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시 : 2014년 3월30일(일)
장소 : 하남시 미사리경정장
기록 : 56:26, 2위
1. 대회 전
마라톤을 시작한 이래로 내가 이렇게 정성을 쏟았던 대회가 있었나 싶다. 짧은 기간이었지만 나름 이번 대회를 초점으로 한 훈련을 열심히 하였고, 몸관리도 철저하게 하였다. 그래서인지 어느 대회보다도 기대가 많이 되고, 긴장도 많이 되었다. 오히려 아무 준비없이, 아무 생각없이 대회를 참가하면 마음이 참 편한데, 열심히 준비한 대회이기도 하고, 전에 중도 포기했던 대회에 대한 복수전이라고 생각하니 두근거리기도 하고, 여러가지로 대회에 임하는 마음가짐이 타대회와는 달랐다.
긴장 탓이었을까, 새벽3시30반에 잠이 깨고, 더 이상 잠도 안 오길래 일어나서 대회 물품을 천천히 챙기고, 밥도 챙겨먹으며 대회때 어떻게 뛸까 생각해본다.
2. 대회장 도착
셔틀버스가 천호역과 잠실역에서 운행되는데 나는 천호역이 덜 복잡할 것 같아 천호역으로 갔다. 친구도 같이 15km를 달리기러 해서 친구를 만나 이런저런 얘기를 하며 심심하지 않게 천호역까지 간다. 천호역에서 규림 선배와 친구님들을 보고, 대회장으로 이동~
역시나 보통의 대회와는 다른 생동감과 축제같은 분위기가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느껴졌고, 얼른 달리고 싶었다. 대회장은 작년과 출발지도 달라지고, 배치구조도 많이 달라졌다. 훨씬 덜 복잡하고, 올해가 훨씬 좋아졌다.
탈의실 앞에서 김대용, 윤영진 선배님 뵈서 인사 드리고, 송창욱 선배님께도 인사드리며, 가벼운 이야기들로 대회의 긴장감으로부터 잠시 벗어나본다.
3. 대회 시작
간단히 스트레칭하고, 워밍업 하려는데 15km 출발한다고 방송을 한다. 부랴부랴 출발지로 이동하여 출발신호를 기다린다. 친구 놈은 어제 소고기 너무 많이 먹어서 아직도 배부르다고 하길래 1시간 30분 페매만 쫓아가라고 말한다. 친구와 얘기하다 보니 카운트 다운 시작! 5, 4, 3, 2,1 출발~~ ㄱㄱ
0~5km 18:24
15km에는 고수분들이 많이 참가 안하셔서인지 선두무리가 형성은 되어있지만 너무 느리다. 출발 2~300m도 안되어 그냥 내가 나가버린다. 한번 쫓아오나 발걸음 소리를 들으려는데 안들린다;; 왜 아무도 안쫓아오지?? 이런 생각도 하고, 원래는 선두 뒤에 붙어 달리면서 체력안배하면서 오버페이스 안할 계획이었는데 시작부터 틀어졌다;; ㅋㅋ 역시나,,, 나는 에라이~~ 모르겄다~~ 속으로 말하며 그냥 달려버린다. 뒷 무리들과 거리가 쭉쭉 벌어지는 느낌이 든다.
2km에서 시간을 확인해보니 7분10초 정도가 찍힌다. 이거 오버페이스인데;; 페이스를 약간 줄여보며 달려보려하는데 이미 초반에 몸을 올려버려 페이스 다운은 잘 안되고, 5km에서 18분24초가 찍힌다. ㅋㅋㅋ 하하하 망했다;; 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밀 수 있을 것 같기도 하고, 일단 달려보자~
5~10km 19:10
일부러 5~반환점인 7.5km지점까지 페이스를 다운시킨다. 혼자 달리니 심심하기도 하고, 잠재력이 발휘가 안되는 것 같기도 하고, 몸에 힘도 쭉쭉빠지고, 서서히 힘이 든다. 그리고 코스가 은근히 오르막과 내리막의 반복이어서인지 전 구간에 비해 페이스가 많이 밀려버린다. 반환점을 돌며 후미주자와 거리를 확인해보니 대략 100m정도 차이, 별로 안난다. 반환점을 돌고 나니 수많은 인파가 반대편 차로에서 달리고 있다. 저 수많은 사람중에 내가 선두로 달리고 있다니,,, 기분 좋네~~ 반대편 주로의 많은 사람들로부터 파이팅을 받으며, 힘을 내어 달린다.
10~골인 18:52
11km지점쯤에서 나를 찍던 카메라가 뒤로 간다. 그 때 아~ 2위 주자가 내 바로 뒤에 있다는 것을 알았다. 곧 있어 2위주자가 나를 추월하고, 거리는 조금씩조금씩 벌어진다. 따라잡을 수 있을 것 같은데 정말 종이 한장 차이의 스피드 부족인지 잡히지가 않는다. 이미 나는 초반 오버페이스로 달리는 메커니즘이 많이 무너져 있는 상태이고, 거리는 꽤 벌어지고 만다. 하지만 그 분도 선두로 올라서는 앞에 아무도 없어서인지 더 이상 스피드를 올리시지 못하고, 오히려 다시 거리가 조금씩 줄어드는 느낌이 든다.
이제 마지막 1km! 열심히 달린다. 사실 선두를 잡으려기보다 내 바로 뒤에 3위 주자가 있는 줄 알았다. ㅋㅋ 나중에 기록을 확인해보니 3위와는 거리 차이가 많이 났었다. 골인점이 보이니 다시 힘이 나네~ 열심히 달려 56분26초로 골인~ 선두와는 15초 차이, 대략 70m정도 차이였다. 약간 아쉽기도 하지만 이게 현재 내 실력이고, 순응하고, 더 열심히 훈련해서 다음에 잘하면 되지~
골인 후
우승하신 분 인터뷰 끝날 때 까지 기다렸다가 인사드린다. 알고보니 유명하신 철인3종 선수시네 ㅎㅎ 한 수 배웠다 생각한다. 그 분과 나중에 시상식 때 얘기를 했지만, 초반에 빨리 달리시지 말고, 같이 달렸으면 좋았을텐데 나보고 미안하다 하시면서 아쉬워하신다. 아마 초반부터 같이 달렸으면, 정말 마지막까지 피튀기는 경쟁을 하지 않았을까 생각해 본다.
다시 역주행하며 친구 마중 나가러 간다. 가는 도중 규림 선배도 보이길래 화이팅! 하고 1.5km지점쯤에서 친구를 기다린다. 1시간30분 페메 풍선이 보이고, 친구는 죽을 듯한 표정 ㅋㅋ 친구 옆에서 달리며 마지막 1km를 채찍질한다. 친구는 더 이상 못 달리겠다고, 그만 달리려는거 내가 야! 쪽팔리게 1시간30분 풍선보다는 빨리 들어와야지! 라고 말하며 끈다. ㅋㅋ 결국 친구는 1시간 30분 이내로 골인하였다.
외국인은 아디다스 코리아 사장님~ 내가 노란색 아디다스 런닝화 신고 있었는데, 누가 아디다스 사장 아니랄까봐 런닝화 보고는 nice shoes~이러길래 바로 thanks~ 라고 답하였다. ㅋㅋ
4. 대회 후 및 계획
시상식을 하고, 친구와 천호역에서 밥먹고, 서로 피곤하여, 더 놀지않고, 바로 바이바이 한다.
이번 대회는 열심히 준비한 대회였기도 하고, 운도 따랐기에 입상까지 하여, 만족하지만, 뭔가 아쉽다. 이번 대회를 통해 아직 한~~ 참 부족하다는 생각을 한다.
일단 달리는 폼이 완전 엉망이다. 그냥 달리면 느껴진다. 내 폼이 얼마나 개폼이란 걸. 달리면서 마주오는 풀코스 초고수분들의 달리기 자세를 봤는데 정말 잘 달리고, 탄력이 느껴졌다. 나도 저래 달려야될텐데 생각하며 힘들게 달린 기억이 난다.
다음 목표대회는 6월1일 건설경제대회 10km이다. 목표 기록은 34분대 찍기. 열심히 하고, 즐기자. 아자!
첫댓글 수고했다.멋있다.
열심히 연습하더니 입상축카축카 ~~^^
축하합니다
멋 있어요 ....!!
후기를 참 잘 쓰네요~~^^ 입상 축하해요!~~^^
입상 축하 축하 담에는 1위하는 모습 꼭 보여주시길 바래요 상권 화이팅!!
정말 그렇네요! 후기를 잘쓰네요 뒤에내용 더욱더 궁금하게 하면서 감동받게 하네요~~!
추카추카! 화이팅합니다~~^
정말 잼있게 읽었네!
대단하다고밖에...넘 잘 뛰었어요~~
추카추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