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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구자윤 대한건설협회 대구광역시회장
출혈경쟁 고집하면 건설산업 희망이 없다 인프라 확충보다 업계 자정 노력이 우선
글로벌 금융위기 후 5년여 세월이 흘렀지만 우리 대구지역 건설기업들은 여전히 일감 부족난과 수익성 악화로 인해 극심한 경영 어려움을 겪고 있다. 다행히 대한건설협회 대구광역시회가 연초 실적신고를 접수한 바로는 대구지역 건설업계의 작년 계약액과 기성액이 동시에 늘었다. 작년 한해 우리 회원사를 포함한 지역건설사 대표님들과 임직원들이 정말 열심히 뛰어다니고 헌신한 결실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작년의 실적 증가는 주로 주택 등 민간건설 분야가 선전한 덕분이며, 공공공사를 주로 하는 대다수 지역 중견·중소건설사들은 나날히 치열해지는 수주경쟁 속에 단 한 건의 공사를 따내기도 힘든 실정이다. 이런 어려움 속에 생존 위기에 직면한 지역업계의 어려움을 조금이나마 덜어드리기 위해 작년 한해 대구시회도 열심히 뛰었다. 동시에 건설업계의 추락한 이미지와 위상, 권익을 되찾기 위해 고군분투했다. 교육청과의 긴밀한 협의, 건의를 통해 공사금액 50억원까지는 조달청에 의뢰하지 않고 자체적으로 공사를 발주토록 하는 성과를 이끌어냈다. 대구시의 모든 건설 관련 부서와 8개 구·군청, 교육청 등도 수시로 방문해 부적정한 공사비 문제를 제기함으로써 대구시의 설계지침서에 적정공사비를 반영할 기반도 마련했다. 아마 올해부터 일선 발주기관의 설계서 작성 및 공사발주 때 과다한 공사비 삭감이나 현장과 괴리된 공사비 책정에 따른 우리 업계의 부담이 조금이나마 줄어들 것으로 기대한다. 건설물량 측면에서도 국가산업단지를 포함한 지역의 중대형 공사에 지역제한 또는 지역공동도급방식이 적용될 수 있도록 공구를 분할해 발주토록 지역 발주기관들을 설득해 입찰참여 기회를 상당부분 넓혔다. 시회는 앞으로도 지역건설업계의 수주 기반을 더욱 확대하고 수익성을 저해하는 불합리한 규제를 혁파하는 데 총력을 기울일 계획이다. 업계가 갈구하는 핵심 현안들을 선별해 집중적인 노력을 투입하겠다. 동시에 지역건설업계가 서로 긴밀히 화합·발전하도록 유도하는 구심점 역할에도 최선을 다하겠다. 그러나 시회 차원의 이런 노력만으로는 장기간 침체된 실물·건설경기 아래 신음하는 업계의 어려운 상황을 단번에 바꾸기 어렵다. 업계만의 노력으로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과거 수십년간의 경제성장기를 거쳐오면서 지역의 건설산업이 살아나야 지역경제의 주름살도 펴지고 지역주민들의 삶의 질과 일자리도 늘어난다는 사실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대구시와 구·군청, 교육청 등 지역 발주기관들도 이를 인식하고 그 동안 건설산업에 아낌없는 지원과 성원을 보내주고 있어 늘 감사한다. 그러나 보다 적극적 지원과 협조가 절실하다. 지방정부와 지역 발주기관들의 노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건설경기 회복도, 지역경제 회복도 어렵기 때문이다. 우리 건설업계 스스로의 노력도 중요하다. 출혈경쟁으로 제살을 깎아먹는 폐해를 없애기 위한 업계 공동의 합의와 노력이 가장 절실하다. 특히 민간부문 건설공사에서 우리는 이런 폐해를 많이 보고 겪었다. 민간부문 건설공사를 둘러싼 저가덤핑을 자제함으로써 어느 업체가 수주를 하더라도 정상적이고 안정적인 경영, 나아가 이를 이용할 시민들이 편안하고 만족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 우리 건설업계 모두가 저가수주 경쟁을 자제하는 데 한마음으로 동참하기를 부탁드리고 싶다. 나아가 건설산업 본연의 책무인 시설물·건축물의 품질 확보와 부실시공 방지에도 아낌없이 헌신해야 한다. 그래야 시민들의 믿음과 사랑을 얻고 지속가능한 발전도 기약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올해 건설경기도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연구기관들의 분석치를 보면 정부의 SOC예산이 2.4% 감소하고 공공기관들의 구조조정 여파로 인한 투자축소로 공공수주가 2.0% 줄 것이란 전망이다. 다만 민간수주가 거시경제 회복세와 주택공급 여건 개선, 산업단지 조성 확대, 기저효과 등에 힘입어 작년보다 7.2% 늘어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대구지역만 보면 공공부문에서는 수성의료지구 조성을 포함한 대형공사 발주가 예정됐지만 작년 수준을 넘어서긴 힘든 형편이다. 민간부문이 호조를 이을 것으로 보이지만 적정공사비 확보장치와 업계 스스로의 출혈경쟁 자제 노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희망을 갖기 어렵다. 우리 대구의 건설기업들이 보다 나은 미래를 위해 서로 긴밀히 결속해 한마음으로 준비한다면 우리의 미래가 결코 어둡지 않다고 믿는다. -구자윤 대한건설협회 대구광역시회장<사진>〈앞선생각 앞선신문 건설경제〉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