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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 골리앗 투쟁의 상징 <철의 기지> | |||||||
[노래이야기⑭] 노래패 '새벽'의 변화…대중 속 민중가요의 변화 | |||||||
이번에 소개할 노래는 노래모임 ‘새벽’의 <철의 기지>입니다. 이 곡은 현대중공업 투쟁을 형상화한 노래인데, <저 평등의 땅에>, <선언 1, 2>, <노동자의 노래> 등을 작곡한 류형수의 곡입니다. 류형수는 85년부터 메아리 활동가 새벽활동을 같이 했고, 새벽 후반부에 꽤 비중있는 역할을 했으며 ‘노래를 찾는 사람들’에서도 활동을 했습니다.
노래모임 ‘새벽’이 84년에 제작한 합법음반 노래를찾는사람들(이하 노찾사) 1집을 모태로 하여 전문노래단체를 결성하여 합법적 대중공간으로의 적극적 진출을 모색하였었고, 87년 10월 첫 공연을 성공리에 치루면서 본격적인 활동을 하게 됩니다. 민중가요, 민중 속으로 가수나 연주자들도 새벽 출신들이 중심이었고, 주요 레퍼토리도 기존 새벽의 창작곡이면서 대학가 인기곡이었던 <솔아 푸르른 솔아>, <광야에서>, <잠들지 않는 남도>, <그날이 오면>, <이 산하에>, <사계>, <대결> 등과 공연용으로서는 좋은 기존 노래인 <오월의 노래>, <부서지지 않으리>, <맹인부부가수> 그리고 새로이 창작된 <저 평등의 땅에>, <뒤돌아 보아도> 등이었습니다. 이들 노래는 노찾사로 인해 인기를 모으면서 민중가요의 풍부한 모습을 만들어 냅니다. 이 연장선상에서 <지리산, 너 지리산이여>와 같은 새로운 인기곡을 만들어내기도 했지요. 노찾사는 그 후 몇 년간 공연이 성공을 하였고, 89년 발표한 2집 음반은 50만장 이상 판매되었을 뿐 아니라 대중가요 인기차트 7위권 안에 들기도 했답니다. 이런 흐름은 서울만이 아니라 전국에서도 활발히 전개됩니다. 다양한 노래집단들이 생겨나 그 지역의 특성에 맞게 활동을 펼칩니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서울에 비해서는 양적 역량이 떨어지고, 또 지역 간 편차도 많은 실정이었지요. 마산 ‘소리새벽’, 안양 ‘새힘’, 부산 ‘노래야 나오너라’, 광주 ‘친구’, 인천 ‘노래선언’ 등은 대개 노동자 대중을 대상으로 하는 활동을 하였으며, 창작곡으로는 소리새벽 김봉철의 <들어나봤나>, 새힘 이건의 <달동네의 부푼 꿈>, 희망새 김민하의 <아침은 빛나라> 등이 많이 알려져 있습니다. 변화를 꾀한 민중노래패들 특히 광주 노래패 ‘친구’, ‘우리소리 연구회’의 성과는 상당히 독특합니다. 서울에서는 찾기 힘든, 민요의 적극적 계승이 이루어지고 있으며, 대중적으로 호응을 얻었습니다. 그 외에도 개인들의 활약이 돋보이기도 했는데, 대학가의 인기 창작자로 윤민석과 박종화를 들 수 있습니다. 윤민석은 <반미출정가 1>, <어머니>, <전대협진군가>, <결전가>, <백두산>, <애국의 길>, <전사의 맹세1,2> 등의 많은 노래를 창작하여 당시 결성된 전대협을 중심으로 엄청난 인기를 얻었고, 박종화 역시 광주를 중심으로 <지리산 2>, <바쳐야 한다>, <파랑새>, <투쟁의 한 길로> 등이 인기를 얻어 전국적으로 불리고 있었습니다. 특히 이 시기 빼놓을 수 없는 흐름 중 하나가 노래모임 새벽의 변화입니다.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87, 88년 노동자 대투쟁 시기에 지식인들을 중심으로 한 노래운동 진영은 예측과 대응을 하지 못했고, 혜성처럼 나타난 김호철의 창작곡들이 노동자 대중들에게 광범위하게 불리는 것을 보면서 당혹감을 금치 못했습니다. 그 시기까지 노래운동을 주도하고, 이끌어오던 중요한 주체로서 노래모임 새벽은 내부적으로 많은 고민을 했겠지요. 87년까지 <이산하에>, <그날이 오면>, <벗이여 해방이 온다>, <만주출정가>, <솔아 푸르른 솔아> 등의 창작과 비합법 테이프 제작으로 민중가요의 흐름을 주도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일꾼의 합창>, <내일의 노래> 등으로 노동자 대중으로의 대중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던 노래모임 새벽의 흐름이 88년에 들어서면서 급격히 변화하게 됩니다. <너를 위하여>, <선언 1>, <선언 2>, <오월의 노래 3>, <노동자의 노래>, <불꽃이 되어>, <철의 기지>, <바리케이트>등을 발표하면서 민중가요의 폭을 넓히고자 했습니다. 하지만 노동자대중들의 음악적 취향과 관행들에 부합하지 못했고, 따라서 당시에는 현실적으로 노동자 대중, 학생대중이 향유할 수 있는 대중적인 노래가 되지는 못했습니다. '새벽'의 자기 변화와 음악적 모색 90년에 들어 노동가요의 경향이 완전히 정착하자, 자신들의 창작곡이 대중적이지 못하다는 판단을 하면서 새벽은 기존 노동가요의 경향을 대폭 받아들인 <해방을 향한 진군>, <다시 또 다시>등을 창작하여 발표하기도 했답니다. 지식인적이라는 한계가 있긴 했으나 80년대로부터 90년대 초반까지 노래운동의 중심에서 이렇듯 끊임없이 자기 변화와 음악적 모색을 해왔던 노래모임 새벽의 활동과 창작곡들은 가히 업적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철의 기지 무쇠바람부는 울산의 하늘아래선 육천의 전사들이 태어났다. * 음원 출처 : 주간노동자신문 주최 노래한마당 공연실황 [우리노동자] (1989년) 중에서 노래모임 ‘새벽’ 합창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