럼 태영건설 워크아웃으로 인해
현재 침체된 부동산경기가 더욱 악화될 우려가 있다는 것입니다.
2년 전 국내부동산이 폭등할 땐,
서울중심부부터 점차 서울 전역 및 수도권으로 그리고 지방부동산까지 모조리 상승했습니다.
국내 부동산은 침체가 시작되면 이와는 반대로
지방부터 서울까지 역순으로 침체가 시작되는 구조입니다.
즉 태영건설은 주택시장 호황기 때 시작한 PF사업이
지방 부동산 수요가 씨가 마르면서 미분양 물건이 터져 나오다가
결국 워크아웃까지 가게 됐다고 보시면 됩니다.
즉 부동산 침체는 이미 지방 및 수도권 일부현장에서 시작된 거고
결국 서울 중심부까지 갈 수밖에 없다고 봅니다.(이 부분은 예측입니다)
현재 작년 서울 집값이 큰 폭으로 하향되다
정부 부동산대책 이후로 살짝 반등이 이루어졌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서울 부동산 거래량은 이전과 달리 거의 움직이질 않습니다.
이것이 의미하는 바가 무엇이냐 하면
이미 수요가 축소된 지방과 달리 서울 아파트값이 버티는 원인은
3년 전처럼 부동산 수요 – 공급으로 버티고 있는 것이 아닌
서울 부동산 보유자들이 어깨 걸고 버티기에 들어가 있는 것입니다.
즉 사는 사람도 파는 사람도 없다는 이야기죠.
그러면 부동산 보유자들이 언제까지 버틸 수 있느냐가 관건일 것입니다.
국내 기준금리와 미국 기준금리를 비교했을 때
현재는 기이할 정도로 기준금리가 벌어지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이게 의미하는 것은 사실상 흔히 말해 빚투 한 사람들을 정부가 살려주고 있다는 것입니다.
근데 또 한편으로 정부입장도 이해 가는 게 지금 기준금리를 인상하면
‘빚투’한 사람들은 심각할 정도로 죽어나갈 것이고 시장의 급매 물량이 터져 나올 것입니다.
이게 현재 금융당국의 가장 큰 고민일 거예요
죽을 사람은 죽는 게 시장경제의 이치겠지만
정부입장에선 부동산 연착륙이 매우 중요한 과제이기 때문입니다.
정리하자면 사실상 태영건설 워크아웃으로 인해
시장논리로 보자면 건설사 및 유관산업의 몇만 명 정도는 우습게 실직하고
이로 인해 돈 구하긴 어려워지고 금리가 급상승하고
부동산 급매 물건들이 쏟아져 나오는 것이 이론적으론 맞지만
정부 개입으로 인해 어떻게 될진 두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아마 내년 4월 총선 이후로 윤곽이 잡히지 않을까요?
여러분들은 어떻게 예측하시나요
첫댓글 잘 읽었습니다
공부 좀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