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회 미당 문학상 수상 / 2001
견딜 수 없네
정현종
갈수록, 일월(日月)이여,
내 마음 더 여리어져
가는 8월을 견딜 수 없네.
9월도 시월도
견딜 수 없네.
흘러가는 것들을
견딜 수 없네.
사람의 일들
변화와 아픔들을
견딜 수 없네.
있다가 없는 것
보이나 안 보이는 것
견딜 수 없네.
시간을 견딜 수 없네.
시간의 모든 흔적들
그림자들
견딜 수 없네.
모든 흔적은 상흔(傷痕)이니
흐르고 변하는 것들이여
아프고 아픈 것들이여.
20세기 한국의 현대문학을 대표하고, 민족정신과 정서를 가장 세련된 우리말로 표현한 서정주(1915~2000)의 문학적 업적을 기리기 위해 2001년 중앙일보가 소설 부문의 황순원문학상(黃順元文學賞)과 함께 제정된 시문학상이다.
추진 과정에서 서정주가 한국인의 마음 깊이와 아름다움, 한국어 자질 등을 가장 세련되게 가꾼 최고의 시인이라는 점은 인정되지만 친일·친독재에 관한 부분은 재조명되어야 한다는 논란이 일기도 하였으나, 한국 현대사에 끼친 공이 흠을 덮고도 남는다는 판단 아래 이 상을 제정하게 되었다.
운영은 중앙일보사(주)가 맡고, 객관성·공정성을 위해 3심제를 채택하고 있다. 1차는 현장 문학평론가 및 현역 시인 등에게 의뢰해 지난해 7월부터 그해 6월까지 발표한 모든 시를 대상으로 10편씩 추천받아 이 가운데 다득표 순으로 30편을 확정한 뒤 2차 예심에 올린다.
2차 예심에서 후보작을 10편으로 압축해 본심에 올려 수상작을 확정하고, 수상작을 포함해 최종 예심에 오른 시는 《문예중앙》에서 매년 10월 중 단행본으로 발간할 예정이다. 수상작에 수여되는 상금은 3,000만 원이다.
제1회 수상후보였던 시인 오규원은 수상을 고사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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