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나긴 장마가 끝나고 오랜만에 시원한 바람이 불고 약간 구름낀 화창한 일요일 오후다.
날씨도 좋아 세탁도 하고 오전에 집에서 뒹굴며 오전 보내며
점심 먹고 낮잠도 즐기고 지인이 선물한 중국 보이차를 마시고 있다.
주말에 지인과 지인 동생의 요트로 선마린선장이 주도하는 요트선단에 합류해서 토요일 밤새 항해해서 일요일 오후에 제주 남서쪽에 위치한 마리나로 입항계획이였다.
금요일 근무끝나고 오천뚝방에서 저녁늦게까지 잘못된 위치로 밀린 시멘트앙카를 체인블록으로 어느정도 끌어올려놓고
철수하였다.
마지막 장항선하행선 열차에 탑승하여 군산역에 내리니 자정이 넘는다.
역앞에서 지인 만나 승용차로 비응항 마리나에 도착하여 박선장과 인사하고 지인의 요트에서 담소를 나누다가 2~3시간 잠자고 나서 4시에 출항예정이라 우리가 함께할 요트로 갔다.
요트에서 출항 준비하는데 무진장호 최선장이 와서 5시 출항한다고 전한다.
그래서 바람이 좀 세고 남풍에 가까워 미리 아침을 챙겨먹기로 하고 선장의 지인이 정성스럽게 아침을 준비했다.
아침을 보통 빵과 녹차로 하는 나에게 이른 새벽에 공기밥과 국물로 아침을 먹는 것이 부담스럽지만 정성껏 만든 아침식사를 거절하기 힘들어 먹기로 했다.
약간 어둠이 깔린 새벽 비응항를 첫번째로 출항하고 다음으로 무진장호 디바호 선마린호가 차례로 따라가면서 선단을 이루어 제주를 향해 힘차게 출항하였다.
조금있다가 디바호가 해수가 잘 안나와 다시 선마린호와 항구로 들어 갔다고 연락이 온다.
말도 동쪽 좁은 섬사이를 통과할려고 하는데 바람이 좀 강해
그냥 포트택하여 말도북서쪽 끝을 향해가기로 하였다.
중간에 바람이 세서 축범할려다가 선체가 갑자기 180도 돌면서 반대로 확 힐링되며 몸가누기가 어려워지고 다시 반데로 돌면서 힐링되자 내가 대신 조종힐(키돌리개)을 잡고 선장과 지인이 세일축범수습를 하면서 안정을 찾았다.
처음 타보는 엘란(Elan 34피트 1995년)모델로 역시 인테리어가 훌륭하다.
약간 엔진이 문제가 있어 중간에 엔진이 멈쳐 연료가 불량인지 아니면 엔진자체가 문제인지 잘 모르겠지만 연료필터아래 연료수동펌프장치로 필터위나사 구멍으로 공기를 빼고 시동을 거니 시동이 걸린다.
선마린 박선장처럼 엔진의 RPM을 2500이상 올리고 기주와 범주로 달리다가 엔진의 RPM이 갑자기 내려가면서 출력이 떨어지면 기어를 중입으로 하면 다시 원래 RPM으로 힘차게 돌아가기를 몇차례 반복하였다.
바람이 배의 진행방향 정면에서 불거나 풍향을 무시하고 목적지에 가능한한 직진해 갈때 엔진의 힘으로 기주하지만 바람을 잘 받으며 적당히 힐링되어 미끄러져 가는 세일요트의 특성상 엔진의 출력을 높일 필요는 없다.
어차피 장거리 야간 항해로 할 것이니 대양항해처럼 거의 범주로만 할 수 없지만 좀 항해거리가 멀어지지만 적당히 범주와 기주를 병행했으면 하는 바램이였다.
물론 최종 결정은 선장의 몱이다.
좋은 바람을 받고 잘 나가는데 별로 도움이 되지않는 고속으로 돌아가는 엔진이 결국 멈쳐 시동이 걸리지 않아 공기 빼고 다시 엔진시동을 걸었던 것이다.
선장에게 바람이 좋으니 엔진출력을 높여도 그리 속도차이가 많지 않으니 RPM을 1500이하로 낮추어가자고 제안하고 중간에 내가 조종힐을 잡고 즐겁게 담소도 나누며 세일링하였다.
엔진 속도를 낮추니 엔진이 안정적으로 돌아가며 갑자기 RPM이 떨어지는 현상도 없고 해서 마음도 편하게 말도 북서쪽 등대를 지나자 바람도 약간 약해져서 세일링이 즐거웠다.
항해시간이 거의 5시간이 지나 약 10시쯤되자 뒤따르는 무진장호는 테이킹해서 약간 우리보다 말도 서쪽 내해쪽으로 항해하면서 남쪽으로 내려간다.
거리를 조금이라도 단축하기위해 풍향을 무시하고 최선장이 기주와 범주로 남진하고 있는 듯 보였다.
우리는 계속 남서쪽으로 가서 다시 남동쪽으로 테이킹할려고 계속 가는데 무언가 “쿵”소리가 나면서 갑자기요트가 빙빙 돌기시작한다. 조종힐을 돌려 조종을 할려고 해도 요트가 지멋되로 돌며 진행방향을 콘트롤 할 수 없다.
엔진을 중립으로 하고 세일거둬 들이자 표류하면서 좀 안정이 된다.
휠을 조종하는 와이어로프가 풀렸나하고 선미쪽 선실밑 공간에 들어가 휠을 돌리니 러더의 축이 돌아가 아무 이상이 없었다.
그래서 선장이 물에 들어가 러더(방향키)를 확인하니 러더가 없다고 한다.
하도 어이가 없고 황당해서 나도 펜티만 입고 잠수해서 확인하니 러더앞지지축(rudder post)이 약15~20센티만 깨끗하게 남고 러더가 퉁째로 러더축에서 빠져 사라진 것이다.
암초나 모래톱에서 걸려서 러더가 뿌러졌거나 빠진 것은 좀 이해가 가는데 세일링하기 좋은 바람에 러더가 앞지지축으로 이탈되어 빠져버린 것은 좀 항당한 일이다.
원래 제조당시 제조회사서 지지축을 이렇게 짧게 만들지 않았을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생각해본다.
과거에 충격을 받아 보통 스텐으로 만들어진 지지축이 피로도가 쌓여 파절됐다면 FRP재질(나의 철선요트처럼 철판재질도 있음)도 파절되어 러더일부가 축에 붙어 있을 것이다.
이번의 경우 그렇지 않고 러더 FRP재질은 하나도 없고해서
과거사고 이력이 있는 후 부실하게 러더를 다시 만들지 않았나하는 의구심이 난다
해역이 군산해경과 부안해경 경계해역이라 도움을 청하니
두척의 해안 경비선이 차례로 사고 해역에 도착하고 조금있다가 군산관할 해안경비정이 도착하여 말도까지 견인하였다 .
견인하는데 요트선수가 심하게 왔다갔다하여 양옆견인줄을 양쪽에 추가 로프를 걸어 한줄로 묶어서 견인하니 좀 낮아져서 천천히 견인하는데 요트가 손상될까봐 속도를 낼 수 없다.뒤에 러더가 없으니 둥그런 고무보트처럼 견인하면 좌우로 선체가 빙빙도는게 더 심하며 견인줄은 계속 텐션됐다가 느즌해졌다를 반복한다.
보통 견인시 견인되는 배의 우현이나 좌현측면에서 밧줄을 걸어 정면앞 약간 뒤쪽에서 견인하면 물의 저항은 있지만 좀 끌려가면서 견인하는 밧줄이 텐션을 유지하는데 선장인 선주의 결정에 따라 정면에서 견인하다 결국 어선옆에 결찰하여 갔다
중간에 해안경비선의 고무보트를 크레인으로 내려 고무보트가 요트에 접근하여 선장만 제외하고 우리 세명은 고무보트에 승선하고 다시 견인 경비정에 승선하였다.
말도에 가까워지자 견인의뢰한 어선이 인계하고 앞에서 견인하는데 계속 요트선수가 왔다갔다 하여 결국 어선의 우현에 앞뒤 단단히 고정하고 6~7노트속도로 견인하였다.
말도쯤 오자 비응항에 정박중인 해경 경비 구조정으로 다시 갈아타야했다
견인해오는데 약5시간 걸려 비응항에 입항하여 늦은 점심겸 저녁을 먹었다.
전곡항에서 제주가는 길에 멀미로 인해 한 탑승자를 내려주기 위해 비응항에 입항한 요트에 김선장과 동생은 승선해서 제주로 다시 떠났다.
지인과 함께 함께 제주로 가자고 제안이 들어왔지만 자신의 요트로 나와 함께 가기로 했다가 출발전에 잠수하여 따게비제거하다 프로펠러 샤프트지지 구조가 파절되어 다른 요트로 갈려다가 이렇게 된 것이다.
이렇게 되자 지인은 이번에 제주 가지말라는 운명으로 받아들이고 농담으로 자기가 승선하면 이 요트도 문제를 일으킬 것 같다고 하면서 나에게 다른 요트로 제주 갈거냐고 묻는다.
월요일 근무하지 않으면 가고 싶은데 일요일 늦게 제주에서 돌아올 수 없을 것 같아 결국 나도 포기하였다.
비록 제주에 무사히 입항하지 못하고 해경선에 탑승하여 편하게 비응항으로 돌아왔지만 이번 항해가 시간낭비고 헛수고라고 생각지 않는다.
여행의 진면목은 과정이 중요하고 의미가 있으며 항구에 입항하면 요트여행은 일단 끝나기 마련이다.
다음 글을 음미하며 이번 세일링의 의미를 되새기며 이번 제주행 항해기를 마무리하며 도움을 받은 대한민국의 해양경찰과 현장에서 수고한 해경분들께 감사의 뜻을 전한다.
진정한 여행은 어딘가에 가는 행위 그 자체이다.
일단 도착하면 여행은 끝난다.
그런데 요즘 사람들은 끝에서 시작할려고 한다.
- 소설가 위고 베를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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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 위치와 항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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쾌적한 해양경비정 근데 요상한 것이 좌측 입구에 걸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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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선이 견인중
부안 군산 해역관할 해양경비선이 각각 사고 해역에 도착하고 30분후 견인할 경비정이 도착함
첫댓글 고생하셨네요
황당한 경험이었겠습니다.
해경분들이 수고 많았군요
요트 킬이 떨어져 나가 요트가 전복되는 애기는 들어서 육상에 올려 선저 AF페인트칠 전에 선체하부와 킬접합부위 크랙이 있나 점검하곤 하는데 러더도 유심히 살펴봐야 겠어요!
범주시 킬이 갑자기 떨어져나간다고 생각하면 아찔하고 끔찍하겠네요!
그래서 대양항해시 속도는 좀 늘이지만안전하고 튼튼한 요트들이 선호되는가 봐요.
그런 어이없는 상황을,,,,.
고생 했어요~!
"쿵"하는 소리는 무었이었을까 궁금함
그렇게요. 황당한 일을 당하셨는데...쿵소리는 뭔가에 부딪치거나 걸렸다는 소리같기도 한데,,,
크게 나는 소리는 아니고 바람소리 파도가르는 소리 엔진음속에서 “쿵”소리보다 러더가 부유하는 해초나 쓰레기에 걸려 “뚝” 빠져나가는 소리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과정이 여행의 즐거움인거 같으네요.
무사귀환을 환영합니다.
코로나 안전수칙 잘 지키시고 건강하세요~~
감사합니다!
보령에서도 첫확진자가 발생해 긴장의 끈을 늦추지 말아야 겠어요!
이제까지 확진자 없는 안전한 곳이였는데 외부인이 많는 욕장에 더 영향이 있을까 걱정되네요
방역땜에 수고. 많이 하실줄 압니다!
헐... 그런경우도 있네요. 안전하게 복귀하셔서 다행입니다. 하부를 잘 드려다봐야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