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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천주교인천교구가두선교단 원문보기 글쓴이: 임프란치스코
죽는 한이 있더라도 선교할 것입니다!
중1동 성당 이선화 로사
+ 평화
제 직업은 초등학교 교사입니다.
흔히 교사라고 하면 ‘교육의 전문가이니 자식들도 바르고 공부도
잘하겠지’라고 생각하지요. 하지만 제 경우는 완전히 정반대였습니다.
현재 초등학교 3학년인 제 외동딸은 예전엔 혀를 내두를 정도로
말썽꾸러기였습니다.
처음 입학해서 순종적인 여느 1학년 아이들과 달리 아이는 너무
제멋대로였고, 선생님께 반항하는 것은 기본이며,
6학년 언니 오빠들은 물론이고, 맘에 안 들면 누구에게도 욕을 하며
싸움을 일으켰지요.
딸아이의 1학년 담임선생님은 제 동료 교사였는데
매우 힘들어 하셨습니다. 결국은 담임선생님을 울리고야 마는 아이…….
교장, 교감 선생님도 매우 난처해하셨습니다.
이런 아이를 제가 근무하는 학교에 도저히 데리고 다닐 수없어 집 근처
학교로 전학을 시키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전학 간 학교에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딸의 담임선생님은 교감 승진을 앞두신 경력 교사인데도
매우 힘들어하셨고, 이런 대단한 말썽꾸러기는 교직평생 본 적이
없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저는 죄송하다는 말만 매일 반복했고 결국,
아이 때문에 동네에서 어느 학부모와 대판 싸우게 되었습니다.
매우 속상했고, 아이가 정말 미웠습니다.
이제껏 살아오면서 모든 일이 잘 풀리고, 힘든 적이 없었는데 자식이라는
존재가 나를 이렇게 힘들게 하다니…….
나름 교육의 전문가라고 자칭하며, 직장에서도 인정받고 자부심으로
살아왔는데 말입니다.
정말 모든 게 한 순간에 무너져 버리는 느낌이었고, 모든 일에 자신이
없어졌으며 급기야 우울증까지 오더군요.
눈물을 주룩주룩 흘리며, 하느님께 기도했습니다.
‘사랑 많으신 주님, 저 정말 힘듭니다. 차라리 제가 교사가 아니라면
덜 속상했을지도 모릅니다. 이 아이 때문에 저는 남의 자식도 가르치기가
힘듭니다. 왜 이 아이는 제 말을 듣지 않는 걸까요…….
사람들은 손가락질하며 네 자식이나 먼저 교육시키라고 합니다.
왜 제가 이런 고통을 받아야 하나요…….제가 무엇을 잘못했나요?
저는 어릴 때부터 엄마 따라서 성당도 열심히 다녔고, 대학생 때는
가톨릭 동아리 활동도 열심히 했고, 지금까지 성당에서 반주도 하면서
나름 주님을 기쁘게 하기 위해 노력했는데요…….’
그리고 오랜만에 묵주기도를 시작했습니다. 54일간의 묵주기도는 정말 간절했지요.
그러던 중, 저는 길을 가다가 지하철역 앞에서 가두선교를 하고 있는
문안나 단장님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문안나 단장님은 제가 천주교 신자라는 것에 기뻐하시며 같이
선교활동을 해보자고 권유하셨습니다.
그 때 처음 뵌 단장님이 제게 하신 말씀은 ‘선교를 하며 신앙 안에서
키운 자녀는 절대로 엇나가지 않아요.’ 였습니다.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이랄까…….
이 한 마디는 제 마음을 움직였고, 저는 천주교인천가두선교단 음악부에
입단하게 되었습니다.
본당에서 오르간 반주하던 경험을 살려, 매주 주일마다 동암역, 간석역,
주안역을 순회하며 키보드를 연주하고 성가를 불렀습니다.
가기 싫어하는 말썽꾸러기 딸아이도 설득하여 데리고 나왔습니다.
지나가는 많은 사람 앞에서 연주하며 노래 부르는 것이 조금은 부끄러운
생각이 들었고 흔들렸던 적도 많았습니다.
‘내가 전문 가수도 아닌데 다른 사람들이 내 연주나 노래 실력을
비웃으면 어쩌지? 이 중에는 나보다 더 잘하는 사람들이 많을 텐데…….
그리고 내가 무슨 선교야……. 나는 솔직히 성당만 다녔지,
믿음은 없잖아. 그리고 이 중에는 우리 학교 학부모나 제자,
딸아이의 친구들과 그 엄마들이 볼 지도 모르잖아. 또 자식 교육이나
제대로 시키라고 핀잔이나 주면 어쩌지…….
오만가지 걱정을 하며 선교 활동을 하는데도 성모님께서는
저를 불쌍히 여기시고 갸륵히 봐주셨나 봅니다.
조금씩 변화가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무엇보다도 제 마음이 평화롭고 즐거워졌습니다.
음악을 통한 선교의 힘은 정말 대단했습니다. 아름다운 성가 구절은
슬픈 제 마음을 어루만져 주었고, 힘을 주었습니다.
그리고 인천가두선교단에 소속된 형제, 자매님과의 만남은 너무도
즐거웠습니다. 함께 지하철역 앞에서 선교 활동하며, 작은 연습실에서
성가 연습하고, 선교 강의 건으로 지방 본당에 초청 받아 많은
신자분들을 만나고 올 때 뿌듯함과 감사함을 느꼈습니다.
어느 새 저의 우울한 마음은 씻은 듯이 나았습니다.
어느 날 딸은 이렇게 말하더군요.
“엄마가 예전엔 무섭고 싫었는데 지금은 좋아. 지하철역에서 엄마가
반주하며 노래 부를 때 나도 같이 부르는 것이 좋아.
그리고 선교책 나눠주는 것도 재밌고, 안나 아줌마와 안젤라 아줌마와
세라피나 언니가 나한테 친절하게 해줘서 좋아.”
그 동안 엄마와 선교단 사람들의 봉사 활동하는 모습을 보고, 자신도
직접 참여하면서 아이는 심경의 변화를 일으켰나 봅니다. .
어느 날은 너무도 추워서 선교 활동에 하루만 빠지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딸아이는 빨리 가자고 재촉하더군요.
그 추운 날, 지하철역 앞에서 선교 책자를 나눠주는 고사리 같은
내 딸의 손……. 순간 마음이 울컥했습니다.
‘하느님이 이렇게 쓰시려고 나에게 이런 고통을 주셨구나…….그 동안
난 얼마나 저 아이를 미워했던가. 사람들에게 예쁨을 받기보다는 미움을
더 많이 받은 아이…….어쩌면 나보다 우리 가브리엘라가 더 속상했을지도 모르는데…….
엄마가 선생님이란 이유로 아이에게 너무 많은 욕심을 부렸고,
족쇄를 채웠었구나……. 하느님께서는 우리 가브리엘라를 이렇게
사랑하시는데......’
그 이후로 저는 우리 반 아이들을 대할 때, 조금은 따뜻한 시선으로 보며
지도하고자 노력합니다. 공부 잘하는 아이, 착하고 순종적인 아이들도
예쁘지만 ‘문제아’라고 불리는 상처 받은 아이, 가난한 아이, 결손가정인
아이, 장애를 가진 아이에게 더 다가가고자 노력합니다.
이 예쁜 마음이 바로 주님이 주신 선물이 아니고 무엇이겠습니까!
자녀를 위한 기도문에 이런 구절이 있습니다. ‘자녀가 걱정거리가 되게
해주심에 감사드립니다...’라는 구절이지요.
처음엔 이 말의 뜻을 몰랐고, 기도하기도 싫었지요. 하지만 주님은 제게
겸손의 옷을 입혀주셨던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제 딸 덕분에 저는 많이 낮아졌고, 주변을 더 둘러보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더욱더 선교 활동을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지금 제 딸은 너무도 착해졌습니다. 학교생활에 어려움을 보이던
아이가 첫영성체 교리반에 성실히 참여하고, 11월에는 첫영성체를
하게 됩니다.
인간의 기준으로 보기에 악동이었던 아이는 하느님 보시기엔 귀한
가브리엘라 천사였습니다.
문득, 아우구스티노 성인을 위해 기도한 성녀 모니카가 생각납니다.
잘 알려진 것처럼 아우구스티노는 젊었을 적에 마니교를 믿었고 방탕한
생활을 했습니다.
모니카 성녀는 그런 아들을 위해서 끊임없이 기도했으나 아우구스티노는
쉽게 달라지지 않았지요.
아들 때문에 늘 애태우며 노심초사하는 어머니 모니카를 보며 암브로시오
성인이 했던 위로의 말은 "어머니가 많은 눈물을 흘리면서 기도한 자녀는
잘못 되는 법이 없습니다."입니다.
미래는 아무도 예측할 수 없습니다. 앞으로도 저는, 아이 때문에 많은
눈물을 흘리겠지요. 아마, 세상의 모든 어머니들이 똑같을 것입니다.
기쁨의 눈물, 슬픔의 눈물, 감동의 눈물, 괴로움의 눈물...
인생은 새옹지마라고 하지요. 일이 잘 풀리다가도 안 풀리고, 죽을 것
같이 괴로워도, 어느 새 지나고 나면 아무 것도 아닌 일들..
자식을 키우면서 뼈저리게 느낀 것은 절대 자랑하거나 앞서가지 말고,
항상 겸손히 미래를 준비해야한다는 것입니다.
죽음이 있는 한 나약한 인간은 신을 찾을 수 밖에 없습니다.
모든 사람에게 절대적으로 공평한 ‘죽음’이 있는데 사람들은
왜 하느님을 믿지 않고, 자만해지는 걸까요....
내가 내 자신을 이해하지 못하고, 내 자식과 내 가족을 이해하지
못하는데 어떻게 전능하신 신을 이해할 수 있겠습니까...
믿지 않는 사람들이 가는 길은 뻔하지 않습니까?
바로 지옥이라는 것을요! 믿지 않는 그들! 너무 불쌍하지 않습니까?
그래서 결심했습니다! 기도하고 선교하겠다고! 나 혼자만 천국가지 않고, 같이 천국가겠다고!
내 이웃을 불쌍히 여겨야 선교도 하나봅니다.
주님이 주신 이 겸손과 결단의 선물이 얼마나 좋은지,
그 좋으신 하느님을 사람들에게 전파하고 싶어졌습니다!
이 모든 것이 주님께서 역사하신 은총이며 선물이 아닐까요?
제가 속한 천주교인천가두선교단은 2009년도 2월 1일부터 2013년
7월 말까지 입교 214명, 회두 99명, 영세 113명의 놀라운 활동 결과를 나타내었습니다.
‘나 때문에 모욕을 당하고, 박해를 받으며 터무니없는 말로 갖은 비난을
다 받게 되면 너희는 행복하다. 기뻐하고 즐거워하여라. 너희가 받을 큰
상이 하늘에 마련되어 있다. 옛 예언자들도 너희에 앞서 같은 박해를
받았다. (마태5,11~12)’
저는 앞으로도 제 딸아이와 함께 선교 활동을 계속할 것입니다.
주님께서는 선교를 통해 저를 좋은 엄마, 좋은 교사, 좋은 선교사로
다시 태어나게 하셨습니다.
그리고 주님께서는 선교를 하면 죽을 사람도 살려 주시나 봅니다.
올해 초, 부산 사상 성당으로 선교 활동을 하러 갈 때였습니다.
우리 6명의 선교사가 탄 승합차는 중부내륙고속도로에서 3중 충돌 사고
를 당했습니다.
3차로에서 졸음운전을 하던 트럭이 2차로의 버스와 충돌하고,
1차로에 달리던 저희 승합차를 덮치고 말았습니다.
그 때 저희 차는 시속 150km로 달리고 있었지요. 저희는 멀리
부산까지 가야했기에 늦을까봐 속도를 내야했던 상태였습니다.
결국, 우리 차는 트럭과 충돌하여 심하게 찌그러졌습니다.
하지만 신기하게도 우리 선교단은 모두 무사했습니다.
이를 본 경찰관은 놀란 입을 다물지 못했고, 저희는 병원에 갈 생각도
없이 렌터카를 타고 부산사상성당에 안전하게 도착했습니다.
이런 사고는 제 평생 처음 당해본 일이라 매우 놀랐습니다.
‘자라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보고 놀란다’라는 속담이 있습니다.
사고를 당했으니 선교활동은 무서워서 그만둬야 할텐데,
저는 오히려 더 감사함을 느끼고 열심히 하고 싶어졌습니다.
이건 그야말로 기적이니까요!
성령께서는 그 후로도 저희를 여러 곳으로 보내주셨습니다.
이런 사고가 언제 또 일어나서 언젠가 순교(?)할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저희는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고 어디든지 갈 것입니다.
주님께서 저희를 지켜주신다는 것을 믿기 때문입니다.
그 옛날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았던 순교자들의 정신을 본받아
앞으로도 선교 활동은 계속할 것입니다.
초등학교 5학년 사회책에는 조선시대 서학의 전래와 천주교에 대해
나와 있습니다. 공립 초등학교에서 종교 교육은 할 수 없지만,
서양문물의 전래와 천주교는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천재 실학자인 정약용, 청나라에 유학 갔던 이승훈, 최초의 신부인
김대건, 위대한 열사 안중근도 천주교 신자였습니다.
역사를 이해하기 위해서 저는 아이들에게 천주교 교리에 대해 설명해야
했습니다. 마침 좋은 기회(?)였지요.
오늘 저는 천주교 교리를 설명하면서 아이들 앞에서
사도신경, 주기도문, 성모송, 영광송을 들려주었습니다.
아이들은 천주교에 대해 조금이나마 알게 되었고,
왜 그 동안 선생님이 식사 전과 식사 후에 이상한 손짓을 했는지,
그리고 그것이 성호경이라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우리 반 25명 중에 천주교 신자는 딱 2 명입니다.
그 2명도 주일학교에 다니지 않고 있다고 합니다.
정말 안타까운 일입니다. 교회에 다니는 어린이는 정말 많은데
성당을 다니는 어린이는 이렇게 없다니…….
‘주님! 자라나는 어린이들과 젊은 청년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주님께 가까이 다가갈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제가 주님의 일을 하다가 죽는 한이 있더라도 이 한 몸 기꺼이 바칠 수
있도록 굳은 믿음과 은총 허락해주세요.’
저는 지난 8월에 ‘신비로운 장미’ 레지오에 입단했습니다.
그리고 다가오는 10월 말에 레지오 선서를 합니다.
앞으로도 레지오를 통한 선교, 가두선교단을 통한 선교,
교육활동을 통한 선교를 계속할 것입니다.
저와 제 딸아이를 너무도 사랑하셔서 고통을 통한 깨달음을 주신 것에
감사하며, 아우구스티노 성인과 기도하는 모니카 성녀를 생각하며,
십자가에 못 박히신 예수님과 그 아래 겸손히 모든 것을 인내하고
이겨내신 성모님을 생각하며 선교하겠습니다. 아멘.
<지금부터는 더 덧붙이고 싶은 말씀과 당선 소감입니다. ^^>
제가 근무하는 학교는 미래의 초등학교 선생님들, 경인교육대학교
학생들이 실습을 하는 교생실습 연구학교입니다. 내년까지 있으면
저는 연구학교 5년 만기를 채우게 됩니다.
그 동안 젊은 교생 선생님들을 많이 만났습니다.
서로 첫 인사 나눌 때 저는 성당에 다니는 것을 자랑스럽게 말씀드립니다.
그리고 그들에게 당부합니다.
“미래의 선생님들! 제발 ‘문제아’라고 불리는 아이를 사랑으로 더
감싸주세요.
그 아이 나름대로 달란트가 있고, 은총이 있답니다.” 라구요.
저는 복이 많은가 봅니다. 예쁜 아이들과 젊은 교생 선생님들에게도
신앙을 전할 수 있으니까요..^^
저는 2009년도, 갑자기 9월 발령으로 부천이라는 곳에 근무하게
되었습니다.
제가 희망했던 안양이나 군포로 갔더라면 인천가두선교단에 입단하지
못했을 것입니다.
선교단에 입단하고, 이런 기회를 주신 하느님께 먼저 영광 돌리며,
김태현 신부님, 문안나 단장님, 임프란치스코 본부장님, 그리고 우리
가두선교단 모든 분들과 음악부 단원들에게 감사의 말씀 드립니다.
상금을 받으면 제일 궁금한 게 얼마 받았는지, 어디에 쓸 것인지
궁금하실텐데요...하느님 일로 상금을 받았으니 하느님 일에
전부 사용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