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시민 기후변화 적응학교 8강
- 김세훈 박사, ‘기후변화 적응을 위한 사회 협력 거버넌스’라는 주제로 강의 -
2021년 시민 기후변화 적응학교 8강이 8월 24일 저녁 7시 익산유스호스텔에서 있었다. 8강은 김세훈 박사(전북녹색환경지원센터)가 ‘기후변화 적응을 위한 사회 협력 거버넌스’라는 주제로 강의하였다.
김 박사 강의를 끝으로 ‘기후변화 적응학교’ 모든 일정이 끝났다. 이번 기후변화 적응학교에 30명 넘는 시민이 수강 신청을 하였다. 학교 기간이 두 달 가까이 되고, 코로나 19로 긴장된 상황이었는데도 수강 열기는 무척 높았다. 기후변화에 대한 걱정과 환경에 대한 관심이 얼마나 큰지 알 수 있었다. 강의가 끝난 뒤 전북녹색환경지원센터 이병학 사무국장이 참석하여 수강생 한 분 한 분에게 수료증을 수여했다.
다음은 김세훈 박사 강의 내용을 정리한 것이다.
최근 한국을 포함한 동아시아 기후변화를 보면 중국 동부지역과 한반도 같은 경우 일일 극한 강우(수)가 증가해 왔다. 한반도는 여름 및 겨울에 계절풍 영향을 받는데, 여름 몬순기후의 영향이 확대되면서 가뭄이나 한파보다 비가 많이 내리고, 폭우의 주기와 강도도 증가하였다. 이로 인해 산악지대 산사태가 증가가 예상된다. 동아시아 대륙 쪽은 가뭄이 증가하였다. 미세먼지 황사 때문에 우리나라에서도 몽골 쪽에 나무를 많이 심었는데, 가뭄으로 인해 날씨가 건조해져 산불이 날 가능성도 없지 않다. 반면 기존에 건조지역 지역이었던 동아시아 중앙부(내몽골 주변)는 더 습해졌다. 한반도 위쪽인 연해주나 연변은 식물 생장력이 엄청나게 증가할 수 있다고 본다. 강력한 열대 태풍의 수와 강도는 증가해 왔다.
온실가스 대부분의 배출량은 몇 개 국가에서 발생한다. 10대 온실가스 배출국이 전 세계 배출량의 68%를 기여한다. 가장 적게 배출하는 100개국이 3%를 기여하고, 상위 3개 온실가스 배출국이 하위 100개 국가 배출량보다 16배 기여하고 있다.
2021년 세계자원연구소(WRI)가 발표한 자료를 보면 개인당 온실가스 배출량 1위는 미국, 2위는 러시아, 3위는 대한민국이 차지하였다. 우리나라는 지금까지 개도국이라 책임을 많이 비껴갔는데, 이제 선진국이 되었으니까 몫을 해야 한다.
온실가스 국가별 배출량을 보면 1위가 중국, 2위가 미국, 3위가 유럽연합이며, 우리나라는 10위를 차지하였다. 만약 통일되어 북한 경제가 남한 수준으로 올라가면 5~6위로 올라갈 수도 있다.
2050년까지 산업혁명 이전과 비교하여 1.5도 이하로 지구 온도 상승을 유지해야 한다. 2030년까지가 중요하다. 이를 위해 2050년까지 온난화를 섭씨 1.5도 이하로 유지하기 위해서는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45% 감축해야 한다. 하지만 지금까지 1% 줄였는데, 이대로 가면 2030년부터는 주어진 시간 동안 감축해야 할 배출량이 어마하기에(급격한 감량 경사도) 매우 커질 수밖에 없는데 감당할 수 있을까 걱정이다.
인도 환경학자의 파리기후협약 의견에서 “우리는 할 수 있고, 행동해야 한다. 기후 약자에 대한 근원적인 관심이 필요하다. 기존시설로는 기후변화를 못 버티니까 취약한 시설을 재구축하고 개선해야 한다. 그나마 만들어진 파리협약(2015년)에 맞춰 로드맵을 만들어 행동하자”라고 주장했다.
코로나로 인해 온실가스 배출량이 꺾였다. 전보다 8% 정도 줄었다. 코로나로 인해 세계 경제가 휘청거리면서 온실가스 배출량이 떨어진 것이다. 지속 가능한 개발 시나리오로 가야 한다. 로드맵대로 가야 한다. 온실가스 배출량이 큰 산업은 이제 전환에서 저 배출량(저탄소) 산업으로 가야 한다. 코로나가 보여준 감량 가능성을 활용하여 우리의 시스템을 바꿔가야 한다.
페루 앞바다는 심해해류가 용승하여 미네랄이 풍부하고 좋은 해양생태계를 가지고 있어 세계 어획량의 약 10%를 차지한 나라다. 하지만 지구온난화로 인한 엘니뇨로 바다가 따뜻해져 어업이 감소하였다. 페루는 이러한 기후변화에 적응하기 위해 신탁기금 지원, 연안 해양생태계, 연안 장인 어업 공동체 회복, 생태관광 활동 지원, 영세어업을 위한 제도 조정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여 바다에 의존했던 생활을 바꿨다.
태평양 중앙에 333개 환초 섬으로 되어있고, 11,700명이 거주하는 키리바시는 해수면 상승, 극심한 강우 등 기후변화의 영향을 받는 나라다. 키리바시는 기후변화에 적응하기 위해 재해 조기경보를 위한 기상관측소 설치, 침식 예방 식재, 지속 가능한 농업 및 식량 안보 문제 해결을 위한 다양한 연구, 지속 가능한 수산 교육, 적응을 위한 개발 계획 등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다.
중미 엘살바도르 수도인 산살바도르시는 2020년 6월 열대성 폭우 아만다 상륙으로 150개 이상의 산사태가 나고 30,000여 채 가옥이 파손되었다. 강우흡수능력 회복을 위해 빗물 침투도랑 건설, 재조림 사업 등을 통해 숲과 커피 복원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미국의 마이애미 비치시는 관광·휴양도시다. 하지만 기후 온난화로 2040년 최대 0.5m 이상 해수면 상승이 예상된다. 해수면 상승으로 인해 이주하기에는 투자한 것이 너무 많아 자체적으로 적응대책을 수립하여 추진하고 있다. 해수면 상승 영향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넷 제로 달성 결의안 채택, 해안 옹벽 건설, 해안사구 서식지 복원 프로젝트, 빌딩 레벨 높이기, 태양열 지붕 및 다공성 콘크리트 도로 건설 등 자체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기후변화 적응을 위해서는 첫째, 데이터를 기반으로 하는 위험에 대한 이해가 필수적이다. 익산은 기후변화 영향 중에 가장 큰 것으로 미세먼지가 나오는데 계속 체크를 해야 한다. 둘째, 국가 감축 목표와 적응계획은 서로 강화해야 한다. 완화와 적응이 같이 가야 한다. 셋째, 현지 주도의 적응이 필수적이다. 지역 주도의 행동과 지역 여건에 부합하는 대응이 필요하다. 익산은 향후에도 기후변화에서 건강 분야가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건강이 취약한 원인은 폭염이다. 도시 스타일, 위치 등 때문에 폭염에 취약한데 열관리를 어떻게 할 것인지 대책을 수립해야 한다. 현장에서 보면 어떤 것이 취약할 것인지 가늠할 수 있다. 여름에 태양 빛이 강한 것은 어디나 똑같은 것이니까 빼고, 나무가 얼마나 있는지, 헐벗었는지, 비가 오면 흙탕물이 흐르는지 등 현지 조건에 따라 기후변화에 의한 민감도가 달라진다. 넷째, 적응하면서 완화할 수 있는 사업으로 가야 한다. 즉, 적응대책 결과가 온실가스 저감이 되는 사업이 필요하다. 적응과 완화는 상호연결 되어있으므로 효과적이고 지속할 수 있는 개발을 해야 한다. 다섯째, 산업이 온실가스 배출을 많이 배출했으니까 책임만 지라고 하는 것이 아니라 기업은 저감 기술개발 및 산업적용을 계속해야만 하므로, 민간영역에 활용해서 같이 가야 한다. 대기업, 중소기업의 참여를 유도해야 한다. 정부투자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민간투자와 참여도 활성화되어야 한다. 여섯째, 그간의 계획은 좋으나 실천이 부족했다. 계획에는 반드시 실질적인 예산을 책정해야 한다. 일곱째, 진행 상황을 더 잘 추적해야 한다. 사업의 모니터링과 평가, 영향도도 측정해서 보고, 정보의 교류들이 이루어져야 한다.
2020년 익산시 기후변화 취약성 평가 결과를 보면, 현재는 건강이 가장 취약하고, 다음으로는 산림·생태계, 재난재해, 농·축산물, 물관리 순으로 조사되었다. 미래에는 마찬가지로 건강 분야가 가장 취약하고, 다음으로는 산림·생태계, 재난재해, 물관리 순으로 나타났다. 기후변화에 취약하다는 의미는 여름 태양 등 노출과 민감도 등에 의한 잠재적 영향을 말하고, 적응한다는 의미는 물주기, 나무 심기 등 계획을 수립하고 예산을 투자한다는 것을 말한다.
익산시의 2001~2010년 분야별 취약성 평가 결과를 보면 건강 분야에 영향을 미치는 원인은 폭염, 미세먼지, 수인성매개질환 순이며, 재난재해 분야는 폭염, 홍수 순이다. 농축산분야는 가축생산성, 농경지토양침식, 벼생산성 순이며, 산림생태계 분야는 집중호우로 인한 산사태, 산림생산성, 소나무 병해충 순이다. 물관리 분야는 수질·수생태계, 치수, 가뭄 순이다.
2021~2030년 건강 분야에 영향을 미치는 원인인 는 미세먼지·폭염, 한파·홍수 순이며, 재난재해 분야는 홍수, 폭설·폭염·홍수, 태풍 순이며, 농축산분야는 농경지 토양침식, 벼생산성, 사과·가축생산성 순이다. 산림생태계 분야는 집중호우에 의한 산사태, 소나무 병해충, 산림생산성 순이다. 물관리 분야는 수질·수생태, 치수, 가뭄 순으로 조사되었다. (익산시 2차 기후변화적응시행계획 수립 워크숍. 2021.8.)
전라북도 시군별 취약성 현황을 보면 건강부문 미세먼지 항목에서 익산시가 취약성 순위 1위이며, 국토 연안 부문 홍수 기반시설, 태풍 기반시설 항목 취약성 순위에서는 익산시가 모두 2위를 차지하였다. 농축산 부문 벼 생산성 항목에서는 익산시가 취약성 순위 1위로 나타났다.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 국가 기후변화적응센터 VESTAP, 2020. 12.)
기후변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기존 생각에서 한 단계 넘어가야 한다. 앞으로 사회적 거버넌스를 통한 상호협력적 관계가 필요하다. ‘법과 행정 대책 마련하면 시민은 잘 따른다. 법대로 했다면 문제가 없으니 상관없다. 행정은 시민과 기업의 요구사항을 들어주고 시행해야 한다. 행정도 서비스, 기업도 서비스, 시민단체도 마냥 서비스인가?’라는 생각에서 ‘문제가 생기면 논의 테이블에 앉아 서로 논의하자. 관련된 그룹들은 가능한 참여 시키자. 각자의 기능과 역할을 존중하고 활용하자.’라는 생각으로 바뀌어야 한다. 정부, 기업, 시민단체, 시민 그룹이 참여해야 한다. 자기들만 모여서 하면 안 된다. 앞으로 관련된 사람들이 모여야 한다. 문제 해결을 위해 공동목표를 반드시 만들어야 한다. 서로 적대적인 사람들이 앉아서 공동목표를 합의해 내야 한다. 자발적인 참여를 유도하고, 사회적 조정과 협력을 통해 새로운 공공가치를 만들어야 한다.
2050년 탄소중립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에너지 생산, 수송에서 배출량을 줄여야 한다. 평균값보다 낮게 살아야 한다. 기후변화 적응을 위한 사회적 거버넌스가 필요하다.
기후변화 적응에 대한 사회적 거버넌스를 소개하면, 서울시는 ‘원전 하나 줄이기, 10대 핵심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서울시는 ‘에너지 재단 설립·운영, 에너지 절약 시민 실천문화 창출, 에너지 분야 녹색 일자리 4만 개 창출, 신축건물 에너지 총량제 등 설계기준 강화, 조기 전체가 태양광발전소인 햇빛 도시 건설, 수소연료전지 활용을 통한 주요시설 에너지 자립 확보, 주택, 빌딩, 학교건물 에너지효율 개선 등’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서울시 광진구 스타시티 공동주택을 보면 건축물 지하에 홍수방지, 물 절약, 화재 등의 비상용수 공급 등을 위해 3,000㎥ 규모의 빗물 저류조를 설치하였다. 이 사업의 시작은 홍수 예방 및 빗물 활용(저영향개발 LID)이지만 결과적으로 보면, 행정과 기업이 아파트 신축 계획단계에서 아이디어 제공, 인센티브 제안 등을 통해 성공적인 기후적응 거버넌스를 만든 사례라고 본다.
화성시는 토종종자 보존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 사업은 화성푸드통합지원센터와 농업기술센터가 논의해서 추진한 사업이다. 2016년 푸드센터에서 수집, 보관하고 있던 토종종자 513점을 농업기술센터에 이관하고 토종종자사업 진흥방안을 논의하면서 시작되었다. 푸드통합센터에서 작물판매·유통을 하고 기술센터에서 체계적인 종자 보전업무를 하고 있다.
익산에서도 기후변화 적응을 위해 뭔가 사업을 해야 한다. 예를 들면, 도심이 구릉지에 있는 익산시의 태양 빛을 활용하여 주거지역에서 에너지 자립사업도 가능할 수 있고, 거버넌스 모델로, 기업, 시민, 시민단체, 행정이 서로 협력하여 산업단지 내 사업장 지붕을 활용하여 상생용 태양광사업을 해도 좋을 듯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