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재천은 길이 18.5km로 경기 과천시의 관악산에서 서울 서초구, 강남구를 가로질러 탄천으로 흘러드는 하천이다. 한때 오염이 심했던 양재천은 이제 생태계가 되살아난 자연하천으로 거듭났다.
‘1982년 초만 해도 논밭과 구릉지로 찬바람이 몰아치던 개포지구가 이제 시가지의 모습을 서서히 갖춰가고 있다…지구를 동서로 가르고 흘러가는 양재천은 쾌적한 시가지의 강변공원역할도 할 수 있도록 가꿀 계획으로 7개의 교량이 놓이고 녹지대를 두른 제방도로가 양쪽으로 펼쳐지게 된다’ 1983년 12월 26일자 경향신문에 실린 기사다.
1983년 12월 26일 경향신문에 실린 개포지구 종합개발계획도. 반듯하게 정리된 구획 한 가운데 양재천이 흐르고 있다. (경향신문 자료사진)
경기 과천과 서울 남부를 지나는 양재천은 강남권 개발이라는 소용돌이의 한 가운데 놓여있었다. 한때 물고기 한 마리 살지 못하는 ‘죽음의 하천’으로 곤욕을 치른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었는지도 모르겠다. 현재 양재천은 250여종 동식물의 보금자리이자 하루 평균 1만 여명의 시민이 애용하는 생명의 하천으로 거듭났다. 생기가 피어나는 양재천 물길을 따라 발맘발맘 길을 나서본다.
논틀밭틀 휘돌던 물길, 도시 따라 직선 되다
양재천은 관악산에서 발원해 과천 구간을 거쳐 서울 서초구와 강남구를 지나 탄천으로 합류하는 하천이다. 현재 하천연장 18.5km에 달하는 양재천은 1960년대까지만 하더라도 논밭 사이를 구불구불 흐르던 사행천(蛇行川)이었다. 원래 이름은 공수천(公需川 또는 公須川)이었는데 이제는 인근 지명만이 옛 물길을 짐작케 한다. 양재천 물길 위 여울이 형성되는 곳에 백로가 날아들었다는 ‘학여울(학탄:鶴灘)’, 대치동 미도아파트 부근에 있던 포구(浦口)의 흔적 ‘개포동(開浦洞)’ 등이 그것이다.
한강으로 직접 흘러들던 양재천은 1970년대 개포토지구획정리사업을 거치면서 탄천으로 합쳐지는 직선형 수로를 갖게 됐다. 하지만 양재천은 새로운 물길과 함께 죽음의 하천으로 변해갔다. 1995년 양재천의 생물학적 산소요구량(BOD)은 평균15mg/l, 5급수의 수질이었다. 하천에 서식하는 어류가 한 마리도 없을 정도로 오염이 심각했다. 양재천이 다시 살아나기 시작한 것은 1995년 ‘자연형하천복원사업’을 추진하면서부터다. 복원사업은 생물 서식처와 경관 등 하천의 모습을 본래 자연상태에 가깝게 되돌리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그 결과 1995년 한 마리도 보이지 않던 어류가 2001년 20여 종으로 늘어났고 10종에 불과했던 조류도 42종으로 다양해졌다.
동식물의 보금자리, 사람에겐 산책길
양재천 자연형하천복원사업 전(위)과 후(아래) (강남구청 제공)
되살아난 자연환경과 더불어 양재천의 매력을 꼽자면 잘 정비된 산책로를 들 수 있다. 하천과 동행하며 좌우로 뻗은 산책로는 높낮이가 다른 세 개의 길로 설계되어 있다. 물가 옆 가장 낮은 길은 자전거 도로, 그보다 높은 위치의 길들은 보행자를 위한 것이다. 특히 자전거도로는 과천에서 시작해 서울시 서초구와 강남구를 지나 탄천 자전거도로와 이어지기 때문에 자전거 마니아들이 선호하는 길이다. 보행자를 위한 두 개의 길은 높이가 다른 만큼 걷는 느낌 또한 다르다. 가장 높은 길은 양재천의 풍경이 한눈에 들어오고, 그보다 낮은 길은 풀과 나무가 우거져 있어 포근한 느낌이다. 띄엄띄엄 놓여 있는 징검돌을 건너 양재천 양쪽 산책로를 오가는 경험 또한 도시 속 하천의 색다른 묘미다.
서초구 우면동 주암교에서 강남구 탄천까지 약12km에 달하는 산책로를 100% 활용하려면 구간별 풍경과 시설을 알아두는 것이 좋다. 영동1교 주변에는 문화예술공원, 시민의 숲 등이 있고, 영동2교를 지나 매봉역 부근에는 물놀이장, 생태학습장이 있다. 양재동과 도곡동 사이 영동1교부터 영동2교까지의 둑길에는 카페거리가 형성돼 있어 데이트를 하기에도 좋다. 서초구는 약 700m 정도 되는 이 구간을 ‘연인의 길’로 지정하고 2009년 10월에는 ‘와인 축제’도 개최했다. 개포역 인근 양재천에는 벼농사장과 썰매장이 있어 계절별로 체험거리가 풍부하다. 학여울역 인근에는 수생생물을 관찰할 수 있는 생태공원은 물론 철새도래지와 전망대가 있어 나들이 포인트가 된다.
하천이 만드는 도시 속 자연이야기
양재천 왜가리 양재천 산책 중 가장 기분 좋았던 순간은 바로 이 왜가리를 만났을 때였다. 1980년대 양재천은 물고기가 한 마리도 살지 않는 5급수의 수질이었다. 2000년대 들어서 양재천 어류는 20여 종으로 늘어났는데 생태계가 살아나면서 양재천을 찾는 조류도 다양해졌다. 양재천 왜가리는 고고한 자태로 하천을 거닐다 셔터를 누르니 이내 아름다운 날개를 펼쳐 보였다. 하천 옆 길로는 사람들이 산책을 하고 있다. (이윤정기자)
요즘 양재천을 걷다 보면 영동2교와 3교 사이에서 공사현장을 맞닥뜨리게 된다. 첨단 수질정화시스템(CAP)을 설치하는 공사다. 지난 97년 영동2교~영동3교 사이에 설치한 수질정화시설의 수명이 얼마 안 남아 안정적인 수질확보가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올해 6월 새 정화시스템이 완공되면 하루 45,000톤 가량의 양재천 유량을 물리?생물학적으로 동시에 처리할 수 있게 된다. 강남구는 평균 3~4급수인 수질을 2급수 이상으로 유지하는 반영구적 시스템이 구축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양재천은 오는 2013년 대모산과 세곡천 등으로 연결되는 천산(川山)길로도 이어진다. 강남구는 양재천, 탄천, 대모산 등산로, 세곡천을 잇는 총 21km의 순환로를 통해 사람은 물론 동물이 오갈 수 있는 생태 네트워크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생태계가 살아난 양재천은 도시 속 자연을 이어주는 징검다리가 되고 있는 셈이다.
가는 길/ 양재천 산책로는 경기 과천부터 서울 서초, 강남까지 이어지기 때문에 서울지하철 3호선 학여울역, 대치역, 도곡역, 매봉역 또는 분당선 지하철 대모산입구역, 개포동역, 구룡역 등을 이용해 가까운 구간까지 도보로 이동하면 된다. 자동차를 몰고 온다면 경부고속도로 서초IC나 양재IC로 나와 영동1교 방면으로 오면 된다. 양재천 주변 곳곳에 공영주차장이 마련돼 있고 요금은 10분당 300원 정도다.
양재천 야경 양재천은 서울 서초구 양재동의 이름을 따서 붙여졌다. 양재(良어질 량, 才재주 재)동은 한자이름처럼 어질고 재주 많은 사람이 살았다 하여 생긴 지명이다. 원래 논밭 사이로 구불구불 흐르던 양재천은 1970년대 개포토지구획정리사업로 인해 물길이 직선화되었다. (강남구청 제공)
양재천변 벼농사 강남구는 양재천변 1,386㎡ 규모 벼농사학습장에 2009년 5월 강남지역 초등학생들과 함께 전통방식으로 직접 모내기를 하고, 우렁이를 이용하여 친환경농법으로 벼를 재배해왔다. 사진은 2009년 10월 지역학생과 시민들이 전통방식으로 벼를 수확하는 모습이다. (강윤중기자)
꼬마화가들의 나들이 양재천에는 하천을 건너는 징검다리가 곳곳에 설치돼있다. 평소 시민들이 건너다니는 이곳이 어린이들에게는 좋은 추억이 된다. 양재천에 그림을 그리러 나온 꼬마화가들이 징검다리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강남구청 제공)
양재천 썰매타기 양재천변 벼농사학습장은 겨울이 되면 썰매장으로 변신한다. 양재천 썰매장은 양재천의 물을 이용해 자연적으로 얼음이 어는 날 운영을 하고 있다. 도시의 얼음 하천에서 어린이들이 전통 썰매를 타며 즐거운 한때를 보내고 있다. (김기남기자)
양재천의 일상 양재천은 경기도 과천, 서울 서초구, 강남구를 지나 탄천으로 흘러들어간다. 하천을 따라 나란하게 이어지는 산책로는 하루 평균 만여명의 시민이 애용하는 쉼터이기도 하다. 하루 종인 운동을 하는 시민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출퇴근시간이면 하천을 건너 일터를 오가는 직장인들의 발길이 이어진다. (이윤정기자)
자연이 살아있는 하천 양재천 복구사업의 핵심은 자연 상태로 하천을 되돌리는 것이었다. 콘크리트 제방 대신 갈대 습지로 뒤덮인 양재천을 걸으면 잠깐이라도 도시를 벗어난 느낌을 받을 수 있다. (강남구청 제공)
양재천의 겨울 눈이 소복이 쌓인 양재천 모습이다. 하천 뒤로 보이는 높은 빌딩과 대조를 이루며 겨울 풍경을 만들어낸다. 양재천마저 없었다면 이 도시는 얼마나 삭막해보였을까 싶다. (강남구청 제공)
양재천 연인의 거리 양재동과 도곡동 사이 영동1교부터 영동2교까지의 둑길에는 카페거리가 형성돼 있어 데이트를 하기에도 좋다. 서초구는 약 700m 정도 되는 이 구간을 ‘연인의 길’로 지정하고 2009년 10월에는 ‘와인 축제’도 개최했다. (이윤정기자)
양재천 자전거길 하천과 동행하며 좌우로 뻗은 양재천 산책로는 높낮이가 다른 세 개의 길로 설계되어 있다. 물가 옆 가장 낮은 길은 자전거 도로, 그보다 높은 위치의 길들은 보행자를 위한 것이다. 특히 자전거도로는 과천에서 시작해 서울시 서초구와 강남구를 지나 탄천 자전거도로와 이어지기 때문에 자전거 마니아들이 선호하는 길이다. (이윤정기자)
녹음이 우거진 양재천 양재천은 계절마다 갖고 있는 매력이 조금씩 다르다. 가을, 겨울에는 살랑거리는 갈대가 풍경을 수놓는다면 봄, 여름에는 사진처럼 우거진 녹음이 시원한 하천을 연출한다. (강남구청 제공)
강남천산길 조감도 양재천은 오는 2013년 대모산과 세곡천 등으로 연결되는 천산(川山)길로도 이어진다. 강남구는 양재천, 탄천, 대모산 등산로, 세곡천을 잇는 총 21km의 순환로를 통해 사람은 물론 동물이 오갈 수 있는 생태 네트워크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강남구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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