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음식으로 세계시장을 주름잡는 분들에 대한 기사를 보다가 우리 한국합기도계에서 눈여겨 볼 부분을 발견했습니다.
한국음식이 더 세계화되기 위해서 필요한 점을 스시 등 일본음식에 비견하여 이야기 한 부분입니다.
스시 등 일본 음식은 고급스러운 이미지와 어느정도 일정수준의 맛을 보장해 주는데 한국음식 역시 얼마든지 세계화될 수 있는 가능성이 있지만, 한국음식 세계화를 위해 맛의 표준화가 시급하다는 것이었습니다. “일본 스시는 세계 어디를 가든 비슷한 맛과 고급스런 이미지를 지니고 있다”며 “우리 음식도 표준화에 성공한다면 어느 음식보다 경쟁력이 생길 것”이라고 말한 부분에서 우리 합기도의 사분오열 속에 커리큘럼(배움의 과정과 내용)조차 쉽게 예측할 수 없음을 떠올리게 됩니다.
태권도장에 아이들을 보내겠다고 생각한 부모들은 아이들이 거기서 어떤 것을 배울 것인지 대략 예상할 수 있습니다.
아이키도 도장에서 배우는 커리큘럼이란 것도 전통이 있는 도장이라면 신뢰할 수 있는 커리큘럼이 있고 세계 어느나라의 아이키도인들이 와도 함께 큰 애로없이 운동할 수 있을 겁니다.
합기도는 어떨까요?
요즘 성인분들 중에 호신술 위주로 합기도를 배우고 싶다고 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솔직히 말씀드려 아이키도를 배우시면 다 해결되지 않나 싶을 때도 있습니다. 그런데 그중에도 꼭 합기도를 배우고 싶다고 하시는 분도 계십니다.
커리큘럼이 어떻게 짜여져 있는 지조차 알 수 없습니다. 각 관마다, 심지어 같은 관이라도 각 도장마다 개성이라고 부를 수 있는 한계를 넘어 다른 시스템과 커리큘럼을 갖고 있는 경우마저 있습니다.
호신술의 기초가 상당부분 다르기도 합니다. 기도회 단증을 대한합기도회에서 인정못해주겠다고 하고 국제연맹에서는 다른 단증을 인정해 주지 못하겠다고 할 수도 있습니다. 심지어 몇단이든간에 우리도장에서는 무조건 흰띠를 매라고 요구하기도 합니다. 전혀 다른 운동이란 의미일 것입니다.
일관성있게 어디로 이사를 가든 연결되게 운동할 수 있는 분위기와는 사뭇 거리가 멉니다.
어떤 곳에서는 낙법이나 제대로 치고나서 다른 것을 이야기하라고 할 수도 있습니다. 어떤 곳에서는 호신술을 배우면서 점차 적응해 나가라고 이야기 할 수도 있습니다. 어떤 곳에서는 엄청난 체력훈련과 과감한 대련위주로 수련시간을 보낼 수도 있습니다. 호신술에 무한의 가치를 두는 곳도 있지만 격렬한 대련이나 시합에서 원하는 대로 들어가는 호신술이란 것은 없다라고 단언하는 곳도 있습니다.
다 나름의 경험에서 나온 지도방식이고 커리큘럼일 것입니다만 배우는 사람입장에서 어느 특정의 한 도장을 평생 다니는 것이 아니라면 도중에 운동을 그만 두기에도 딱 좋은 시스템입니다. 조금만 다른 식으로 술기를 해도 새로 옮긴 도장에서 어울리기 힘들어진다면 어떻겠습니까?
성인 수련생들이 호신술 위주의 수련을 원하는 것은, 어느정도의 격렬함이나 기술적인 깊이에 대한 욕구도 있으면서, 그러나 젊은 사람들이 하는 식으로 운동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고, 멀리 높이 뛰는 낙법으로 시간보내기도 싫고, 자신이 생각해도 상대방이 그리 위협적으로 생각하지 않을 배나온 아저씨의 발차기에 목숨걸고 싶지 않고, 그렇다고 해서 혼자 유유자적하는 듯한 양생기공적 투로만으로는 만족하지 못할 것 같은 복합적인 생각이 깔려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극진가라데와 합기도를 함께 가르친다는 도장에서 전반적으로 대련을 한번씩 다 붙여보면서 젊은 애들하고 한번 해보라는 식으로 몇번 해보면 대다수 아저씨들은 오래 운동하기 어려울 겁니다. 물론 자존심강하고 독한 중년들도 걔중에는 있을 겁니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분들을 제대로 받아들이고 실력을 키워줄 도장은 정말 흔하지 않습니다. 그 이유는 거기에 맞는 커리큘럼이 제대로 준비되어 있지 않기때문입니다. 성인 수련생들이 쉽게 수련의지가 꺾이는 것을 보고 대부분 다 그렇다고 이야기 하기 전에 과연 제대로 땀흘리고 건강에 좋은 운동이며 호신에 도움이 되는 운동이라는 확신을 주었는 지 한 번 생각해 봐야 하지 않을까요.
합기도의 수많은 협회가 단일협회로 거듭 날 수 있을 지 현재로써는 누구도 예측할 수 없습니다. 그렇지만 발빠르게 성인층을 흡수하는 일부 단체들을 보면 성인층을 흡수할 수 있는 커리큘럼과 어떤 지역에서든 연속성있게 운동할 수 있는 커리큘럼상의 표준화가 뜻이 맞는 분들간에 이루어져야 한다고 봅니다.
합기도도장의 수련시간표와 급별 단별 수련표는 화려합니다. 하지만 그 도장, 그 관, 그 협회를 벗어나면 다시 흰띠 매야 한다면 누가 그런 것을 평생 운동으로 배우려 하겠습니까? 물론 충성심높은 제자들은 어디에나 있기마련입니다만. 띠나 단따위보다도 더 중요한 것은 '배운 것을 유지하며 발전할 수 있는가'하는 점입니다.
커리큘럼상으로도 서로 믿고 의지할 만한 지도자들의 네트워크가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합동수련회나 합동세미나 등이 잘 하시는 지도자 한분을 모셔놓고 하는 1회성 이벤트가 되는 것이 아니라 각각의 도장 사범님과 관장님이 다른 도장 수련생분들을 지도하시면서 수련생들로 하여금 다른 도장의 관장님 사범님의 개성을 엿보되 수련생으로서도 긴장감을 갖게 하고 일정수준을 유지할 수 있는 기회로 삼게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이런 것을 위해서도 서로 신뢰하는 지도자간의 네트워크의 존재가 필수적입니다.
'기술을 훔쳐간다는 등의 닫힌 생각'을 하는 분들이야 어쩔 수 없지만 소규모라도 빠르고 네트워크상으로 연결된 오픈된 모임이 필요한 시점이 아닌가 생각해 봅니다.
첫댓글 동네 중화요리집이 다 정통중화요리 간판이 있지만.. 각자 색다른 다른 맛으로도 승부를 겁니다.. 그러나.. 중국에는 한국의 짜장면이 없다는거.. ^^
중국에도 쟈쟈미엔이 있죠. 한국이 달달한데 비해 짭짤한 맛. 일본의 중국집에서 쟈쟈미엔을 파는 곳은 꽤 됩니다만, 한국식 짜장면을 파는 집은 그다지 많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