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가을이 절정으로 향해 가는.
그러나, 이제 가을은 그렇게 좋지 않다.
올해 11월은 코로나를 앓느라 내 몸 치닥거리하느라 그나마 덜 힘들게 지나갔다.
사무실 근처 전쟁기념관, 작년 이맘때는 점심 때마다 산책을 하곤 했는데, 올해는 딱 한 번 다녀왔다.
회사 근처의 하와이안 음식점. 가운데 까만 건 김가루가 덮혀 있는 구운 무다. 위에 우니가 얹어져 있다. 국물도 시원하고 맛있었지만, 양이 적다.
11월 2일. 시민공청회 TF동료들과 함께 간 솥밥집. 다들 생각도 많고 고민도 많아 컨셉 잡느라 1달을 보냈다 . 다시는 하고 싶지 않은 TF
삼각지 노포 거리에 피어있는 촛불 맨드라미. 화분도 없이 저렇게 콘크리트 바닥을 뚫고 피었누.
11월 5일. 창덕궁에 갔다. 사람이 너무 많아서 후원 입장은 불가능했다. 명절도 아닌데, 고궁에 이렇게 사람 많은 거 처음 본다. 창덕궁은 기홍씨랑 연애 초기였던 2004년에 와 보고 18년만에 왔다.
창덕궁의 정전, 인정전. 1803년(순조 3년)에 지어진 건물이라고 한다.
7월 군산 여행 이후 오랜만에 만난 홍림과 세정.
백송. 중국이 원산지인데, 조선시대 사신들이 가져온 솔방울을 심어 자란 것.
아쉽지만, 조가 끝났구나 라는 것을 확연히 깨달았다. 좋은 풍경을 봐도, 좋은 친구들과 같이 있는데도 전혀 에너지가 올라오지 않았다. 9월 중순 이후부터 잠이 늘어서 낮이 짧아서인가 했지만. 역시 조가 사그라드는 시기였다. 에너지가 많을 때는 잘 안 듣게 되는 밀린 팟캐스트도 다 들었다. 그래도 이제 죽고싶다는 생각은 하지 않아서 그리 나쁘지는 않았다. 다시 또 조가 찾아올 날이 있겠지.
자작나무의 김도경 선생님이 나의 조울 싸이클을 듣더니 "1년에 3개월이라도 조가 있는 게 어디냐!"고 하셔서 박장대소한 적이 있다.
미국 대사관 자리가 담장을 헐고 개방돼서 넓은 공원으로 바뀌었다.
인사동의 유명하다는 밥집 '부산식당'
난 처음 와봤는데, 윤형씨가 예전에 필자들하고 자주 왔던 식당이라고 한다.
대구탕이 아주 맛있었다.
표정이 너무 엄마랑 똑같다. 나이 먹을수록 엄마랑 닮아가는 거 신기하다. 밥 위에는 팥알을 고명으로.
비록 2022년의 조는 끝났지만, 하루하루는 계속되니까,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