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안 그런데, 두 해전 쯤만 해도
어두워지면 혼자는 밖에를 나가지 않는
편이었따. 뭐시냐~ 요조숙녀? 스타일이래서가
아니라~~ 신경과민 증상이었다.
그런데 생활하다보면 어디 그런가.
밤 늦게 아이의 준비물을 챙기러 문방구를
가야 할 일도 있지 않겠는가.
그래서 남편보고 좀 사다달라고 하면........
들었던 말.
"이봐.... 이제 당신은 봉고차도 안 잡아가....
무섭낀 뭐가 무섭따구 그래~~
고물상 차도 당신을 실어가지 않을 테이니
잘 갔따와 ^^"
으으으으으으ㅡ으----- 기분 차암 그렇네.
듣고 보니 기가막히고, 내 신세 차암 처량허네.
우짜다가 이렇게 되었다냐~
허지만 요즈음은 아니 그런지라.
밤 늦은 시각에도 쓰윽 나가서 바람도 쐬고
들어온다.
골부리고 나가는 듯 싶으면,,,,,,,,
그 놈의 핸드폰 땜시,,, 곧 붙잡혀서 들어오게
되지만
그럼 당신은 뭐 총각땐줄 아시우?
내 이렇게 컴에다가 분맹히 말허것는디
잘 들으슈
"머리는 번쩍번쩍 모기파리 낙상하기 쉽상이고,
씀씀새는 구두새라.
돈 잘 안쓰는 남자 좋아허는 녀자- 나 밖에
읍는 줄 아시우.
그 구두새, 신혼초에 나의 군기를 잡는다구
...... 나는 쓰윽 둘러서 옷이나 물건을 고르고,
카운터에서 여보~ 계산~~ ..하고 당당허게
불렀더니~
아아니..엊그제까지만 해도 내가 사달란것
다 사주던 당신이 세상에...시상에...
계산을 안 할테이니 그냥 가자고 할 때..
헉~ 나의 꾸겨져뿌린 자존심! 심!심!심!
이제 모~ 뒤바뀌어서 쇼핑카에 당신이 고른물건
스을쩍 빼 놓으면, 어디갔냐구..집에 와서
당신이 항의를 하지 않쑤? 하하하
허지만 당신도 차암, 쇼핑을 실속있게 좀 하시구랴.
이 마트에서 하나, 홈플러스에서 하나, 장터에서 하나
선부동가서 하나... 이번에 또 샀지라?
신어보고 사는 신발을 제대로 못 사서 사고, 또 사고
발구락이 얼마나 예민허신지.
잠수함(구두) 사이즈가 작기나 해야 뉘라도 주지.
완전히 유조선끕 사이즌데...ㅋㅋ
담부터는 조심하시우.
카운터에서 당신물건, 계산 안허구 신혼초에
꾸겨졌던 내 자존심과 동일허게 헐텡게.
.......
이제 구두새인 당신옆에서 같이 살으니
나도 구두새가 되었구랴.
그런데 글을 쓰다보니 묘하게 그런 구두새가
왜 구두만은 잘 못사서 여러켤레를 샀는지 원~
오늘도 우리 구두새는 일하느라 바쁠끼라.
아기 구두새들은 한 놈은 지금쯤 퐁퐁~인가
하는 놀이를 신나게 할것이고,
한 놈은 놀다가 컴을 다녀오겠다고 하시었소.
... 조금 전에 빨래를 널다가 보니
햇삧이 을마나 좋은지 모르겠구랴~
뜰 아래 잔듸에 솟은 토끼풀들의 푸른잎들을
빤히 내려보는 그 따스한 햇삧의 감촉이
내 손등에 느껴질 때 - - -
아, 이것이 바로 나의 행복이오.
아니.. 우리 모두의 행복.
다만 이렇게 재잘대는 구두새가 그것을
노래할 따름이라오.
쓰다보니 따옴표도 잊어부렷쏘.
그 깟 두 점이 뭐이 그리 중요허우?
중요헌것이 있다믄,
우리의 속내를 평안히 챙기는 것 -
그것이 아닌감요? 하하하
^*^ - 眞眞口豆새가 지저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