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선 스님의 묘법연화경 강의] 21. 살갗수행 호흡 자체가 ‘세수법’
21. 살갗호흡 통한 세수법
눈, 귀, 코, 입, 얼굴, 두정부 피질의 네 모서리가 균형을 유지하고 있으면 두부체감각계가 교정된 것이다. 연수부 교정이 이루어졌으면 다음 단계 호흡으로 수련을 심화시킨다. 백회에서 끌어들인 나선의 느낌을 꼬리뼈 끝까지 이끌어간다. 천천히 호흡을 들이쉬면서 연수까지 내려왔던 나선의 느낌을 꼬리뼈 끝까지 끌고 간다. 경수부와 흉수부를 지날 때 느낌이 살아있는지 관찰하고 요수부와 천수부를 지날 때도 느낌의 상태를 관찰한다. 나선의 감각이 꼬리뼈 쪽으로 내려갈 때는 뻑뻑하게 억제된 느낌이 척수 전반에 걸쳐서 형성된다. 반복해서 수련하면 이 느낌이 더 커진다. 억제된 느낌이 명확해지면 날숨 수련을 한다. 날숨 수련은 네 단계로 나누어서 진행한다.
첫 번째 단계는 경수부 날숨이다. 경수부의 목신경은 8개 분절로 이루어져 있다. 3번 분절부터 팔 신경과 연결된다. 8번 경수까지 숨을 들이쉬고 경수부를 억제시킨다. 그런 다음 천천히 숨을 내쉬면서 양 팔 쪽으로 호흡의 느낌을 유도한다. 목 어깨를 거쳐서 손가락 끝까지 느낌이 전달되면 제대로 된 것이다. 양쪽 팔로 내려가는 느낌이 균등하면 목 신경과 팔 신경이 교정된 것이다. 처음에는 저르르 하는 느낌이 팔을 타고 내려간다. 그러다가 수련이 깊어지면 뻑뻑하고 뜨거운 느낌이 팔을 타고 내려가서 손바닥에 모여 있다. 이런 방법으로 신경을 씻어내는 것을 ‘세수(洗修)’라고 한다. 살갗수행의 호흡법은 그 자체가 ‘세수법’이다. 목신경과 팔신경을 세수할 때는 손가락에 힘을 빼고 자연스럽게 펴 주어야 한다. 경수부 세수가 끝났으면 흉수부를 씻어 준다. 호흡을 요수 2번까지 들이쉰다. 마찬가지로 나선 호흡이다. 흉수부는 12개의 가슴 신경과 2개의 요수 신경으로 이루어져 있다. 요수 2번은 배꼽 반대쪽에 위치한 척추 부위이다. 명문혈이라 부른다. 날숨에 갈비뼈를 타고 호흡의 느낌을 배 쪽으로 끌고 온다. 뻑뻑한 느낌이 배 쪽을 감싸면 제대로 되는 것이다. 반복해서 수련하면 흉부와 배부가 두툼한 에너지로 감싸진다. 갑옷을 입은 것처럼 든든해지는데 이렇게 되면 흉수부 세수가 성취된 것이다. 흉수부 세수가 진행되면서는 다리 쪽으로도 자극이 내려간다. 이는 요수 1, 2번이 씻어지면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다음 단계는 요수부 세수이다. 요수부는 5개의 신경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 중 1, 2번은 흉수와 함께 연동된다. 5번 요수까지 나선 호흡을 들이쉰다. 신경이 억제되면 천천히 숨을 내쉰다. 이때 양쪽 요수를 통해 호흡의 느낌을 양쪽 발로 내려 보낸다. 호흡의 느낌이 고관절을 지나갈 때 두두둥 하는 진동이 생길 수 있다. 때로는 엄청난 냉기가 발 쪽으로 빠져나간다. 이런 증상이 생기면 요수부 순화가 제대로 이루어지는 것이다. 당황하지 말고 따뜻한 기운이 발 쪽을 감쌀 때까지 반복한다. 요수부가 세수되면 발바닥이 따뜻해지면서 용천혈 부위에 압력이 형성된다. 에너지가 발 쪽에 모이면서 나타나는 증상이다. 다음은 천수부 세수이다.
천수부는 6개의 신경으로 이루어져 있다. 꼬리뼈 끝부분이 천수부 말단이다. 백회에서 들이쉰 나선 호흡을 꼬리뼈 끝까지 끌고 온다. 신경이 억제되면 숨을 내쉬면서 천수신경을 자극한다. 천천히 숨을 내쉬면서 신경이 자극되는 부위를 느껴 본다. 꼬리뼈 끝이 시리고 아랫배 쪽에서 냉기가 느껴지고 싸늘한 냉기가 등줄기를 타고 머리 쪽으로 올라온다. 어떤 경우는 오한이 생겨서 부들부들 떨기도 한다. 그야말로 냉기의 폭탄을 맞은 듯 온몸이 아우성친다. 천수부에는 엄청난 냉기가 내장되어 있다. 부교감신경이 과도하게 항진된 사람은 이 증상을 더 심하게 겪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