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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간 잊혀질만 하면, 가끔씩 올리던 Album Review를 완성했습니다.
제 개인 홈페이지 Oasis 섹션에도 업데이트를 완료 했습니다.
앞으로도 원문 그대로 Who Feels에 연재할 예정이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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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asis Official Album Review
Title : Definitely Maybe
Year : 1994
Chart Position : UK : # 1, U.S.A # 58
Rating : ★★★★☆
1 Rock'n Roll Star 2 Shakermaker 3 Live Forever 4 Up In The Sky 5 Columbia 6 Supersonic 7 Bring It On Down 8 Cigarettes & Alcohol 9 Digsy's Diner 10 Slide Away 11 Married With Children
우리는 이미 Rock ‘N Roll Star
The Beatles, Rolling Stones & Sex Pistols, 그들이 남긴 흔적들. 끝내주는 멜로디와 으르렁거리듯 넘치는 혈기와 에너지, 건방짐이 더 매력적인 퍼포먼스, 거침없는 독설... 재연하기엔 쉬울지 몰라도 주목 받기엔 힘든 20세기 로큰롤의 위대한 유산들을, 영국 Manchester 출신의 밴드가 모두 물려받았다. 그 행운아가 누구냐고? 누구긴, 세계 최고의 당당함을 지닌 Oasis지. 사실 물려받은 것은 아니지만.
애초부터 그들에게 풋풋함은 없었다. Radiohead조차 ‘우린 Rock Star가 되고 싶어요’를 외치던 시기가 있었건만, 그들은 시작부터 Rock ‘N Roll Star임을 천명했다. 대중은 특유의 당돌함을 당당함으로 인식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일부에서는 어디서 들어본 듯한 친밀감을 부족한 창조력과 게으름으로 싸잡아 흠집 내려 했지만, 위상은 높아갈 뿐이었다. 차트 1위의 히트곡이나 속옷을 벗어 던지는 소녀 팬들의 열광 없이도, 많은 이들이 The Beatles의 영광 재연을 예상했다. 그것은 아마 20세기말 음악계가 남긴 최고의 호들갑이 될 공산이 크지만 말이다. 왜냐고? The Beatles의 등장과 별개로 Oasis의 등장 자체가 하나의 역사로 자리잡을 테니.
그들의 데뷔앨범은 두 번째 앨범과 더불어 다수의 팬들과 평론가들이 엄지 손가락을 치켜세우는 작품이다. 평론가들은 데뷔 앨범에 더 높은 점수를 주는 편인데, 상징성 강한 곡들을 대거 수록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Rock ‘N Roll Star나 Live Forever, Supersonic의 가치를 더 이상 떠들어봐야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Rolling Stones와 Sex Pistols의 불량함을 자유롭게 넘나드는, 갤러거 형제의 시그니처 송 같은 Cigarettes & Alcohol이 선사하는 쾌감이나 얄밉도록 아름다운 Slide Away도 모두 Legends급이다. 여기에 더해 옛스러운 느낌으로 귓전을 강타하는 Shakermaker나 Columbia 같은 곡들도 자리를 잡고 있다. 어느 곡 하나 버릴 것 없기 보다는, 우월한 어느 곡 하나를 선정하기 힘든 앨범으로 표현해도 될 앨범이다.
지금도 많은 팬들은 이 시절이 좋았다고 회상하지만, 현재로서는 그리 공감 가는 이야기가 아니다. 시작이 반일 것 같던 The Beatles가 그러했듯, 그들은 계속 끝내주는 것들을 만들어내고 있다. 적당함을 모르는 욕심쟁이들의 끝없는 자화자찬은 여전히 유쾌하다. 만약 The Beatles의 John Lennon이 살아있었다면 씨익 웃으며 이런 대화를 나누었을 것 같다.
John. 너희 굉장한걸? 완벽해. 단, ‘예수보다 유명하다’는 말만 하지 말아라, Cool해지기 힘들다.
Noel. 안 그래도 폴 (맥카트니)이 그런 얼간이 같은 소리는 하지 말라 충고하더군요.
Title : (What's the Story) Morning Glory?
Year : 1995
Chart Position : UK : # 1, U.S.A # 4
Rating : ★★★★☆
1 Hello 2 Roll With It 3 Wonderwall 4 Don't Look Back In Anger 5 Hey Now! 6 Untitled 7 Some Might Say 8 Cast No Shadow 9 She's Electric 10 Morning Glory 11 Untitled 12 Champagne Supernova
당시의 영국 아침 인사는 'Morning Glory'
영국인에게 이 앨범을 아느냐고 묻는 것은,
Manchester에 연고지를 둔 축구 팀 이름이 무엇이냐고 묻는 것과 같다.
영국인에게 이 앨범을 좋아하냐고 묻는 것은,
그들에게 축구를 좋아하냐고 묻는 것과 같다.
영국인에게 Manchester 출신의 Band 'Oasis'와 'Morning Glory'는 그들의 일상과 밀접하게 연관될 타당성이 충분한, 범 국민적인 대중 음악이며 뛰어난 작품이고, 위대한 상징이다.
이 작품은 순수했던 시절의 로큰롤을 건방지고도 노골적으로 재연한 그들의 두 번째 앨범이다. 앨범이 거둔 전 세계적인 성공은 실로 눈부셨는데, 자국인 영국은 물론 미국 시장까지 정복하여 그들을 진정한 Rock ‘N’ Roll Star로 등극시켜주었다. 'Morning Glory'는 홍수처럼 쏟아지는 수려한 멜로디와 충만한 에너지를 보유한, 영국의 Rock Scene이 아직 메마르지 않았음을 입증한 쾌작(快作)이다.
시작부터 강하게 대쉬하는 'Hello'를 출발점으로 멜로디와 에너지를 동시에 과시하는 'Roll With It', 그리고 'Hey Now', 전세계적인 히트를 거두었으며 자국에서는 국민가요가 된 'Wonderwall', 여전히 공연장에서 관객들에게 강한 응집력을 유도하는 'Don’t Look Back In Anger', 뻔뻔하리만큼 수려한 멜로디와 발랄함에서 영락없는 Beatles의 재림을 느낄 수 있는 'Some Might Say' 등을 모조리 수록하고 있다는 새삼스러운 사실은, 전 세계 2천만 팬의 열광이 거품이 아니었음을 입증하게 된다.
여기에 더해 한때 영국의 아침 인사였다는 일화가 있을 정도로 강한 상징성을 갖게 된 타이틀곡 'Morning Glory'와 팬들이 아끼는 명곡으로 빠지지 않는 'Champagne Supernova'등 모든 곡이 고른 사랑을 받았다. 그리고 단순히 Beatles의 향수를 멋지게 자극했다는 당시의 느낌은 시간이 흘러, Morning Glory 시절을 그리워하는 현재에 이르렀다. 'Morning Glory' 이후, 그 위상을 뛰어넘는 British Rock의 거대한 공습은 현재까지 없는 상태이다. 그래서 그 시절이 더 그리운 것인지도 모른다.
Title : Be Here Now
Year : 1997
Chart Position : UK : # 1, U.S.A # 2
Rating : ★★★★
1 D'you Know What I Mean? 2 My Big Mouth 3 Magic Pie 4 Stand By Me 5 I Hope, I Think, I Know 6 The Girl In The Dirty Shirt 7 Fade In-out 8 Don't Go Away 9 Be Here Now 10 All Around The World 11 It's Gettin' Better (Man!!) 12 All Around The World (Reprise)
Beatles를 여전히 흠모하며 벌인 성대한 파티
어찌 보면 그들의 세 번째 정규 앨범 ‘Be Here Now’는 태생적으로 불우했는지도 모른다. 지난 앨범 ‘(What’s The Story) Morning Glory?’의 괴력이 너무나 거대했기 때문이다.
그렇다. 이 앨범은 세상의 빛을 보기가 무섭게 지난 앨범과 비교당해야 했고, 비난을 감수해야 했다. 갤러거 형제의 싸움질은 여전했지만, 음악적으로 제자리 걸음을 행할 성격의 소유자들은 아니었던 것이다. 그리고 그들이 행한 음악적 변화는 매우 당연한 것이었다. 수록된 곡들의 평균 러닝 타임은 5분을 훌쩍 넘겼다. 앨범 재킷과 사운드는 호화로웠으며, 흥건한 취기가 가득했다. (악몽의 Heroine 파티였는지도 모르지만) 마치 중기 Beatles처럼 말이다. 하지만 평론가들은 모든 것이 과했다고 입을 모았다. 정상에서 출발한 차트 성적도 가파른 하향세를 보였다. 어느 정도의 보장된 성공은 있었지만 생각만큼 뜨겁지는 못했다. 기대가 너무 컸던 탓인지도 모르지만 말이다.
이 앨범 또는 이 시기는 멤버들에게도 썩 유쾌하지 못한가 보다. 수록 곡들은 라이브에서 잘 연주되지 않고 있으며 그들의 입김이 거세게 들어간 첫 베스트 앨범에는 단 한 곡도 선택 받지 못했다. 유달리 이 앨범을 좋아했던 나로선 그 점이 못내 서운하기도 했다.
그래도 이 앨범을 좋아하는 팬들이 꽤 많다. ‘D’You Know What I Mean?’은 곱씹어 볼수록 더 매력적인 싱글이며, Beatles 시절의 George Harrison을 만나는 듯한 뭉클한 연민의 발라드 ‘Stand By Me’는 얼마나 사랑스러운가! 과거의 에너지와 경쾌함은 ‘My Big Mouth’나 ‘I Hope, I Think, I Know’, ‘It’s Getting Better (Man!!)등을 통해 충분히 만끽할 수 있으며 ‘Whatever’를 확장한 듯한, 오케스트레이션이 가미된 대곡 ‘All Around The World’는 전혀 지루하지 않다. 심지어 아름답기까지 하다. 그 외에도 훈훈한 발라드와 실험성이 가미된 곡들이 귓전에 착 달라 붙는데 무엇이 그리고 부족하거나 과하단 말인가!
Oasis의 3집으로, 그 해의 베스트 앨범 중 하나로 부족함은 없다. 단지 그 시절에 가질 수 있는 기대치에 부흥하기가 어려웠던 것이다. 러닝타임이 길어지면서 응집력은 다소 약해졌지만, 즐길 거리는 많아졌다.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많았던 작품. Beatles에 대한 여전한 흠모와 함께 벌이는 성대한 파티. 이제 이런 앨범은 그만 만들 셈인가? 갑자기 궁금해진다.
Title : The Masterplan
Year : 1998
Chart Position : UK : # 2, U.S.A # 51
Rating : ★★★★
1 Acquiesce 2 Underneath The Sky 3 Talk Tonight 4 Going Nowhere 5 Fade Away 6 The Swamp Song 7 I Am The Walrus (Live) 8 Listen Up 9 Rockin' Chair 10 Half The World Away 11 It's Good To Be Free 12 Stay Young 13 Headshrinker 14 The Master Plan
B-Side와 A-Side의 경계가 무너지다.
국내에서는 다소 생소하지만, 20세기 해외 음반 시장에서 Single이 차지하는 비중은 꽤나 높았다. LP시절에는 앨범에서 싱글 커트된 곡을 A면, 그리고 B면에는 같은 앨범 곡 또는 미 발표곡, 데모곡, 연주곡, 리믹스 등이 수록되었는데, B-Side란 여기서 유래되었으며 오랜 기간 골수 팬들과 콜렉터들을 유혹했다. 음원 공유가 자유롭지 않던 시절, 오직 싱글을 구입해야만 들을 수 있던 B-Side 곡들의 가치는 정규 앨범 이상이었다.
Oasis의 경우 순도 높은 싱글들을 공개했던 것으로 유명하다. 단지 앨범에 맞지 않다는 이유로 제외된 B-Side 곡 중 일부는 정규앨범 곡보다 더 뛰어나기도 했기에, 그들에게 A-Side와 B-Side의 구분은 사실 큰 의미가 없다. 국내에서는 지금도 그들의 싱글 CD들이 고가에 거래되고 있다.
당시 두 장의 CD에 빼곡하게 담은, Suede의 B-Side를 모두 담아낸 ‘Sci-Fi Lullbies’가 많은 화제를 불러모았다. 하지만 Oasis의 경우 그와 같은 방대함을 지양한, 정수를 추린 B-Side 앨범을 공개했다. 타이틀은 ‘Wonderwall’의 B-Side곡이었던 ‘The Masterplan’ 으로 결정했다. 당시 그들의 소속사인 크리에이션의 사장 앨런 맥기(Alan McGee)에게서 천재라는 찬사를 받을 만큼, 모든 곡들의 완성도는 높았다. 마치 B-Side란 태생적 운명을 거스르듯, 모든 곡이 A-Side 같은 위용을 과시했다.
Liam과 Noel의 목소리가 번갈아 등장하는 ‘Acquiesce’의 짜릿함은 쾌조의 출발을 알린다. 탁함과 시원함을 반복적으로 전환하는 유쾌한 고공비행이다. 앨범에 선택된 곡들은 성향도 다양하여 Noel이 노래하는 ‘Talk Tonight’이나 ‘The Masterplan’ 같은 차분함, 화창하고도 시끄럽던 그 시절의 패기와 향수를 느낄 수 있는 ‘Fade Away’, ‘Headshrinker’의 흥겨움, 말랑말랑한 ‘Going Nowhere’의 우아함도 있다. 한 때 오프닝을 장식했던 짜릿한 연주곡 ‘The Swamp Song’ 또한 만날 수 있다.
The Beatles에 대한 오마주는 (2009년 내한 공연에서 엔딩을 장식했던) 라이브 버전의 ‘I Am The Walrus’로 대변하며, 극상의 완성도를 과시하는 ‘Listen Up’과 ‘(It's Good) To Be Free’도 빼놓을 수 없다. (이 두 곡은 ‘Supersonic’과 ‘Slide Away’ 때문에 데뷔 앨범에 포함되지 못한 것은 아닌지 추측하게 한다) 또한 ‘Half The World Away’는 타이틀 곡 보다 더 많은 사랑을 받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The Masterplan’은 마치 Best 앨범처럼, 구구절절 소개할 필요가 없다. 정규 앨범에 수록된 곡들과 Non LP Track으로 유일한 A-Side였던 ‘Whatever’를 제외한 나머지의 존재를 모른다면, 적어도 이 앨범 정도는 필청을 권한다. 이것은 Oasis를 Master하기 위한 필수요건이기도 하다.
컴필레이션 앨범이지만, 우월하다. 음악적 역량이 왕성하면서도 완벽했음을 과시한다. 여기에 수록되지 못한 다른 곡들과 커버 곡, 라이브 곡들은 싱글을 통해 즐길 수 있는 나머지 몫이다.
Title : Standing On The Shoulder Of Giants
Year : 2000
Chart Position : UK : # 1, U.S.A # 24
Rating : ★★★☆
1 Fuckin' In The Bushes 2 Go Let It Out 3 Who Feels Love? 4 Put Yer Money Where Yer Mouth Is 5 Little James 6 Gas Panic! 7 Where Did It All Go Wrong? 8 Sunday Morning Call 9 I Can See A Liar 10 Roll It Over
묵은 맛을 내기 시작하며, 새로운 출발점에 서다.
그대는 Oasis의 정규 앨범으로는 네 번째에 해당하는 ‘Standing On The Shoulder Of Giants’를 알고 있는가? 설령 모른다고 해도 이상할 것은 없다. 이 앨범을 기점으로 ‘신뢰’와 ‘외면’의 세력은 보다 명확하게 구분되어지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공연장에서는 예외)
판매량을 놓고 본다면, 특히 지난 앨범들과 비교한다면 소위 말해 ‘실패작’이라 불릴 수도 있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그것은 Oasis 자체의 거대함에서 파생된 결과일 뿐, 정답이 아니다. 비록 미국에서의 반응이 조금 미미했지만, 자국에서 앨범 차트는 물론 첫 싱글 ‘Go Let It Out’이 너무 당연하게도 차트 정상을 밟았다.
‘예전 같지는 않다’ 라는 첫 느낌을 가진 이들이 제법 많기는 했다. 그로 인해 실망한 케이스도, 더욱 호기심을 가진 케이스도 있다. 당신이 만약 후자에 해당하거나 첫 느낌부터 좋았던 케이스라면, 이 앨범이 더욱 각별할 수도 있겠다. 개인적으로도 이 앨범이 더욱 맛깔스러웠던 것은, 약간의 시간이 흐른 후였기 때문이다. (첫 느낌은 다소 실망스러웠음에도 말이다.)
거두절미하고 (고심한 흔적이 느껴지는) 앨범을 요약하여 표현하자면 ‘조율하면서 서서히 지배력을 과시하는, 여전한 농도의 로큰롤’ 이다. 축구에 비교하자면, 이전의 Oasis는 공격력이 강했다. ‘결정적인 한방 이상의 것’을 보여준 킬러 본능은 선동력 강한 에너지와 멜로디에서 나왔다. 반면에 네 번째 앨범부터는 중원을 강화했다고 볼 수 있다. 과거의 킬러 본능을 유지하면서 말이다. 그리하여 전체적인 흐름이 유연하면서도 집중력이 강화되었다. 하나하나를 즐기는 재미가 다소 감소했지만, 통으로 즐기는 재미가 상승한 것이다.
연주곡이지만, 최고로 멋진 오프닝으로 기억될 ‘Fucking In The Bushes’의 흥건함과 ‘Go Let It Out’, ‘Who Feels Love’ 으로의 자연스러운 연결은 대단한 중독성이 있다. 싸이키델릭과 Oasis의 본격적 제휴로 일궈낸, 유쾌한 환각 또는 취기(醉氣)의 향연. 그것은 이어지는 ‘Put Yer Money Where Yer Mouth Is’와 ‘Roll It Over’를 통해서도 만끽할 수 있다. 또한 정통성과 단단함을 내포한 ‘Where Did It All Go Wrong?’과 멜로디를 과시한 ‘Sunday Morning Call’이 자리를 잡고 있다. 게다가 Liam 최초의 작품으로 의미 깊은 ‘Little James’는 멜로트론을 멋들어지게 활용했다. 일부에서는 반신반의하기도 했지만, 기대 이상의 완성도와 존재감을 드러내며 밴드의 전망을 더욱 밝게 했다.
많지 않은 곡 수에 러닝타임도 짧다. 그럼에도 묵직한 여운이 있다. 묵은 맛을 과시하며 깊이를 더한 Oasis는 새로운 출발점에 섰고, 위대한 밴드의 노선을 보다 체계적으로 밟고자 한다. 아직까지도 외지의 혹평이 많지만, 재평가는 계속될 것이다. 나에게 있어 이 앨범은 여전히 흥미롭다.
Title : Familiar To Millions
Year : 2000
Chart Position : UK : # 5, U.S.A # 182
Rating : ★★★★
Disc 1 1 Fuckin' In The Bushes 2 Go Let It Out 3 Who Feels Love? 4 Supersonic 5 Shakermaker 6 Acquiesce 7 Step Out 8 Gas Panic! 9 Roll With It Oasis 10 Stand By Me
Disc 2 1 Wonderwall 2 Cigarettes And Alcohol 3 Don't Look Back In Anger 4 Live Forever 5 Hey Hey, My My (Into The Black) 6 Champagne Supernova 7 Rock 'n' Roll Star 8 Helter Skelter
Legend급 ‘떼창’ 현장으로의 초대
평론가들이 선정하는 명반의 기준은 생각보다 더 보수적이다. 한마디로 재미없는 경우가 많다. 라이브 앨범들도 예외는 아니다. 주로 연주력으로 좌우되는 경향이 있는데, 라이브의 묘미가 완벽한 연주에만 있지 않다는 것을 팬들은 너무 잘 알고 있다.
(Dream Theater의 팬이라면 예외일지도 모르겠다.) 완벽하지 않아도 좋다. 끝내주는 현장감과 적절한 레퍼토리, 약간의 흥미요소가 잘 가미된 라이브 앨범이라면 재미와 감동을 만끽하기에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Familiar To Millions’는 Oasis의 첫 공식 라이브 앨범이다. 평론가들은 다소 시큰둥한 반응을 나타냈지만, 팬들의 애정은 절대적이다. 많은 팬들이 본 앨범 특유의 중독성을 인정하고 있다. 물론 Liam의 기복이 심하다는 것, 변변한 멘트 또한 없다는 것 정도는 익히 알고 있다. 팬들은 뛰어난 가창력이나 퍼포먼스, 완벽에 가까운 연주를 기대하지 않는다. ‘여러분, 사랑해요. 오늘을 기다려왔습니다.’와 같은 빌어먹게 기름진 멘트는 더더욱 기대하지 않는다. 단지 Oasis다운 라이브 앨범을 기대했을 뿐이다.
멋 부림이 없는 연주와 빈정거리듯 무심하게 내뱉는 갤러거 형제들의 멘트, 여기에 반응하고 열광하며 소통하는 관객들. 떼창으로 일관되는 불멸의 노래들… Oasis 라이브의 진수가 모두 들어있다. 네 번째 정규 앨범 ‘Standing On The Shoulder Of Giants’의 투어이지만, 비교적 고르게 배치된 Set List는 그들답지 않은 친절함이다.
관객들의 환호와 섞여 폭죽처럼 터지는 ‘Fuckin’ In The Bushes’의 짜릿한 출발부터 앞으로 연주되지 않을 공산이 큰 ‘Who Feels Love?’, ‘Gas Panic’등을 감상하는 즐거움도 쏠쏠하다. 멤버들은 특히 ‘Be Here Now’ 앨범 곡들을 거의 연주하지 않고 있는데, 국내에서도 많은 사랑을 받은 ‘Stand By Me’를 만날 수 있기도 하다. (이 곡은 Liam이 라이브에 어울리지 않는다고 언급, 앞으로도 연주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엄청난 떼창이 가슴을 요동치게 하는 ‘Don’t Look Back In Anger’는 언제 들어도 벅차며, 막바지에 연주되는 Rock N’ Roll Star와 The Beatles의 ‘Helter Skelter’는 그들의 본질이 가장 잘 드러나는 대목이다. 개인적으로 꼽는 Best는 B-Side곡인 ‘Acquiesce’다.
이 글은 그들의 두 번째 내한 공연을 2주일 앞둔 시점에서 쓰는 것이다. 한국 관객들은 진정한 Rock N’ Roll People이라며 언제든지 다시 오겠다는 약속을 지킨 Oasis를, 다시금 놀라게 해줄 때가 다가왔다. ‘Familiar To Millions’를 듣고, 최근 Tour 영상을 보며 설레는 마음 애써 진정시키며 그들을 기다리는 것은 나뿐만이 아닐 것이다. 2009년 4월 1일, 우리는 최고를 경험하게 될 것이다. 진짜 Oasis의 라이브를.
Title : Heathen Chemistry
Year : 2002
Chart Position : UK : # 1, U.S.A # 23
Rating : ★★★☆
1 The Hindu Times 2 Force Of Nature 3 Hung In A Bad Place 4 Stop Crying Your Heart Out 5 Songbird 6 Little By Little 7 A Quick Peep 8 (Probably) All In The Mind 9 She Is Love 10 Born On A Different Cloud 11 Better Man
성숙함의 단계로 올라선 과정
실패작? 부정할 수 없는 타이틀이다. 지난 앨범들에 비해 차트상의 우위, 판매량이 모두 뒤진다. 가십거리가 줄고, 앨범은 과거에 비해 조용히 발매되었다. Gem과 Andy가 영입되면서 한결 안정권에 접어들었지만, 과도기적 앨범으로 평가 받았다.
사실 과도기 자체를 애써 부정할 필요가 없다. 변화의 과정에서 겪는 시련과 불안정함은 누구나 있다. 전설의 Beatles도 그 과정을 거쳤다.
일부에서는 그들이 초심으로 돌아왔다고 평하기도 했지만, 그 느낌은 아니다. 물론 ‘The Hindu Times’나 ‘Hung In A Bad Place’ 처럼 과거 팬들이 반가워할 곡들이 있지만 말이다. 갤러거 형제의 성품에 음악을 비유한다면, 다소 순한 편이다. 앨범은 중기 Beatles를 연상케 하는 ‘Songbird’가 히트했다. 하지만 그만큼 소소하고 말랑한 느낌으로 꾸며진 것은 아니다. 물론 담백한 느낌의 ‘She Is Love’이나 John Lennon의 솔로 시절 곡 같은 ‘Born On A Different Cloud’가 조금은 당황스러울 수 있다.
Rolling Stones의 혈기와 Sex Pistols의 불량함을 아우르던 Oasis에게 어울리지 않을 성숙함은, 앨범 전체에 녹아있다. 국내 팬들에게 가장 많은 사랑을 받은 발라드 ‘Stop Crying Your Heart Out’은 그것을 입증하는 최고의 곡 중 하나이며, 첫 느낌이 Don’t Look Back In Anger의 Acoustic Version 같던 ‘Little By Little’도 성숙된 발라드의 계보를 잇는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Hard Rock 넘버 ‘Force Of Nature와 고전적인 Rock Instrumental ‘A Quick Peep’, 싸이키델릭한 ‘(Probably) All In The Mind’, ‘Better Man’등은 변화된 Oasis를 맛볼 수 있는 곡들이다. (마지막 곡 ‘Better Man’이 끝나고 무려 30분 정도가 지난 후에야 ‘Hidden Track’이 등장하기도 한다.)
주변에도 Oasis의 팬들이 꽤 있는 편이지만, ‘Heathen Chemistry’를 들어보지 않은 경우가 굉장히 많다. 사실 개인적으로도 자주 손이 가는 편은 아니었다. 이 앨범을 가장 좋아하는 경우 또한 극히 드물며, 일부에서는 ‘비운의 앨범’으로 평하기도 한다.
하지만 오해할 필요가 없다. 갤러거 형제는 여전히 쓸데없는 음악을 만들지 않는다. (심지어 B-Side의 곡들의 퀄리티도 여전했다.) 팬들의 홀대를 감수해야 했지만 음악적으로 부족함이 없었고, 오히려 밴드의 안정감은 더해졌다. (Bootleg을 통해 이 시기의 뛰어난 Live를 몇 개 경험할 수 있다.) 단지 ‘Heathen Chemistry’의 곡들이 상대적으로 덜 알려졌다는 자체의 아쉬움이 있을 뿐이다.
개인적으로 Oasis의 정규 앨범 중 가장 맘 편히 들을 수 있는 것으로 ‘Heathen Chemistry’를 꼽는다. 천하의 ‘Morning Glory’나 풍성한 ‘Be Here Now’도 듣고 싶지 않을 때가 있다. 조금은 차분해지고 싶은 일상에 Oasis 음악을 배경삼고 싶다면, 나는 큰 주저 없이 ‘Heathen Chemistry’ CD를 꺼낸다. 그리고 음미한다. 그런 일상이 많지 않았기에, 조금은 친숙하지 않은 앨범 재킷을 한번 더 살펴보면서...
Title : Don't Believe The Truth
Year : 2005
Chart Position : UK : # 1, U.S.A # 12
Rating : ★★★★
1 Turn Up The Sun 2 Mucky Fingers 3 Lyla 4 Love Like A Bomb 5 The Importance Of Being Idle 6 The Meaning Of Soul 7 Guess God Thinks I'm Abel 8 Part Of The Queue 9 Keep The Dream Alive 10 A Bell Will Ring 11 Let There Be Love
Rock ‘N’ Roll Star에서 King으로의 정진
지난 두 장의 앨범이 기대만큼 좋은 반응을 얻어내지 못한 가장 큰 패인은 ‘예전 같지 않아서’ 였다. 여전히 ‘Morning Glory’ 시절을 운운했던 사람들은 실망을 거듭했다. 그렇다. 마치 초기 앨범 3장과 중기 2장의 앨범이 사뭇 달랐던 Beatles처럼, Oasis도 변하고 있었다.
여섯 번째 정규 앨범 ‘Don’t Believe The Truth’에 대한 기대치는 예전만큼 높지 않았다. 기대치로 따지자면 ‘Be Here Now’를 따라올 앨범이 없겠지만 말이다. 하지만 그들이 누구인가? 고집불통이면서도 영리한 Oasis 아니던가! 조금은 싸늘해진 시선들을 비웃기라도 하듯, 강렬하고 뜨거운 작품을 완성했다.
‘공연장에서 연주하면 관객들은 거의 죽는다’고 언급하기도 했던 첫 싱글 ‘Lyla’는 강렬한 인상을 심어주기에 충분했다. 그간의 앨범을 통해 공개했던 첫 싱글 중에서도 Best라 할 수 있다. 두 번째 싱글 ‘The Importance Of Being Idle’은 미디움 템포의 우아한 Rock 넘버로 빼어난 완성도를 과시한다. 두 싱글 모두 자국 차트 정상에 안착하며 위용을 과시했다.
‘Don’t Believe The Truth’의 포인트는 ‘뜨거움’과 ‘모던함’이다. 멜로디와 에너지를 겸비한 ‘Turn Up The Sun’을 필두로 1960년대의 Velvet Underground를 떠오르게 했던 ‘Mucky Fingers’, 강하게 대시하는 첫 싱글 ‘Lyla’로 이어지는 로큰롤 연타는 모두를 들뜨게 한다. 허스키한 Liam의 보이스가 인상적인 ‘Love Like A Bomb’은 곡에 등장하는 피아노가 아름답고, 간결하지만 거침없는 ‘The Meaning Of Soul’의 전진, The Beatles의 ‘I Wanna Be Your Man’과 Oasis의 ‘Hello’ 멜로디를 조합, 싸이키델릭한 편곡을 더한 듯한 ‘Guess God Thinks I’m Abel’도 인상적이다.
Noel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Part Of The Queue’는 고독함이 느껴지는 선율을 특징으로, 새로운 형식의 Oasis 사운드를 들려주는 곡이다. ‘Keep The Dream Alive’는 Andy의 작품으로 1990년대의 향수를 느낄 수 있다. Gem의 작품 ‘A Bell Will Ring’은 호들갑스럽지 않은 로큰롤이다. 전작 ‘Heathen Chemistry’가 연상된다. 대미를 장식하는 ‘Let There Be Love’은 무르익은 Oasis를 상징하는 클래시컬한 발라드이다. 어쿠스틱 기타와 피아노, Liam과 Noel의 보컬을 번갈아 들을 수 있는, 짙게 깔리는 멜로트론이 Black Sabbath의 명곡 “Changes’를 연상시키기도 한다.
앨범 ‘Don’t Believe The Truth’를 기점으로, Oasis는 거장 대열에 본격적으로 합류하게 된다. 이제 Rock ‘N’ Roll Star에서 King을 향한 발걸음이 시작된 것이다. 그리고 그들의 위대한 행보를 재촉이라도 하듯, 2007년 Brit Awards는 그들에게 공로상을 선사하게 된다. 물론 멤버들은 크게 놀라거나 감격하지 않았지만, 또 다른 Oasis 시대의 개막을 알리기에 충분했다.
Title : Stop The Clocks
Year : 2006
Chart Position : UK : # 2, U.S.A # 89
Rating : ★★★★
Disc 1 01 Rock 'N' Roll Star 02 Some Might Say 03 Talk Tonight 04 Lyla 05 The Importance Of Being Idle 06 Wonderwall 07 Slide Away 08 Cigarettes & Alcohol 09 The Masterplan
Disc 2 01 Live Forever 02 Acquiesce 03 Supersonic 04 Half The World Away 05 Go Let It Out 06 Songbird 07 Morning Glory 08 Champagne Supernova 09 Don't Look Back In Anger
20세기말을 대표하는, 영국 최고의 로큰롤 브랜드 Oasis의 찬란했던 12년 역사.
1994년, 로큰롤의 순수한 쾌락을 건방지게 재연하며 혜성같이 등장했던 Oasis. 그 마르지 않는 음악의 샘은 여섯 장의 정규 앨범을 모두 영국 앨범차트 1위에 등극 시켰고, 여전히 떠들썩한 이슈와 가십거리를 양산해내고 있다. 비틀즈와 롤링 스톤즈, 그리고 섹스 피스톨즈의 오만하고도 위대했던 유산을 상속 받아 뻔뻔하게 가공했던 이 빌어먹을 집단은 거물급 Rock 'N' Star가 되었고 하나의 상징이 되었다.
여전히 (어쩌면 평생) 철들지 않은 Rock Star의 기품이 느껴지는 그들이 처음으로 베스트 앨범을 공개했다. 싱글 B Side 모음집인 'The Masterplan'과 라이브 앨범 'Familiar To Millions' 이후 세 번째에 해당하는 비 정규 앨범이다. 2장의 CD에 (겨우) 18곡을 수록하고 있으며, 무엇보다 갤러거 형제의 강한 입김이 들어간 앨범이기에 Oasis를 잘 모르는 팬들이 기대하는 보편적인 스타일의 모음집을 기대하는 것은 포기하는게 좋다. 하지만 히트곡 모음집이 아닌, 베스트 앨범이 갖는 타당성은 100% 발휘되고 있는 앨범이기에 Oasis의 모든 앨범을 소장하지 않은 팬들에게는 제법 유용한 가치를 발휘하게 될 것이다.
오프닝은 현재의 그들을 상징하는 'Rock N' Roll Star'이다. Rock 음악사에 큰 이정표로 남을 그들의 데뷔 앨범 'Definitely Maybe'의 오프닝을 장식하기도 했던, 충만한 에너지로 무장된 곡이다. 이어지는 곡은 설명이 필요 없는 'Some Might Say'다. 영국 차트를 석권한 이 곡의 뻔뻔할 만큼 수려한 멜로디에서 전파되는 가슴 설렘은 영락 없는 비틀즈의 재림이자 휘청이던 British Rock의 공습이다. 이어지는 'Talk Tonight' 또한 이 곡의 싱글에 수록되었던 곡으로 차후 'The Masterplan'을 통해 다시 소개된다. 노엘 갤러거가 노래하는 어쿠스틱 넘버로 매니아 층의 많은 사랑을 받은 곡. 두 번째 디스크에 수록된 'Acquiesce' 또한 'Some Might Say' 싱글에 수록된 곡으로 'The Masterplan' 앨범의 오프닝을 차지하게 된다. 리암과 노엘의 보컬을 동시에 접할 수 있는, 단독적인 싱글로 공개되었다면 'Some Might Say' 못지 않은 히트를 거두었을 곡이다.
'Wonderwall'은 국내에서도 높은 인지도를 자랑한다. Oasis를 대표하는 명곡이라고 생각지는 않지만 그 시대를 풍미했던, 자국은 물론 전 세계적인 히트를 거둔 음악다운 표본이 제시되고 있다. 이 곡 싱글에 수록되었던 'The Masterplan'은 B-Side 모음집 앨범의 타이틀을 거머쥐었고 본 베스트 앨범에도 수록되었다. 당시 그들의 소속사인 크리에이션의 사장 앨런 맥기(Alan McGee)는 이 곡을 듣고 노엘 갤러거는 천재라는 찬사를 보내기도 했다. 이게 B-Side라니, 이보다 더 좋은 A-Side를 가진 밴드의 이름을 대보라는 말과 함께.
일종의 B-Side인, 'The Masterplan'에 수록된 곡들이 이번 베스트 앨범에 네 곡이나 수록되었다는 점은 의아하면서도 놀라운 일이 아니다. 앨범 'Stop The Clocks'는 데뷔 앨범 하나로 자국을 뒤집어 높은 'Definitely Maybe' 시절과 전 세계를 정복한 'What's The Story Morning Glory?'를 공개했던 황금기에 집중적으로 포커스를 맞추고 있기 때문이다. (네 곡을 제외하면 수록곡 모두가 이 시기의 곡이다) 여기에 수록된 B-Side 곡들도 전부 이 시기에 공개되었으니 사기와 열정이 하늘을 찌르던 최고의 순간이었음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데뷔 앨범 'Definitely Maybe'에서는 다섯 곡이 선택되었다. 'Slide Away', 'Cigarettes & Alcohol'을 들으며 마치 비틀즈의 곡을 부르는 자니 로튼(Sex Pistols)을 연상케 했던 그 시절의 신선한 감흥을 새삼스럽게 회상해본다. 'Wonderwall'보다 훨씬 더 서정적이고 아름다운 발라드 'Live Forever'가 빠질 수 없으며, 비틀즈 사운드를 충실하게 재생한 'Supersonic'도 선택되었다. 하지만 유감스럽게도 싱글로만 공개되어 대단한 사랑을 받은 'Whatever'가 누락되고 그 싱글에 수록된 'Half The World Away'가 선택되었다.
다소 혹평을 받기도 했지만 제법 빼어난 완성도를 자랑했던 세 번째 앨범 'Be Here Now'에서 단 한 곡도 선정되지 않은 점은 다소 의외의 결과이다. 국내에서 특히 인기가 높았던 'Stand By Me'는 고사하더라도 말이다. 기존의 Oasis 같지 않던 네 번째 앨범이자 실험작인 'Standing On The Shoulder Of Giants'에서는 첫 싱글 'Go Let It Out'이 채택되었고 오케스트레이션이 가미된 발라드 'Stop Crying Your Heart Out'이 국내에서 많은 사랑을 받은 앨범 'Heathen Chemistry'에서는 'Songbird'가 수록되었다. 가장 근작이라 할 수 있는 'Don't Believe The Truth'는 그에 앞서 공개된 두 장의 앨범에 실망했던 팬들에게 희망을 제시한 앨범이다. 특유의 멜로디와 에너지를 회복하고 한층 볼륨을 높인 느낌을 선사하는 첫 싱글 'Lyla'는 (당연히도) 영국 차트 1위를 차지했다. 이 곡과 함께 세련된 'The Importance Of Being Idle'이 본 앨범에 수록되었다.
앨범 후반부의 세 곡은 '(What's The Story) Morning Glory?'를 장식한 곡들로 채워져 있다. 하나의 상징과도 같은 'Morning Glory'가 당연하게 자리를 잡고 있으며 광범위한 사랑을 받은 'Champagne Supernova'와 영국의 국민 가요라 해도 무방할 'Don't Look Back In Anger'가 대미를 장식한다. Oasis의 두 번째 앨범은 그들의 위상을 전성기 비틀즈에 맞먹을만큼 끌어올린 대표작이자, 한 시대의 획을 그은 문화 아이콘이다. 대부분의 팬들은 여전히 이 찬란했던 시기를 동경하고 있으며, 앨범 'Stop The Clocks'는 그 시기에 대한 깊은 오마주이다.
갤러거 형제의 성품까지 반영된 것 처럼, 이 앨범은 그다지 친절하지 못한 편이다. 팬 서비스 차원을 떠나 앨범 판매고에도 영향력을 행사하는 신곡을 단 한 개도 수록하지 않고 있으며 2장의 CD로 구성되어 있음에도 100분을 채우지 못하는, 양적인 만족도 극대화로 종합 선물세트 같은 메리트를 선사하는 베스트 앨범의 익숙한 관행도 깨고 있다. 오직 그들의 기준에서 베스트를 간추린 것일 뿐이다. 한편 Morning Glory 침공 이후 Rock Scene에서도 그보다 더욱 거센 폭풍은 등장하지 않고 있다. 영광의 순간들을 회상하며, 이 시대에도 위상을 지키고 있는 공룡 밴드 Oasis의 멋진 귀환을 기대해본다.
Title : Dig Out Your Soul
Year : 2008
Chart Position : UK : # 1, U.S.A # 5
Rating : ★★★★☆
1 Bag It Up 2 The Turning 3 Waiting For The Rapture 4 The Shock Of The Lightning 5 I'm Outta Time 6 (Get Off Your) High Horse Lady 7 Falling Down 8 To Be Where There's Life 9 Ain't Got Nothin' 10 The Nature Of Reality 11 Soldier On
음악만큼은 거짓이 없는, 순도 100%의 섬세하고 짜릿한 로큰롤
Beatles의 위대한 행보를 답습했다...
시작부터 웬 뜬금없는 소리냐고? 원래 Oasis 팬들은 좀 뜬금없는 구석이 있으며 그게 매력이기도 하다. 사실 첫 멘트는 ‘Oasis가 돌아왔다.’ 가 맞다. 말 그대로, 왕의 귀환 혹은 영웅의 귀환과 같은 좀 있어 보이는 수식어를 붙이는 것 보다 몇 배는 더 반가운 ‘Oasis의 귀환’인 것이다.
‘Dig Out Your Soul’은 일곱 번째 정규 앨범이다. 과거부터 현재까지의 그들을 돌아보면, 전설의 그룹Beatles의 위대한 행보를 답습하는 것 같다. 마치 Beatles가 과도기적인 4-5집을 거쳐 여섯 번째 앨범 ‘Rubber Soul’로 다시금 영향력을 행사하더니 일곱 번째 앨범 ‘Revolver’를 통해 새로운 음악적 이정표를 제시하였던 것처럼, 그들도 뜨거운 시기와 약간의 과도기를 지나 음악적으로 한층 무르익어가고 있는 것이다.
지난 앨범 ‘Don’t Believe The Truth’는 기대 이상이었다. 매우 적절한 시기에 등장하여 빼어난 음악성을 과시했다. 첫 싱글 ‘Lyla’ 부터 강하게 귓전을 후려치며 팬들을 knockdown 시켰으니 말이다. 이 앨범 Tour의 일환으로 대한민국을 방문하기도 했는데, 만약 당신이 그 현장에 있었다면 대단한 행운을 거머쥔 셈이다. 비록 관객은 적었지만 열기만큼은 Wembley나 Manchester 구장이 부럽지 않을 정도였으니 말이다. 게다가 공연을 마친 멤버들도 매우 흡족했다고 하니, 이번 Tour도 반드시 성사되리라 믿는다. (일본만 들린다면 성격이 Noel 또는 Liam 못지 않은 한국 팬들이 가만 있지 않을 것이다!)
앨범 이야기에 앞서, 다음에 해당하는 분들께 이 앨범을 (CD로) 권한다.
1. 2008년 베스트 앨범을 선정하고, 합당한 리뷰를 써야 하는 평론가 양반.
2. ‘Morning Glory’ 시절이 그립다면서도 꾸준히 CD를 사는 분들.
3. 미리 mp3 다운로드 받아 듣고 절대 CD는 사지 않는 인간들.
4. Arctic Monkeys
참고로 본 리뷰를 읽으며 ‘피식’ 웃음을 흘릴 열렬한 Oasis 매니아 분들께는 굳이 권장의 필요가 없을 것으로 판단된다. 리뷰를 쓰는 지금은 이미 앨범이 발매된 상태이기에. (참고로 이번 리뷰 역시 먼저 유출된 mp3를 듣지 않고, CD를 듣고 쓰는 것이다.)
앨범은 오프닝 ‘Bag It Up’만 들어도 확실한 감이 온다. 에너지와 멜로디의 명쾌함은 기본에 리듬 파트는 뜨거우면서도 섬세해졌다. 음악적 자신감이 충만한 Oasis다운, 의기양양하고 당당한 로큰롤이다. 펑키한 초반부의 리듬이 매력적인 ‘The Turning’은 팬들이 오랫동안 동경하는 Oasis의 전형적 스타일을 과시하며 초반부터 ‘죽이는 연타’를 날리는데 성공한다.
‘Waiting For The Rapture’는 3분 정도의 짧은 곡이다. 템포는 빠른 편이 아니지만, 절로 몸이 움직여진다. 걸음에 비유하자면 사뿐하면서도 보폭이 넓은 느낌이랄까... 취향에 따라 반응이 엇갈릴 수 있으나 약간의 고전적 느낌이 익숙하다면 무리 없이 다가올 것이다. 개인적으로 초반부의 헤비한 리프를 자꾸 되새기며 빠져드는 곡.
첫 싱글은 ‘The Shock Of The Lightning’이 선택되었다. 이 곡은 놀랍게도 그들을 상징했으며, 여전히 그들을 상징하는 ‘Rock ‘N’ Roll Star’를 연상시킨다. 즉, 초기 Oasis의 느낌이 생생하게 살아있다는 것이다. 적절한 비유일지 모르겠지만, 건조한 일상에 축 늘어진 어깨를 짊어지고 꾸벅 졸게 되는 늦은 퇴근길에 이 곡을 들으면 눈이 번쩍 뜨일 것이다. 그만큼 유쾌한 에너지, 그리고 속도감을 동시에 선보이는 것은 실로 오랜만이다.
이 앨범에서 우리는 Liam 최고의 작품을 만나게 된다. 영예의 주인공은 ‘I’m Outta Time’으로 기존 발라드 곡들을 능가하는 섬세하고 포근한 소리를 들려준다. 가슴을 스미는 이 곡은 여러모로 ‘겨울’이란 계절을 연상시키는데, John Lennon의 ‘#9 Dream’과 ‘Imagine’, Klaatu의 ‘December Dream’ 같은 곡들을 동시에 떠오르게 한다. 후반부에는 John Lennon 생전의 음성도 잠시나마 들을 수 있어 마치 Beatles가 부활한 느낌마저 든다. 이 곡이 훌륭하다고 생각되는 것은 단지 John Lennon을 닮아서가 아니다. 짙은 감동이 묻어나는 뭉클한 선율에 예전과 다른 깊이와 원숙함이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이 곡을 완성한 장본인이 Liam이라는 것은, 오랜 팬들에게도 남다른 감동을 선사할 것이다.
둔탁한 사운드가 옛스러운 ‘(Get Off Your) High Horse Lady’는 비교적 일관적인 리듬이 헤비하게 전개된다. 노파심이겠지만, 디스토션 걸린 보컬과 싸이키델릭한 사운드가 일부에게 조금 지루하게 들릴 소지도 있다. ‘Falling Down’은 앨범 내 Best Of Best를 다툴 또 하나의 곡이다. Oasis식 로큰롤에 음정의 미묘한 대조를 엿볼 수 있는 색다른 사운드를 더해 장중하면서도 신비하고, 중독성이 강하다. 애시드 팝? 친분이 있던 Chemical Brothers 같은 뮤지션이 떠오름과 동시에 ‘Kid A’ 시절의 Radiohead가 떠오른다. Oasis가 큰 변화를 모색했다면 이와 같은 사운드가 더 심화되어 세상에 나왔을지도 모를 일이지만, 그게 아니기 때문에 이 곡은 더욱 빛날 수 있다.
‘To Be Where There’s Life’은 이국적이다. 퉁퉁 튕기는 듯한 탄력의 베이스 주도하에 기타 없는 사운드를 들려준다. 엉뚱한 생각인지도 모르지만, 인도의 대중적 현악기인 시타르의 비중이 더 높았다면 Beatles의 ‘Norweigan Wood’와 같은 느낌이 들지 않았을까 싶기도 하다. 심상치 않은 중독성을 가지고 있는 곡이다. ‘Ain’t Got Nothin’’은 볼륨을 최대한 높이고 즐기기에 적합한, 난폭한 Hard Rock이다. 겨우 2분밖에 되지 않는 짧은 곡이지만, 묵직한 한방이 있다.
앨범이 종반부에 접어드는 것은 순식간이다. ‘The Nature Of Reality’는 ‘Helter Skelter’나 ‘Lyla’를 닮지 않나 싶었지만, 그보다 훨씬 복잡한 사운드를 들려준다. 싸이키델릭한 음악 박람회에 초대받은 기분. 마무리 곡은 ‘Soldier On’이다. 깔끔하게 전개되는 초반부를 지나 점차 몽환적으로 Fade Out 되는 듯한 느낌. 싸이키델릭에 대한 열망은, 이처럼 앨범의 시작과 끝에 모두 스며들어있다.
팬들의 일부는 그들이 ‘Standing On The Shoulder Of Giants’ 앨범부터 시작은 끝내주지만 후반부에 접어들수록 힘이 떨어진다고 지적한다. 개인적으로도 그런 지적에 동의하는 앨범도 있다. 아무래도 하나의 앨범 안에서는 상대적일 수 밖에 없지 않던가!
하지만 이번만큼은 확실히 다르다. 킬링 트랙이 있으면서도, 앨범 전체의 순도가 매우 높다. 특정한 곡을 반복 청취할 이유가 없을 정도로 말이다. 모든 멤버가 한 곡 이상 작곡에 참여했다는 것은 기대 이상의 큰 시너지 효과를 냈다. 더욱 완벽한 형태의 밴드로 거장의 대열에 합류하는 모습이 지금의 Oasis인 것이다.
친절하지 않아도, 진화하지 않아도 좋다. Oasis니까.
- 멋대로 총평 (주의 : 위의 잡설과 크게 다를 바 없음)
1. 전체적으로 짧고 굵다. 군더더기 없어서 좋다. 물론 멤버들의 요절은 바라지 않는다.
2. (기존의 팬은) 대략 세 번만 들어보면 충분히 빠져든다. 그렇지 않다면? CD를 사거나 mp3를 지워라.
3. Abbey Road 스튜디오에서 녹음만 했을까? (이 냄새는?)
written by 화이트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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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문단 나누기의 부재가 이리도 압박일 줄은....
저도 깜놀했다가 지금은 보기좋네요 ㅎㅎㅎ
댓글 일빠로 남겨보려고 괜히 태클ㅋ 퀸님 개인홈피도 볼거 많네요ㅎㅎㅎ 개인적으로 3집 리뷰 맘에 들어요!! 속 시원한ㅎㅎ
와 ~ 잘 읽었습니다 ~
와...정말 잘 읽었습니다.(담아 갑니다.^^)
좋은글 잘읽었습니다~~
오늘 집에 돌아오는 길에 (오아시스로만 꽉 채워 넣은) mp3 플레이어를 켰더니 익숙한 기타 긁는 소리... Stand by me가 오늘따라 더 가슴을 콕콕 찔러 오더라구요. 그래서 그런지 3집 리뷰가 더 와닿습니다. 잘 읽었습니다!
7집은 처음엔 후반부가 좀 딸리네....했는데 들을수록 후반부도 떨어지지 않는 더욱 사이키한 분위기가 느껴지지요. 7집 명반 확실한듯. 6집은 초반부와 후반부는 킬링인데 중반부가 조금 비었어요. 4집은 초중후반부 모두 훌륭한 듯 하고, 5집이 정말 후반부가 축 쳐지는 느낌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