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이코노믹 노정용 기자] 경남 밀양 지역의 작은 축제에서 출발한 밀양여름 공연예술축제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연극축제로 성큼 성장했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지역대표 공연예술제로 선정한 밀양여름 공연예술축제는 지역 단체 및 시민들과 연계하여 지역민의 삶 속에 깊숙이 뿌리내리는 축제로 성장, 지역축제로서의 모델이라는 점에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오는 7월 29일부터 8월 9일까지 밀양연극촌, 밀양아리랑아트센터, 밀양역, 밀양 해천공연장 등에서 펼쳐지는 제16회 밀양여름 공연예술축제는 '연극, 지역에 뿌리내리다'를 슬로건으로 대중적이면서도 품격 있는 축제로 만들것이다
올해 처음으로 연희단거리패 출신 '천만 배우' 오달수 씨를 홍보대사로 위촉, 지역민들의 삶 속에 보다 더 친근하게 다가간다.
밀양의 여름밤을 풍성한 축제의 밤으로 수놓을 이번 공연예술축제는 밀양을 거점으로 성장한 연희단거리패 30주년 기념공연과 셰익스피어 서거 400주년을 기념하는 셰익스피어극, 국민화가 이중섭의 '길 떠나는 가족' 등 다채로운 공연들이 연극팬들을 설레게 한다.
먼저 밀양연극촌 상주극단 연희단거리패 30주년을 기념한 공연이 지역문화주간으로 열린다. 또 셰익스피어 서거 400주를 기념하는 셰익스피어극과 해외팀과 국내팀들의 다양한 가족극, 연극의 진수를 맛볼 수 있는 명작클래식 연극, 밀양여름공연예술축제의 꽃 젊은연출가전, 대학생들의 패기와 열정이 넘치는 다양한 대학극전이 준비된다.
이와 함께 한국연극을 대표하는 각 극단들이 창작극으로 초청공연을 갖는다.
놓치지 말아야할 공연으로는 에든버러 프린지 페스티벌, 런던 바비칸 센터 등 세계 각국의 페스티벌에 초청되어 호평 받은 극단 목화의 '로미오와 줄리엣', 셰익스피어의 고향인 영국의 연출가가 연출한 '멕베스', 해외에서 더 유명한 극단 서울공장의 '햄릿 아바따', 남녀의 성별이 바뀌면서 일어나는 엇갈린 사랑이야기. 로맨틱코메디 '하마터면 남자와 남자가 결혼할 뻔 했어요', 전 세계 11개의 햄릿에 선정될 정도로 유명한 '연희단거리패의 햄릿' 등 한자리에 모이기 힘든 다양한 셰익스피어 공연과 연극배우 박정자가 이끄는 낭독극이라는 독특한 형식의 연극 '영영이별 영이별'이 성벽극장에서 공연된다.
성벽극장은 안전문제로 작년 한해 동안 쉬었으나 다시 정비되어 최고수준의 공연으로 채워진다.
뿐만 아니라 밀양에 세워지는 최대 규모의 실내극장으로 올해 개관을 앞둔 밀양아리랑아트센터는 개막작 '길떠나는 가족'을 비롯해 안톤 체홉의 대표작으로 올 봄 서울 대학로에서 공연하여 언론과 평단으로부터 극찬을 받은 '벚꽃동산', 청소년 관객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는 로맨틱 뮤지컬 '로미오를 사랑한 줄리엣의 하녀', 대학교 국어교재에 실린 연희단거리패의 대표작 '오구'가 관객들에게 다시 돌아온다.
국민화가 이중섭의 삶을 다룬 연극 '길 떠나는 가족''국민화가' 이중섭의 드라마틱한 삶과 예술을 담은 '길 떠나는 가족'은 1991년 이윤택 연출, 김갑수 주연으로 연극계에 파란을 일으킨 전설적인 작품이다. 올해 이중섭 탄생 100주기를 맞이하여 작가 김의경 선생의 요청으로 올해 연희단거리패에서 처음 제작했다. 하지만 콜럼비아 공연 후 김의경 선생이 작고하여 선생의 마지막을 위로하는 작품이 되었다.
셰익스피어 서거 400주년을 기념하는 셰익스피어 주간이 마련된다. 영국의 글로브극장과 비슷한 구조인 성벽극장과 올해 개관하는 아리랑아트센터 대극장에서 열린다. 한국의 전통의상과 음악, 춤으로 재해석되어 해외 여러곳에 초청되며 작품성을 인정받은 극단 목화의 '로미오와 줄리엣', 셰익스피어의 고향인 영국의 연출가가 한국 배우들과 작업한 '맥베스', 춤과 소리의 광대극으로 재탄생하여 서울국제공연예술제와 인도공연으로 호평받은 극단 서울공장의 '햄릿 아바따', 로미오와 줄리엣을 각색한 뮤지컬 극단 가마골의 '로미오를 사랑한 줄리엣의 하녀', 셰익스피어의 희극 '십이야'를 성별을 바꾸어 난장 패러디로 재구성한 우리극연구소의 '하마터면 남자와 남자가 결혼할 뻔 했어요' 등 해외 공연에서 호평을 받은 연희단거리패의 대표작 '햄릿'이 축제의 폐막을 장식한다.
1986년 창단한 극단 연희단거리패는 1999년 밀양연극촌에 정착하여, 지금 한국연극계에 독보적이고 의미 있는 단체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연희단거리패는 오랫동안 사랑받아온 레퍼토리 '오구', 시인 백석의 생애를 다룬 '백석우화', 소극장 레퍼토리 '방바닥 긁는 남자'를 무대에 올린다.
셰익스피어 서거 400주년을 맞아 공연되는 '로미오와 줄리엣'명작 클래식 주간에는 연극사에 영원히 남는 고전 및 웰메이드 작품들이 공연된다. 러시아의 극작가 체홉의 최고작품이자 올봄 서울에서 공연되어 전회매진 기록을 세우며 언론과 평단의 호평을 받은 화제작 '벚꽃동산', 영국의 세계적인 극작가 피터 쉐퍼의 작품으로 영화로 더 유명한 '아마데우스', 독일의 천재 극작가 뷔히너의 대표작 '보이체크', 일본의 극작가 시미즈 쿠니오 원작으로, 죽어서도 연기에 대한 열정을 놓지 못하는 여배우의 삶에 대한 아이러니를 담고 있는 '분장실'이 일본극단의 공연으로 선보인다.
또 현존하는 최고의 연극 배우이자 연극인복지재단 이사장인 배우 박정자가 낭독과 해금 기타 라이브연주 등을 이용한 낭독콘서트 '영영이별 영이별'로 성벽극장을 찾는다. 지난 5월 서울 게릴라극장에서 초연하여 관객들의 열광적인 반응을 얻었던 극단 골목길의 '죽이 되든, 밥이 되든', 극단 진일보의 '아리랑랩소디', 극단 후암의 '칸사이주먹', 공상집단 뚱딴지의 유머와 페이소스 가득한 연극 '지상 최후의 농담', 극단 가마골의 좌충우돌 포복절도 코메디 '파출소 난입사건' 등도 볼만한 작품들로 손꼽힌다.
노정용 기자 noja@