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농구 최고의 권위를 자랑하는 2006 산업은행배 농구대잔치가 20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막을 올린다. 지난해 우승팀 상무를 비롯해 9개의 대학팀 등 총 10개 팀이 참가하는 이번 대회는 5팀씩 2개 조로 나뉘어 예선을 치른 뒤 상위 3개 팀이 결선 토너먼트를 통해 우승팀을 가린다. 절대 강자도 찾기 어렵지만 절대 약자도 없는 대학 농구이기에 이번 대회도 우승팀을 예측하기가 쉽지 않다. 많은 혼전이 예상되는 농구대잔치를 전망해 본다.
결승 진출보다 더 힘든 예선 통과
이번 대회의 우승에 가장 근접한 팀으로는 상무와 중앙대가 유력해 보인다. 상무와 중앙대는 많은 이들의 우승 예상 후보로 손꼽히는데, 이들이 격돌하는 예선 첫 경기는 결승전의 전초전으로 평가 받는다. 상무는 팀 전력이 작년에 비해 다소 약해졌다고는 하지만 프로 선수들의 자존심이 걸려 있고 선수기용 폭이 가장 넓다. 각 포지션별로 기량이 고르고 풍부한 인적 구성을 하고 있기에 이번 대회에서도 우승 후보로 손색이 없다. 전국체전 이후 조직력과 선수들의 몸상태가 많이 좋아져 2연패의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MBC배 우승팀 중앙대는 꾸준히 상위권을 유지했다. 골밑이 든든하면서도 허효진, 강병현 등 장신의 포워드와 가드들이 버티고 있어 높이에서 확실한 우위를 점하고 있다. 2번의 대학연맹전에서 모두 아쉽게 준우승을 했기에 이번 대회에선 그 한을 털어버릴 기세다. 두 팀은 모두 A조에 속해 있어 예선부터 한 판 승부를 벌여야 한다.
A조의 남은 팀들은 연세대, 한양대, 조선대가 있다. 연세대는 2차연맹전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분위기가 살아났지만 팀의 주축 멤버인 양희종과 김태술이 아시안게임 대표로 차출되어 공백이 불가피하다. 경기를 풀어주는 김태술과 올라운드 플레이어로 제 역할을 해주는 양희종의 자리를 메우기 위해 남은 선수들이 더 분발해야 한다. 한양대도 2차연맹전을 치르면서 팀이 많이 살아났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지운이 에이스로서의 역할을 찾아가고 있고 홍수화와 김우겸 등 1학년들의 플레이가 한층 더 올라왔기에 A조의 가장 큰 복병이다. 조선대는 선수들의 패기와 근성으로 맞서는데, 접전을 이어나갈 수 있는 힘을 기르는 것이 과제다.
건국대, 고려대, 단국대, 동국대, 명지대로 구성된 B조는 어느 팀이 결선에 진출한다고 확신하기 어렵다. 동국대를 제외하면 모두 2차연맹전에서 예선 탈락을 했기에 B조의 팀들은 이번 대회에 남다른 각오로 임한다.
고려대는 지난 2차대학연맹전의 부진을 털어내기 위해 벤치와 선수들이 모두 분위기를 일신하며 이번 대회를 준비하고 있다. 비록 연습경기이긴 했지만 아시안게임 대표팀을 상대로 해서도 활발한 움직임과 조직적인 플레이로 좋은 경기를 펼쳐 달라진 모습을 확인시켰다. 1년 내내 선수들의 줄 부상에 울상을 지어야 했던 건국대는 이번 대회도 부상 선수들이 합류하지 못해 어려움이 예상된다. 하지만 대학 최고의 슬래셔 정영삼이 대학에서 치르는 마지막 경기에서 ‘유종의 미’를 거두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고 내외곽을 고루 갖춘 허일영과 이상수는 건국대를 얕볼 수 없게 만든다. 단국대는 좋은 경기를 하면서도 고비를 넘기지 못하고 무너진 약점 보완이 과제다. 박구영과 정휘량의 원투펀치가 돋보이는데 두 선수가 해결사 기질을 발휘한다면 팀이 원하는 소정의 목표인 6강 진출은 더 가깝게 다가올 것이다. 동국대 역시 지난 대회에서 확실히 자기 역할을 다 해준 유병재의 존재가 든든하다. 유병재를 받쳐 줄 천대현과 기승호, 박세원 등이 공격에서 꾸준하게 활약을 해 준다면 좋은 결과가 기대된다. 명지대는 현재 부상 선수가 많아 걱정이 많다. 안동대회에서도 외곽을 담당하는 선수들의 부상으로 고전했는데 이번에는 센터들의 부상까지 더해졌다. 변현수와 김영수 등의 스피드가 있긴 하지만 높이의 공백으로 근심이 많은 가운데 신입생들의 출전 시간이 많을 예정이다.
주목할 선수들 누가 있나?
고려대와 중앙대는 4학년 선수들을 지켜봐야 한다. 고려대의 경우, 김영환과 정의한 등 전반기에 부상으로 고전했던 선수들의 몸 상태가 많이 회복됐고 마지막 대회이기에 더욱 다부진 각오로 임해 작년 준우승의 아쉬움을 날릴 계획이다. 중앙대는 허효진을 주목해야 한다. 박상오, 함지훈 등이 버틴 골밑은 확실하기에 강병현, 허효진 등 장신 슈터들이 터져야 우승에 더 근접할 수 있다. 특히 프로 진출을 앞두고 있는 허효진은 이번 대회를 통해 실전 무대에서 예전의 슛감각을 되찾았음을 확실히 보여줄 필요가 있다. 한양대는 이지운이 확실히 에이스로의 귀환을 했음을 이번 대회를 통해 입증해야 한다. 이지운은 안동에서 열린 2차연맹전에서 팀을 잘 이끌었는데 농구대잔치에서 자신의 물오른 기량을 확실히 다져야 한다.
이외에도 고등학교 졸업 예정 선수들 중에도 주목할 선수들이 있다. 졸업 예정자들은 식스맨으로 주로 출전하지만 농구대잔치에서는 가장 좋은 조커가 되기도 한다. 연세대는 두터운 재학생 선수층도 있지만 전주고 졸업 예정인 김현호가 주목받는다. 김현호는 현재 김태술의 자리를 메울 것으로 보여 지는데 대학 무대에서 얼마나 자신의 플레이를 펼치느냐가 관심사다. 건국대의 변기훈도 눈길을 끄는 루키다. 변기훈은 리딩도 할 수 있지만 확률 높은 슈팅력을 겸비해서 외곽에 힘을 더할 수 있다. 동아고 선배인 허진성과 허일영이 존재하기에 손발을 맞추는 일도 더 유리하다. 단국대는 전주고를 졸업하는 김현민이 보이지 않는 곳에서 많은 역할을 해야 한다. 김현민은 큰 신장을 갖췄으면서도 스피드가 좋다. 단국대의 약점으로 지적되는 리바운드 열세를 어느 정도 만회할 수 있기 위해선 김현민이 블루워커적 마인드를 먼저 드러내야 한다. 그는 리바운드에서 이어지는 속공에도 강점이 있어서 팀에 많은 도움을 줄 수 있는 선수다. 동아고를 졸업하는 정민수(명지대 입학 예정), 김동량(동국대 입학 예정) 등도 팀에서 필요로 하는 포지션에서 뛰기에 출전 기회가 주어진다면 제 몫을 다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