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우진 필요한데… 태극마크 걷어찬 것은 안우진이다[초점]
이정철 기자 2023. 3. 12. 05:30
[스포츠한국 이정철 기자] 구위로 상대 타자들을 압도할 수 있는 투수가 필요했다. KBO리그에서 가장 어울리는 투수는 안우진(23)이다. 하지만 안우진은 스스로 태극마크를 걷어찼다.
이강철 감독이 이끄는 한국 야구 대표팀은 지난 10일 오후 7시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B조 2차전 일본과의 맞대결에서 4–13으로 패했다.
한국은 조별리그 2패를 기록했다. 조 2위까지 주어지는 8강행 티켓을 사실상 놓치게 됐다.
가장 큰 문제는 마운드였다. 지난 9일 호주전 8실점에 이어, 일본전에 13실점을 기록하면서 2경기만에 총 21점을 내줬다.
야구팬들은 자연스럽게 KBO리그 최고투수 안우진을 떠올렸다. 안우진은 2022시즌 평균자책점(2.21)과 탈삼진(224개) 부문에서 1위에 오르며 KBO리그 최고 투수로 우뚝섰다. 투수 부문 골든글러브까지 품에 안았다.
안우진의 구위는 '탈KBO급'이다. 150km/h 중, 후반대의 패스트볼부터 날카로운 슬라이더와 뚝 떨어지는 커브, 타이밍을 뺏는 체인지업까지 모든 구종이 뛰어나다. 야구팬들이 안우진을 떠올리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하지만 안우진은 휘문고등학교 재학시절 학교폭력 징계로 인해 국가대표 자격 박탈을 당했다. 올림픽, 아시안게임 등 KBSA(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가 주관하는 국가대표팀에 참가할 수 없다.
물론 KBO가 주체인 WBC 대회엔 안우진도 참가할 수 있다. 그러나 지금은 학교폭력을 용서할 수 없는 시대로 변화했다. 이강철호로서는 여론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었다. KBO리그 최고투수를 대표팀에 뽑을 수 없게 만든 것은 안우진이었다. 남 탓도 할 수 없는 본인의 잘못이었던 셈이다.
태극마크는 실력으로만 달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국민을 대표하는 자리인만큼 자격을 갖춰야하는 자리다. '학교폭력 논란'이 발생한 선수를 국가대표로 발탁한다면, 태극마크의 가치는 떨어진다. 특히 이를 보는 학교폭력 피해자들과 국민들도 상처를 받는다.
안우진은 '학교폭력 논란'을 발생시켜 애초에 태극마크를 달 수 없는 상황을 만들었다. 안우진을 선발하지 않은 것에 대해 이강철호에게 책임을 물어서는 안되다. 책임은 안우진에게 있다.
스포츠한국 이정철 기자 2jch422@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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